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입니다. 불안이 너무 심해졌어요.

트로스트는 오래 사용했었는데 커뮤니티 란이 생긴줄은 몰랐네요. 

 

전 범불안장애/우울장애로 오랫동안 약물과 상담을 병행해온 웹툰 작가입니다. 

지난 2~3년간은 정신상태가 상당히 좋아, 단약까지 고려하고 있었어요. 

뭣하면 불안하고 우울하던 스스로의 모습이 상당한 과거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불경기가 덮치고 AI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비해 업무는 구하기 힘들어졌고, 페이는 줄어들었으며 해야하는 일은 많아졌어요. 

회사가 불경기로 인해 구조조정을 감행하며 내근직을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원래도 프리랜서 생활을 고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고민없이 프리랜서로서 일을 구하려 했는데요,

안정적인 일감을 구할때까지 6개월이 넘게 걸렸습니다. 

다만 이것도 일이 있다의 문제이지, 여전히 수입은 100정도가 들쭉날쭉 해요. 

 

스스로가 힘든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사소한 이유로 애인과 다투고...

어떤 날은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약속을 취소하고, 냄비를 태워먹거나 잠 자는 시간이 점차 길어졌습니다.

 

프리랜서의 장점은 출퇴근이 자유롭지만 동시에 외주처에게 묶여있다는 점인데요, 출근은 자유롭지만 퇴근도 없습니다. 남들이 퇴근할 6~7시 즈음 외주처에서 메일이 오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외출을 하고 있더라도 바로 집으로 돌아가서 컴퓨터 앞에 앉아야만 할 것 같은 강박을 느껴요. 

 

최근에는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뒷머리가 당기며 편두통까지 생기더라고요. 어깨나 허리가 긴장해서 욱신거리는 건 기본적인 상태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기분 좋게 자고 일어났던게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상시 긴장상태인거죠. 

 

이렇게 안절부절하며 일했음에도 외주처의 스케쥴, 혹은 제 스케쥴으로 인해 원고를 할당량만큼 완성하지 못하면 다음 달 찍히는 월급의 앞자리수가 바뀌어버려 절망합니다. 전 분명 예전에 비해 훨씬 힘내고 있는데도 돈을 못 벌고 있으니까요. 극복할 수 없는 벽에 부딪힌 기분이었습니다. 힘내면 된다고 생각해서 스스로를 열심히 쥐어짰는데, 힘을 내도 안 되더라고요. 

 

애인에게서 제가 번아웃이라는 걸 듣고 나선 처음엔 부정했어요. 인정하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

인정하고 나니 자신의 상태가 이해가 되었지만, 동시에 막막했습니다.

 

전 여전히 주간마감을 소화해야 하고, 여전히 스스로의 생계를 지탱해야 하고, 여전히 돈은 잘 벌지 못하고 있어요. 다른 분야로 전업? 한다고 무조건 수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지금 하는 일보다 더 잘 벌 자신은 안 드네요. 부업을 시작하자니 이미 번아웃 상태다보니 꿈도 꿀 수 없고요. 

 

번아웃을 주제로 해 트로스트에서 상담을 다시금 받을 생각이긴 하지만, 그 기간동안 제가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커뮤니티에도 글 올려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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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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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1,912채택률 4%
    오랜 시간 투병하며 단약까지 고려하실 만큼 회복하셨는데, 예상치 못한 외부 환경의 변화로 다시금 막막한 벽 앞에 서게 되셨군요. 특히나 나를 쥐어짜며 노력해도 보상받지 못한다는 감각은 범불안장애를 겪었던 분들에게는 더 큰 공포와 무력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지금 겪고 계신 편두통과 강박적 긴장은 몸이 보내는 긴급 정지 신호입니다. 님은 게으른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끌어다 쓰다 결국 바닥이 난 상태예요. 현재 상황에서 드릴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은 
    ​퇴근 시간의 물리적 분리: 6시 이후 메일 알림을 끄거나, 답장은 다음 날 오전 10시로 예약 발송하는 등 업무와 일상의 경계를 아주 작게라도 설정해 보세요.
    ​자기 비난 멈추기: 힘내도 안 된다가 아니라 지금은 힘을 낼 수 없는 환경임을 인정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번아웃은 열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과했기에 오는 것임을 기억해 주세요.
    ​오감 자극으로 이완하기: 5분간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좋아하는 향기 맡기 등 머리가 아닌 몸의 감각을 깨워 뇌의 긴장을 강제로 낮춰주세요.
    ​상담을 기다리는 동안, 완벽한 해결책을 찾으려 애쓰기보다 오늘은 일단 무사히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다독여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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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효진 상담사
    전문상담사
    답변수 1스트레스·감정조절, 연애·이별 전문
    글을 여러 번 읽었습니다. 간략히 정리드리자면,
    번아웃의 핵심은 ‘의욕 상실’이 아니라 ‘안전감의 상실’입니다
    많은 분들이 번아웃을 “의욕이 사라진 상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훨씬 더 자주 다음과 같은 형태로 옵니다: 항상 쫓기는 느낌/ 일을 안 해도 몸이 쉬지 못함/ 메일·메시지·마감에 대한 과각성/ 수입, 성과, 비교에 대한 지속적인 공포
    이건 불안정한 생계 구조 속에서 오래 버틴 사람에게 생기는 ‘신경계의 피로’입니다.
    그래서 일정 기간동안 무엇을 해야하죠? 질문의 답은, ‘쉴 수 있는 상태’를 먼저 회복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쉼은 여행이나 아무것도 안 하기만을 뜻하지 않아요.
    몸이 조금이라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시간을 만드는 겁니다.
    일과 무관한 시간에 “나는 지금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라고 말해주기
    메일 확인 시간을 하루에 몇 번으로 정해보기
    컴퓨터 앞에서 일 시작 전, 2분간 눈 감고 어깨·턱·숨을 풀어주기
    주 1회는 ‘성과와 전혀 상관없는 시간’ 만들기
    결국 프리랜서라는 형태의 직업을 지속하고자하신다면, 위의 안정감을 주는 행동을 발견하고, 의식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들 때마다 행동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주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질문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 익명2
    너무 힘드시겠어요
    프리랜서가 힘들죠 ㅠ
    상담을 통해 잘 해결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