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 기분이 어떤지 차분히 돌아보면, 마음 한구석에 늘 알 수 없는 공허함과 깊은 스트레스가 자리 잡고 있다는 걸 느끼게 돼요.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정작 내면의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것 같아 마음이 늘 무거운 돌맹이를 얹은 것처럼 무겁고 갑갑하답니다. 겉으로는 별일 없는 척 무덤덤하게 웃어 보이고 아침마다 출근길 차에 몸을 실어 나르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밤길이나 아무도 없는 방 안에 혼자 남아있을 때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싸늘한 기분과 외로움이 소용돌이치듯 피어오르곤 해요.
직장 생활과 집안일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문득 “내가 지금 제대로 잘 살고 있는 게 맞나?” 하는 헛헛한 회의감이 들 때가 참 많죠. 내가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건지, 이렇게 일상에 치여 살아가기만 하는 게 맞는 건지 모든 것이 아득해지는 순간들이 종종 찾아와요. 아침 일찍 눈을 떠서 밤늦게 침대에 누울 때까지 타인의 요구와 회사 일정을 맞춰주느라 내 정작 나 자신의 내면을 돌볼 여유는 단 1분도 없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거든요.
주변 친구들이나 SNS 속 사람들은 다들 현명하고 계획적으로 소비도 잘하고, 저축도 척척 해내며 알뜰살뜰하게 삶을 꾸려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만 유독 마음이 허전하거나 답답할 때마다 인터넷 쇼핑을 통해 그 공백을 메우려고 하는 안 좋은 버릇이 있어요. 피드에 올라오는 남들의 예쁘게 인테리어된 집, 고급스러운 옷, 세련된 취미생활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부러움과 함께 이상하게 알 수 없는 박탈감이 밀려오기도 해요. 남들은 자신의 삶을 단단하게 통제하며 똑부러지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나만 유독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비라는 가장 손쉽고 즉각적인 수단으로 도망치는 것 같아요. 이럴 때마다 스스로가 한심스럽고 속상했던적이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남들과 나를 자꾸 비교하는 마음까지 더해지다 보니 자존감은 점점 더 바닥을 치게 되고, 쇼핑에 의존하는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자괴감도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요.
이 소모적인 충동구매 버릇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면, 작년 무렵부터였던 것 같아요. 당시 회사에서 맡았던 업무가 너무 과중하고 안좋은 일이 겹치면서 극심한 번아웃과 우울감이 한꺼번에 찾아왔었거든요. 하루에도 수십 번씩 퇴사를 고민하고 과도한 업무량과 야근 때문에 숨이 턱턱 막히는 일상이 지속되다 보니 멘탈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어요. 회사에서는 웃는 얼굴로 버텨냈지만, 영혼이 탈탈 털린 채 퇴근할 때면 제 온몸의 에너지가 완전히 방전된 상태가 되곤 했죠. 매일 야근을 거듭하고 주말에도 일에 치이며 심신이 완전히 지쳐버리다 보니, 퇴근길 차 안에서나 혹은 밤에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 화면으로 쇼핑몰을 구경하는 게 하루 중 유일하게 숨통이 트이는 탈출구처럼 느껴졌어요. 오늘 하루 힘겨웠던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손쉽고 빠른 보상이자 소소한 일탈이었던 셈이에요.
특히 요즘처럼 물가가 오르고 살기 팍팍한 시기에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에서 시도 때도 없이 할인 행사가 열리잖아요? 온갖 모바일 앱과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서는 소비자의 시선을 빼앗는 화려한 배너들이 매시간 끊임없이 쏟아져 나와요. 주말이나 평일 밤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 화면 상단에 팝업 알림이 쉴 새 없이 뜬답니다.
‘마감임박 오늘만 이 가격’
‘역대급 할인 마감 임박‘
‘한정 수량 특가’
‘OOO 회원님만을 위한 단독 추가 쿠폰 발급’
‘재고 소진 시 라이브 방송 종료’
위와 같은 구매욕을 자극하는 문구들을 마주하면, 지금 당장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홀린 듯이 장바구니를 그득그득 채우고 결제 버튼을 누르게 되더라구요. '지금 사지 않으면 나중에 큰 손해를 본다'는 조급함과 불필요한 불안감이 순식간에 밀려오면서 정상적인 판단력이 흐려지는 기분이에요.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는 손이 덜덜 떨리기도 하고 심장이 쿵쾅쿵쾅 뛰면서 꼭 이걸 손에 넣어야만 지금의 불안이 사라질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요. 마음이 헛헛하고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무언가를 구매해서 며칠 뒤 택배로 받아보는 그 짧은 자극과 도파민 분비에 완전히 중독되었던 것 같아요.
물건을 주문하고 택배가 집으로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그 2~3일의 기다림조차 지친 일상을 겨우 버티게 만드는 희미한 동력이 되었을 정도니까요. 그때부터 네이버, 지마켓, 안다르, 한섬몰, 랄프로렌, 각종 해외 직구 등등 할인 행사 알림만 울리면 앱으로 달려들어 가 무언가를 사들이는 버릇이 고착화되어 버렸어요 ㅠㅠ 알림 소리 하나에 제 마음과 손가락이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지경에 이르렀답니다.
가장 최근의 일을 말씀드리자면, 몇 주 전에도 모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규모 할인 이벤트나 뷰티 페스타를 연다는 알림을 받았어요. 평소에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하고 눈여겨보던 D사 드라이어가 평소보다 훨씬 싸게 나왔다는 문구를 보는 순간, 이성적인 판단 기능은 완전히 마비되어 버리더라구요. '지금 안 사면 나중에 이 가격에 절대 못 산다'는 조급함에 사로잡혀 광클한 끝에 결국 또 큰 금액을 질러버리고 말았어요. 결제 버튼을 누르는 그 수초 동안에는 이상할 정도로 머릿속이 뻥 뚫리며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그 짜릿함은 딱 결제 완료 창이 뜨는 몇 초 동안만 유지돼요.
막상 택배로 도착한 상자를 열어보았을 때, '난 이미 D사 에어랩이 있는데, 드라이기는 집에 몇 개씩 굴러다니는데… 내가 이걸 도대체 왜 샀지?' 하면서 제게 그다지 필요했던 물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현타가 와서 한숨을 푹 쉬었답니다.
상자 속 물건은 나에게 새로운 기쁨을 주기는커녕, 내 통장에서 빠져나간 막대한 돈과 제어되지 않은 내 욕망의 증거물로 다가왔어요. 옷장의 문을 열어봐도 사놓고 한 번도 입지 않은 채 텍도 뜯지 않은 새 옷들이 수두룩하고, 서랍 속에는 비슷비슷한 색상의 립스틱과 향수, 화장품, 갖가지 잡화들이 가득 쌓여 있어요. 다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순간의 기분을 전환하겠다고 지른 물건들이지만, 막상 사놓고 나면 쳐다보기도 싫어지는 아이러니함의 연속이에요.
택배 기사님이 다녀가신 뒤 집 앞에 쌓여 있는 택배 박스들을 마주하면, 그 순간만큼은 상자를 하나씩 테이프를 뜯고 개봉하는 재미와 함께 스트레스가 풀리는 듯한 일시적인 쾌감이 들기도 해요. 칼로 테이프를 자르고 에어캡을 버리면서 물건을 꺼내는 그 짧은 몇 분 동안은 나를 괴롭히던 일상의 스트레스나 업무상의 고통이 잠시 잊히는 것 같거든요.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뿐이에요. 포장지를 뜯고 난 뒤 며칠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이 싹 식어버리거나, 방 한구석에 그대로 처박혀 먼지만 차곡차곡 쌓이는 물건들을 보게 되죠. 그렇게 공간만 차지하고 먼지 쌓인 상자들을 볼 때마다 내가 원했던 건 그 물건 자체가 아니라 단 몇 분 동안의 일시적인 자극과 도파민이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돼요.
그리고 스마트폰뱅킹 앱을 켜서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순간, “텅텅텅~ 텅장이 되어부렀어~~” 하는 깊은 자괴감과 거대한 허무함이 파도처럼 밀려와요. 스트레스를 풀려고 썼던 돈 때문에 오히려 당장 이번 달 가계부 손익계산서에 큰 구멍이 나고, 불어난 카드 대금 명세서를 마주할 때마다 뒤늦은 후회를 한답니다. 다음 달 결제일에 나가야 할 카드 대금 금액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숨이 턱하고 막히고 가슴이 답답해져 와요. 내가 미쳤지,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런 짓을 했을까 싶어 밤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해요.
지난날의 충동적인 소비가 만들어낸 결과물인 금액들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밀려오는 압박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커요. 이런 금전적인 압박과 스트레스가 다시 일상적인 불안을 가중시키고, 그 불안이 또다시 새로운 충동구매를 부르는 악순환이 끊임없이 반복되니 정말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한 쇼핑이 도리어 더 큰 금전적 불안을 만들어내고, 그 불안 때문에 극심해진 스트레스를 다시 쇼핑으로 잠재우려는 끝없는 굴레에 완전히 갇혀버린 것 같아요. 출구 없는 개미지옥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기분이 들어요.
혼자서도 이 쇼핑 중독을 끊어보려고 수많은 방법을 시도해 봤어요. 결코 이 상황을 손 놓고 방치하지만은 않았고, 나름대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치열하고 절박하게 노력해 보았답니다. 남들에게 창피해서 말도 못 하고 혼자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어요.
우선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물리적인 차단이었어요. 충동구매의 온상이 되는 스마트폰 속 모든 쇼핑 앱과 오픈마켓 애플리케이션을 아이콘을 꾹 눌러 전부 삭제해 버렸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질 것이라 기대했어요. 자극적인 특가 알림이나 할인 쿠폰 메시지가 수시로 떠서 제 마음을 흔드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마케팅 수신 동의도 거부로 바꾸고, 소셜 커머스 앱들의 알림 권한도 전부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모를 유혹을 확실히 봉쇄하겠다는 생각으로 자주 쓰던 신용카드를 모바일 페이에서 전부 해제하고, 실물 신용카드는 서랍 깊숙한 곳에 보관해 두었어요. 지갑에는 최소한의 현금이나 신용카드 하나, 체크카드 한 장만 들고 다니며 소비의 문턱을 억지로 높여보려고 안간힘을 썼죠. 결제 과정을 최대한 불편하고 복잡하게 만들면 중간에 이성이 돌아올 것이라 강하게 믿었어요.
여기에 더해 충동적인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나름의 엄격한 규칙도 만들었어요.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곧바로 결제하지 않고 무조건 장바구니에 담아둔 뒤 최소 3일에서 일주일 동안 묵혀두기로 했어요. 쿨링오프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서 위시리스트에만 올려두고 일주일 뒤에도 이게 진짜 죽을 만큼 필요한가 고민해보자는 규칙이었죠. 시간이 지난 뒤 정말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이성적으로 다시 고민해 보고 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가 올라올 때 쇼핑 앱을 켜는 대신 TV 보고 책 읽기 등의 대체 행동 리스트도 몇 개 적어두고 실천해 보려고 애썼어요. 스트레스가 밀려오면 쇼핑몰 앱을 여는 대신 최대한 다른 짓을 하기로 했어요. 수첩에 대체 행동들을 적어두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펼쳐 읽어보며 '지금 사려는 건 물건이 아니라 내 욕망이다'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우며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어요. 소비 다이어리를 써보기도 하고, 매일매일 내가 얼마나 쓸데없는 곳에 돈을 썼는지 일기장에 기록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는 매번 눈물 날 정도의 작심삼일이었어요. 하루 종일 회사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지친 채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우면, 흥칫뿡, 오늘 하루 진짜 고생한 나에게 이 정도 보상은 해줘도 되지 않을까? 내가 내 돈 쓰고 살겠다는데 이것까지 참아야 하나? 앙?!' 하는 강렬한 보상심리가 스멀스멀 피어올라요. 낮 동안 참아왔던 피로와 억울함, 억눌린 감정들이 밤이 되면 폭발적인 보상 욕구로 변해 나를 흔들어 놓아요. 의지력이라는 에너지도 낮 동안 하루죙일 일하느라 다 소진되어 버리니, 밤이 되면 내성이나 통제력이 완전히 제로 상태가 되어버리는 거죠.
스마트폰 쇼핑 앱을 지워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손가락은 기어이 모바일 웹브라우저 주소창에 쇼핑몰 주소를 직접 하나하나 입력하고 로그인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더라구요. 이가 없으니 잇몸으로 해야지 하며 앱이 없으면 웹으로 접속해서라도 특가 마감 임박 알림을 확인하고, 할인율이 높은 상품이 품절될까 봐 조급해진 마음에 결국 서랍 속에 숨겨둔 카드를 꺼내와 테이프를 풀고 결제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는 자신을 마주할 때면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밀려와요.
모바일 페이를 해제해 놓았더니 계좌이체나 무통장 입금으로 결제 방식을 바꿔서라도 기어이 사들이고 마는 제 자신을 보고는 제 집착에 저 스스로가 무서울 지경이었어요. 앱을 삭제하고 카드를 숨긴 노력이 무색하게도, 제 의지는 너무나도 허망하고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어요. 결국 어떤 물리적인 장애물도 내 안의 감정적 욕구와 스트레스라는 괴물을 막아서지 못했다는 사실에 깊은 실망감을 느끼곤 해요.
이런 일들이 한두 번이 아니니 스스로에 대한 신뢰도 점점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어요. '나는 내 마음 하나 컨트롤하지 못하는 의지박약한 냔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가 너무 초라해 보여요. 내가 나조차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삶의 다른 영역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용기마저 앗아가며 나 자신을 자꾸만 무능하고 작은 사람으로 만들곤 해요. 이제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꺼려지고, 돈 얘기만 나오면 죄지은 사람처럼 숨고 싶어져요.
코치님, 이런 쇼핑 중독 같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저는 과연 어떻게 해야 욕망 우선적 소비의 악순환을 딱 끊어낼 수 있을까요? 코치님께 가장 물어보고 싶은 질문은, 스트레스나 마음의 동요, 공허함, 불안감 같은 감정적 요인으로 인해 충동적인 소비 욕구가 걷잡을 수 없이 치밀어 오를 때, 이를 억지로 억누르거나 무작정 참기만 하다가 결국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마음을 제어하고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체 해소법이에요. 단순히 '카드를 잘라라', '쇼핑 앱을 지워라' 같은 일시적이고 임시방편 같은 조언은 이미 제가 다 해보고 실패했기 때문에 별로 도움이 안될 것 같구요, 내면의 스트레스와 공허함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확실한 솔루션이 절실해요.
매번 불안하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어김없이 지름신이 강림해서 허겁지겁 불필요한 물건을 사들이는 나쁜 버릇을 완전히 없애고, 현명하고 튼튼한 소비 습관과 튼튼한 멘탈을 기를 수 있는 조언이 정말 필요해요.
지름신의 욕망이 파도처럼 몰아칠 때 그 파도에 휘말려 결제 버튼을 누르지 않고, 나를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절제력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그리고 혹시 저처럼 만성적인 감정적 소비와 충동구매 때문에 오랜 시간 괴로워하고 고민하다가 지혜롭게 극복해 낸 다른 분들의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면 꼭 좀 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나만 이렇게 통제력 없고 약한 사람인가 싶은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이 늪에서 빠져나왔는지, 구체적인 계기나 단계별 방법이 있는지 궁금해요~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