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자가검사를 해봤는데 점수가 생각보다 높게 나왔어요.
평소에도 저는 좀 덤벙거리고, 가만히 오래 있는 것도 잘 못하고,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는 편이라 그냥 원래 성격이 그런가 보다 했거든요. 그런데 결과를 보니까 “아, 이게 단순히 성격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한동안 좀 멍했습니다. 괜히 예전부터 자주 깜빡하고, 시작은 많은데 끝맺음이 약했던 일들, 집중이 끊겨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던 모습들이 하나씩 떠오르더라고요.
처음에는 좀 당황했지만, 너무 겁먹기보다는 제가 어떤 패턴으로 힘들어하는지부터 보기 시작했어요. 저는 특히 한 번 흐름이 끊기면 다시 집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머릿속에 할 일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아무것도 못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의지 문제”라고 자책하는 걸 줄이고, 해야 할 일을 최대한 작게 쪼개서 눈앞에 보이게 정리하는 습관부터 만들었습니다. 메모를 아무 데나 흩어놓지 않고 한곳에 모으고, 알람도 한 번에 여러 개보다 정말 필요한 것만 쓰니까 좀 덜 헤매더라고요.
또 예전에는 한 번 놓치면 그냥 포기해버리는 날도 많았는데, 요즘은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보다 “일단 시작하기”를 우선으로 두고 있어요. 10분만 해보자고 마음먹으면 생각보다 계속 이어질 때도 많고, 반대로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억지로 버티기보다 잠깐 쉬었다가 다시 붙잡는 게 훨씬 낫더라고요. 생활 패턴도 조금씩 고치면서 수면을 일정하게 맞추려고 했고, 카페인이나 스마트폰처럼 집중을 더 흔드는 것들도 줄이려고 노력 중이에요.
물론 하루아침에 확 달라지진 않았어요. 지금도 산만할 때가 있고, 깜빡하는 습관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나는 왜 이래” 하면서 자책만 하던 때보다는 훨씬 나아졌어요. 적어도 제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고, 맞는 방식으로 다뤄보려는 마음이 생겼거든요. 혹시 저처럼 자꾸 덤벙거리거나 집중이 잘 안 되고 일상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그냥 성격 탓으로 넘기기보다 한 번쯤 자가검사라도 해보는 걸 권하고 싶어요. 결과가 어떻든, 자기 패턴을 아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