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살면서 계속 안간힘을 쓰고 소리치고 버티다가 울만큼 울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을때 항상 이 패턴이 오는것 같습니다.

 

청소년기에는 초등학교1학년때부터 고등학생때까지 쭉 왕따였는데요 사람한테 사랑받고싶고 친구들하고 웃어보고싶어 노력할수록 제가 모르는 제 루머가 퍼지고 제가 웃는것도 재수없다는 사람들이 생겨났어요. 부모님께 전학보내달라고도 해봤는데 그때 부모님은 심적 여유가 없으셔서.. 제 요청을 "네가 전학가면 거기선 왕따안당할거같냐"로 넘기시더라구요

결국 고등학생때부터는 제가 사람에 대한 모든 기대를 버렸는데 꼭 제가 사이코패스가 된 기분이더라구요. 시험100점을 맞아도 기쁜감정이 없고 예쁜걸 봐도 신나지않았구요 오로지 슬픔과 공허만 느꼈던거같아요. 

대학가면 이 고통들이 다 끝날거같아 공부에만 몰두했고 그렇게 대학을 갔습니다

 

이후 두번째 이상증상이 생겼을때는 졸업을 1년남겨두었을때에요. 당시 미투운동이 많이 있던 전공에 있었는데 저또한 경하지만 비슷한일을 겪었고 이 전공을 계속하는게 맞는지 고민끝에 진로를 바꾸기로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엄마께 밝힌게 사건의 시초였어요. 그동안 뒷바라지를 얼마를 했는데 7년을 한걸 버리냐며 싸웠고 그때 하필이면 엄마도 갱년기셔서 얼굴을 마주칠때마다 싸웠습니다. 제가 사과하러들어가면 맹비난하셨고 제가 남자친구 주려고 만든 빼빼로도 눈앞에서 다 으깨버리시고 제가 받을 수 있는 맹비난은 한 1년간 다받은거같아요. 도저히 견딜수없어 아빠께 상담을드렸었는데 아빠는 "그래도 니가 자식이니 부모를 이해하라"셨고 남동생은 집에 최대한 늦게들어오는식이라 늘 집에는 저와 엄마만있었습니다. 결국 한번은 울다가 제가 실신을 한거같은데 같이있던친구가 너 울다가 숨을 갑자기 안쉬길래 놀랐다는 말을 듣고 집을 나와 친구집에 얹혀 거의 6개월을 아무것도 안하고 자기만 했던거같아요. 자고일어나 멍하게 있다가 다시자고.. 그러다 돌아오는 봄에 피는 벚꽃을 보고 더이상 이렇게 있으면 안될거같아 일단 콜센터라도 면접봐 다녔는데 그 길로 자취방을 구하고 가족과 연락을 끊으며 회복했습니다. 

 

이후 제대로된 취업을 하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연애하며 친구들이 제게 얼굴빛이 바뀌었다 너 원래 이렇게 감정표현의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이었냐 등의 이야기를 해주었고 저도 남편이 한결같고 제 이야기를 잘들어주고 제 편인 안전지대라고생각해 결혼하고 드디어 이런게 행복인거구나..를 느끼며 살았었습니다

 

그러던중 남편이 해외근무발령을 받게되었고..

첫 해외근무중 직장동료와 노래방도우미가있는곳을 갔으며 그 중 한사람한테 마음에드는데 같이 더놀자고 톡한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그 다음해에는 언어교환채팅방에서 외국인 여자한테 키스 어쩌고저쩌고 하는 톡을 제게 잘못보내 석고대죄하는일이 생겼습니다.

결국 제가 기회가 생겨 남편이 근무하는 현장에서 같이 일하게되었는데 그때는.. 같이 숙소쓰던 친구눈치를 더 보고 그 친구한테 하나 못해주는건 신경쓰면서 서운하다는 제게는 "여기 일하러온거아니야?"같은 대못박는 소리를 하더라구요 그게 이번 3월달부터였고 저는 온 힘을 다해 남편에게 제 마음을 전달했고 어찌저찌 잘 넘기는듯 했습니다.

그리고 3일전 남편은 한번 더 신뢰를 깼어요. 저랑했던 약속을 깬건 사정들어보면 이해가능한 범주였어요. 그런데 그 약속을 깬걸 들키지않기위해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한게 문제였습니다. 더불어 저보고"미안하다고했잖아 뭘 어떻게 더 해야하는데?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라고 저를 함부로대하더라구요 마지막으로는 서운하다고 장문의카톡 보내지말라는 확인사살까지..뭐 물론 그다음날 제가 각자의 시간을 가져보자 하고나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본인이 그런말을 하면안됬다는걸 안 눈치지만 그날부터 지금 이글을 쓰고있는 시간까지 저는 감정이 또 느껴지지않습니다. 

 

남편이 노력하고 예쁜말해줘도 아무런감정이 안들고 회사에서 일할때도 그렇구요 일은 잘합니다.. 집가서 운동도해요.. 근데 공허하고 다 의미가없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무엇을위해 여기까지 달려왔나싶고 모든사람들은 내가 사랑을 주고 잘해주면 나를 당연하게여기는구나싶고 사랑도 부질없고 모든건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퇴근하고 집가면 운동까지만하고 귀에도 안들어오는 유튜브 의미없이 보다가 그냥 일찍자요. 요새는 자는게 더 좋은거같아요 꿈꾸는게 더 재밌어요. 어딜 나가고싶은 의욕도없어요. 내일은 주말인데 그냥 잠만자다 하루보낼거같아요. 

이 먼 타국까지와서.. 이 고통을 말할곳도없어요

제가 바랬던건 그냥 사랑하는사람하고 도란도란웃고 맛있는거 함께먹는 그런 소소한삶이였는데 다른 신혼부부처럼 생활도 못해보고..남편하고 같이있어보려고 따라와도 상처로가득해지고.. 또 미국내에서도 찢어져서ㅎㅎ 그와중에 부모님은 이런사정모르시니 칼같은 제게 서운하다하시고 그냥 삶이 버겁다고느껴집니다. 죽기는 억울하니까 싫은데 사라지고싶다는 생각이 많이들어요. 꿈꾸듯 계속자든 정말 아무도 모르는곳으로 사라져 살든.. 

 

제 이런 증상들이 우울증인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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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101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긴 글을 찬찬히 읽으면서 얼마나 오래 버티며 살아오셨는지가 느껴졌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오랜 왕따, 진로를 바꾸는 과정에서 가족과의 갈등, 어렵게 회복한 뒤 믿었던 남편과의 반복된 신뢰 손상까지…. 큰 상처가 누적될 만한 일들을 여러 번 겪으셨습니다.
    
    특히 글을 보면서 눈에 띈 것은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감정을 모두 쏟아내고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을 때, 기쁨이 사라지고 공허함만 남으며, 잠만 자고 싶고 세상 모든 것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상태 말입니다.
    
    현재 적어주신 증상만 보더라도
    
    - 공허함과 무감각
    - 즐거움을 느끼지 못함
    - 의욕 저하
    - 잠으로 현실을 피하고 싶은 마음
    -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느낌
    -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
     등은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증상들과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온라인 글만으로 우울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복된 따돌림과 관계에서의 상처가 현재의 사건으로 다시 자극되면서 나타난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이나 적응에 대한 일시적 장애가 함께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현재 상태를 평가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부분은 "죽기는 싫지만 사라지고 싶다"는 표현입니다.
    
    이런 마음은 정말 많이 지쳤다는 신호입니다. 혼자 견디려고 하지 마시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정신건강의학과나 심리상담센터를 찾아 현재 상태를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우울증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며, 상담과 약물치료를 통해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감정은 남편을 사랑하지 않게 되어서가 아니라, 반복된 상처로 마음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정을 잠시 닫아버린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자신의 감정을 억지로 확인하거나 결론을 내리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글 마지막에 "죽기는 억울해서 싫지만 사라지고 싶다"는 문장을 읽으며, 혼자 너무 오래 버티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혼자 견디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을 차례입니다. 지금까지 어려움을 이겨내 오셨던 만큼, 이번에도 적절한 치료와 지지를 받는다면  가장 빠른 도움이 될것입니다.
    
    오늘은 스스로를 탓하기보다 "내 마음이 너무 지쳐 있구나"라고 인정해 주면서 수고한 나를 안아주시기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채택된 답변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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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131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질문자님의 글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지금의 상태는 단순히 '기분이 안 좋은 것'으로 넘길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글을 보면 어린 시절의 오랜 학교폭력, 부모님과의 갈등, 진로를 바꾸는 과정에서의 상실감, 그리고 지금은 가장 믿었던 남편과의 신뢰가 반복해서 흔들리는 경험까지…. 질문자님은 중요한 삶의 순간마다 큰 상처를 겪으셨습니다.
    
    그런데 인상 깊었던 것은, 그때마다 질문자님은 무너지기보다 어떻게든 버텨왔다는 점입니다. 공부에 몰두했고, 취업을 했고, 독립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회복한 마음이었는데,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관계에서 다시 상처를 받으니 이전의 상처들까지 함께 떠오른 것처럼 보입니다.
    
    글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노력하고 예쁜 말을 해줘도 아무 감정이 안 든다."
    
    "예쁜 걸 봐도 기쁘지 않다."
    
    "잠만 자고 싶다."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실망이나 스트레스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우울증에서는 슬픔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무뎌지고,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워지고, 모든 것이 의미 없게 느껴지는 증상도 흔하게 나타납니다.
    
    물론 온라인에서 "우울증입니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질문자님의 글만 보더라도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보시는 것이 꼭 필요한 상태로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마지막에 적어주신 마음입니다.
    
    "죽기는 억울하니까 싫은데 사라지고 싶다."
    
    이런 생각은 많은 분들이 우울이 깊어질 때 표현하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죽고 싶은 마음이라기보다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질문자님은 그동안 너무 오래 "참는 역할"을 해오셨습니다.
    
    왕따를 당할 때도 버텼고,
    부모님과의 갈등도 버텼고,
    진로를 바꿀 때도 버텼고,
    남편과의 관계도 계속 이해하려고 애쓰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계속 버티기만 하면 언젠가는 마음이 "더는 못 버티겠다."고 신호를 보냅니다. 지금의 무기력함은 질문자님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버틴 마음이 지쳐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내가 왜 이러지?"보다 "내 마음이 많이 다쳤구나."라고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혼자 견디려고 하지 마시고, 현재 계신 곳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나 심리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특히 해외에 계시더라도 대부분의 국가에는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창구가 있고, 한국어 상담이나 온라인 상담을 연결해 주는 곳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질문자님이 원했던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도란도란 웃고 맛있는 것을 먹는 삶."
    
    그 바람은 결코 욕심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더 허탈하고 공허한 것일 수 있습니다.
    
    혼자 너무 오래 버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더 강해져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 도움을 받아도 되는 시기입니다. 질문자님의 마음은 충분히 그럴 만큼 많은 일을 겪어왔고, 회복을 위한 도움을 받을 자격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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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뜻한달빛7998
    상담심리사
    답변수 334채택률 1%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안녕하세요.
    
    글을 여러 번 천천히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분은 지금 남편 문제 하나 때문에 힘든 것이 아니구나"였습니다.
    
    오히려 어린 시절부터 반복되어 온 상처와 외로움, 버림받을 것 같은 두려움, 그리고 오랜 시간 버텨온 마음의 에너지가 한계에 가까워진 상태처럼 느껴졌습니다.
    
    글 속에는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이 보입니다.
    
    작성자님은 늘 최선을 다했습니다.
    
    왕따를 당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했고,
    
    대학에 가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공부했고,
    
    진로를 바꾸겠다는 결정을 했을 때도 자신의 삶을 책임지려고 했고,
    
    남편을 만난 후에는 관계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순간마다 돌아온 것은 지지와 보호가 아니라 실망과 상처였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친구들에게서,
    
    청년기에는 가족에게서,
    
    그리고 지금은 가장 믿고 의지했던 남편에게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작성자님이 겪는 고통의 핵심이 단순히 "남편이 거짓말을 했다"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의 행동은 상처의 원인이라기보다 오래된 상처를 다시 건드린 사건에 가까워 보입니다.
    
    어릴 때 왕따를 당하며 경험했던 감정,
    
    부모에게 충분히 보호받지 못했다고 느꼈던 감정,
    
    혼자 버려진 것 같았던 감정이 지금 남편과의 관계에서 다시 활성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작성자님이 설명한 "이 패턴"입니다.
    
    죽을 만큼 버티고,
    
    울 만큼 울고,
    
    최선을 다했다고 느끼는 순간,
    
    갑자기 감정이 사라진다는 것.
    
    이것은 상담 장면에서도 종종 보게 되는 반응입니다.
    
    너무 큰 스트레스와 상처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사람은 계속 울고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감정 자체를 차단하기도 합니다.
    
    마치 마음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서 전원을 절전모드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지금 작성자님이 말씀하신
    
    "남편이 잘해줘도 아무 감정이 안 든다."
    
    "좋은 일이 있어도 의미가 없다."
    
    "꿈꾸는 게 더 재밌다."
    
    "어디 나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라는 표현들은 단순한 서운함이나 실망을 넘어 우울 증상과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 글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글에서 보이는 모습을 보면
    
    지속적인 공허감,
    
    흥미와 즐거움 감소,
    
    무기력감,
    
    수면으로 도피하고 싶은 욕구,
    
    삶에 대한 의미 상실,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
    
    정서적 무감각
    
    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울증이나 적응장애, 또는 관계적 외상 이후 나타나는 우울 반응에서 흔히 관찰되는 모습들입니다.
    
    특히 제가 주의 깊게 본 부분은
    
    "죽기는 억울해서 싫은데 사라지고 싶다."
    
    라는 표현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죽고 싶은 것과 사라지고 싶은 것은 조금 다릅니다.
    
    죽고 싶다는 것은 생명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고,
    
    사라지고 싶다는 것은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가깝습니다.
    
    현재 작성자님은 후자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너무 지쳐서,
    
    너무 오래 버텨서,
    
    잠시라도 아무 책임도 없고 아무 상처도 없는 곳으로 도망가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내가 우울증인가요?"
    
    보다는
    
    "내 마음이 지금 얼마나 지쳐 있는가?"
    
    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글 속의 작성자님은 너무 오래 혼자 버텨왔습니다.
    
    왕따를 견뎠고,
    
    가족 갈등을 견뎠고,
    
    진로 변경 과정도 견뎠고,
    
    타국 생활도 견디고 있고,
    
    남편 문제도 견디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작성자님을 돌봐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남편은 현재 사과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하셨지만,
    
    작성자님의 상처는 단순히 "미안해" 한마디로 회복될 정도의 크기가 아닙니다.
    
    남편의 거짓말 자체보다
    
    "결국 나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나를 당연하게 여기는구나."
    
    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남편을 이해하려고 애쓰거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지만 고민하기보다,
    
    먼저 작성자님 자신의 상태를 돌보셔야 할 시기처럼 보입니다.
    
    가능하다면 현지에서든 온라인이든 전문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진지하게 권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오래 혼자 감당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글을 읽으며 저는 작성자님이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 아니라 사랑을 많이 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을 믿고,
    
    관계를 지키려고 하고,
    
    끝까지 대화하려고 하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는 힘이 있는 분입니다.
    
    다만 지금은 그 에너지가 너무 고갈된 상태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지금의 무감각함을 "내가 이상해졌다"라고 보기보다는,
    
    오랫동안 과부하 상태였던 마음이 보내는 구조 신호로 이해해 보셨으면 합니다.
    
    혼자 버티는 것으로 해결해야 하는 단계는 이미 지나온 것처럼 보입니다.
    
    이번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도 괜찮습니다.
    
    지금의 작성자님은 충분히 그럴 만큼 힘든 시간을 지나고 계신 것 같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652채택률 3%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이 긴 이야기를, 이 먼 타국에서 말할 곳도 없다면서 여기까지 써 내려가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읽는 내내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먼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게 있어요.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하셨잖아요. 꿈꾸듯 계속 자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사라지든이라고요. 그 말을 저는 가볍게 듣지 않을 거예요. 지금 그만큼 지치고 벼랑 끝에 서 있다는 뜻이니까요.
    지금 이 순간, 그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강한가요? 스스로를 해치고 싶은 구체적인 생각까지 올라오나요, 아니면 그냥 이 고통이 멈췄으면 하는 마음에 가까운가요? 어느 쪽이든 괜찮으니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해요. 걱정이 되어서 물어보는 거예요.
    
    지금 미국에 계시니까 전해드릴게요. 힘든 마음이 강하게 올라올 때, 988에 전화하거나 문자할 수 있어요. 미국의 자살·위기 상담 라인이고, 24시간 열려 있어요. 한국어 통역 지원도 요청할 수 있어요. 그리고 텍스트가 편하면 741741로 HOME이라고 문자를 보내도 돼요. 이 먼 곳에서 말할 곳이 없다고 하셨는데, 이건 지금 바로 연결될 수 있는 곳이에요.
    
    궁금해하신 것, 이게 우울증인지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제가 진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지금 말씀해주신 것들, 감정이 느껴지지 않고, 뭘 해도 공허하고, 다 의미 없게 느껴지고, 자는 게 더 좋고 꿈이 현실보다 낫게 느껴지고, 아무 데도 나가고 싶지 않은 것. 이건 우울의 전형적인 신호들과 많이 겹쳐요. 특히 마음에 걸리는 건,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거예요.
    
    글을 읽으면서 하나의 패턴이 보였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의 왕따, 그때 100점을 맞아도 예쁜 걸 봐도 아무 감정이 없고 공허만 느꼈다는 것. 대학 졸업 무렵 진로를 두고 어머니와 싸우며 실신하고 6개월을 자기만 했던 것. 그리고 지금. 세 번 다,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최선을 다한 끝에 감정이 꺼져버리는 이 상태가 왔잖아요. 본인도 "항상 이 패턴이 오는 것 같다"고 하셨고요.
    
    이건 정말 중요한 통찰이에요. 지금 감정이 안 느껴지는 건 본인이 사이코패스가 되어서도, 사랑이 진짜 부질없어서도 아니에요. 마음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상처받았을 때,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감각을 꺼버리는 거예요. 너무 아프니까 아예 안 느끼게 만드는, 일종의 안전장치 같은 거죠. 세 번 다 그랬어요. 그러니 이건 고장이 아니라, 본인이 그만큼 큰 고통을 견뎌왔다는 증거예요.
    
    그리고 한 가지 꼭 말하고 싶어요. 본인이 바랐던 건 그냥 사랑하는 사람과 도란도란 웃고 맛있는 거 먹는 소소한 삶이었다고 하셨잖아요. 그건 절대 과한 바람이 아니에요. 너무나 당연하고 마땅한 바람이에요. 그걸 원한 게 잘못이 아니에요. 그리고 남편의 반복된 신뢰 위반에 상처받고 서운한 것도, 예민한 게 아니라 지극히 정당한 감정이에요. 사랑을 주고 잘해줬는데 함부로 대해졌으니, 마음이 닫히는 게 당연해요.
    
    다만 지금 "사랑도 부질없고 모든 게 부질없다"는 그 결론은, 사실 지금의 우울이 씌운 렌즈일 가능성이 커요. 우울은 모든 걸 회색으로, 출구 없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거든요. 세 번의 경험에서, 그 꺼진 감정이 결국 다시 돌아왔잖아요. 벚꽃을 보고 다시 일어섰고, 남편을 만나 "이런 게 행복이구나"를 느꼈고, 친구들이 얼굴빛이 바뀌었다고 할 만큼 감정의 스펙트럼이 넓은 사람으로 살았어요. 지금 그 감정이 안 느껴진다고 해서, 그게 영영 안 돌아오는 게 아니에요. 지금은 잠시 꺼져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 패턴이 세 번째 반복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번엔 낯선 타국에서 기댈 곳도 없이 겪고 있다는 것. 이건 혼자 견디기엔 너무 무거워요. 그래서 진심으로 말하고 싶어요. 이번엔 혼자 벚꽃을 기다리지 않으셨으면 해요.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보세요. 반복되는 이 패턴은, 상담이나 치료를 통해 다룰 때 훨씬 수월하게, 그리고 근본적으로 나아질 수 있어요. 해외에 계셔도 온라인으로 한국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있어요. 이건 본인이 약해서가 아니라, 세 번이나 혼자 견뎌온 사람이 이제는 좀 도움받을 자격이 충분하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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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554채택률 6%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사연자님, 머나먼 타국에서 혼자 얼마나 깊고 긴 어둠 속에 머물고 계셨을지,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시작된 외로움과 부모님으로부터 받지 못한 보호, 그리고 믿었던 남편으로부터의 반복되는 상처까지... 사연자님은 그동안 자신의 마음이 무너지지 않게 하려고 얼마나 많은 힘을 쓰고, 얼마나 자주 울음을 삼키며 버텨오셨을까요.
    
    지금 사연자님이 느끼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와 '사라지고 싶은 마음'은 사연자님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너무나 오랫동안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애써온 마음이 "이제 더는 못 버티겠다"며 보내는 긴급한 휴식 신호입니다.
    
    1. 이런 상태를 뭐라고 부를까요?
    사연자님이 느끼시는 '공허함', '감정의 단절(무감각)', '의욕 상실', '자는 것이 더 즐거운 상태'는 우울증의 전형적인 증상들 중 하나인 '해'와 '감정적 마비'일 가능성이 큽니다.
    정확한 진단은 꼭 전문가와 상담을 해주시면 좋아요.
    
    사람의 마음은 고통이 한계치를 넘어서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감정의 스위치를 꺼버립니다. 더 이상 상처받지 않으려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죠. 지금 사연자님의 마음은 '불이 꺼진 방'과 같습니다. 사연자님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너무 큰 상처들이 잇따라 들이닥치니 사연자님의 뇌가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잠시 감정이라는 기능을 정지시킨 것입니다.
    
    2. 지금 사연자님께 가장 필요한 것
    지금은 그 무엇보다 '나 자신을 향한 다정함'이 절실한 때입니다. 남편의 변화, 부모님의 기대, 세상의 당연한 시선들로부터 사연자님을 완전히 분리해 주세요.
    
    '무조건적인 쉼'을 허락하세요: "주말인데 뭘 해야 하지?", "운동이라도 해야지"라는 생각조차 지금은 사연자님을 괴롭히는 짐입니다. 주말 내내 자고 싶다면 마음껏 주무세요. 그것은 도망이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이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는 아주 건강한 회복 과정입니다.
    
    남편과의 거리를 두세요: 지금 사연자님은 남편에게서 사랑을 갈구하거나 분노를 표출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당분간은 "내가 지금은 감정을 느낄 에너지가 없으니, 나를 조금 혼자 있게 해달라"고 명확히 선을 긋고, 사연자님의 마음을 보살피는 데만 100%의 에너지를 쓰세요. 남편의 노력조차 지금은 사연자님께는 부담일 뿐입니다.
    
    '사라지고 싶은 마음'의 진짜 의미: 이는 '죽고 싶다'는 파괴적인 충동이라기보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간절한 외침입니다. "죽고 싶다"고 자책하지 말고, "나는 지금 이 환경이 너무 힘들구나. 내가 정말 편안해질 곳으로 가고 싶구나"라고 사연자님의 진심을 그대로 읽어주세요.
    
    3. 코치로서 드리는 부탁
    타국에서의 고립은 사연자님의 아픔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상담의 문을 두드려보세요: 한국에서 겪었던 그 고통이 타국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라도 한국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세요. 사연자님의 이 모든 고통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사연자님 편이 되어줄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자신을 비난하지 마세요: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연자님은 단 한 번도 사랑받을 권리를 잃은 적이 없습니다. 사연자님이 받은 상처들은 사연자님의 잘못이 아니에요. 지금은 그저 쉼이 필요한 때입니다.
    
    사연자님, 남편과 함께 도란도란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던 그 소박한 꿈, 그 꿈을 꾸는 사연자님의 마음은 너무나 소중하고 예쁩니다. 비록 지금은 그 꿈이 엉망이 된 것 같아도, 그 꿈을 간직한 사연자님 자신은 여전히 존귀합니다.
    
    오늘 밤은 그저 사연자님 자신을 꽉 안아주세요. "정말 힘들었지, 얼마나 버티느라 고생했니."라고요. 이 고통은 반드시 끝납니다. 사연자님이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까지 저도 여기에서 사연자님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지지하겠습니다.
    
    사연자님의노력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부디 오늘 하루만이라도 스스로에게 다정해지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 익명3
    우울증 증상 같으세요
    요즘은 흔한 감기라고 하는데 상담도 받아보세요
  • 익명2
    머나먼 타국에서 힘든 상황이라니 마음이 아프네요...
    바람을 피는것도 무시하는것도 정말 문제지만 반복되는 거짓말은 자괴감이 들 수 밖에 없겠어요..
    부부라는 인연으로 맺어져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건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 들거든요..
    세상에 유일한 내편이기도 하구요
    낯선곳이라 주변에 마음을 열고 이야길 나눌 사람이 없다는게 더 외롭게 하겠어요..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를 피폐하게 만들면서까지 남편에게 상처받는건 좋은 방법이 아닐 듯 해요
    잘 쉬면서 회복하시고, 
    주변에 상담도 하시면서 힘을 내시길 바래요
    남편에게 받는 위로보다 혼자서도 씩씩하게 일어서질 응원할께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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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324채택률 3%
    수많은 상처 속에서도 늘 온 힘을 다해 버텨오셨는데, 가장 믿었던 안전지대마저 흔들려 상실감과 공허함이 무척 크시겠습니다. 타국이라는 고립된 환경에서 홀로 이 무게를 감당하시느라 얼마나 외롭고 지치셨을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현재 겪으시는 증상은 심한 정서적 소진(번아웃)과 마음의 보호기제가 작동한 우울증의 전형적인 양상입니다.
    ​마음의 에너지가 완전히 고갈되면, 뇌는 더 큰 상처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감정을 차단하는 '해리'나 '감정적 마비' 상태를 만듭니다. 기쁨도 슬픔도 느껴지지 않고 자는 게 차라리 편한 지금의 상태는,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 영혼이 보내는 간절한 휴식의 신호입니다.
    ​지금은 남편의 관계 회복 노력에 억지로 반응하려 애쓰지 마세요. 주말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어도 괜찮으니, 오직 본인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데만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이 고통을 혼자 삼키지 마시고, 현지의 한인 심리상담이나 한국의 화상 상담 서비스 등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꼭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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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2,749채택률 3%
    지금 이렇게 솔직하고 깊은 마음을 나누기 힘들었을텐데 속마음 털어놓아 주셨군요. 오랫동안 겪어오신 상처와 고통, 그리고 지금의 깊은 외로움과 무기력감, 공허함까지, 그 무게가 얼마나 컸을지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습니다.
    
    과거에 어려운 경험들, 왕따나 미투 등 큰 상처들이 지금의 감정 상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게다가 지금도 남편과의 신뢰 문제, 가정 내 갈등 등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와 고통을 겪고 계시니, 감정적으로 지치고 무감각해지는 것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런 상태는 우울증의 중요한 증상들이 나타난 경우일 수 있고, 특히 지금처럼 죽고 싶은 마음과 사라지고 싶은 생각이 심할 때는 꼭 빨리 도움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혼자서 이 모든 고통을 감당하려 하지 마시고, 가까운 병원이나 상담기관, 응급실에 꼭 연락하시고,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 주세요.
    
    가슴속 깊은 곳에 있는 진짜 ‘나’를 찾아가고, 그 고통을 조금씩 풀어가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상담사와 함께 걸어갈 때 분명 조금씩 희망을 찾으실 수 있으실 거예요. 또한, 하루하루 작은 자기 돌봄도 꼭 잊지 마시면서, 조금씩 마음이 안정되는 시간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현재 느끼는 무기력과 공허함, 감정이 없는 상태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아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걸 위해서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고, 지지와 도움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가야 합니다.
    
    당신의 마음을 깊이 응원하며, 어디서든 사람들과 함께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시며, 마음의 평화를 찾아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