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고 살았던 30대, 번아웃을 이겨낸 나의 이야기
30대라는 나이는 남들에게 한창 꿈을 펼치고 연애도 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화려한 시기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에게 30대는 오직 가족의 빚을 갚기 위해 내 모든 삶을 바쳐야 했던 버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집안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었기에 연애나 결혼은 감히 꿈도 꾸지 못했고, 낮에는 본업을 하고 밤에는 알바까지 뛰는 투잡 생활을 수년간 이어갔습니다. 매일같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제 자신을 돌볼 여유는 눈곱만큼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숨 가쁘게 달리기만 하다 보니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어느 날 아침, 여느 때처럼 출근을 하려고 일어났는데 몸이 돌덩이처럼 무겁고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들어가지 않더라구요. 전형적인 번아웃 증상과 함께 극심한 무기력감이 한순간에 밀려왔습니다.
'내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살고 있는 걸까' 하는 허탈함과 함께 마음의 동력이 완전히 꺼져버린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SNS나 주변 동창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제 마음은 더욱 괴롭더라구요. 또래 친구들은 가정을 이루어 아이를 키우고 직장에서도 자리를 잡아가며 여유롭게 사는 것 같아 보였는데, 나는 청춘을 다 바쳐 빚만 갚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같아 자괴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니 기운이 쏙 빠지고 지친 마음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더군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누워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지친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잠시 일을 내려놓고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내 삶의 속도가 남들보다 조금 늦어졌을 뿐, 내 인생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요. 긴 인생 전체의 흐름에서 볼 때 제 30대는 가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낸 가치 있는 시간이었고, 이제부터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나를 자책하는 대신, 그동안 고생했던 내 자신을 스스로 인정해주고 작은 것부터 즐겁게 다시 시작해보기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소소하게 내가 좋아하는 취미도 시작해보고, 나만의 속도로 하루하루를 즐기며 삶의 활력을 조금씩 회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번아웃과 무기력감으로 깊은 어둠 속을 지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남들과의 비교에 스스로를 갉아먹지 마세요. 잠시 쉬어가도 괜찮고, 조금 늦어도 괜찮습니다. 자신만의 속도로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