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마비? 이거 괜찮은 건가요..

처음 그걸 느꼈을 때는

아르바이트 중 친구의 죽음을 들었을 때입니다. 부고 소식을 듣고 충격이 있었지만 슬프지는 않았어요. 충격으로 멍해지고 아르바이트 중 안 하던 실수가 많아졌었어요.

 

그 뒤로 여러 상황에서 아주 가끔씩 멍함을 느꼈구요.

 

처음 내가 이상하다고 느꼈을 때는

연인과 싸웠을 때 입니다. 좀 크게 싸웠는데 눈물도 안나고 화도 안나고 아무 감정이 안 느껴지더라구요. 

그냥 먹먹한 것도 멍한 것도 아니고 공허한 것도 아닌.. 이상한 느낌

 

문제가 있다고 느꼈을 때는

연인을 만나러 갔지만 연인의 스케줄로 결국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연인의 앞에서 3초 정도 얼굴이 울먹이는 슬픈 표정이 됐다가 곧바로 무표정으로 바뀌더라고요. 실제로 슬픔을 느꼈는데.. 무표정이 되니깐 아무것도 안 느껴졌었어요. 

 

이런 현상이 아주 잠깐일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요.

어제는 치과를 오며가며 아무 감정을 못 느꼈어요. 그냥 휴대폰만 볼 뿐 아무 생각도 감정도 없었어요. 치과를 오가는 동안은 내 감정이 속상한 일은 하나도 없었어요.

 

집에 온 후 평소처럼 불안감에 휩쌓여서 울어야 하는데.. 불안감과 머리를 가득 채우는 나쁜 생각들로 눈시울은 붉어지고 코는 훌쩍이는데 눈물은 안 나더라구요.

 

어제는 자기 전 좀.. 마음에 위로가 되는 노래를 들었는데요. 너무 이상하게도 훌쩍 훌쩍 거리고 목은 뜨겁고 눈은 이미 빨게져있어서 눈물이 흘러야 할 것 같은데 눈물이 안 흐르더라구요...

 

어제 밤의 저 경험들로 내가 지금 안 괜찮은걸 확실히 느꼈어요. 근데 이걸 정신과를 가서 치료할 수 있나요??

 

정신과에서는 이걸 방어기제 중 하나라고 하셨어요. 

방어기제 까지는 좋아요. 근데 일상에서까지 내 감정을 방어할 필요는 없잖아요...

 

예전에는 감정을 안 느끼고 싶었는데 갑자기 이러니깐 그 생각이 약간 후회돼요.. 저는 저에게 안좋은 상황일 때만 이렇게 감정을 차단 하고 싶은데 일상에서도 이러니깐 답답해요...

 

제가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까요?😢😢😢 저는 울고 싶을 때는 울고 싶어요...

 

 

댓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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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아 코치
    코칭전문가
    답변수 308채택률 8%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안녕하세요. 김미아 코치입니다. 💌
    
    글쓴이님께서는 친구의 부고를 들었을 때의 멍한 상태를 시작으로, 연인과 크게 다투었을 때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던 경험, 슬픔을 느끼다가 갑자기 무표정해지면서 감정도 사라졌던 경험을 이야기해주셨네요. 최근에는 특별히 속상한 일이 없는 일상에서도 아무 감정이나 생각이 느껴지지 않는 시간이 있었고요.
    
    무엇보다 마지막에 남겨주신 “저는 울고 싶을 때는 울고 싶어요”라는 말이 지금 글쓴이님께서 가장 답답하게 느끼시는 부분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것과 슬픔이 없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코를 훌쩍이고, 목이 뜨거워지는 신체적인 반응이 있으면서도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고 하셨지요. 눈물이 나오는지를 기준으로 ‘내가 감정을 잃어버렸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질문하신 “이걸 정신과에서 치료할 수 있나요?”에 대해서는, 네. 지금 경험하고 있는 변화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충분히 이야기하고 평가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미 정신과에서 방어기제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셨다고 하니, 다음 진료에서는 단순히 “감정이 잘 안 느껴져요”라고 말씀하시기보다 지금 적어주신 구체적인 변화들을 그대로 전달해보셨으면 합니다.
    
    친구의 죽음 이후 멍해지고 실수가 늘었던 것, 연인과 싸웠을 때 감정이 사라진 것, 슬픔이 느껴지다가 갑자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 최근에는 별다른 사건이 없는 일상에서도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시간이 생긴 것, 울고 싶은데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경험까지요.
    
    특히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한 번 시작되면 얼마나 지속되는지, 수면이나 식사·집중력 등 다른 변화도 함께 있는지를 알려주시면 진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다면 감정 변화가 시작된 시점과 약의 시작·변경 시점도 함께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는 지금의 경험만으로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지내게 될 것이라고 단정할 이유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원인이 무엇인지는 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미 진료받고 계신 선생님과 지금 나타나는 변화 자체를 계속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으로는 감정을 억지로 되찾으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슬퍼야 하는데 왜 안 슬프지?’
    ‘지금은 울어야 하는데 왜 눈물이 안 나오지?’
    ‘예전처럼 느껴야 하는데 왜 아무것도 없지?’
    
    이렇게 감정을 계속 확인하다 보면 오히려 ‘나는 정상적으로 느끼고 있는가’를 감시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대신 하루에 한두 번 정도만 아주 간단하게 확인해보세요.
    
    “지금 내 안에는 무엇이 있지?”
    
    답이 슬픔이나 불안일 수도 있고,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답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잘 모르겠다’ 역시 그 순간의 상태를 관찰한 하나의 답으로 두는 것입니다. 감정을 만들어내거나 눈물을 나오게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지금 있는 상태를 판단하지 않고 알아차리는 연습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글에 불안감과 머리를 가득 채우는 ‘나쁜 생각들’이 있다고 적어주셨는데요. 만약 이것이 죽고 싶다거나 자신을 해치고 싶은 생각을 의미한다면 감정 마비 여부보다 그 부분을 먼저 진료 중인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께 구체적으로 알려주세요. 생각이 강해지거나 실제로 행동할 것 같은 순간에는 혼자 견디기보다 즉시 주변 사람에게 알리고 응급실이나 119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예전의 나로 빨리 돌아가야 한다’는 목표보다 조금 다른 질문부터 시작해봐도 좋겠습니다.
    
    “나는 언제 감정이 조금 더 느껴지고, 언제 갑자기 멀어지는가?”
    “감정이 사라지기 직전에는 어떤 상황과 생각이 있었는가?”
    “감정이 잘 느껴지는 순간에는 무엇이 다른가?”
    
    코칭에서는 이런 질문을 통해 자신의 상태와 경험을 조금씩 관찰하고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처럼 일상에서도 감정의 변화가 나타나고 불안과 힘든 생각까지 함께 경험하고 있다면, 코칭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중심에 두고 필요하다면 심리상담을 함께 활용하시기를 권합니다.
    
    울고 싶을 때 울고, 기쁠 때 기쁘고, 속상할 때 속상한 자신의 감정을 다시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싶다는 마음 자체도 다음 진료에서 꼭 말씀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채택된 답변

    코치님 말씀이 맞아요 눈물이 안 나온다고 해서 슬픔이 없는 건 아니에요..

  • 익명2
    세상의 모든것에서 단절된 자신을 발견하면 위축되고 힘들겠어요..
    슬픔조차 마음껏 표출하지 못하면 자신을 더없이 힘들게 하겠네요..
    
    전문의와의 상담대로 본인이 해결하고 싶다는 심정이 든다면 상담받으면 어떨까요..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오래두면 회복 기간이 길어져서 오히려 지치게 되고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해요..
    감기에 걸린 환자가 병원에 가듯 진료 받으시고 잘 회복 하셨으면 좋겠어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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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115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감정이 안 느껴지는 상태, 눈물이 나야 하는데 안 나오는 그 답답함을 이렇게 자세히 적어 주셔서 고마워요. 지금 무섭고 혼란스러우실 텐데, 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안심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작성자님이 겪고 계신 것, 감정이 차단되고 멍해지고 눈물이 안 나오는 이 상태는, 이미 정신과에서 방어기제라고 짚어주셨듯이 마음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만든 반응이에요. 친구의 부고라는 큰 충격을 받은 뒤에 시작됐다고 하셨잖아요. 감당하기 힘든 충격을 받으면, 마음이 그 고통으로부터 나를 지키려고 감정을 잠시 꺼버리는 거예요. 이걸 정서적 마비나 해리라고 부르기도 해요. 그러니 작성자님이 고장 난 게 아니라, 마음이 작성자님을 지키려다 그 스위치가 필요 이상으로 켜져 있는 상태예요.
    
    작성자님이 여쭤보신 것, 이걸 정신과에서 치료할 수 있냐는 것에 분명히 답할게요. 네, 치료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건 꼭 치료받아야 하는, 그럴 가치가 충분한 상태예요. 이미 정신과에 다녀오셨다는 게 정말 잘하신 거예요. 다만 방어기제라는 설명만 듣고 오셔서, 그럼 이걸 어떻게 되돌리냐는 답답함이 남으신 것 같아요.
    
    그래서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먼저, 다음 진료 때 오늘 저에게 하신 이야기를 그대로 전하셨으면 해요. 방어기제인 건 알겠는데 일상에서까지 감정이 차단돼서 힘들다, 울고 싶을 때 울지 못하는 게 괴롭다, 이걸 되돌리고 싶다고요. 지금 작성자님이 원하는 건 진단명이 아니라 치료 방향이잖아요. 그러니 그 바람을 구체적으로 전하면, 상담 치료를 병행하자거나 어떤 접근을 해보자는 식으로 방향을 잡아줄 수 있어요. 이런 정서적 마비는 대개 그 밑에 있는 충격이나 불안을 함께 다루면서 풀어가거든요. 심리상담이 특히 도움이 되는 영역이에요.
    
    둘째, 작성자님이 아주 중요한 걸 스스로 관찰하셨어요. 예전엔 감정을 안 느끼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게 후회된다고, 나에게 안 좋은 상황일 때만 차단하고 싶은데 일상에서도 이러니 답답하다고요. 이 통찰이 정확해요. 감정을 차단하는 스위치는 안타깝게도 선택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요. 고통스러운 감정만 골라서 끄려고 하면, 슬픔이나 눈물 같은 다른 감정까지 함께 무뎌져 버려요. 그래서 감정을 억누르거나 없애려 하기보다, 느끼되 견딜 수 있게 돕는 방향으로 가야 해요. 작성자님이 후회하신 그 마음, 나 다시 울고 싶다는 그 마음이 바로 회복의 시작점이에요.
    
    셋째, 여쭤보신 것, 다시 돌아갈 수 있냐는 것에 답할게요. 네, 돌아갈 수 있어요. 이 정서적 마비는 영구적인 게 아니에요. 충격에 대한 반응으로 켜진 거라, 그 밑에 있는 것들을 안전하게 다루면서 마음이 지킬 필요가 없다고 느끼면 조금씩 다시 감정이 흐르게 돼요. 실제로 작성자님은 이미 감정이 완전히 죽은 게 아니에요. 위로가 되는 노래를 들었을 때 목이 뜨거워지고 눈이 빨개졌잖아요. 눈물만 안 흘렀을 뿐, 슬픔은 안에서 올라오고 있었어요. 그건 감정이 사라진 게 아니라 나오는 길목에서 막혀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니 되돌릴 수 있어요.
    
    한 가지 조심스럽게 짚고 싶은 게 있어요. 작성자님이 집에 오면 평소처럼 불안감에 휩싸여서 울어야 한다고 하셨고, 머리를 가득 채우는 나쁜 생각들이라고 하셨잖아요. 그 부분이 마음에 남아요. 이 감정 차단과 별개로, 평소에 그렇게 불안이 크고 나쁜 생각들이 머리를 채운다면, 그것도 함께 돌봐야 할 부분이에요. 다음 진료 때 이 불안과 나쁜 생각들에 대해서도 꼭 이야기하셨으면 해요. 이 정서적 마비가 어쩌면 그 큰 불안으로부터 마음을 지키려는 반응일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 그 뿌리를 함께 살피는 게 중요해요.
    
    지금 당장 도움이 될 만한 것도 하나 드릴게요. 감정을 억지로 끌어내려 애쓰지 마세요. 울려고 애쓰면 오히려 더 막혀요. 대신 안전하고 편안한 상황에서, 몸의 감각에 가만히 머물러 보세요. 노래를 들을 때 목이 뜨거워지고 눈이 빨개지는 그 감각을요. 그 감각을 밀어내지 않고 그냥 느껴보는 거예요. 감정은 몸의 감각을 통해 조금씩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지금 그 길이 열리는 초입에 계신 것 같아요.
    
    작성자님은 자기 상태를 이렇게 섬세하게 알아차리고, 이상하다는 걸 느낀 순간 정신과까지 찾아가신 분이에요. 그건 자신을 돌볼 줄 아는 힘이에요. 지금 감정이 막혀 있는 건 무섭겠지만, 이건 작성자님이 망가진 게 아니라 잠시 마음이 자신을 지키느라 그런 거고, 충분히 되돌릴 수 있는 거예요.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상태로, 작성자님은 다시 돌아갈 수 있어요. 그 길을 전문가와 함께 천천히 걸어가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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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605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읽어보면 ‘감정이 없어진 것’이라기보다 큰 충격이나 불안, 스트레스를 겪는 과정에서 감정을 느끼는 정도가 일시적으로 둔해지는 경험을 하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들었을 때 슬픔보다 멍함이 먼저 나타났던 것도 큰 충격을 받았을 때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반응입니다. 다만 최근에는 특별히 힘든 상황이 아닌 일상에서도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니, 본인에게는 상당히 낯설고 불안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정신과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감정을 차단하거나 둔화시키는 반응이 심리적인 방어와 관련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감당하기 벅찬 감정을 오랫동안 경험하면 마음이 모든 감정을 그대로 느끼기보다 잠시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반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특정한 상태나 질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우울이나 불안, 스트레스, 상실 경험 등 여러 요인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슬프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목이 뜨겁고 눈시울이 붉어지고 훌쩍거렸다면 몸에서는 이미 감정에 반응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지금 울어야 하는데 왜 눈물이 안 나오지?’라고 계속 확인하려고 하면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더 관찰하고 통제하게 되면서 답답함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감정을 억지로 되찾으려고 하기보다 ‘지금은 아무 느낌이 없구나’, ‘몸은 긴장되어 있구나’, ‘조금 전에는 서운함이 잠깐 올라왔구나’ 정도로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보셨으면 합니다. 감정을 크게 느껴야 한다거나 반드시 눈물이 나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은 필요할 때 켜고 불필요할 때 끌 수 있는 스위치처럼 완벽하게 조절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할 수 있는지도 물어보셨는데, 이미 진료를 받고 계시다면 최근 변화도 담당 의사에게 구체적으로 말씀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힘든 상황에서만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서도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슬픈데도 갑자기 감정이 끊기는 것 같다’, ‘불안과 부정적인 생각은 있는데 감정 표현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식으로 지금 적어주신 경험을 그대로 설명하셔도 좋습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약을 시작하거나 변경한 시기와 이런 변화가 시작된 시점도 함께 알려주세요. 약은 임의로 중단하거나 조절하지 마시고요.
    
    상담을 함께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친구의 죽음이라는 큰 상실을 겪은 이후 이런 변화가 시작되었다면 당시의 충격과 이후의 불안,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 등을 안전하게 다뤄보는 과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는 지금 경험만으로 감정을 영구적으로 잃었다고 볼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글 속에서도 서운함이나 불안, 위로받는 느낌에 몸이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처럼 울어야 한다’고 자신을 재촉하기보다 왜 마음이 이렇게까지 감정을 차단해야 했는지를 천천히 살펴봐주세요. 감정을 다시 느끼는 과정도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 익명1
    글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남는 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 자체보다 “울고 싶은데 울 수가 없다”는 상황을 본인이 너무 낯설고 답답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이에요. 감정을 억지로 끌어내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내 마음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잠시 감각을 낮추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정신과에서 이미 방어기제라고 설명을 들으셨다면 그 부분을 바탕으로 상담이나 치료를 계속 이어가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런 반응이 계속된다고 해서 영원히 감정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고, 치료를 통해 감정을 안전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연습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나는 다시 느끼고 싶다”고 알아차리고 있는 것 자체가 회복을 향한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조급하게 눈물을 되찾으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나도 나름대로 버티고 있는 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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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839채택률 3%
    네, 다시 예전처럼 감정을 느끼고 울고 싶을 때 마음껏 울 수 있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 겪고 계신 증상은 마음이 견디기 힘든 상처와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감정의 스위치를 끄는 일종의 ‘감정적 마비(해리)’ 상태입니다. 아르바이트 중 친구의 부고를 들었을 때 시작된 거대한 충격과 평소 느끼던 깊은 불안감이 누적되면서, 뇌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자동으로 작동시킨 방어기제입니다.
    ​감정을 선택적으로 끌 수 있다면 좋겠지만, 뇌의 방어기제는 안타깝게도 나쁜 감정뿐만 아니라 기쁨이나 일상의 무던한 감정까지 통째로 차단해 버립니다.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통해 이 감정 차단 스위치를 안전하게 낮출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불안을 줄이고, 상담 치료로 억눌린 슬픔을 조금씩 안전하게 꺼내어 흘려보내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몸은 이미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이 뜨거워지며 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음이 "이제는 울어도 안전하다"고 느낄 때 자연스럽게 눈물이 다시 흘러내릴 것입니다. 스스로를 너무 조급하게 독촉하지 마시고, 전문의와 함께 천천히 마음의 경계를 풀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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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004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친구의 부고 소식이라는 감당하기 힘든 충격부터 시작해, 감정이 마비된 듯 차단되고 슬퍼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 순간들을 겪으며 얼마나 답답하고 불안하셨을지 마음이 가닿습니다. 울고 싶은 순간에 눈물이 나지 않고 무감각해지는 자신을 보며 "내가 이상해진 건 아닐까", "다시 예전처럼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크셨을 것입니다.
    
    우선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반드시 예전처럼 감정을 느끼고 눈물 흘릴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쳐버린 마음이 선택한 자동 '감정 차단기'
    
    정신과에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는 심리학에서 '감정적 마비' 또는 '해리/격리라 불리는 무의식적 방어기제입니다.
    
    친구의 부고나 큰 갈등처럼 감당하기 힘든 커다란 충격이나 지속적인 불안·스트레스가 밀려올 때, 우리 뇌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정의 스위치를 내려버립니다. 마치 전기 회로에 과전류가 흐르면 서킷 브레이커(차단기)가 내려가는 것과 같습니다.
    
    문제는 이 차단기가 '나쁜 감정'만 골라서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평범한 감정이나 슬픔, 심지어 기쁨까지 모든 감정의 통로를 통째로 잠가버린다는 점입니다.
    
    정신과나 상담을 통해 치료할 수 있는가?
    
    네, 치료와 회복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정신과 치료나 심리상담은 억지로 감정을 쥐어짜 내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안전하다"는 신호를 뇌와 몸에 지속적으로 주어 잠겨있던 감정의 스위치를 천천히 올려주는 과정을 돕습니다.
    
    지속적인 불안이나 나쁜 생각으로 인해 감정 고갈이 심해진 상태라면, 약물 치료나 정서 조절 상담을 통해 불안의 크기를 줄이고 차단기를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감정을 회복하기 위한 일상 속 작은 실천
    
    억지로 울려고 애쓰지 않기: "눈물이 왜 안 나지?"라며 자신을 채찍질하거나 강요하면 마음의 긴장감이 더 높아져 감정 스위치가 더 굳어버립니다. 눈물이 흐르지 않아도 "지금 내 마음이 나를 보호하느라 애쓰고 있구나" 하고 상태를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신체 반응을 가만히 바라보기: 목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이미 몸이 슬픔을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눈물"이라는 최종 결과물에 집착하기보다, "지금 목이 뜨겁구나", "가슴이 묵직하구나"처럼 몸의 감각을 느껴주는 연습부터 시작해 보세요.
    
    안전한 환경 만들어주기: 혼자 있는 편안한 공간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거나, 좋아하는 이불을 덮고 있는 등 몸이 느낄 수 있는 물리적 안전감을 늘려주는 것이 방어기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지금 겪고 계신 상태는 내가 이상해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마음이 너무 많이 지치고 불안해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최대치의 방어벽을 치고 있는 상태일 뿐입니다.
    
    내 마음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느낄 시간이 쌓이고, 전문가의 적절한 조력과 치료가 더해지면 다시 울고 싶을 때 시원하게 눈물 흘리고 마음을 털어낼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옵니다. 스스로를 너무 조급하게 다그치지 마시고, 마음이 회복될 시간을 조금만 허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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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205채택률 4%
    안녕하세요. 감정 마비를 경험하며 답답함과 혼란을 느끼시는 상황, 정말 힘드시겠어요. 당신의 마음과 경험을 깊이 이해합니다.
    
    감정 마비는 흔히 정신과에서 말하는 ‘방어기제’ 중 하나로, 감정이 너무 힘들거나 고통스러울 때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차단하는 반응입니다. 처음에는 충격적이거나 힘든 상황에서 감정을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이 감정 차단이 일상생활까지 확장되면 스스로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슬프거나 화나야 할 때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 더 혼란스러울 수 있지요.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런 상태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정신과 치료와 상담을 통해 감정을 다시 건강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감정의 균형을 찾아가게 됩니다. 치료는 단순히 ‘방어기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감정을 안전하게 받아들이고 다루는 법을 터득하는 여정입니다.
    
    지금의 답답한 감정 상태에 좌절하지 마세요.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당신의 시간을 다시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과 지속적인 심리 상담이 큰 힘이 되는 만큼, 언제든 필요한 지원을 받으면서 천천히 나아가시길 응원합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마주하고, 자신을 다독이며 조금씩 회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늘 옆에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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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540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갑작스러운 비보와 다툼 속에서 마음의 회로가 멈춰버린 듯한 느낌에 얼마나 당황스러우셨을지 짐작이 가요.
    ​슬프거나 불안해야 할 순간에 오히려 감정이 뚝 끊기고 눈물이 나지 않는 건, 마음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잠시 전원을 차단해 버린 상태이기 때문이에요.
    ​정신과에서 들으신 대로 이것은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작동하는 일종의 방어기제이지만, 일상에서까지 이렇게 멍해지고 감정이 차단되면 진짜 나를 잃어버리는 것처럼 느껴져서 더 불안해지기 마련이지요.
    ​이미 정신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으셨다면, 이 방어기제가 왜 일상까지 침범하는지 주치의 선생님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는 것이 좋아요.
    ​약물 치료나 상담 치료를 통해 굳어버린 감정의 스위치를 조금씩 부드럽게 켜는 연습을 함께 해나갈 수 있답니다.
    ​혼자서 이 답답함을 견디려 애쓰지 마시고, 전문가와 함께 마음의 긴장을 천천히 풀어가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