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여러분들도 일상 속에서 무언가 하나를 진득하게 끝마치지 못하고 산만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빈도가 너무 잦아지고 일상생활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과 지장을 줄 정도라면, 이를 단순한 피로감에 따른 결과나 개인의 성격 탓 만으로 가볍게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이번에 새로 진행되는 트로스트의 ADHD 자가검검을 직접 실시 해 보게 된 것도 바로 이러한 누적된 의문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평소 일상에서 집중이 쉽게 흐트러지고 한 가지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내 상태가 정확히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전에 작성했던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데, 제 일상은 늘 무언가 벌려만 놓고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상태의 연속이었습니다. 집에서 청소를 하다가 갑자기 책을 집어 들고, 그러다 또 뜬금없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식 입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이것저것 조금씩 깔짝깔작 손만 대다 끝나는 날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제가 약간 산만해서 그렇거나, 의지력이 약하고 나태하고 게을러서 그런 줄로만 알고 그냥 넘겼습니다. 매사 집중하지 못하고 일을 겉도는 모습이 반복되다 보니, 문득 이게 말로만 듣던 ADHD의 증상은 아닐까 하는 진지한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직 병원에 가보거나 정식 진단을 받아본 적은 없기에 마음 한구석으로는 단순한 기분 탓이기를 바랍니다. 때때로 주변에 요즘 집중이 너무 안 된다고 행동도 산만해지고 일이 제대로 잘 안된다고 털어놓아도 "남들도 크게 다르지 않고 다 그렇다", "니가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봐서, 그래서 그렇다"라는 등 큰일 아니라는 식의 대답만 돌아오기 일쑤여서 좀 막막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정확히 증세가 ADHD라고 확정된 진단명이 없다 보니 이런 내 고민을 어디에 명확히 털어놓아야 할지도 제대로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우연히 해보게 된 ADHD 자가점검을 통해 제 상태를 구체적인 수치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확인한 저의 자가점검 결과는 총점 45점으로 관리 단계에 해당한다고 나왔습니다. 현재까지의 전체 참여자 257명 중에서는 상위 4%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주의력결핍 영역이 21점, 과잉행동·충동 영역이 24점으로 측정되었습니다. 특히 제 경우에는 과잉행동·충동 쪽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다는 해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행 및 일상 기능 항목을 다룬 참고 지표에서는 각 4점 만점에 시간관리 3점, 시작 지연 3점, 멀티태스킹 3점으로 각각 기록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수표를 손에 받아 들고 나니, 그동안 일상에서 겪어왔던 수많은 불편함들이 단순히 나의 나태함이나 의지 부족에서 기인한 문제 때문만은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 번 계획을 세우지만 시작은 한참 뒤로 미루게 되고, 무턱대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벌여놓고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매듭짓지 못해서 흐지부지 되던 시간들이 머리속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제대로 끝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몸이 거기에 따라주지 않거나 주의가 쉽게 산만해져 도중에 제 갈길을 잃어버리던 일들이 비로소 특정한 형태를 갖추어 설명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비록 이 검사가 전문가나 의사의 확진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내 상태가 어느 구간 정도에 위치하는지를 명확한 숫자로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그동안의 혼란한 감정을 가라앉히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과 화면과 함께 제공된 해석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집중을 유지하고 일을 끝까지 해내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반복되어 일상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러한 패턴이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면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약점이 아니라 지혜로운 선택이라는 문구도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당장 병원을 예약해 정식 진료를 받거나 약물 치료를 시작할 생각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처럼 막연하게 내 의지 부족 탓으로만 돌리며 스스로를 탓하던 것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지표를 비로소 눈으로 확인하니 그동안 쌓였던 궁금증이 조금은 정리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저처럼 뚜렷한 진단이나 치료 경험이 없더라도, "내가 그냥 단순히 의지가 부족한 걸까, 아니면 정말 누군가의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걸까?" 하고 지금 매우 혼란스러운 단계에 머물러 있는 분들이 분명히 많을 것입니다.
주변의 무관심한 태도에서 나오는 진지하지 않은 가벼운 조언들에 휘둘려 나의 어려움을 감추거나 방치하기 쉽지만, 이 번 트로스트 ADHD 자가 검진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상태를 점검하는 시도 자체가 변화를 위한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확정된 진단명이 없어도 내 상태에 대해 의문을 품고 원인을 찾아 헤매는 그런 과정 자체가 이미 나를 아끼고 돌보기 시작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걸 해봤다고 해서 당장 큰 변화가 일어나거나 드라마틱한 해결책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내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일의 실마리가 조금힉 풀려가기 시작한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나를 스스로 세밀하게 관찰하고, 만약 필요하다면 더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열어두려 합니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과 이곳에서 트로스트에서 솔직한 경험을 서로 나누며 차근차근 다음 단계를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오늘의 이 자가점검이 저에게는 단순한 진단 평가 수치 이상의 의미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