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따돌림으로 인한 PTSD가 남아있는데 어떻게 극복하나요?

반복되는 저의 상황은...

저는 학창시절 두번 정도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저를 괴롭혔던 학생들은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끝이 난 줄 알았는데... 

 

보통 한 동네에서 초-중-고를 나오죠.

그러다 보니.. 학년이 바뀌어도, 반이 바뀌어도, 학교가 바뀌어도 마주치는 아이들이 종종 있고요.

처음 따돌림을 당한 이후, 그게 소문이 나더라고요.

쟤 예전에 ㅇㅇ 였대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항상 1학년 때 힘들었어요.

중1때 당하고 중2,3학년때는 새로운 반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어서 괜찮았다가

고1, 새 학교에서 더 많은 학생들을 마주치게 되면서 

예전의 소문이 돌았고 또 그런 상황이 반복됐었어요.

다행히 2학년, 3학년때 다시 새 친구들을 잘 만나서 

그때는 교우관계에 어려움없이 졸업은 했어요.

 

그런데 웃긴게...

학창시절 내내 따돌림 당했던 것도 아니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고,

무사히 졸업은 또 잘했고, 

한때 저를 따돌렸던 학생들 중 몇 명하고는 

시간이 지나 좀 풀어지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때 따돌림 당했던 기억은 지워지지가 않네요ㅎㅎ

그때의 억울함과 수치스러움, 슬픔, 우울감은 전혀 잊혀지지 않아요.

 

물론 평소에는 잘 잊고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문득, 그냥 정말 갑자기 훅 생각날 때가 있어요.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나와 비슷한 상황이 나올 때나

또는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예전에 내가 겪었던 상황이 연관되는 상황이다 싶으면 

그 PTSD가 다시 발동하더라고요ㅠㅠ

 

 

제가 노력해본 건...

그냥 최대한 잊고 지내는 것밖엔 없더라고요.

아마 학폭 겪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피해자 입장에선 할 수 있는게 없어요.

잊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거든요.

복수? 그런 건 영화나 드라마 얘기고요.

그냥 아예 생각의 고리를 끊어내려고 해봤는데

말은 쉽지만 다짐한 대로 잘 되지는 않아요.

수년이 지나도 자꾸 생각나네요.

그냥 그들이 유병장수하길 바라며 생각의 스위치를 끄려고 노력중이긴 합니다.

 

 

코치님께 물어보고 싶은 건?

용서라는 단어가 있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용서할 생각이 없거든요. 

피해자가 꼭 용서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용서 이외에 할 수 있는 건 뭘까요? 

어떻게 하면 좀 잊고 지낼 수 있는지 궁금해요.

저같은 경험 하신 분들 정말 많을텐데 대부분 다 속앓이 하고 있을 것 같거든요.

다들 어떻게 극복하시는지...

전 그래서 그 유명한 인기작 더 글로리도 안봤습니다.

내용은 잘 모르는데 학폭에 관한 드라마라고 들어서, 

그걸 보면 트리거가 될까봐요.

이 글을 쓰는 것도 고민했어요.

글 쓰는 동안 또 PTSD 올까봐요ㅠㅠ

어떻게 하면 이 PTSD에서 벗어나서 더이상 그 동굴에 들어가지 않고 떨쳐낼 수 있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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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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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662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따돌림의 기억이 수년이 지나도 문득문득 훅 올라온다는 거, 그게 얼마나 지치는 일인지 느껴져요. 무사히 졸업했고 새 친구들도 만났는데도 그때의 억울함과 수치심이 안 지워진다는 게, 사실 트라우마의 핵심이에요. 시간이 흘렀다고 옅어지는 게 아니라 특정 자극에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는 거니까요.
    
    먼저 한 가지 짚고 싶어요. 용서 말고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물으셨는데, 용서 안 하셔도 돼요. 그건 정말 맞는 말이에요.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해야 회복되는 게 아니에요. 회복은 그들과 아무 상관 없이, 오직 당신을 위한 거예요. 가해자를 용서하든 말든 그건 부차적인 문제고, 핵심은 그 기억이 지금의 당신을 덜 흔들게 만드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 지금까지 잊으려고 애쓰는 것 말고 방법이 없었다고 하셨는데, 사실 잊으려는 노력이 잘 안 되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트라우마 기억은 누르면 누를수록 더 강하게 튀어나오거든요. 생각의 스위치를 끄려는 방식이 안 통하는 게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원래 그렇게 작동하는 거예요.
    
    그래서 방향을 바꿔볼 수 있어요. 기억을 지우는 게 아니라, 그 기억이 올라와도 예전만큼 나를 휩쓸지 않게 만드는 거예요. 기억 자체는 남아도 거기 붙은 감정의 강도는 낮출 수 있거든요.
    
    훅 올라올 때 해볼 수 있는 게 있어요. 그 기억이 떠오르면, 지금 이건 과거의 기억이고 그 일은 지금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스스로한테 확인시켜주세요. 발이 바닥에 닿는 느낌, 지금 앉아있는 공간, 오늘 날짜 같은 현재의 감각으로 주의를 돌리는 거예요. 트라우마가 발동하면 몸은 그게 지금 벌어지는 일처럼 반응하거든요. 지금은 안전하다는 신호를 몸에 주는 거예요.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수년이 지나도 트리거가 반복되고 더 글로리 같은 콘텐츠도 피해야 할 정도이고 이 글 쓰는 것조차 걱정되셨다면, 이건 혼자 관리하기보다 트라우마 전문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EMDR처럼 트라우마 기억의 강도를 직접 낮추는 치료가 있어요. 기억을 지우는 게 아니라, 그 기억을 떠올려도 더 이상 그때처럼 아프지 않게 처리하는 작업이에요. 학폭 PTSD에 실제로 효과가 검증된 방법이고요. 잊으려고 혼자 버티는 것보다 훨씬 덜 외롭고 빠른 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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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뜻한달빛7998
    상담심리사
    답변수 334채택률 1%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질문자님이 아직도 그 기억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분들이 학창시절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겪고 나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이제 다 끝난 일인데 왜 아직도 생각나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 왜 아직도 화가 나지?"
    
    "나는 왜 아직도 그때를 못 벗어났지?"
    
    하지만 마음은 달력처럼 시간이 지나간다고 해서 자동으로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학창시절의 따돌림은 단순히 누군가와 싸운 기억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그 시기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세상 속에서 어떤 존재인지 배우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시기에 반복적으로 무시당하고 배제되고 상처를 받게 되면 단순히 그 사건만 남는 것이 아니라 그때 느꼈던 감정까지 함께 남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질문자님도 글에서 억울함, 수치심, 슬픔, 우울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습니다.
    
    사실 시간이 지나도 떠오르는 것은 사건 자체보다 그때의 감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나는 너무 억울했는데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줬고,
    
    너무 창피했는데 숨을 곳이 없었고,
    
    너무 힘들었는데 견뎌야만 했던 그 감정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슷한 장면을 보거나 관련 이야기를 듣게 되면 과거의 기억이 현재 일처럼 생생하게 올라오기도 합니다.
    
    질문자님께서 "PTSD가 다시 발동한다"고 표현하신 이유도 그런 경험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질문자님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름의 방식으로 잘 버텨오셨다는 점입니다.
    
    중학교도 졸업했고,
    
    고등학교에서는 새로운 친구들도 만났고,
    
    관계를 다시 만들어 가기도 했고,
    
    지금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계십니다.
    
    그런데도 과거가 떠오른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아직 극복하지 못했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억이 남아 있는 것과 현재도 그 기억 속에 살고 있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질문자님은 그 시간을 지나왔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그 상처가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용서에 대한 부분도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질문자님이 꼭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지 않는다고 해서 회복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분들에게는 "나는 그 일을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더 솔직한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질문자님께 꼭 용서를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용서와 별개로, 그 사람들이 여전히 질문자님의 마음속에서 너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지금도 질문자님의 현재를 흔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질문자님에게 너무 가혹한 일일 수 있습니다.
    
    회복은 반드시 용서가 아니라, "그 일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과정에 더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잊으려고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은 잊으려고 할수록 더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하지 말아야지."
    
    "또 떠올리면 안 되는데."
    
    "잊어야 하는데."
    
    이런 마음은 오히려 기억을 더 강하게 붙잡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아, 또 그 기억이 떠올랐구나" 정도로 인정하고 흘려보내는 연습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질문자님은 그 일을 겪었지만, 그 일만으로 설명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학창시절의 상처도 질문자님의 일부일 수는 있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던 시간도 있었고, 관계를 회복했던 경험도 있었고, 지금까지 살아오며 만들어 온 수많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기억이 문득 떠오르는 날은 앞으로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억이 떠오른다고 해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때의 질문자님은 혼자 견뎌야 했지만, 지금의 질문자님은 그 시간을 돌아보고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사람입니다.
    
    너무 오랫동안 "왜 아직도 생각나지?"라고 자신을 다그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힘든 일을 겪었기 때문에 아직 아픈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상처가 남아 있다는 것은 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진심으로 아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부디 언젠가는 그 기억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더 이상 질문자님의 현재를 흔들지 못할 만큼 작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지금까지 잘 버텨온 자신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익명3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그 트라우마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네요 글로 상담 문의 하시는 시간도 힘드셨겠네요
    그래도 상담 받아 보시고 트라우마에서 조금 벗어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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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035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그동안 홀로 견뎌온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마음의 파도를 마주하셨을지 짐작하기 어려워요.
    과거의 기억은 단순히 지나간 일이 아니라 일상 곳곳에 그림자처럼 머물며 예고 없이 찾아와 상처를 찌르고 가는군요.
    학폭의 상처는 잊으려 애쓸수록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법이라 그때의 무력감이 지금도 마음을 동굴로 밀어 넣고 있는 것 같아요.
    ​용서는 피해자의 의무가 아니니 그 짐은 아예 내려놓으셔도 괜찮아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억지로 잊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과 안전하게 이별하는 방법을 익히는 일이에요.
    기억이 불쑥 떠오를 때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그때의 나는 정말 힘들었고 억울했겠구나 하며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내 안의 아픈 기억을 외면하지 않고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불안은 조금씩 옅어질 수 있어요.
    ​기억의 스위치를 억지로 끄기보다는 기억이 났을 때 현실로 바로 돌아올 수 있는 행동을 정해보는 것도 좋아요.
    차가운 물을 마시거나 주변의 물건 세 가지를 소리 내어 말하며 오감을 현실에 집중해 보세요.
    트리거가 될 만한 콘텐츠를 피하는 것 또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아주 현명한 선택이니 지금처럼 자신을 보호하는 결정을 계속해 주세요.
    ​이 기억을 완전히 없애버리겠다는 목표보다는 기억이 찾아왔을 때 휘둘리지 않고 나는 지금 안전하다고 말하며 툭 털고 일어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라 생각했으면 해요.
    혼자 감당하기 벅찬 날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그 억울함과 슬픔을 안전하게 밖으로 꺼내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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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108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제 마음도 함께 무거워졌습니다. 과거의 그 아프고 수치스러웠던 기억을 다시 꺼내어 이 글을 한 자 한 자 타이핑하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하셨을지, 쓰면서 또 마음이 쿵쾅거리거나 손이 떨리지는 않으셨을지 감히 헤아려 보게 됩니다. 쓰시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셨을 텐데, 털어놓아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우선 질문자님이 하신 생각 중 두 가지에 대해 절대적인 지지와 확신을 드리고 싶습니다.
    ​1.용서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용서는 치유의 필수 조건이 아닙니다. 내게 상처 준 사람들을 억지로 품어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2.트리거가 될 만한 매체(드라마 등)를 피하신 건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벽을 치는 것은 비겁한 게 아니라 아주 건강한 자가치료입니다.
    
    "유병장수하길 바라며 스위치 끄기"는 매우 현실적이고 훌륭한 방어기제입니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의 존재 자체를 내 인생에서 완벽하게 무가치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세요.
    "그들이 불행하든 행복하든 이제 내 알 바 아니고, 나는 오늘 내 삶을 가장 평온하고 가치 있게 가꾸겠다"는 마음으로 무게중심을 완전히 나에게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최고의 복수는 그들을 이기는 게 아니라, 내 삶에서 그들의 영향력을 0%로 만드는 것입니다.
    
    과거의 상처는 '사람'에게 받았지만, 치유 역시 '안전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남편분이나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좋은 지인들과 보낸 즐거운 기억들로 뇌의 기억 저장소를 조금씩 덮어쓰기 해보세요.
    
    수년이 지나도 자꾸 생각나는 것은 질문자님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당시의 상처가 그만큼 깊었기 때문입니다. 그 아픔 속에서도 무사히 졸업하고, 가정을 이루고, 오늘을 버텨내신 질문자님은 이미 아주 강인한 사람입니다.
    ​글을 쓰시느라 찾아왔을 마음의 일렁임이 지금은 조금 가라앉으셨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나는 안전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용서라는 무거운 짐은 내려놓으세요. 최고의 복수는 그들을 잊고 내 삶을 가장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앞날은 과거보다 훨씬 더 눈부실 가치가 있습니다.
    
  • 익명2
    트라우마로 자리가 잡히셔서 정말 힘드실거
    같아요 심리 치료도 도움이 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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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344채택률 3%
    글을 쓰면서도 얼마나 심장이 뛰고 힘드셨을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힘겹게 꺼내어 주신 용기에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잘못은 가해자들이 했는데, 왜 여전히 고통은 온전히 본인의 몫이어야 하는지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드는 건 너무나 당연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피해자가 억지로 용서할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용서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지금 문득 떠오르는 고통은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나를 지배하려 드는 일종의 '뇌의 오작동'입니다. 이때는 억지로 잊으려고 애쓰기보다, 다음 방법으로 생각의 고리를 끊어내 보세요.
    ​과거의 생각 동굴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을 때, 눈에 보이는 물건 3개, 들리는 소리 3개에 집중하며 "지금은 안전한 현재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
    ​"그들이 유병장수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되, 내 소중한 현재의 에너지를 그들을 미워하는 데 쓰기보다 '지금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로 빠르게 채워버리는 것입니다.
    ​당시의 힘든 상황 속에서도 결국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무사히 졸업해 낸 당신은 이미 강한 사람입니다. 상처 입은 과거의 나를 안아주되, 현재의 삶을 온전히 당신의 것으로 가득 채워나가시길 응원합니다.
  • 익명1
    전 안당해봐서 그 힘듦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따돌림 너무 힘들죠
    이렇게 말로 할수 있다는 것만도 대단하세요 
    다 잊을순 없지만 열심히 살아가는게 그 힘들었던 시간을 잊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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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2,752채택률 3%
    작성자님, 학창시절 따돌림으로 인한 깊은 상처와 PTSD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모습에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합니다. 학폭 경험은 단순한 기억을 넘어 마음에 오래도록 상처를 남기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다시 떠오르는 고통스러운 감정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작성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냥 잊으려는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고, ‘용서’의 개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진심으로 이해합니다.
    
    우선, PTSD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는 부정적인 기억과 감정을 억지로 밀어내거나 스스로 끊어내려 하기보다, 그 감정을 인정하고 마주하는 것입니다. 너무 힘들다면 혼자 감당하지 마시고 신뢰할 수 있는 상담 전문가와 함께 천천히 감정을 탐색하는 치유의 시간을 가지시는 것을 권합니다.
    
    용서가 꼭 피해자의 의무는 아니라는 점은 맞고, 누구나 각각의 방식으로 상처를 이겨냅니다. 용서 대신 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을 지키고 돌보는 ‘경계 설정’과 ‘자기 인정’입니다. 과거의 상처가 현재 나를 규정하지 못하도록, 나만의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감정적 안정을 취하는 법,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연습이 필요해요.
    
    또 작성자님처럼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은 전문 상담, 트라우마 치료(예: EMDR, 인지행동치료), 서서히 재구성해 나가는 심리적 회복 과정을 통해 자신을 회복해 나가곤 합니다. 주변의 작은 지지와 신뢰할 수 있는 관계 구축도 큰 도움이 됩니다.
    
    심리적 트리거나 갑작스러운 기억의 재발은 너무 당연한 현상이며, 자신을 탓하지 마시고 조금씩 감정을 받아들이며 안전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연습(글쓰기, 명상, 신뢰하는 사람과 대화 등)을 함께 해보시길 바랍니다.
    
    ‘더 글로리’와 같이 학폭 관련 콘텐츠를 일부러 피하는 것도 자신을 보호하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천천히 치유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성자님께서는 이미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 상처를 이겨내고자 노력하고 계시고, 그 자체가 용기이자 힘입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주변이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작성자님이 평온과 회복을 향해 나아가실 수 있도록 응원하고 함께하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131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학창시절 따돌림은 단순히 “옛날에 있었던 안 좋은 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질문자님처럼 같은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며 소문이 반복되고, 새로운 환경에 갈 때마다 과거가 따라오는 경험을 했다면 단순한 괴롭힘이 아니라 지속적인 정서적 상처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비슷한 상황을 보거나 떠올리면 당시의 수치심, 억울함, 두려움이 다시 올라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몸과 마음이 그 경험을 아직 완전히 정리하지 못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PTSD를 극복하는 것이 꼭 “용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질문자님 말처럼 피해자가 반드시 용서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실제로 많은 치료에서도 목표는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현재의 삶을 계속 지배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또 많은 분들이 “잊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억지로 잊으려고 할수록 기억은 더 강하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도움이 되는 방향은 “그 일은 분명 나에게 상처였지만, 그 사건이 내 삶 전체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조금씩 재정리하는 과정입니다.
    
    질문자님은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도 있었지만,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고, 학교를 잘 졸업했고, 관계를 회복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적어주셨습니다. 그런데 상처가 너무 컸기 때문에 좋은 기억보다 아픈 기억이 더 크게 남아 있는 것이죠.
    
    만약 지금도 트리거가 자주 생기고, 떠오를 때마다 당시 감정에 휩쓸릴 정도라면 상담을 통해 그 경험을 다뤄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트라우마 상담이나 인지행동치료는 “잊기”보다 “기억에 휘둘리지 않기”를 목표로 합니다.
    
    질문자님은 아직도 그때의 아픔을 떠올리면 힘들지만, 동시에 이렇게 글로 표현할 만큼 자신의 경험을 바라볼 수 있는 힘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상처를 완전히 지우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기억이 떠올라도 예전처럼 깊은 동굴로 끌려 들어가지 않고, “그때 정말 힘들었지” 정도로 지나갈 수 있게 되는 날은 분명 올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은 용서가 아니라, 질문자님 자신의 삶을 되찾아오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562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쓰는 동안 혹시라도 다시 상처가 들출까 무서우셨을 텐데도, 용기 내어 아픈 기억을 털어놓아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수년이 흘렀어도 문득문득 훅 치고 들어오는 그때의 억울함과 수치스러움 때문에 혼자 동굴 속에서 얼마나 눈물 흘리며 아파하셨을지 마음이 너무 저려옵니다 🤎. 영화나 대화 속 작은 불씨에도 가슴이 쿵쾅거리는 PTSD의 고통을 묵묵히 견뎌내면서도, 복수 대신 유병장수를 바라며 스위치를 끄려 애쓰시는 모습이 참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론 참 먹먹합니다.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사연자님은 **절대로 그들을 용서하지 않으셔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 가해자를 용서해야만 진정한 극복이라는 말은 피해자에게 또 다른 폭력일 뿐입니다. 용서하지 않을 권리는 온전히 사연자님에게 있으며, 용서 없이도 우리는 충분히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억지로 잊으려 애쓰기보다, 불쑥 찾아오는 과거의 망령으로부터 내 마음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는 따뜻한 조율법을 전합니다.
    
    기억은 지우개로 지울 수 없기에 '잊으려고 노력할수록' 뇌는 오히려 그 기억을 더 강하게 붙잡아두게 됩니다 🥺 앞으로 트리거가 당겨져 과거의 기억이 밀려올 때는 "왜 또 생각나지?" 하고 자책하지 마세요. 대신 숨을 크게 쉬며 "기억이 또 나를 괴롭히러 왔구나. 하지만 이건 지나간 과거일 뿐이고, 지금의 나는 안전해"라고 소리 내어 말해 보세요. 과거의 동굴로 끌려 들어가는 나를 현재의 안전한 시공간으로 꽉 붙잡아두는 '그라운딩(신체 감각 깨우기)' 연습을 통해, 그 기억이 나를 더 이상 해칠 수 없음을 내 뇌에 계속 확인시켜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용서 대신 '나를 위한 철저한 무관심'으로 복수를 대신해 보세요. 그들이 유병장수하길 바라는 마음조차도 나의 귀한 에너지를 그들에게 나누어주고 있는 셈입니다. 가장 완벽한 극복은 그들의 삶이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오늘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일상을 세상에서 가장 어여쁘고 가치 있게 가꾸어 나가는 것입니다. 지독한 상처 속에서도 무사히 졸업을 해내고 오늘을 단단하게 살아내고 있는 사연자님의 현재가 이미 그들에게 이긴 증거입니다.
    
    마음의 방어 기전으로 '더 글로리' 같은 작품을 멀리하신 것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너무나 현명하고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 아픈 기억을 꺼내는 이 짧은 글을 적으면서도 내면의 엄청난 폭풍과 싸우셨을 텐데,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 밤만큼은 과거의 억울했던 어린 나를 품에 꼭 안아주며, "그동안 그 끔찍한 시간들을 견디고 여기까지 잘 와줘서 고마워"라고 스스로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네주세요. 6월의 조용한 밤하늘 아래에서 그 어떤 상처의 기억도 감히 침범할 수 없는 오롯이 평온하고 아늑한 휴식을 취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