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하고 지내다 보면 농담도 하고 서로 놀리기도 하잖아요. 저도 모든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친한 사람끼리 가볍게 주고받는 말까지 하나하나 따지고 살면 서로 피곤할 테니까 웬만하면 웃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상대방은 농담이라고 하는데 저는 웃고 나서도 계속 마음에 남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한두 번은 정말 별생각 없었습니다. 그냥 저를 편하게 생각해서 하는 말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농담이 반복되니까 점점 듣기가 싫어지더군요. 제가 실수했던 일이나 조금 부족한 부분을 가지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식인데, 다른 사람들이 같이 있을 때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신경이 쓰입니다.
그 자리에서는 분위기를 깨기 싫어서 그냥 웃습니다. 상대도 제가 웃으니까 아무렇지 않은 줄 아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혼자 있으면 아까 그 말을 왜 했을까 하는 생각이 다시 납니다.
그러다 보면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습니다. 상대는 정말 별 뜻 없이 한 말일 수도 있는데 제가 혼자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건가 싶습니다. 농담 한마디 가지고 계속 생각하는 제 자신이 답답할 때도 있고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듣는 사람이 계속 불편하다면 농담이라고 해서 무조건 넘겨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말한 사람에게는 가벼운 이야기여도 듣는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한번은 제가 별로 반응하지 않았더니 왜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느냐는 식으로 넘어간 적도 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이상 뭐라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불편하다고 말하는 순간 분위기를 못 맞추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그냥 됐다고 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니까 이제는 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괜히 긴장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를 할까 싶고, 제가 뭔가 말을 했다가 나중에 농담거리가 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 말을 줄일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과 사이가 나쁜 건 아닙니다. 평소에는 잘 지내고 도움을 주고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 애매합니다. 정말 싫은 사람이라면 그냥 거리를 두면 될 텐데 좋은 부분도 분명히 있는 사람이라 말 몇 마디 때문에 관계를 멀리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제가 싫다는 표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상대가 알아서 눈치채기를 바라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상대 입장에서는 제가 매번 웃어줬으니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 생각을 하면 다음에는 불편하다고 말해야 하나 싶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그런 말을 들으면 정색하고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따로 있을 때 조용히 이야기하는 게 나을까 싶다가도 농담 가지고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괜히 이야기를 꺼냈다가 서로 더 어색해지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고요.
예전에는 사람 사이에서 웬만한 건 참고 넘어가는 게 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마음에 쌓이다 보면 결국 그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싫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요즘은 듭니다. 차라리 불편한 순간에 짧게라도 표현하는 게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일 수도 있겠지요.
다른 분들은 상대가 농담이라고 한 말이 계속 마음에 남을 때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냥 웃고 넘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괜찮아지는지, 아니면 농담이라도 듣기 싫은 말은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하는지 경험 있으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