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우울증을 꽤 오래 앓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닌 지도, 약을 복용한 지도 여러 해가 됐어요. 좋아진 시기도 있었고 다시 가라앉는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우울증을 ‘한 번에 극복해야 하는 것’보다는 그때그때 내 상태를 확인하면서 관리하는 것에 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요즘은 예전보다 꽤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도 하고, 약속도 잡고, 하고 싶은 일도 생기고요.
물론 아침마다 눈을 뜨면서 “오늘도 행복한 하루♡” 하는 상태는 아닙니다.ㅋㅋ 그래도 제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와 비교하면 일상을 훨씬 잘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트로스트에서 우울증 자가점검을 해봤습니다.
결과는……
🚨 31점, ‘심한 우울 상태’
응?
나 괜찮은 게 아니구나……?ㅋㅋ
30대 여성 평균은 25점인데 저는 31점이 나왔습니다.
결과에는 ‘일상 유지가 어려울 만큼 우울감이 깊어져 적극적인 도움과 돌봄이 필요한 상태’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우울 유형 검사도 해봤는데요.
이번에는 ‘엉킨 실타래’ 유형이 나왔습니다.
감정·생각·관계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스스로 풀기 어려운 상태라고 해요. 전체 참여자 중에서는 상위 2% 구간이라고 나오더라고요.
이렇게까지 상위권이고 싶지는 않았는데요.😂
처음에는 조금 의외였습니다.
제가 생각한 요즘의 상태와 검사 결과 사이에 차이가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둘 중 하나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예전보다 좋아진 것도 사실이고, 아직 돌봐야 할 부분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일 수 있으니까요.
깨알같이 후기도 남기는 센스!
💊 저는 오랫동안 약물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자가점검을 하기 전부터 저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약을 복용해봤고 지금도 한 가지 약만 복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신과 약이라는 게 ‘우울증에는 이 약!’처럼 일대일로 딱 맞아떨어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담당 선생님의 처방에 따라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고 있고, 제 상태에 따라 처방도 달라져 왔습니다.
그중 요즘 제가 가장 효과를 체감하고 있는 약은 리튬입니다.
현재는 한 5개월째 리튬 600mg을 아침에 한 번 복용하고 있습니다.
리튬을 복용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기분의 업다운이 전보다 잔잔해졌다는 것입니다.
감정이 위아래로 크게 움직이는 느낌이 줄어들고 전체적으로 조금 차분하게, 말 그대로 ‘캄 다운’되는 느낌이 저에게는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같은 약이라도 처방하는 이유나 용량, 효과와 부작용이 모두 다를 수 있으니 “저한테 잘 맞았으니 다른 사람에게도 잘 맞는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약의 복용이나 중단, 용량 변경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하고요.
다만 저에게 약물치료는 지금도 우울증을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31점이라는 결과를 받고 나니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은 계속 잘 먹고 있으니까, 이번에는 다른 방법도 하나 더 해볼까?”
☎️ 그래서 트로스트 50분 전화상담도 받아봤습니다
자가점검만 하고 앱을 닫기보다는, 이번에는 결과를 계기로 실제로 뭔가 하나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트로스트에서 50분 전화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약물치료를 대신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약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요즘의 저에 대해 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예약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상담사님을 고른 다음 원하는 상담 유형을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전화상담을 골랐어요.
결제를 마치면 상담사님과의 채팅창이 열리고, 그곳에서 서로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이야기해서 예약을 확정했습니다.
저는 첫 상담이라 30% 할인 쿠폰을 사용할 수 있었고, 여기에 가지고 있던 적립금 5,000원까지 사용해서 생각보다 저렴하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상담을 앞두고 특별히 주제를 정해가지는 않았습니다.
‘31점이 나왔으니 이 문제를 상담해야겠다!’ 같은 것도 없었고요.ㅋㅋ
그냥 요즘의 제 자신에 대해서 편하게 이야기했습니다.
50분 동안 이야기를 하고 나니 뭔가 엄청난 답을 얻었다기보다는, 머릿속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생각들이 잔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혼자 생각할 때와 달리 누군가에게 말로 꺼내다 보니 제 생각을 조금 떨어져서 볼 수 있었고, 상담을 마친 뒤에는 마음도 한결 편해졌습니다.
그래서 일회성으로 끝내기보다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아보기로 마음먹었고, 다음 상담 예약도 잡았습니다.
저는 이미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약물치료와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꺼내놓는 경험은 또 조금 달랐습니다.
그래서 굳이 둘 중 하나만 고르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약도 잘 먹고, 상담도 꾸준히 받아보려고요.
🎧 내친김에 트로스트 명상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해봤습니다.
트로스트에 사운드테라피가 있길래 ‘매일 명상’을 시작했어요.
마침 첫 30일 무료 쿠폰도 받을 수 있어서 부담 없이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명상이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마음이 힘들 때는 명상을 찾아서 틀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조차 하나의 ‘할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앱을 열어보니 첫날 명상이 4분이더라고요.
4분이면…… 이건 할 수 있겠다.ㅋㅋ
그래서 그냥 시작했습니다.
아직 멀리 가진 못했습니다.😂
한 번 명상한다고 갑자기 우울감이 사라질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지금은 그저 하루에 몇 분이라도 다른 걸 하지 않고 제 상태를 가만히 살펴보는 시간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30일 동안 해보고 저한테 잘 맞으면 계속해볼 생각입니다.
🌱 요즘 제 우울증 관리법은 ‘하나씩 더 해보기’입니다
우울증을 오래 겪으면서 저에게 딱 맞는 단 하나의 방법을 발견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오히려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병원에 가고,
처방받은 약을 먹고,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고,
하루 몇 분이라도 명상을 해보고.
지금의 저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겁니다.
이번 자가점검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31점이라는 결과를 보기 전에도 저는 치료받고 있었고, 결과를 본 다음 날에도 저는 똑같이 제 일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니 그 숫자가 갑자기 저를 ‘심하게 우울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아닐 겁니다.
대신 “나는 요즘 정말 어떤 상태지?” 하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상담을 받았고, 다음 상담까지 예약했습니다. 미뤄두었던 명상도 시작했고요.
생각해보면 31점 덕분에 제가 해보는 일이 두 개나 늘어난 셈이네요.ㅋㅋ
💙 자가점검을 망설이고 있다면
검사 결과가 안 좋게 나올까 봐 자가점검 자체를 망설이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31점, ‘심한 우울 상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검사 전의 저와 검사 후의 저는 같은 사람입니다.
31점이라는 숫자가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시간을 지우지도 않았고, 그동안 받아온 치료의 의미를 없애지도 않았습니다.
자가점검은 진단도 아닙니다.
다만 저에게는 ‘지금의 나를 한번 확인해보자’는 작은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거창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아요.
상담을 한번 받아볼 수도 있고, 병원에 가볼 수도 있고, 저처럼 일단 4분짜리 명상부터 틀어볼 수도 있으니까요.
저도 아직 관리 중입니다.
약도 계속 잘 먹고, 상담도 받아보고, 명상도 해보면서 저한테 맞는 방법을 하나씩 찾아가려고 합니다.
이번 검사에서 받은 31점을 굳이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이 정도일 것 같아요.
‘심한 우울’이라는 결과가 끝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위해 뭘 하나 더 해볼지 생각해보는 시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