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씁니다.
1. 지금 어떤 상황이 반복되나요?
처음 시작은 정말 소박하고 순수한 마음이었습니다. 저희 집 사정이 예전부터 많이 기울어져 있었고,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자식으로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늘 가슴 한구석에 짓눌려 있었습니다. 직장 월급만으로는 집안 빚이나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나도 스스로 용돈 벌이라도 해서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리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작년에 주식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했습니다. 몇만 원 정도 수익이 생기니까 세상이 달라 보이는 기분이더라고요. 내가 내 힘으로 뭔가를 벌어서 부모님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 작은 성공이 독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 기분을 잊지 못하고 손을 떼지 못한 채 계속 한 번씩 매매를 하게 되었고, 점점 들어가는 액수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 정해둔 나름의 엄격한 기준치와 원칙이 있었습니다. "딱 100만 원만 가지고 용돈 벌이만 하자, 절대 원금을 늘리지 말자"라고 스스로와 약속했었습니다. 하지만 주식이라는 게 참 간사하더라고요. 주가가 떨어지고 종목에 크게 물리게 되니까 속에서 오기가 생기고 불안함이 미친 듯이 밀려왔습니다. 결국 처음 내가 정했던 기준을 제 손으로 완전히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물타기를 해서 어떻게든 빠져나오겠다는 생각에 적금을 깨고, 비상금을 쏟아부었습니다.
100만 원으로 시작했던 돈이 지금은 몇천만 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이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이미 손실이 너무 커서 손절도 못 하는 지경인데, 심지어 지금은 원금을 회복하겠답시고 대출까지 알아보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는 너무 큰 공포감을 느꼈습니다. 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구나, 미쳐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에 돈이 깊게 물리면서 제 일상생활은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원래 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도 꾸준히 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운동은커녕 몸이 완전히 지쳐서 겨우겨우 출근만 하고 있습니다. 직장에 출근해서도 일에 전혀 집중을 못 합니다. 모니터 구석에 주식 창을 켜두거나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못하고, 업무 시간에 머릿속에서는 오로지 차트 생각, 손실 금액 계산, 지수 생각만 가득합니다. 직장 동료들이나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도 상대방 말이 귀에 하나도 안 들어오고 영혼 없이 건성으로 대답하기 일쑤입니다.
가장 힘든 건 먹고 자는 기본 삶의 본능마저 다 깨졌다는 점입니다. 밥을 먹어도 이게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른 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밤에 침대에 누우면 온갖 불안함과 자책감 때문에 잠에 들 수가 없습니다. 겨우 잠에 들어도 새벽에 몇 번씩 깨서 해외 증시를 확인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아침을 맞이합니다. 수면의 질이 최악으로 떨어지니까 낮 동안에는 멍하고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지기도 합니다.
2. 혼자 어떻게 해봤나요?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저도 머리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이 상황을 벗어나 보려고 몇 번이나 시도를 해봤습니다.
주식 앱을 핸드폰에서 아예 삭제해 버린 적도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절대로 안 본다, 그냥 없는 돈 셈 치고 내 일상으로 돌아가자"라고 다짐하면서 앱을 지웠는데, 단 몇 시간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일하다가도 불안해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으니까 인터넷 브라우저로 검색해서 주가를 확인하고 있고, 결국 그날 저녁에 다시 앱을 설치해서 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는 제 모습에 깊은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으려고 "괜찮아, 이건 공부하는 과정이야"라고 위로도 해보고, 다시 원래 생활 루틴을 찾으려고 강제로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해보려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덤벨을 들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엔 '오늘 상한가 친 종목을 샀어야 했는데', '내일 개장하면 물량을 더 실어서 빠져나와야 하나' 하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집중이 전혀 안 되니 운동도 결국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을 도와드리려던 순수한 목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지금은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면 쓰러지실까 봐 숨기느라 거짓말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혼자서 통장 잔고를 보며 한숨을 쉬고, 밤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내 머리를 쥐어박으며 자책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혼자만의 의지로는 이 지옥 같은 생각의 고리와 주식 중독 같은 상태를 도저히 끊어낼 수가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3. 가장 묻고 싶은 것은?
저는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이미 크게 물리다 못해 일상까지 갉아먹고 있는 이 주식을 지금이라도 당장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고 싹 다 정리해서 손절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대출이라는 위험한 선택을 막고, 정신을 차려 제 망가진 일상부터 하나씩 되돌려놓아야 하는 걸까요?
주식 창을 보지 않으면 불안해서 미칠 것 같고, 보면 본 대로 마음이 찢어지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너무나도 절실합니다. 부모님을 도우려다 오히려 제 인생을 망쳐버리고 있는 불효자가 된 것 같아 매일 밤이 너무 괴롭습니다. 제발 제가 다시 평범하고 규칙적이었던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이 금전적·정신적 패닉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명확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