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목마부터 “내 이름은 아무도 아니다”까지, 오디세우스는 ENTP였을까?

요즘 영화 〈오디세이〉가 흥행하면서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이 다시 주목받고 있잖아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를 조금 찾아보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람 MBTI 검사 한번 시켜보고 싶다ㅋㅋ

 

오디세우스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전형적인 영웅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물론 싸움도 잘합니다.

그런데 진짜 무서운 무기는 칼이나 창이 아니라 머리입니다.

 

굳이 MBTI 하나를 골라보라면 저는 ENTP 쪽에 한 표를 주고 싶습니다.

 

단, 어디까지나 3천 년 전 신화 속 인물을 현대 MBTI로 재미삼아 해석해보는 겁니다.

 

트로이 목마부터 “내 이름은 아무도 아니다”까지, 오디세우스는 ENTP였을까?

 

오디세우스의 성격을 가장 쉽게 보여주는 사건이 바로 그 유명한 ‘트로이 목마’입니다.

 

그리스군이 트로이를 10년 동안 공격했는데도 성벽을 뚫지 못합니다.

 

보통 영웅이라면 여기서

“한 번 더 정면돌파!”

를 외칠 것 같은데 오디세우스의 방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거대한 나무말을 만들고 그 안에 병사들을 숨긴 뒤, 그리스군이 철수한 것처럼 꾸밉니다.

 

트로이 사람들은 그 말을 전리품이라고 생각해서 성 안으로 끌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밤이 되자 말 안에 숨어 있던 병사들이 나와 성문을 열죠.

 

10년 동안 힘으로 못 뚫었던 성을 아이디어 하나로 끝낸 겁니다.

 

이 대목에서 ENTP 특유의

 

“정석으로 안 되면 룰 자체를 바꾸면 되잖아?”

 

라는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ㅋㅋ

 

트로이 목마부터 “내 이름은 아무도 아니다”까지, 오디세우스는 ENTP였을까?

 

그런데 오디세우스의 진짜 ENTP력은 집에 돌아가는 길에서 폭발합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데, 그 여행이 무려 10년이나 걸립니다.

 

그중 유명한 사건이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 폴리페모스 이야기입니다.

 

오디세우스 일행이 거인의 동굴에 갇히는데 정면으로 싸우면 당연히 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오디세우스는 거인에게 술을 먹이고 자기 이름을 이렇게 말합니다.

 

“내 이름은 아무도 아니다.”

 

거인이 취해서 쓰러지자 눈을 찌르고 탈출 준비를 합니다.

 

잠시 뒤 다른 거인들이 몰려와 묻습니다.

 

“누가 너를 공격했어?”

 

그러자 폴리페모스가 외칩니다.

 

“아무도 아니다!”

 

다른 거인들은

‘아무도 안 했으면 왜 소리 지르냐’

하고 그냥 돌아가버립니다.

 

이 장면만 보면 오디세우스의 머리는 정말 빠릅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동굴 입구에는 거인이 지키고 있어서 그냥 나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양의 배 밑에 사람들을 매달아 탈출합니다.

 

거인은 양의 등만 만지면서 확인하니까 아래 숨어 있는 사람들을 못 찾는 거죠.

 

문제 발생.

아이디어 등장.

안 되면 바로 다른 방법.

 

정말 즉흥 문제 해결의 끝판왕입니다ㅋㅋ

 

트로이 목마부터 “내 이름은 아무도 아니다”까지, 오디세우스는 ENTP였을까?

 

ENTP 같다고 느껴지는 또 하나의 장면은 세이렌 이야기입니다.

 

세이렌은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해서 배를 난파시키는 존재입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위험하다니까 그냥 안 듣자.”

 

라고 할 텐데 오디세우스는 조금 다릅니다.

 

노래는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죽기는 싫습니다ㅋㅋ

 

그래서 선원들의 귀는 밀랍으로 막고 자신은 배의 돛대에 묶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풀어달라고 소리쳐도 절대 풀어주지 말라고 미리 명령합니다.

 

위험한 건 알겠는데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

 

하지만 그냥 무모하게 뛰어드는 게 아니라 안전장치까지 설계해놓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저는 오디세우스를 단순한 P보다는 ‘머리를 엄청 쓰는 P’처럼 느꼈습니다.

 

호기심은 강한데 살아남을 방법까지 동시에 계산하는 사람이랄까요.

 

그렇다고 오디세우스를 완벽한 천재라고만 보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사람 은근히 허세도 있습니다ㅋㅋ

 

키클롭스에게서 무사히 도망친 뒤 그냥 조용히 가면 되는데 배 위에서 자기 진짜 이름을 밝혀버립니다.

 

“내가 바로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다!”

 

결국 폴리페모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복수를 부탁하고, 오디세우스의 귀향길은 훨씬 더 험해집니다.

 

머리는 엄청 좋은데 가끔 입 때문에 일을 키웁니다.

 

여기서 또 묘하게 ENTP 느낌이 납니다.

 

“계획은 완벽했는데 마지막 한마디를 참지 못함.”

 

트로이 목마부터 “내 이름은 아무도 아니다”까지, 오디세우스는 ENTP였을까?

 

그런데 오디세우스에게 재미있는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렇게 즉흥적이고 호기심 많은 사람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건 의외로 굉장히 단순합니다.

 

집에 가는 겁니다.

 

왕국 이타카로 돌아가 아내 페넬로페와 가족을 다시 만나는 것.

 

신들이 유혹하고, 괴물이 나타나고, 바다가 막아도 결국 목적지는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디세우스를 보면 ENTP와 ENTJ 사이에서 고민되기도 합니다.

 

방법은 계속 바뀝니다.

 

하지만 목표는 거의 안 바뀝니다.

 

길이 막히면 돌아가고,

배가 부서지면 다시 떠나고,

괴물이 나오면 속이고,

신에게 찍히면 또 다른 방법을 찾습니다.

 

어떻게 갈지는 계속 바뀌지만

‘어디로 갈 것인가’는 끝까지 분명합니다.

 

어쩌면 오디세우스의 진짜 능력은 머리가 좋다는 것보다 이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계획이 틀어졌다고 목표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

 

영화를 보고 나서 그리스로마신화를 다시 찾아보니 오디세우스가 왜 수천 년 동안 이야기되는 캐릭터인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근육으로 해결하는 영웅은 많지만

말과 아이디어, 임기응변으로 살아남는 영웅은 흔치 않으니까요.

 

여러분이 보기에는 오디세우스 MBTI가 뭐 같나요?

 

저는 ENTP 쪽인데,

트로이 목마 하나만 보면 INTJ 같기도 하고,

끝까지 이타카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보면 ENTJ 냄새도 납니다ㅋㅋ

 

신화 속 인물을 MBTI로 보기 시작하면 은근히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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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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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온도0
    오디세이 영화에 대한 MBTI 재미있는 글 잘 보았어요. 아직 보지는 못했는데 글 읽으면서 꼭 봐야겠다는 호기심이 생기네요 
    그리스로마신화와 MBTI 해석 👍👍
    쌀쌀해진 오늘도 따뜻한 차 한잔과 행복한 하루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