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괜찮은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좀 피곤한가 보다”로 넘기기엔 집중이 너무 안 되고, 할 일은 쌓이는데 몸과 머리는 따로 노는 느낌이 계속 들더라고요. 검색창에 ‘집중이 안 돼요’,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려요’, ‘ADHD 자가검사’, ‘공황장애 자가검사’ 같은 말을 번갈아 넣으면서도, 사실은 그냥 제가 예민한 사람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러다 반복되는 실수와 불안 때문에 결국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게 됐어요.
자가점검 결과는 생각보다 무게감이 있었어요. ADHD 관리 단계로 나왔고, 전체 참여자 280명 중 상위 6%라는 결과까지 보니 “아, 이건 그냥 기분 탓은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자가점검은 진단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지만, 적어도 제 상태를 무시하면 안 되겠다는 신호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상담 후에는 풀배터리검사와 종합심리검사를 받았고, 주의력과 실행기능, 정서 상태까지 함께 확인해봤어요.
검사 결과를 듣는 순간, 묘하게 마음이 놓였어요. 제가 게으른 것도, 의지가 약한 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되니까요. 이후에는 필요한 약도 처방받아서 복용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진짜 나아질까?” 싶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집중이 조금씩 붙고, 해야 할 일을 시작하는 벽이 확실히 낮아졌어요. 예전에는 머릿속에서만 빙빙 돌던 일들이 이제는 손으로 옮겨지는 느낌이랄까요. 하루가 덜 버겁고, 감정도 조금 더 안정적으로 느껴져서 그 차이가 꽤 크게 다가왔습니다.
지금은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도 같이 관리하고 있어요. 해야 할 일을 한꺼번에 붙잡기보다 우선순위를 나눠서 처리하고, 너무 오래 버티기보다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리듬을 맞추는 중입니다. 수면도 신경 쓰고, 불안이 올라올 때는 괜히 혼자 몰아붙이지 않으려고 해요. 완벽해진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예전처럼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지내지는 않게 됐습니다.
자가점검을 망설이는 분들께는 꼭 말하고 싶어요. 결과가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나를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시작점이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괜히 확인했다가 더 불안해질까 봐 망설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진작 해볼 걸”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혼자 검색만 하며 버티기보다, 한 번 점검해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훨씬 가벼워질 수 있어요. 혹시 지금 비슷한 고민 중이라면, 너무 오래 참지 말고 꼭 한 번 들여다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