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제 탓만 하는 버릇 고칠 수 있을까요?

무슨 일이 생기면 저는 제일 먼저 제 잘못부터 찾는 편이에요.

상대가 조금만 무뚝뚝하게 이야기해도 혹시 제가 실수했나 싶어서 대화를 계속 곱씹게 됩니다.

회사에서도 그렇고 친구들과 만났을 때도 그렇고 작은 일 하나에도 괜히 제 탓을 하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요.

실제로 아무 일도 아닌 경우가 더 많은데 머릿속에서는 이미 큰 실수를 한 사람처럼 생각이 커집니다.

상대는 이미 잊어버린 일인데 저만 하루 종일 신경 쓰고 있는 경우도 많았어요.

메신저 답장이 조금 늦어져도 혹시 제가 기분 나쁘게 말한 건 아닌지 계속 확인하게 되고 먼저 사과해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점점 조심스러워지고 있습니다.

편하게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에서도 괜히 눈치를 보느라 대화가 자연스럽지 않을 때도 많아요.

 

그래도 계속 이러면 안 될 것 같아서 혼자 나름대로 바꿔보려고 노력했어요.

상대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기도 하고 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답장이 늦어져도 일부러 휴대폰을 계속 확인하지 않으려고 해봤고 스스로 괜찮다고 되뇌어 보기도 했어요.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메모장에 적어보면서 정말 제 잘못인지 객관적으로 보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예전처럼 또 제 탓부터 하게 되더라고요.

머리로는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쉽게 따라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코치님은 이런 습관도 조금씩 바뀔 수 있다고 보시나요?

상대의 반응을 너무 의식하지 않는 연습은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혹시 제 잘못이 아닌 상황에서도 계속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이유가 따로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지금처럼 혼자만 계속 생각하는 방식보다 더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면 꼭 한번 배워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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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101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네,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습관입니다.
    
    글을 읽어보니 작성자님은 문제가 생겼을 때 사실을 확인하기보다 '혹시 내 잘못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먼저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상대의 말투나 답장 속도처럼 여러 이유로 설명될 수 있는 일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책임으로 연결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습관은 자신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실수를 피하려는 마음이 강한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납니다. 다만 그 마음이 지나치면 실제 근거보다 상상을 더 믿게 되고, 스스로를 계속 몰아세우게 됩니다.
    
    이미 해보신 방법들도 방향은 좋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 보셨으면 합니다. '내 잘못이라는 증거'뿐 아니라 '내 잘못이 아닐 수도 있는 증거'도 함께 찾아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답장이 늦었다면
    
    상대가 바쁜 것일 수도 있고,
    
    휴대폰을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으며,
    
    단순히 답장을 늦게 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다른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떠올리는 연습을 하면 자동적으로 자신을 탓하는 사고를 조금씩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세요.
    
    "만약 같은 일을 친한 친구가 겪었다면, 나는 그 친구에게도 '네 잘못이야'라고 말했을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자신에게만 훨씬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의 반응을 덜 의식하는 연습도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기보다, 모든 반응의 원인을 내게서 찾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사람의 기분과 행동에는 내 말뿐 아니라 상대의 컨디션, 일정,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칩니다.
    
    조금씩 이런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무슨 일이 생기면 일단 내 탓부터 한다'는 자동적인 습관도 점차 약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잘못이라고 단정하기 전에 여러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마음의 부담도 훨씬 가벼워질 것입니다.
    응원합니다.
    채택된 답변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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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온소피
    임상심리사
    답변수 1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상담실을 찾는 내담자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죄책감입니다.
    
    이런 분들은 하나같이 너무 착하고 천사같은 분들이세요
    그런데 이 천사들의 마음이 지옥이라는게 문제이죠!!
    
    이 천사들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은 아마 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들일 겁니다.
    그러나 개중에 못된 인간들이 천사같은 사람들을 이용해 먹기도 하지요.
    
    그런데 질문자님 처럼 남들에게 잘하려고 하고 하루 종일 신경쓰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잊어 버렸거나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죠
    
    질문자님처럼 남들에겐 한없이 따뜻하고 잘하려고 애쓰는데, 정작 본인의 마음은 하루 종일 눈치 보느라 짓물러가는 거죠.
    
    그렇다면 대체 왜 이 착한 천사들은 자꾸만 모든 화살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걸까요?
    
    그건 질문자님이 실제로 잘못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내 마음을 지키는 법보다 '남의 기분을 살피는 법'을 먼저 배워버렸기 때문입니다. 내 잘못이 아니어도 내가 먼저 사과하고 고개를 숙이면, 적어도 그 상황의 불확실함과 갈등은 빠르게 끝낼 수 있었으니까요. 즉, 나를 자책하는 건 역설적이게도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먼저 때리는 슬픈 방어기제였던 셈입니다.
    
    하지만 이 습관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제 내담자들의 죄책감에 대해 블로그에 적어둔 글이 있는데 그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 보시고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쪽지를 보내주셔도 좋겠습니다.
    
    https://masengi.tistory.com/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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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032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살피느라 마음이 참 바쁘셨겠어요.
    ​상대의 작은 무뚝뚝함이나 늦은 답장 속에서도 내 탓을 찾게 되는 건 그만큼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책임을 다하려는 마음이 깊기 때문이에요.
    ​어릴 적부터 주변의 분위기나 타인의 기분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스스로를 보호해 온 생존 방식일 수도 있어요.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것은 오랜 세월 반복되어 온 마음의 안전장치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 습관은 당연히 조금씩 바뀔 수 있으니 너무 조급하게 마음먹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비슷한 생각이 올라올 때 내 탓을 하는 대신 혹시 지금 내가 또 나를 보호하려고 긴장했구나 하고 따뜻하게 알아차려 주세요.
    ​혼자서 메신저 화면을 보며 곱씹는 순간에는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심호흡을 하며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가볍게 흘려보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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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2,749채택률 3%
    자꾸 모든 일에 제 탓부터 하게 되고, 자책하는 마음이 커서 정말 힘들지요. 그런 마음, 깊이 공감해요. 특히 머리로는 ‘아니다’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쉽게 놓아주지 않아 답답함이 더욱 클 텐데요, 그 괴리감이 얼마나 버거운지 잘 이해합니다.  
    
    보통 이런 습관은 불안이 많고 상대의 반응에 과민해지면서 자신의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보기 때문에 생기곤 합니다. 마음속에 쌓인 걱정과 두려움이 습관화되면서 자동적 자기비판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하지만 분명 조금씩 바꿀 수 있어요. 우선 ‘내가 항상 잘못하는 건 아니다’ 하는 생각을 꾸준히 연습하고,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인지행동 기법이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걱정이나 자책이 시작될 때마다 ‘이 생각은 사실일까?’ ‘다른 가능한 설명은 없을까?’ 이렇게 생각을 점검해 보는 거예요.  
    
    또 마음챙김 명상, 자기 대화, 감정 기록도 큰 도움이 됩니다. ‘나는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 ‘내 생각도 의미가 있다’고 스스로 격려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서서히 자신감이 자라날 거예요.  
    
    물론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조금씩 꾸준히 시도하는 게 중요합니다. 때로는 혼자 힘들 때 주변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당신은 충분히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입니다. 그 가치를 믿고 자기 자신에게 조금 더 따뜻해져 주세요. 변화는 천천히 오지만 반드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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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555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사연자님,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내 탓부터 먼저 하며 상대의 작은 표정이나 무뚝뚝한 말투 하나까지도 전부 내 실수인 것마냥 가슴 졸이며 곱씹어 오셨을 텐데, 그동안 얼마나 마음이 바늘방석처럼 불편하고 고단하셨을지 눈에 선합니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이미 머릿속으로는 거대한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하루 종일 전전긍긍했을 모습을 떠올리니 참 안타깝고 마음이 쓰여요. 메모장에 적어보기도 하고 마음을 다잡으며 애써보셨음에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또다시 나를 탓하게 되는 그 답답한 고리 속에서 얼마나 지치셨을지요.
    
    왜 작은 일에도 계속 내 탓을 하며 스스로를 몰아세우게 되는 걸까요?
    이렇게 무슨 일이든 내 잘못부터 찾는 태도는 사연자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주변의 갈등이나 타인의 부정적인 감정을 사전에 차단하고 관계를 안전하게 지켜내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스스로를 방어해 온 생존 방식입니다. "내가 먼저 잘못했다고 하면 이 상황이 빨리 끝날 거야", "내가 조심하면 아무도 다치지 않아"라는 무의식적인 책임감이 과부하에 걸려, 타인의 기분까지 전부 내 탓으로 짊어지게 만드는 것이랍니다. 그러니 이런 버릇이 튀어나올 때마다 "내가 왜 또 이럴까" 하고 자책하기보다는, "내 마음이 그만큼 주변의 평온을 지키려 애쓰느라 또 방패를 들었구나" 하고 따뜻하게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타인의 반응을 덜 의식하고 나를 지키는 구체적인 방법
    상대의 반응에 내 감정을 통째로 흔들리지 않게 하려면, 억지로 참기보다 몇 가지 실천적인 경계선을 세워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째로 내 탓을 하는 생각의 파도가 밀려올 때, 머릿속으로 '이 일에서 나에게 온전한 지분이 100퍼센트 있는가?'를 차분히 따져보며 상대의 몫과 나의 몫을 명확히 선으로 그어 나누어 보세요. 둘째로 메신저 답장이 늦어지거나 상대가 무뚝뚝할 때, "저 사람이 화가 난 건 온전히 내 말 때문일 거야"라는 단정을 멈추고 "오늘 저 사람에게도 그저 피곤한 일이나 다른 개인적인 사정이 있겠지"라며 타인의 영역을 그 사람에게 온전히 돌려주는 연습을 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셋째로 혼자서 머릿속으로 상황을 재구성하며 괴로워하는 대신, 메모장에 내 감정을 적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이건 내 책임이 아니야"라고 소리 내어 읽으며 나를 비난의 우리에서 과감히 꺼내어 주는 훈련을 시도해 보세요.
    
    사연자님, 타인의 기분과 반응까지 전부 떠안기에는 사연자님의 어깨가 이미 너무나 무겁고 지쳐 있습니다.
    
    이제는 모든 화살을 내 가슴에 꽂으며 자책하는 대신, 그 따뜻하고 여린 마음의 화살표를 오롯이 나 자신을 향해 돌려 푹 쉬게 해조셨으면 좋겠어요. 7월의 푸르른 여름날처럼 사연자님의 일상에도 무거운 자책을 내려놓고 가벼운 웃음이 찾아오기를 바라며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