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이고 안 좋은 생각을 되도록 안하고 싶은데 그럴수록 더욱 그런 생각만을 하게돼요.. 이런 악순환을 끝낼 수 있을까요?
요즘 들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들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 피곤해요. 평소에는 그냥 넘길 수 있는 사소한 일들이나,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되는 과거의 실수 혹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불쑥불쑥 찾아오거든요. 처음에는 그냥 일시적인 스트레스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이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짙어지고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주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구체적으로 이런 상황이 본격적으로 반복되기 시작한 건 회계감사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빴던 시기부터였던 것 같아요. 그때 감사 시한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장부 숫자 오류와 자료 누락 정황이 발견되면서 우리 팀 전체가 말 그대로 비상사태에 빠졌거든요. 결국 날마다 야근을 거듭하며 일의 수습은 어떻게든 끝마쳤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꼼꼼하게 검토하지 못했던 숫자 하나, 그리고 감사 앞에서 횡설수설했던 제 모습들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그때 그 서류를 한 번 더 크로스 체크하고 더블체크했어야 했는데",
"만약 상사나 감사팀이 나를 일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낙인찍으면 어쩌지"
라고 하는 뼈아픈 후회가 계속 머리속에 맴돌았어요.
설상가상으로 회계감사의 그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회사 전체가 뜻밖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까지 정통으로 맞닥뜨리게 되었어요. 회계 감사도 얼마전에 끝낸데다가 평소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고 자부했지만, 막상 세무서에서 조사관들이 파견되어 대거 들이닥치고 수년 치 전표와 세무 증빙 서류들을 하나하나 날카롭게 뜯어보기 시작하니까 사무실 전체가 얼어붙은 듯한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였죠. 저 역시 담당 실무자 중 한 명으로서 세무조사 기간 내내 수십 박스에 달하는 방대한 장부를 검토하고, 조사관들의 까다로운 소명 요구에 답변을 올리느라 매일같이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어요.
그렇게 매일 야근하며 보내던 어느 날 저녁, 저녁먹고 자리로 돌아 와서 앉아 야근하며 지난 몇 년간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전표, 세금 계산서 매칭 내역을 최종 점검하던 때였어요. 문득 사소한 누락 건 하나가 제 눈에 들어왔는데,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다행히 실제 세금 추징이나 법적 문제로 이어질 만한 사안은 아니었고 단순 착오로 원만하게 소명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 며칠 동안 겪었던 극심한 공포와 압박감은 제 신경세포들을 완전히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놓기에 충분했어요.
그 사건 이후로 제 안의 생각 제어장치가 완전히 고장 나 버린 것 같아요. 세무조사가 모두 무사히 마무리되고 일상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제 머릿속은 여전히 그날의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더라구요. 출근길 차 안에서 문득,
“아, 어제 보낸 이메일에 첨부 파일 빠뜨린 거 아니야?”,
“거래처에 보낸 계산서 금액에 오타가 있으면 어쩌지”
라고 하는 엉뚱하고도 구체적인 불안감이 불쑥불쑥 툭하고 튀어나와요. 서류를 몇 번이나 다시 검토하고 아무리 모니터를 뚫어지라 쳐다봐도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도 손에 잡히는 게 없이 온통 그 생각뿐이에요.
문제는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나 불안감이 들 때마다 제가 그것을 억지로 지워버리려고 애썼다는 점이에요. 심리학 책이나 유튜브 영상에서 봤던거처럼 생각을 멈추는 연습을 하거나, 일부러 억지로 밝은 음악을 듣고 재밌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했어요. 친구들을 만나서 맛있는 걸 먹고 수다를 떨면 잠시 잊히는 듯했죠. 하지만 혼자 방에 들어와 누우면 어김없이 그 생각들이 요요처럼 다시 리바운드되어 돌아오더라구요.
심지어는
"아, 또 쓸데없는 생각이 나네. 멈출수가 없네ㅠㅠ그만하자! 제발 생각하는거를 생각하지 마!"
라고 스스로에게 되뇌면 되뇌일수록, 역설적으로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할 때 코끼리가 온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것처럼 그 부정적인 생각의 크기가 훨씬 더 커져서 저를 압도했어요. 잠에 들기 전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면 오늘 하루 있었던 불쾌했던 기억이나 내일 겪을지도 모를 막막한 상황들이 슬라이드처럼 지나가서 새벽 두세시까지 눈이 말똥말똥 뒤척이기 일쑤였구요. 주말이라 편히 쉬어야 하는 날에도 머릿속 뇌는 계속 핑그르르 회전하는 기분이라, 몸은 가만히 있어도 마음은 늘 불안정해요.
그래도 혼자서 이 악순환을 끊어보려고 정말 여러 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 봤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평소에 잘 보지 않던 독서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를 큰맘 먹고 일년치 구독하기도 했어요. 왠지 마음을 다스려주는 책을 읽으면 이 복잡한 머릿속이 좀 정리될 것 같았거든요. 출퇴근길 차안이나 잠들기 전 침대 머리맡에서 스마트폰을 켜고 평소 좋아하는 작가인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대작 《눈물을 마시는 새》 오디오북을 재생해 이어폰을 귀에 꽂았어요.
웅장하고 흡입력 있는 서사로 유명한 작품인 만큼, 오디오북의 깊고 묵직한 내레이션과 성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에 귀를 기울이면 현실의 복잡한 고민과 회사에서의 끔찍했던 기억들을 잠시나마 완전히 잊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죠. 하지만 이 작품이 품고 있는 특유의 방대하고도 처연하며 서늘한 세계관은 제 예상과 달리 닫힌 마음의 틈새를 너무나 예리하게 살을 베면서 파고들었어요.
소설 속에서 세상의 종말과 거대한 재앙을 예고하듯 사방으로 끝없이 내리는 피비린내 나는 비, 갇힌 자들의 절망적인 눈물, 그리고 인간과 도깨비, 레콘, 그리고 잔혹하고 치밀한 나가족들이 벌이는 숨 막히는 심리전과 숙명적인 비극들이 차분하면서도 가라앉은 성우의 목소리로 귓속을 끊임없이 때릴 때마다 제 안의 감정선은 엉뚱한 방향으로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어요.
특히 납치된 왕을 구하기 위해 머나먼 길을 떠나는 구출대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동료 간의 피할 수 없는 불신과 배신, 그리고 거대한 운명 앞에 한없이 무력하게 부서져 가는 인물들의 절망적인 처지가 어째서인지 제 현실 속 무력감과 기묘하게 겹쳐 보이더라고요. 치밀하게 설계된 고통과 냉혹한 심판 속에서 발버둥 치는 등장인물의 모습에 깊이 몰입하면 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제 머릿속은 제가 저지른 과거의 사소한 회계적 실수들과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업무에 대한 공포로 컴컴하게 물들어 갔어요.
오디오북을 듣는 그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는 작품 속 비극적인 서사와 제 불안이 뒤섞여 더 거대한 폭풍우를 만들어내고 있었던 셈이죠. 성우가 읽어주는 처절한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제게 던지는 일종의 경고처럼 느껴져서, 이어폰을 빼고 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 머릿속이 더 복잡해지곤 했어요.
오디오북 듣기가 별 소득없이 실패하자 이번에는 뜨개질같은 걸 하면 잡념이 사라질까 싶어, 주변의 권유로 큰맘 먹고 주말마다 열리는 뜨개질 클래스에 등록해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알록달록한 털실을 코바늘에 걸고 한 땀 한 땀 코를 세어가며 일정한 간격을 맞추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면 머릿속의 잡념이 싹 지워진다는 후기들을 철저히 믿고 따라해보았어요.
실제로 주말 공방에 앉아 부드러우면서도 때로는 뻣뻣한 털실을 손에 쥐고 규칙적으로 바늘을 놀리는 그 두어 시간 동안은 손끝에 전해지는 미세한 감각과 눈앞의 코 모양에 온전히 몰입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공방 선생님의 친절한 가이드에 맞춰 콧수를 정확히 세고, 사소한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한 줄 한 줄 모양을 잡아나가는 과정 자체는 꽤 좋은 성취감과 평온함을 안겨주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평온함은 공방 문을 나서서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허무할 정도로 산산조각이 나곤 했어요. 수업이 끝나고 가방에 완성 중인 뜨개질 소품을 조심스럽게 넣은 뒤 공방 문을 열고 나와 주차장을 향해 걸어가는 그 짧은 몇 분의 순간, 가방끈을 고쳐 메며 문득 혼자 남겨진 시간 동안 제 머릿속은 다시 원래의 정신없는 상태로 귀신같이 돌아가더라구요.
차에 시동을 걸고 "아까 뜨개질할 때 중간에 코를 하나 빠뜨린 것 같은데 전체적인 모양이 틀어지면 어쩌지, 아…..다시 다 풀어야 하나", "그건 그렇고 다음 주 결산 마무리 회의 때 또 세무조사 때처럼 사소한 숫자 하나 때문에 팀 전체가 지적당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들이 둑이 터진 것처럼 콸콸콸 밀려왔어요.
집에 돌아와 혼자 소파에 앉아 어설프게 완성해 낸 목도리나 냥이파우치 같은 결과물들을 바라보고 있어도, 손으로는 뜨개질을 매만지면서 머릿속으로는 온갖 부정적 상황의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했어요. 취미나 무언가에 몰두하는 행위가 일시적인 도피처 역할은 잠시 해줄 수 있을지언정, 제 마음 깊은 곳에 똬리를 틀고 앉아 있는 생각의 굴레와 불안의 뿌리를 근본적으로 뽑아주지는 못한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은 허탈감과 무력감이 밀려왔어요.
이 외에도 스마트폰 속 어학 학습 앱인 듀오링고를 하루도 빠짐없이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기도 했어요. 일상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치밀어 오를 때마다 가만히 방치하면 안 되겠다 싶어 곧바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듀오링고 앱을 켜서 영어와 일본어 단어 퀴즈를 풀거나 복잡한 문장 배열 문제를 맞히는 등 언어 공부에 강박적으로 몰두했죠. 앱 특성상 틀리면 생명인 하트가 깎이고 하루라도 거르면 연속 학습 기록인 스트릭이 깨지기 때문에, 살짝 긴장감을 가지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문제에 매달려야 했거든요.
화면 속 귀여운 캐릭터의 알림에 맞춰 재빨리 퀴즈를 풀고 새로운 단어를 암기하는 그 몇 분 동안만큼은 묘하게 오기와 승부욕이 생겨서 잡념이 파고들 틈이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막상 스마트폰 화면을 끄고 불을 끈 채 자리에 누우면, 방금까지 열심히 외웠던 외국어 문장들이나 단어들 대신 또다시 그 지독한 불안과 후회의 회오리가 파도처럼 밀려오더라구요. 언어 공부로 머리를 억지로 빼곡하게 채워봐도, 뇌의 기저에 깊게 깔린 근원적인 불안과 강박은 전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며 매번 깊은 무력감 속에서 밤을 지새웠어요.
배워서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제 마음을 통제하고 다스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별개의 영역이더라구요.
"지금 또 내 머리가 과부하가 걸리게 쓸데없는 생각을 계속해서 하고 있구나"
하고 머리로 상황을 알아차리려고 해도, 그 순간 이미 거대한 생각의 소용돌이에 깊숙이 휘말려버리면 객관적인 핀단과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도저히 불가능에 가까웠어요.
그래서 이제는 정말 각 분야 별로 진짜 전문가인 코치님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마음안정의 길잡이를 얻고 싶어졌어요.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코치님께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은 것은, 이렇게 멈추기 어려운 부정적인 생각들을 어떻게든 없애거나 억지로 지우려고 발버둥 치는 대신, 어두운 내용의 오디오북을 들으며 오히려 불안을 키우거나 듀오링고로 어학 공부를 하며 신경을 억지로 분산시키고 뜨개질같은 새로운 취미 활동을 찾아 헤매는 것과 같은 일차적인 회피 수단들을 넘어서서 어떻게 하면 그 생각들과 건강한 거리를 두고 이 소모적인 악순환의 늪에서 완벽하게 빠져나올 수 있을지 구체적이고 쉽게 실천 가능한 방법에 대해서예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 중에서 굳이 꽉 움켜쥐고 붙잡아두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기 위해서는 마음을 근본적으로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혹시 저처럼 생각의 늪에 빠져 매일 밤 허우적대던 분들은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해 나갔는지 그 현실적인 조언과 피드백을 꼭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매일 밤 혼자 뒤척이며 생각의 과잉으로 지쳐가는 이 소모적인 싸움을 끝내고 싶어요. 코치님의 명쾌한 답변을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