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외국에 살고 있는 고1 학생입니다.
마음에 응어리진 게 너무 많아서 이 글 써봅니다.
전 요즘 자기혐오, 비난, 남들과의 비교, 자책에 빠져 삽니다.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고, 벗어나고 싶은데 도저히 해답이 안 보여서 이렇게나마 해답을 찾고자 합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안 이랬는데, 고등학생 되고 나니까...갑자기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느낌이더라고요. 요동치는 성적, 주위에서 들리는 남들의 성공 소식 등..갑자기 호랑이 우리로 던져진 느낌이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난 지금까지의 인생을 버리면서 살았나? 너무 생각 없이 산 거 아닌가" 하는 감정이 밀려오더라고요. 그리고 그건 곧 앞서 말한 자기혐오와 자책으로 발전했고요.
제목에서 말한 "쓸모" 는 제 자신의 쓸모가 의심스러워 그렇게 썼습니다.
언제 부모님이 "이제 AI가 발전해서 직업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지금이라도 노력해서 네 쓸모를 증명해야지, 그러지 않는 사람들은 나중에 로봇보다도 못한 존재가 되는 거야" 라고 하신 걸 듣자마자 가슴이 철렁하더군요. "그럼 내 인생은 지금까지 뭐가 된 거지? 그럼 아까 말한 그 사람들은 다 쓸모없다는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들은 단순 잔소리 정도로 넘겼을 말이, 저한테는 대못마냥 박히더라고요. 제 꿈이 비디오 게임 시나리오 작가인데, 전 솔직히 그게 가능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진로가 마땅히 없는데 마침 보인 게 시나리오 작가였고, 전 단순히 그게 멋있고 재밌어 보여서 꿈을 잡은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근데 그것마저도 포기하면 저한텐 진로가 남지 않아서...
전 이런 제 마음이 너무 어린이 같고 철없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다 대학교 어디 갈지 고민하고, 포트폴리오나 자소서 쓴다는데, 저만 혼자 뒤처진 느낌이고, 저만 머리가 중학생 수준에 멈춰버린 것만 같습니다. 부모님이 저에게 아낌없이 지원해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저는 부모님에게 나중에 보답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부담됩니다. 제가 직업을 찾고 돈을 벌어야 부모님 호강시켜드릴 텐데, 전 도데체 인생에서 언제쯤 "쓸모" 를 찾을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가진 거라고는 상상력뿐인 제가...참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특출나게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고, 어리버리해서 실수만 하고...이제는 사람을 존재만으로 아끼고 존중해주는 게 아니라 "쓸모" 에 의해서만 사람이 존중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섭습니다.
그냥...사는 게 무미건조해서 글 써봅니다. 긴 글 읽어주시느라 다들 수고하셨고, 여러분들만큼은 남은 하루 보람차고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