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무모한 투자와 얇은 귀 때문에 수년째 속을 끓이다가, 결국 제 마음까지 병들고 말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희 남편은 이상하리만큼 남의 말에 잘 흔들립니다. 주변에서 지나가는 말로 "어디가 대박 난다더라", "이거 지금 사면 몇 배로 뛴다더라" 하는 이야기만 들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덥석 돈을 집어넣습니다.
처음 몇 번은 소액으로 시작하는가 싶더니, 갈수록 금액이 커지고 허무맹랑한 사업이나 말도 안 되는 기획부동산, 기이한 소문만 믿고 들어가는 주식 투자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결과는 늘 적자였고, 그 후처리와 뒷감당은 온전히 제 몫이었습니다. 집안 형편을 생각해서 알뜰살뜰 아끼며 살아온 제 노력이 한순간에 허공으로 날아가는 기분을 느낀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가장 최근에는 남편이 남의 꼬임에 넘어가 크게 돈을 들이붓는 바람에 정말 걷잡을 수 없는 손실을 보았습니다. 그 충격이 너무나 커서 수개월 전부터는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가슴이 답답해서 숨이 턱턱 막히는 증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해도 의욕이 없고 눈물만 흘러 병원에 갔더니 우울증과 화병 증세가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남편 얼굴만 봐도 속에서 불이 올라오고, '또 어디서 무슨 말을 듣고 사고를 칠까' 하는 불안감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습니다.
사실 제가 혼자서 해본 노력이라고는 남편을 붙잡고 매일같이 신신당부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제발 남의 말 함부로 듣지 마라", "돈 움직일 때는 나한테 미리 꼭 말해달라" 하고 사정도 해보고 소리도 질러봤습니다. 그래도 제 말은 들은 체도 안 하길래, 남편의 가까운 친구들이나 친한 지인들에게 따로 연락해서 "혹시 우리 남편이 이상한 투자 이야기하면 옆에서 꼭 좀 말려달라"고 부탁까지 해봤습니다. 하지만 정작 남편 본인의 성향이 안 바뀌니 제 사정이나 주변의 말림도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요. 제 힘으로는 도저히 바꿀 수 없는 벽에 부딪힌 기분입니다.
코치님께 가장 묻고 싶은 것은, 이렇게 남의 말에 쉽게 휩쓸리고 현실성 없는 투자를 반복하는 배우자를 제가 어떤 대화법이나 태도로 대해 줄 수 있는지입니다. 그리고 이미 무너져버린 제 마음과 우울증을 남편에 대한 원망 속에서 어떻게 회복해야 할까요? 제가 아무리 말해도 들은 척도 안 하는 남편에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싶은데, 제 정신 건강을 지키면서 이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 나갈 방법이 너무나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