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친구의 손절.. 은근히 날 깎아내릴때 알게되었다
고등학교 때부터였으니까, 벌써 30년도 더된.. 인연이네요
그때는 그 친구가 세상에서 제일 편했어요. 무슨 얘기든 다 할 수 있고, 힘든 일 있으면 제일 먼저 전화하는 사이였지요 남편도 몰랐던 얘기까지 그 친구한테는 다 털어놓곤 했으니까요.
근데 지금 와서 가만 생각해보면, 이상하게 저한테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그 친구 반응이 좀 남달랐던것 같습니다.
제일 기억나는 게, 대단한 회사는 아니지만 제가 원하던 회사에 들어갔을 때예요. 몇 년을 준비했던 자리였거든요. 나이도 있는데 새로 도전한다고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했고요.
합격 소식을 전했을 때, 다른 친구들은 다들 자기 일처럼 좋아해줬어요. 근데 그 친구만은 달랐어요. 운이 좋았다는 말부터 꺼내더니, 그 일이 야근이 많아서 얼굴이 금방 상할 거라는 둥, 축하보다는 걱정을 가장한 뼈 있는 말을 던졌어요.
그때는 그냥 넘겼어요. 저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겠거니 하고요. 저도 참 순진했죠.
근데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제가 큰맘 먹고 옷 하나 사거나 가방 하나 장만하면, 꼭 저한테는 안 어울린다는 말을 슬쩍 얹었어요. 자기한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고요.
남들 있을 때는 또 저를 세상에서 제일 아끼는 절친처럼 굴었어요. 근데 둘이 있을 때, 특히 저한테 좋은 일이 있을 때는 꼭 이렇게 살짝살짝 깎아내렸어요.
이게 하루 이틀이 아니고 몇 년을 그렇게 지내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좋은 일이 있어도 마음껏 기뻐하지를 못하게 됐어요. 뭐 좋은 일이 생기면 그 친구한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또 무슨 소리를 듣게 될지 미리부터 걱정하게 됐죠.
그래서 제가 점점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어요... 이 나이 먹고 이런 걸로 마음 상한다는 게 스스로도 좀 한심하게 느껴졌는데,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한동안은 제가 이상한 건가 싶었어요. 내가 마음이 좁아서 친구 말을 삐딱하게 듣는 건 아닐까, 친구는 그냥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내가 너무 예민한 게 아닐까, 이렇게 스스로를 탓하는 날이 많았어요.
그러다 어느 날 아이한테 이 얘기를 털어놓았는데, 그건 걱정이 아니라 그냥 기를 죽이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 한마디에 마음이 철렁했어요. 자식이 보기에도 그렇게 보였다는 게, 뒤늦게 여러 가지를 깨닫게 했어요.
그때부터 좀 정신이 들었어요. 이 관계가 저를 자꾸 갉아먹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요.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처럼 딱 끊고 그러진 못하겠더라고요. 저희 나이엔 그게 참 어려워요. 삼십 년 인연을 하루아침에 자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조용히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요.
그 친구가 은근슬쩍 비꼬는 말을 해도 예전처럼 서운해하지 않았어요. 그저 짧게 대꾸만 하고 넘어갔죠. 화도 안 내고, 구구절절 설명도 안 하고요.
SNS에 좋은 일 있어도 이제 잘 올리지 않아요. 손주 사진 올릴 때도 그 친구 생각나면 한 번 더 망설이게 되고요. 개인적인 얘기도 이제는 잘 하지 않게 됐어요.
그러니까 신기하게도, 그 친구 연락이 저절로 줄더라고요. 아마 저한테서 예전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으니까 재미가 없었나 봐요.
지금은 명절에나 겨우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됐어요. 서운하냐고 물으면, 솔직히 아주 없다고는 못하겠어요. 삼십 년 인연인데 왜 서운함이 없겠어요.
근데 요즘은 마음이 훨씬 편해요. 좋은 일이 있으면 이제 그냥 마음껏 기뻐할 수 있게 됐거든요.
이 나이 되도록 살아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오래 알았다고 다 좋은 인연은 아니라는 걸요.
나를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리 오래 봤어도 결국 내 편이 아니었어요.
서운한 마음 하나하나 설명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그럴 힘이 있다면,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사람들한테 쓰는 게 훨씬 낫습니다.
그냥 조용히 반응을 줄이고, 천천히 거리를 두면 됩니다. 그게 이 나이가 되어서야 제가 배운 것 중 하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