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을 번아웃 시켜 재만 남기는 성냥 같은 삶은 이제 그만두려고 해요.
원래 저는 완벽주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어요. 매사에 적당히 여유를 부릴 줄도 알았고, 참 둥글둥글하게 살아가는 편이었거든요.
하지만 나이가 들고 하나둘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감이 늘어나면서 저도 모르게 마음이 조급해졌나 봐요.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만 한다'는 강박이 마음속에 싹트기 시작했어요. 타고난 본래 성격과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껴입은 채, 제 몸과 정신을 야금야금 갉아먹으며 정말 악착같이 일을 했답니다.
그렇게 무리해서 달린 지 두 달쯤 지났을 때,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어요. 머릿속에 퓨즈가 툭 끊어진 것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는 깊은 무기력감이 찾아왔거든요. 그렇게 한 달 동안을 멍하니 겨우 지탱하다가, 조금 살아나면 또다시 스스로를 쥐어짜며 두 달을 달렸고, 여지없이 또 무너져 내렸어요.
처음에는 그저 '요즘 잠이 좀 부족해서 잠깐 쉬고 싶은 건가' 하고 가볍게 넘겼어요. 하지만 그 지옥 같은 반복 속에서 비로소 깨달았죠. 그건 단순한 육체 피로가 아니라 마음이 다 타버려서 더이상 탈 것이 없는 번아웃이라는것을요.
그렇게 몇번의 마음을 다 태우는 경험을 하고는 제 본래의 성격을 인정하고 한 걸음 물러서기로 마음먹었답니다.
모든 일에 100%의 완벽을 기하려 애쓰지 않기로 했어요.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힘을 조금 빼고, 딱 필요한 만큼만 해내자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편하게 놓아주기 시작했죠. 조금 빈틈이 있어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완벽히 하려고 했던 때와 비교해도 결과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어요.
요즘은 순식간에 빛을 내고 다 타버리는 성냥보다는 어둠 속에서 은은하고 온기 있게 주변을 채우는 따뜻한 양초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조급하게 타들어 가기보다, 나만의 속도로 오래오래 빛을 내는 은은한 조명처럼 그렇게 제 자신을 아끼며 걸어가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