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제 생각을 말할 때마다 괜히 눈치를 보는 걸까요?

저는 제 의견을 말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요.

 

단순히 말을 잘 못해서가 아니라 혹시 제 말 때문에 상대가 상처받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친구가 뭔가를 물어봐서 솔직하게 대답하려고 해도 한 번 더 고민하게 돼요.

 

이 말을 하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괜히 저를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예를 들어 친구가 옷을 보여주면서 어떠냐고 물어보면 사실 제 취향이 아닌 경우에도 그냥 괜찮다고 하는 편이에요.

 

맛집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다른 메뉴가 먹고 싶은데 상대가 이걸 먹자고 하면 굳이 제 의견을 꺼내지 않고 따라가요.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는 제가 정말 아무거나 괜찮아하는 사람인 줄 알아요.

 

사실 그렇지는 않은데 말이에요.

 

가끔은 용기 내서 제 생각을 이야기했다가 상대방 표정이 조금만 달라져도 집에 와서 계속 생각해요.

 

내가 말을 잘못했나 싶어서 대화 내용을 다시 떠올리고, 혹시 상대가 저를 안 좋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하게 됩니다.

 

이런 성격을 바꿔보려고 최근에는 작은 것부터 솔직하게 말해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 의견을 말하는 것 자체보다 말하고 난 뒤에 상대방 반응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힘들더라고요.

 

상대가 평소처럼 대답해도 혹시 속으로는 기분 나빴던 건 아닌지 혼자 추측하게 되고요.

 

그러다 보니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편하다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저도 제 의견을 편하게 말하면서 다른 사람과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상대방이 제 의견과 다르게 생각한다고 해서 꼭 제가 미움을 받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싶은데 아직은 그게 잘 안 됩니다.

 

코치님께 가장 궁금한 건 상대방의 감정을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도 제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예요.

 

혹시... 제 말이 상대에게 상처가 될까 봐 계속 검열하는 습관부터 고쳐야 하는 걸까요?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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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218채택률 4%
    작성자님, 글을 읽으면서 참 마음이 많이 쓰였어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크면 내 생각 하나를 말하는 것조차 이렇게 여러 번 검열하게 될까요. 아마 작성자님은 말을 못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너무 많이 헤아리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런데 계속 상대의 기분만 살피다 보면 정작 내 마음은 점점 뒤로 밀려나게 되더라고요.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고, 먹고 싶은 메뉴가 따로 있어도 상대가 원하는 것을 따라가고,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는 정말 아무거나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고요. 정작 내 안에서는 작은 서운함이 하나씩 쌓일 수도 있고요.
    
    저는 작성자님께서 꼭 ‘상대방의 감정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지금처럼 배려할 줄 아는 장점은 그대로 두고, 그 배려 안에 나 자신도 포함시키는 연습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옷을 보여주었을 때 꼭 “별로야”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너한테는 잘 어울리는데 나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 더 좋아.”
    “색깔은 예쁜데 나는 다른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들어.”
    이렇게 말하면 내 취향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도 상대방을 존중할 수 있어요.
    맛집을 고를 때도
    “난 오늘은 이거 먹고 싶은데, 혹시 괜찮아?”
    라고 한마디 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고요.
    
    처음에는 별것 아닌 말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상대방 표정을 계속 살피게 될 수 있어요. 그게 이상한 게 아닙니다. 오랫동안 ‘상대에게 맞추는 것’이 편했던 사람이 갑자기 자기 의견을 말하면 당연히 어색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건 말한 뒤의 시간을 견디는 연습인 것 같아요.
    
    상대방 표정이 조금 굳었다고 해서
    ‘내가 기분 나쁘게 말했나?’
    ‘나를 싫어하나?’
    ‘괜히 말했다.’
    라고 바로 결론 내리지 마세요.
    표정 하나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니까요.
    그럴 때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나는 내 생각을 예의 있게 표현했다.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는지는 상대방의 몫이다.”
    이 말을 반복해서 연습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상대방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과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
    
    내가 정중하게 의견을 이야기했는데 상대방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갈등이라기보다 그냥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자님께서 말씀하신 ‘말하기 전에 계속 검열하는 습관’도 한꺼번에 없애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처음부터 모든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하루에 한 번 정도만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나는 오늘 이게 먹고 싶어.”
    “나는 이쪽이 더 좋아.”
    “이번에는 나는 조금 어려울 것 같아.”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말하고 난 뒤에는 상대방의 반응을 분석하는 대신 내가 제대로 표현했다는 사실만 칭찬해주세요.
    “오늘은 내 의견을 말했네. 잘했어.”
    이렇게요.
    자신을 사랑한다는 게 꼭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주고, 무엇이 싫은지도 존중해주고, 다른 사람의 마음만큼 내 마음도 중요하게 여겨주는 것. 그것도 분명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성자님은 이미 충분히 배려할 줄 아는 분이에요.
    이제는 그 배려를 다른 사람에게만 주지 말고 작성자님 자신에게도 조금 나눠주세요.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는 마음을 완전히 없애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마음을 가지고도 한마디씩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되면 됩니다.
    
    그리고 혹시 누군가가 내 의견 하나에 실망하거나 생각이 달라진다고 해서 그것이 곧 내가 나쁜 사람이 된다는 뜻은 아니잖아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기보다, 나에게도 솔직하고 편안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그게 작성자님께서 말씀하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의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참 많이 살피며 살아오셨으니, 이제는 작성자님의 마음도 조금 더 자주 들여다봐 주세요.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