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영웅들]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1452~1519)](https://cloudfront-ap-northeast-1.images.arcpublishing.com/chosun/5T5XHT25VH23DGASWGOGSM6NIY.jpg)
레오나르도 다빈치 하면 보통 모나리자부터 떠오르죠. 그런데 이 사람은 그림만 그린 화가가 아니었어요. 사람 몸을 직접 관찰하며 근육과 뼈를 그렸고, 새가 나는 모습을 보며 비행 장치를 상상했고, 물의 움직임과 다리, 무기, 도시 설계까지 끊임없이 들여다봤습니다. 요즘 시대에 태어났다면 작업하다가도 “잠깐만, 이 원리는 뭐지?” 검색을 시작해서 브라우저 탭을 한가득 열어두는 사람이었을 것 같아요.
물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실제로 MBTI 검사를 한 건 아니니, 어디까지나 재미로 보는 추정입니다. 그래도 그가 남긴 행동과 기록을 보면 저는 INTP 쪽에 꽤 어울린다고 느껴져요. INTP는 보통 세상을 볼 때 “그렇구나”에서 멈추기보다 “근데 왜 그렇지?”를 한 번 더 묻는 편이잖아요. 다빈치도 딱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에게 그림은 단순히 예쁜 장면을 옮기는 일이 아니었어요. 사람의 표정을 더 생생하게 그리고 싶으니 얼굴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했고, 풍경을 더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으니 빛과 공기의 흐름을 관찰했죠. 새가 나는 모습을 보며 날개 구조를 생각했고, 물이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보며 자연의 법칙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림, 과학, 기계, 철학이 그의 머릿속에서는 각각 다른 과목이 아니라 모두 연결된 퍼즐 조각이었던 거예요.
다빈치의 노트를 보면 그 느낌이 더 강해집니다. 한쪽에는 사람 몸을 정교하게 그려 놓고, 옆에는 기계 설계도를 넣고, 또 그 사이에는 물의 흐름이나 자연에 대한 질문을 적어뒀어요. 정리된 전공 노트라기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이 그대로 흘러나온 기록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그는 거울에 비춰야 읽히는 글씨를 자주 썼어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방식인데, 왼손잡이였던 그가 잉크가 손에 번지는 것을 피하려 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남들이 볼 때는 “뭔가 엄청난 암호인가?” 싶지만, 본인에게는 그냥 가장 편한 방식이었을 수도 있죠. 이런 자기만의 방식도 어딘가 INTP스럽습니다.
다만 이런 성향에는 분명한 그림자도 있어요. 다빈치는 워낙 관심사가 넓고 질문이 많다 보니, 시작한 일에 비해 미완성으로 남은 작업도 많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나를 거의 끝낼 무렵 더 흥미로운 문제가 나타나면, 마음은 이미 다음 주제로 향했을지도 모르죠. “이것만 마무리하면 되는데… 잠깐, 이 기계 원리가 더 궁금한데?” 같은 상황 말이에요. 머릿속에는 엄청난 세계가 펼쳐지는데, 현실의 책상 위에는 초안과 메모가 쌓이는 모습. INTP인 분들이라면 조금 찔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INTP 성향인 사람이라면 다빈치에게서 ‘잡다한 호기심’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어요. 한 가지에만 집중하지 못한다고 해서 무조건 산만한 건 아니거든요.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관심사 사이를 연결하는 힘은 오히려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심리학이나 역사에서 건진 질문을 글감으로 만들 수 있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과학이나 음악에서 받은 영감을 작품에 섞을 수 있죠. 다빈치가 예술과 해부학을 연결했듯, 자기 안의 여러 관심사를 하나의 결과물로 묶어내는 방식이 잘 맞습니다.
대신 INTP에게는 ‘완벽하게 이해한 다음 시작하기’보다 ‘덜 완벽해도 일단 끝내기’가 더 중요할 때가 많아요.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메모장에 잠시 보관하고, 지금 손에 든 작업 하나만큼은 끝내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딱 초안까지만”, “이번 주 안에 남에게 보여줄 버전 하나 만들기”처럼 끝나는 지점을 미리 정해두는 거죠. 다빈치의 탐구심은 가져가되, 미완성의 습관까지 닮을 필요는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