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공황 증상을 겪은 건 엘리베이터를 타던 순간이었다. 평소처럼 정말 아무 생각 1도 없이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갑자기 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것 같았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목이 꽉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식은땀이 나고 손끝이 차가워졌으며, 머리도 멍해지면서 이러다 쓰러지는 건 아닌지, 심장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에 찐으로 무서웠다. 엘리베이터 안이라는 좁은 공간이라 당장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는 생각에 더더욱 무서웠다. 겨우 도착해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왔지만 심장은 계속 쿵쾅거렸고, 다리에 힘이 풀리기도 했다.
그날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는 괜히 더 긴장되고, 사람이 많은 곳이나 답답한 공간에 가면 또 그런 증상이 나타날까 봐 불안해졌다.
집에서는 진짜 주구장창 인터넷 검색만 계속했다.
심장 두근거림 이유, 숨이 안 쉬어지는 느낌, 가슴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느낌, 엘리베이터에서 숨 막힘, 공황장애 초기 증상 같은 검색을 수없이 해봤다. 검색할수록 심장병이나 다른 질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더 불안해져만 갔고,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는 사람들의 글을 계속 찾아봤다.
혼자 계속 불안에 떨며 걱정만 하다가 트로스트에 내가 겪은 증상글을 올렸었는데 여러 코치분들의 답변을 읽어보니 혼자 검색만 하며 불안해하기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이 대부분이었다.
마침 나는 우울증 치료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고 있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상담을 받고 있었다.
상담 시간에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증상이 나타났던 일부터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고 숨이 막히는 느낌, 또 그런 상황이 올까 봐 계속 불안해지는 마음까지 모두 자세하게 말씀드렸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증상이 언제 시작되는지, 얼마나 지속되는지, 어떤 상황에서 반복되는지 하나씩 확인하시면서 상담과 평가를 진행하셨다.
6월 13일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내가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이 무섭기도 했고 받아들이기도 싫었다. 하지만 그동안 왜 이런 일이 반복됐는지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아 오히려 마음이 아주 조금 놓였다.
현재는 기존에 복용하고 있던 우울증 약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처음에 의사 선생님께서 함께 복용해도 된다고 하신 자낙스를 추가로 처방받았었다. 하지만 자낙스는 불안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됐지만, 장기적으로는 SSRI 같은 항우울제가 더 안전하고 지속적인 치료에 적합하다고 하셔서 지금은 자낙스를 단기적으로 병용하면서 SSRI를 함께 복용해 증상을 관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약을 먹는 것 자체가 솔직히 꺼림칙했고 진짜 많이 걱정됐지만, 복용을 시작한 뒤에는 예전처럼 갑자기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오는 횟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지금은 복용을 시작한 지 약 4주가 넘었고, 효과는 확실히 불안이 가라앉고 공황이 덜 찾아오는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졸음이 몰려오거나 머리가 약간 멍해지는 부작용도 함께 경험하고 있다.
약만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씩 상담을 꾸준히 받으면서 불안이 올라오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공황 증상이 시작될 것 같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함께 연습했다. 특히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고,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 공황 증상이 올라오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연습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됐다. 또 카페인을 줄이고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 것도 예전보다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엘리베이터조차 타기가 무서울 정도였고, 언제 또 공황발작이 올지 몰라 외출하는 것도 싫었다. 근데 지금은 약물치료와 상담을 함께하면서 공황이 오는 횟수도 줄어들었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예전처럼 극심한 공포에 휩싸이는 일은 많이 줄었다. 아직 완전히 괜찮아지진 않았지만, 예전보다 훨씬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고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느낀다.
심장 두근거림, 숨이 막히는 느낌, 공황장애 초기 증상 같은 것을 느낀다면 트로스트에 글도 써보고 코치분들께 조언도 얻는 것도 도움이되는 것 같다. 거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니 막연한 두려움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다. 공황장애는 혼자 참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약물치료와 상담을 통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질환이라는 걸 직접 느끼고 있다.
현재 담당 선생님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중에도 상태에 맞게 함께 치료 방향을 잡아주셨고, 덕분에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혼자 견디기보다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