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하면 다들 한글부터 떠올리잖아요. 근데 솔직히 말하면 저도 그냥 "아 위대한 업적이지" 하고 넘겼지, 이게 진짜 얼마나 미친 짓이었는지는 최근에 다시 생각해보고 나서야 좀 실감이 났어요. 우리야 폰으로 타다닥 치면 바로 글자 나오니까 감이 잘 안 오죠.
근데 그 시절엔 글을 쓰려면 한자를 알아야 했대요. 문제는 한자가 우리말이랑 구조 자체가 다르고, 배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는 거. 말은 다 할 줄 아는데 자기 이름 하나를 글로 못 쓰는 사람이 널려 있었던 거예요. 지금으로 치면… 다들 말은 하는데 카톡 하나 보내려면 무슨 외국어를 새로 배워야 하는 상황이랑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상상만 해도 답답하죠.
근데 세종대왕은 이걸 그냥 "어쩔 수 없지, 각자 알아서 배워야지" 하고 넘긴 게 아니더라고요. 백성들이 글을 못 쓰는 걸 개인 탓으로 안 돌리고, "이건 시스템이 잘못된 거다"라고 본 거예요. 그래서 결론이 뭐냐면… 아예 새 문자를 만들어버립니다. 이거 지금 생각해도 좀 과감하지 않나요? 우리는 앱 하나 불편하면 그냥 다른 앱 찾거나 적당히 적응하고 마는데, 이 양반은 "구조 자체가 글러먹었네, 그럼 새로 짜자" 쪽으로 가버린 사람인 거죠.
그래서 저는 세종대왕한테 INFJ랑 INTJ가 같이 보이는 것 같아요. 당연히 그 시절에 검사를 한 건 아니니까 그냥 재미로 보는 거고요. 사람들 어려움을 먼저 알아채고 그걸 풀어주고 싶어했다는 점에서는 INFJ 느낌, 그 해결책을 실제 문자 체계로 설계까지 해서 끝까지 완성시킨 걸 보면 INTJ 느낌도 나요.
INFJ 쪽으로 보면, 세종대왕은 그냥 마음 착한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누가 힘들어 보이면 "아 안됐다"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그럼 이 사람들이 덜 힘들려면 뭘 바꿔야 하지"까지 생각한 사람이요. 한글도 결국 백성을 대신해서 뭔가 해준 게 아니라, 백성이 스스로 말하고 쓸 수 있게 만들어준 도구잖아요. 이게 진짜 큰 차이인 것 같아요. 도와주는 것도 물론 좋지만, 상대가 자기 힘으로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훨씬 오래가니까요.
혹시 INFJ이신 분들, 주변 사람 기분이나 어려움을 너무 잘 캐치해서 오히려 지칠 때 있으시죠. 누가 힘들어하면 내가 뭐라도 해줘야 할 것 같고, 분위기 안 좋으면 괜히 내 탓 같고. 그럴 때 세종대왕처럼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모든 사람 문제를 내가 직접 다 해결해줄 순 없지만, 한 번 만들어두면 여러 사람한테 두고두고 도움 되는 걸 만들 수는 있잖아요. 정리 글 하나, 팀에서 계속 꼬이던 프로세스 정리, 후배 헤매지 말라고 만들어주는 매뉴얼… 다 비슷한 결이라고 봐요.
INTJ이신 분들은 아마 세종대왕의 다른 면이 더 와닿을 것 같은데요. 문제를 발견했을 때 감정적으로만 반응 안 하고, 진짜 풀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모습이요. 한글이 그냥 "새 글자 만들자!" 이런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소리를 어떻게 쪼갤지, 모양은 어떻게 할지, 사람들이 쉽게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까지 다 계산된 설계였잖아요. 머릿속 생각을 실제로 남들이 써먹을 수 있는 결과물로까지 밀어붙인 거죠.
근데 INTJ는 좋은 해결책 만들려는 마음이 강한 만큼, "아니 이게 제일 효율적인데 왜 다들 바로 안 써?" 하고 답답해질 때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때 한글도 그냥 던져놓고 끝난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설명 붙이고 널리 알리는 과정까지 세종대왕이 신경 썼다는 거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계획도 사람들이 이해하고 써야 진짜 힘을 발휘하니까요.
E 성향이신 분들은 세종대왕처럼 혼자 방에 틀어박혀 깊게 설계 안 하셔도 돼요. 그냥 주변 사람들한테 "요즘 뭐가 제일 불편해?"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사람들 얘기 모으다 보면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 많이 나와요. S 성향이신 분들은 세상 바꾸겠다는 거창한 생각 안 해도 돼요. 그냥 내 주변에서 매번 반복되는 불편함 딱 하나만 고쳐도 충분해요. 맨날 헷갈리는 업무 순서 정리하거나, 가족들 쓰기 편하게 물건 위치 바꿔놓는 것처럼요.
P 성향이신 분들은 완벽한 결과물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마시고, 일단 작은 버전부터 만들어보세요. 세종대왕처럼 완성도 높은 걸 한 번에 만들긴 어렵지만, 초안 하나, 안내문 하나, 대충이라도 계획 하나 시작하면 생각이 현실로 넘어오기 시작하거든요.
결국 세종대왕 보면서 느낀 건, 공감이랑 실행이 따로가 아니라는 거예요. 누군가의 불편을 알아채는 마음도 필요하고, 그걸 진짜로 바꾸려는 끈기도 필요하죠. INFJ시면 자기 공감을 결과물로 옮기는 연습, INTJ시면 내가 만든 해결책이 남들한테도 편한지 한 번 더 살펴보는 거, 이거 한번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유형이시든, 오늘 주변에서 "이거 은근 불편한데" 싶은 거 하나 보이면 그냥 넘기지 마세요. 세종대왕도 어쩌면 딱 거기서 시작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