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인지 게으름인지 모르겠어요

일상생활을 다 회피한채 누워서 폰만 보는 게 몇주-몇달씩 지속되다가 아 이젠 더는 안돼 하면서 스스로 다시 일상생활을 챙기면서 살다가 뭐가 잘 안되면 다시 회피하고 게을러지는 패턴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아요

점점 더 참을성이 없어지고 오히려 편하게 게을러지는 게 몸에 익으니까 더 빨리 포기하는 것 같아요

회사 다닐 때도 퇴근 후 아무것도 안하는 날이 많았지만

퇴사 이후 1년 넘게 이러는데 머리로는 큰일이라면서도 10분 일어나 창문열기 이런것도 해야할 의지가 도저히 나지 않아서 그냥 누워만 있어요

상담이나 정신과도 밖에 나가질 않으니 못 하러 가고요

못 나가는 것 같은데 싶다가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약속은 또 나갔어서 저도 저를 모르겠어요 근데 또 꾸준히 나가야 했던 학원은 돈만 내고 안 나가버리고요

근데 또 생각해보면 그냥 내가 너무 게을러서 이러는 것 같고... 어쨌든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하기는 하는데 이게 시동이 너무 오래 안걸리는 고물 차 같거든요 시동이 걸리면 털털털 달리지만 금방 퍼져버리는....

내가 왜 이러는지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 다 알겠는데 시동 하나가 안걸리니까 답답하고 답답함마저 피하고 싶어서 아무 생각없이 폰만 보려고 해요

이걸 상담 몇 번으로 고쳐질지 아니면 약으로 될지도 모르겠고 내가 문제가 맞는건지 게으른건지 판단도 안서고

답답하다못해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지만 귀찮고 게으르고 아픈 건 싫으니까 생각만 해요

뭐든 한방에 되는 거 없다는 거 알면서도 한방에 이 상황을 고치고 싶어지니까 천천히 변화하는 걸 못참아서 더욱 게으름에 머무르려고 하는 것도 같고...

그냥 잘 모르겠어요

웃긴 건 식욕은 그대로라 굶지 않아서 이 생활을 계속 편해하는 것 같기도 해요 아 차라리 식욕도 잃었으면 좋겠는데

동기부여해주는 글, 챗지피티한테 이런 얘기 해서 들은 모든 조언들, 이런거 봐도 예전엔 그나마 마음이 조금 찔렸는데 이젠 소귀에 경읽기마냥 아예 무감각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고 적으려다가 그래봤자 뭐해, 라는 생각도 들어서 그냥 한탄하고 가요

 

댓글10
  • 프로필 이미지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004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자신을 고물 차에 비유하며, 스스로에 대한 한탄과 답답함마저 피하고 싶어 스마트폰 뒤로 숨어버리는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막막할지 깊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지금 겪고 계신 모습은 절대로 단순한 '게으름'이 아닙니다. 이것은 오랫동안 마음과 몸의 에너지가 고갈되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우울과 만성 무기력의 증상입니다.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자책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게으름과 무기력의 차이
    
    게으름은 쉬면서 즐거움이나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이지만, 지금 겪으시는 상태는 누워 있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자신을 비난하고, 답답해하며, 심지어 극단적인 생각까지 떠올릴 정도로 강한 마음의 고통을 동반하는 상태입니다.
    
    뇌의 방어 기제로서의 '회피'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에서 작은 과제조차 뇌에는 거대한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따라서 뇌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적은 에너지가 드는 '스마트폰 보기'나 '누워있기'로 회피 스위치를 켜버리는 것입니다.
    
    시동이 꺼진 차를 채찍질하는 것과 같습니다
    
    연료도 없고 엔진도 고장 난 차에 "왜 안 달리냐"며 자책하고 동기부여 글을 들이밀어도 차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자극에 무감각해진 것 역시 마음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신호입니다.
    
    지금 상태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현실적인 첫걸음
    '천천히 변화하는 것을 참기 힘들고 한 번에 고치고 싶다'는 마음 또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러나 거창한 계획은 또다시 회피를 부릅니다. 지금은 삶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생존 모드로 접근해야 합니다.
    
    외부로 직접 나가지 않는 비대면 진료 및 방문 상담 활용하기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거대한 장벽일 때는 정신건강의학과 비대면 진료 앱이나 온라인/전화 심리상담 서비스를 이용해 보세요.
    
    의지와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약물 치료는 고장 난 시동 장치에 기름을 치고 엔진을 돌려주는 '마중물' 역할을 해줍니다.
    
    '10분 창문 열기' 대신 '누운 채로 1초 손가락 굽히기'
    
    10분 동안 창문을 열고 일어서는 것도 지금 상태에서는 너무 큰 과제입니다.
    
    누워있는 상태 그대로 손가락을 1초 쥐었다 펴기, 깊게 숨 한 번 내쉬기처럼 실패할 수 없을 정도로 극단적으로 작은 행동만 인정해 주세요. 그 이상은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식욕이 남아있는 것 스스로를 탓하지 않기
    
    식욕이 유지되는 것은 자책할 일이 아니라, 몸이 최소한의 생체 리듬을 지켜내며 버티고 있다는 생존의 신호입니다. 몸이 여전히 살고자 하는 의지를 놓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봤자 뭐해"라는 허무함과 답답함 속에서도 이렇게 글을 남겨 자신의 상태를 털어놓으신 것 자체가 이미 아주 작은 시동을 걸어보신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채찍질이 아니라, 고장 난 자신을 인정하고 전문가의 전문적인 도움(약물 및 상담)을 받아 엔진을 정비하는 일입니다. 혼자 힘으로 빠져나오기 힘든 늪에 빠진 것뿐이니,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비대면 치료나 작은 전문적 도움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마음 편안하고 뜻깊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채택된 답변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 익명4
    퇴사후 1년이 지났으면 마음은 조급해지지만 1년이란 세월이 어쩌면 일상을 루즈하게 만들었을거예요..
    불규칙한 생활과 
    돌봄을 하지 않은 일상...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들이 계속된다면 스스로도 용기가 생기지 않을거라 생각해요..
    
    예전에 하하가 군대제대후 그저 도망만 가고 싶었다고 해요.
    낯설고 무언가를 한다는게 겁나고...
    그때 유재석이 하하에게
    "동훈아 아무것도 안하면 널 도와줄 수 없어'
    
    본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를 만들수 없듯
    곧 자리를 털고 일어설 준비를 하지 않을까요..
    힘내시길 바래요
  • 프로필 이미지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115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이 계속 스스로에게 묻고 있잖아요. 내가 문제인 건지, 그냥 게으른 건지. 그 답부터 분명히 드리고 싶어요. 이건 게으름이 아니에요. 게으름이라는 말로는 지금 작성자님 상태가 설명이 안 돼요.
    
    작성자님 이야기 안에 그 증거가 있어요. 퇴사 이후 1년 넘게 일상을 회피한 채 누워 있고, 창문 여는 것 같은 아주 작은 일조차 의지가 나지 않고, 동기부여 글이나 조언에 예전엔 조금이라도 찔렸는데 이제는 완전히 무감각해졌다고 하셨잖아요. 이건 의지가 약하거나 게을러서 생기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무기력, 흥미와 감정의 마비, 이런 건 마음이 지쳐서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에서 나타나는 신호예요. 게으른 사람은 이렇게 자신을 몇 번씩 돌아보며 괴로워하지도 않아요. 작성자님은 머리로는 다 알고 계속 애쓰는데 몸과 마음이 안 따라주는 거잖아요. 그건 게을러서가 아니라, 시동이 안 걸린다는 작성자님 표현 그대로, 마음의 시동을 거는 에너지 자체가 고갈된 상태예요.
    
    작성자님이 든 그 고물 차 비유, 정말 정확해요. 시동이 오래 안 걸리고, 걸려도 금방 퍼지는 것. 이건 차가 나빠서가 아니라 배터리가 방전돼서 그런 거예요. 지금 필요한 건 더 세게 시동을 걸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충전을 혼자 힘으로만 하기엔 지금 작성자님 상태가 너무 지쳐 있어요.
    
    그래서 정말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이건 상담 몇 번, 혹은 의지 몇 번으로 혼자 해결하려 하기보다, 전문적인 도움이 꼭 필요한 상태로 보여요. 1년 넘게 지속되는 무기력, 감정의 무감각, 극단적인 생각까지 스치는 것. 이건 우울증에서 흔히 나타나는 모습들이에요. 그리고 우울증일 때 나타나는 무기력은 게으름과 완전히 다른 거예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에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에 가까워요. 그래서 아무리 다짐해도 시동이 안 걸리는 거예요. 작성자님 잘못이 아니에요.
    
    작성자님이 약으로 될지 상담으로 될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그건 전문가가 작성자님 상태를 보고 판단할 문제예요. 그리고 우울로 인한 무기력은 상담과 약물 치료로 실제로 나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지금처럼 시동조차 안 걸리는 상태에서는, 약물의 도움으로 그 바닥난 에너지를 조금 끌어올린 다음에야 상담이나 일상 회복이 가능해지기도 해요. 그러니 이건 낫지 않는 게 아니라, 아직 맞는 도움을 못 받아서 그런 거예요.
    
    문제는 작성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밖에 나갈 힘이 없어서 상담이나 병원에 가질 못한다는 거죠. 그 딜레마 정말 이해해요. 도움이 필요한데, 도움을 받으러 갈 힘조차 없는 상태. 그래서 몇 가지 현실적인 방법을 드리고 싶어요.
    
    먼저, 나가지 않고 폰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앞서 말씀드린 1393 같은 상담 전화나 문자 상담이 있고,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도 전화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 지금 작성자님이 폰은 계속 보고 계시잖아요. 그렇다면 그 폰으로 전화 한 통, 문자 하나 보내는 것. 그건 창문 여는 것보다 어쩌면 더 할 수 있는 일일지도 몰라요.
    
    둘째, 거주하시는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아보세요. 여기는 전화로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집으로 찾아오는 방문 상담을 제공하기도 해요. 밖에 나가기 힘든 분들을 위한 지원이 있는 곳이라, 지금 작성자님 상황에 맞을 수 있어요. 지역 이름과 함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검색하면 연락처가 나와요.
    
    셋째, 혹시 곁에 가족이나 믿을 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지금 이 상태를 이야기하고 병원에 함께 가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혼자 나갈 힘이 없을 때는, 누군가 같이 가주는 것만으로도 그 문턱이 훨씬 낮아지거든요.
    
    작성자님이 피할 수 없는 약속은 나갔다는 것, 그것도 저는 의미 있게 봐요. 작성자님 안에 아직 최소한의 기능은 남아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러니 그 힘을, 한 번만 작성자님 자신을 위한 도움을 구하는 데 써보셨으면 해요. 학원처럼 안 가도 당장 큰일 안 나는 건 계속 미뤄졌지만, 이건 작성자님을 살리는 일이니까요.
    
    한 가지 여쭤보고 싶어요. 지금 곁에, 이 상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나요. 가족이든 친구든요. 그리고 지금 혼자 지내고 계신 건지도 궁금해요. 그에 따라 어떤 방법이 가장 현실적일지 같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작성자님, 그래봤자 뭐하냐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은 우울이 하는 말이에요. 원래 작성자님의 목소리가 아니라, 지쳐버린 상태가 만들어내는 무력감이에요. 지금은 그 말이 진실처럼 느껴지겠지만, 그건 지금 상태가 씌운 렌즈일 뿐이에요. 한방에 고치고 싶은 그 마음도 이해해요. 그런데 지금 필요한 건 한방이 아니라, 딱 한 번 도움의 손을 잡는 거예요. 그다음은 천천히 가도 돼요.
  • 프로필 이미지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605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읽어보면 지금 상태를 단순히 ‘제가 게을러서 그런가 봐요’라고 결론짓기에는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퇴사 이후 1년 넘게 누워서 휴대폰을 보는 생활과 다시 움직이려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고, 창문을 여는 작은 행동조차 시작하기 어렵고, 돈을 낸 학원에도 지속적으로 나가지 못할 정도라면 의지나 성격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하기는 하는데 시동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표현이 현재 상태를 잘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무기력이나 우울이 있어도 반드시 모든 약속을 못 지키거나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할 수 없는 약속에는 나갔다는 사실이 ‘그러니까 나는 아픈 게 아니라 게으른 사람이다’라는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글에서 보이는 것은 ‘해야 한다고 생각함 → 시작하지 못함 → 자신을 게으르다고 비난함 → 답답함과 좌절감이 커짐 → 그 감정을 피하려고 휴대폰을 봄 → 해야 할 일이 더 쌓임’이라는 과정입니다. 여기에 무엇이든 빨리 달라져야 한다는 마음까지 더해지면서 작은 변화가 만족스럽지 않아 다시 포기하게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지금은 또 다른 동기부여 방법을 찾는 것보다 현재 상태에 대한 평가를 한번 받아보시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1년 이상 일상 기능이 상당히 떨어져 있고, 이전에는 자극이 되었던 조언에도 무감각해졌으며, 극단적인 생각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울이나 불안, 주의집중의 어려움, 수면이나 생활리듬 등 여러 가능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식욕이 유지된다고 해서 심리적으로 괜찮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담과 정신건강의학과 중 무엇이 맞을지도 지금 혼자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처럼 생활 자체를 시작하는 힘이 많이 떨어져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먼저 상태를 평가받아보셔도 좋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약물치료와 상담을 함께 할 수도 있고, 진료를 받는다고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상담 역시 ‘몇 번이면 고쳐질까’보다 지금 반복되는 회피와 자기비난의 패턴을 이해하고 생활을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문제는 ‘밖에 나가야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밖에 나가는 것부터 어렵다’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목표를 당장 규칙적인 생활이나 취업, 학원 출석으로 잡지 말고 ‘도움을 받는 첫 행동’ 하나로 줄여보세요. 병원을 검색하는 것, 한 곳에 전화하는 것, 예약하는 것을 각각 별개의 행동으로 생각해도 됩니다. 가능하다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현재 상태를 알리고 첫 진료에 동행해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극단적인 생각이 든다고 적어주신 부분은 가볍게 넘기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은 생각에 그친다고 하셨더라도, 어느 순간 구체적인 방법이나 계획을 생각하게 되거나 스스로를 해칠 것 같은 충동이 생긴다면 혼자 계시지 말고 가까운 사람에게 바로 알려주세요.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가까운 응급실 등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이 ‘게으른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결하는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이미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동기부여도 해보고 작은 행동도 시도했는데 같은 어려움이 장기간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의지를 더 끌어내는 대신 ‘왜 이렇게 시동을 걸기가 어려워졌는지’를 전문가와 함께 확인해보셨으면 합니다. 지금의 상태를 혼자 힘으로 증명하고 극복해야만 도움받을 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 익명3
    내가 게을러서 그런가라고 자신을 탓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1년 넘게 일상생활이 무너질 정도로 힘들고, 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히 있는데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단순히 의지가 약한 문제라고만 볼 수는 없어요
    예전에는 조언을 보면 마음이라도 찔렸는데 이제는 아무 감정도 없다는 건 스스로를 포기했다는 증거라기보다 너무 오래 지쳐서 무언가를 받아들일 힘조차 부족해진 상태일 수 있어요.
    당장 인생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운동도, 취업도, 생활습관 개선도 다 잠시 내려놓고 내가 왜 이러는지 도움을 받아보자 정도만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나를 고쳐야 한다고 다그치기보다 지금까지 이렇게 버텨온 나를 먼저 조금 안아 줬으면 좋겠어요.
    천천히 가도 됩니다. 시동이 늦게 걸리는 사람이라고 해서 영원히 달릴 수 없는 건 아니니까요.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205채택률 4%
    작성자님의 마음이 정말 힘든 상태임을 깊이 이해합니다. 무기력과 게으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의지력을 끌어내기 어렵고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스스로를 질책하는 마음도 크실 거예요. 상담이나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밖으로 나가야 하는 부담과 무기력함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 그리고 스스로도 본인의 상태를 잘 모르겠다는 혼란스러움까지 겹쳐 답답함이 정말 클 것 같습니다.
    
    먼저, 지금 상태는 게으름이라기보다는 무기력과 심리적 어려움의 신호일 가능성이 큽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서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느낌이기에 자기비판보다는 나 자신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가짐이 좋습니다. 무기력은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회복을 필요로 함을 말하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가끔은 ‘쉬어도 된다’고 인정하는 것도 중요한 시작입니다.
    
    변화는 한방에 이루어지지 않지만, 아주 작은 행동 하나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10분간 문 열기, 얼굴에 물 한 번 튀기기, 간단한 스트레칭처럼 아주 사소한 것들부터요. 시동 걸기가 어려울 때는 완벽함보다 ‘아주 조금만’ 하는 것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오늘도 노력했다, 고맙다”라고 다독여주는 습관도 매우 중요합니다.
    
    또, 상담을 받으려 할 때 밖으로 나가기 부담이 크다면 온라인 심리상담을 통해 조금씩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나 자신이 가진 감정, 무기력함의 원인을 차분히 살펴보고 건강하게 다룰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어요. 약물 치료 역시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함께 신중히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 느끼는 답답함과 극단적인 생각도 참 힘들지만, 그 속에서 식욕이 유지된다는 점은 몸이 최소한의 에너지는 유지한다는 신호이기도 하니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천천히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무기력과 게으름은 본질적으로 다르니까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평가를 내리지 말고, 내 안의 작은 시동을 존중하며 조금씩 회복해 나가는 길을 응원합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 “지금”의 상태가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꼭 기억해주세요.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존재가 곁에 있음을 잊지 마시고요.
    
    당신이 이 상황에서 조금씩 벗어날 힘을 찾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익명2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었다면 스스로 극복하기에는 어려운 단계 같아요 정신과 상담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상담이라도 받아오자 생각하면 해볼만해요 처음이 어렵지 용기내서 가니 상담 만으로도 전 큰 효과 봤어요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839채택률 3%
    스스로를 '게으르다'며 자책하고 계시지만, 이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번아웃과 우울이 누적되어 마음의 에너지 시스템이 고장 난 상태입니다.
    ​머리로는 해야 함을 알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고, 변화가 더디면 금방 포기하게 되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뇌의 방어 기제입니다. 스스로를 고물차에 비유하셨듯, 지금은 시동을 걸 연료조차 바닥난 상태에서 억지로 엑셀을 밝히려 하니 과부하가 걸리는 것입니다. 타인의 조언이나 동기부여가 무감각하게 느껴지는 이유 역시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에 더 이상 받아들일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번에 벗어나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큰 부담이라면, 집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나 화상 심리상담부터 시작해 보세요. 약물의 도움을 받으면 무겁게 눌려있던 마음의 무게가 가벼워져 시동을 거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자책을 멈추고 쉬게 해주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해 온 자신에게 잠시 숨 돌릴 틈을 주세요.
  • 프로필 이미지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540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털어놓으신 깊은 무기력과 스스로를 향한 자책의 글을 읽어보니 그동안 얼마나 외롭고 지친 채 혼자서 이 터널을 버텨오셨을지 마음이 너무 아파요
    ​퇴사 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동이 걸리지 않는 고물 차 같은 스스로를 원망하며 방 안에서 홀로 사투를 벌였을 그 답답함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우리가 흔히 '게으름'이라고 자책하는 이 모습은 사실 의지나 참을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과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어 작동하는 극단적인 방어 기제에 가까워요
    ​머리로는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 건 그동안 너무 많은 책임을 혼자 짊어지고 완벽하게 해내려 애쓰느라 뇌와 신경계가 안전을 위해 강제로 전원을 차단해 버렸기 때문이에요
    ​정신과나 상담에 가고 싶어도 문턱을 넘기 힘들 만큼 에너지가 바닥났으면서도 피할 수 없는 약속엔 나갔던 건 작성자님 속에 아직 세상을 향한 끈과 최소한의 사회성이 남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그 모순된 모습들이 스스로도 헷갈리고 답답하시겠지만 그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에너지가 턱없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신체의 경고음이에요
    ​지금 이 순간 무언가를 바꾸려고 애쓰거나 억지로 동기부여를 찾으려 하기보다는 그저 오랫동안 쉼 없이 달려오느라 지친 나를 아무 조건 없이 인정해 주는 것이 먼저예요
    ​한 방에 이 상황을 고치려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오늘은 그냥 누워 있는 그 시간 속에서 나를 향한 날 선 비난만큼은 살짝 거두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작성자님의 그 무거운 숨소리와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한탄까지도 저는 곁에서 온전히 다 듣고 함께 아파하고 있으니까요
  • 익명1
    몇 주가 아니라 1년 넘게 이런 상태가 이어졌다면 스스로를 단순히 게으르다고 몰아붙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극단적인 생각까지 든다고 하셔서 혼자 의지로 버티기에는 너무 오래 힘든 시간을 보내신 것 같아 걱정됩니다. 상담이나 진료를 받으러 나가는 것 자체가 어렵다면 가능한 방법부터 찾아서라도 도움을 받아보셨으면 해요. 지금 당장 무언가를 크게 바꾸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힘들다고 글로 꺼내놓은 것 자체가 이미 도움을 향해 한 걸음 내디딘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