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부부싸움까지 제가 책임져야 할까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부모님이 정말 자주 싸우셨어요. 그런데 특별히 큰일이 있어서 싸우는 경우보다 정말 사소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로 조금만 좋게 받아들이면 넘어갈 수 있는 말인데도 상대방의 말투나 표현을 문제 삼고, 누가 먼저 그런 말을 했는지를 따지다 보면 어느새 큰 말다툼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너무 오래 봐와서인지 이제는 부모님이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는 순간에도 괜히 긴장하게 됩니다. 지금은 아무 일도 없는데도 ‘또 무슨 말 때문에 싸우시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얼마 전에도 저녁을 먹다가 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엄마가 지인에게 들은 주식 종목에 온 가족이 함께 투자했는데, 처음에는 수익이 났다가 주식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가족 전체가 손실을 많이 본 일이 있었어요. 그날 제가 먼저 “그거 다시 오를까?” 하고 이야기를 꺼냈고, 아빠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엄마가 아빠에게 “그 이야기를 왜 자꾸 꺼내?”라고 날카롭게 말씀하셨어요. 아빠도 “내가 꺼냈어?”라고 받아쳤고, 엄마는 “뭘 좋은 얘기라고 왜 또 해?”라고 했습니다. 아빠가 다시 “내가 꺼냈냐고?” 하면서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서로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큰 소리로 다투기 시작했어요.

 

사실 그 이야기를 먼저 꺼낸 건 저였어요. 저는 그냥 가족끼리 주식 이야기를 잠깐 나눈 것뿐이었는데, 정말 순식간에 부모님의 싸움으로 번지는 상황을 보면서 너무 답답했습니다.

 

비슷한 일은 정말 많아요.

한 번은 엄마와 아빠가 둘이 여행을 갔다가 식당에서 싸운 뒤 밥도 먹지 않고 그대로 집에 돌아온 적도 있어요. 엄마가 화장실에 다녀와서 아빠에게 “여기 화장실 더럽다”고 했는데 아빠가 “이런 데 다 그렇지”라고 말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엄마는 왜 그렇게 기분 나쁘게 말하느냐고 했고, 아빠는 이런 곳에 오면 화장실이 집처럼 깨끗할 수 있느냐고 했다고 해요. 결국 서로 “좋게 말하면 되지 않느냐”, “내가 무슨 말을 기분 나쁘게 했느냐”는 식으로 이야기가 커졌고, 결국 여행까지 중단하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말 이렇게까지 싸울 일인가?’ 싶어서 허탈한 마음이 들어요.

 

거실에서 함께 드라마를 보다가도 비슷한 일이 생길 때가 있어요.

드라마에 잔소리하는 남편이 나오자 엄마가 “니네 아빠 같다. 니네 아빠처럼 잔소리하잖아”라고 말씀하셨고, 아빠가 “내가 무슨 잔소리를 한다고 그래?”라고 받아치면서 또 말다툼이 시작됐어요.

 

엄마는 아빠에게 잔소리가 심하지 않느냐며 저희에게 물었고, 아빠는 왜 자기가 하는 말만 잔소리냐며 반박했습니다. 결국 저희 형제는 중간에서 너무 난감해서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어요.

 

저는 부모님이 싸우기 시작하면 대부분 조용히 제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방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부모님의 싸움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문을 닫고도 두 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계속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하던 일을 멈추게 되고, 책을 보거나 휴대폰을 보고 있어도 내용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아요. 그냥 멍하니 부모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듣고 있습니다.

 

잠을 자려고 누워서도 싸우는 소리가 신경 쓰이고, 싸움이 끝났는지 계속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싸움이 끝난 것 같아도 바로 거실로 나가지 못하고 한참 있다가 나가요.

 

다음 날 부모님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대화를 나누면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동시에 ‘또 언제 싸우실까’ 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이 싸우는 순간뿐 아니라 평소에도 집안 분위기를 살피게 되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이런 상황이 더 무서웠습니다.

엄마가 화가 나서 집을 나가거나 물건을 쾅쾅 내려놓으며 화를 표현하실 때면 혹시 무슨 일이 더 생길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밤마다 울거나 잠을 못 잔 적도 많았고, 집에 있는 것이 힘들어서 일부러 회사에 일찍 출근하거나 늦게까지 남아 있기도 했어요. 오히려 회사에 있는 게 마음 편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나이가 든 후에는 두 분께 제 마음을 직접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다른 집 부모들도 많이 싸운다”, “우리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답답하고 서러웠습니다.

 

두 분에게는 부부싸움일지 몰라도 저는 어린 시절부터 그 모습을 보고 듣고 살아왔고, 저에게는 결코 아무렇지 않은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결국 가슴을 치면서 울 정도로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다시 이야기했고, 그제야 두 분도 제 마음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하신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하셨고 저도 그때는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저도 두 분이 조금이라도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셨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제가 자식으로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을 해봤어요. 

 

두 분이 함께 보실 영화를 예매해드리기도 하고, 분위기 좋은 식당을 예약해서 같이 식사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정말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내가 뭔가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면 두 분이 덜 싸우지 않을까?’

‘두 분이 같이 좋은 시간을 보내면 서로 조금 더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내가 중간에서 잘하면 두 분이 싸우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두 분이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면 저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이번에는 좀 괜찮아졌나 보다’ 하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런 변화는 오래가지 않았고, 결국 다시 사소한 말에서 시작된 다툼이 반복됐습니다.

 

이제는 부모님의 관계를 제가 해결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부부관계는 부모님 두 분의 몫이고, 제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서 두 분의 관계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어요.

 

그런데 마음은 그렇게 쉽게 분리되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싸우면 저도 같이 무너지는 것 같아요.

싸움이 시작되면 ‘이번에는 또 얼마나 오래 가실까’, ‘혹시 더 크게 싸우시는 건 아닐까’ 걱정하고, 방으로 들어가서도 계속 귀를 기울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 상황이 끝나기만 기다려요.

 

그리고 싸움이 끝난 뒤에도 바로 괜찮아지는 게 아니라 한동안 제 기분이 가라앉아 있을 때가 많아요.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의 관계까지 제가 책임져야 하는 걸까요?


부모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두 분이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은 당연히 있습니다. 앞으로도 두 분이 서로 덜 상처받고 편안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 마음 때문에 제가 계속 부모님의 분위기를 살피고, 싸움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두 분의 관계를 좋아지게 만들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면 그것도 결국 제 삶을 너무 많이 내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부모님이 싸우더라도 그날 하루 전체를 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두 분이 싸우는 소리를 듣고 제가 우울해지는 것까지는 막고 싶어요.

 

부모님이 싸우면 무조건 방으로 피해서 두 분의 싸움이 끝날 때까지 숨죽여 기다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상황 속에서도 제 감정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부모님이 싸우는 것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그 싸움 때문에 제 마음까지 계속 흔들리는 것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부모님의 관계를 사랑하는 자식의 마음으로 걱정하는 것과, 부모님의 관계를 내가 책임지는 것은 분명히 다른 것일 텐데 저는 아직 그 경계를 잘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이 싸우는 모습을 볼 때마다 생기는 불안과 긴장을 어떻게 부모님의 문제와 제 감정으로 분리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두 분이 싸우는 순간 제가 죄책감이나 불안에 휩쓸리지 않고, ‘이건 부모님의 문제이고 나는 내

마음을 지켜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님을 사랑하면서도 부모님의 부부관계까지 제가 책임지지 않고, 제 삶과 마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을 코치님께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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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5
  • 프로필 이미지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004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어릴 적부터 사소한 말 한마디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부모님의 다툼을 곁에서 지켜보시며 오랜 시간 얼마나 심장이 조마조마하고 불안하셨을지, 그 마음의 무게가 온전히 전해져 참 마음이 아픕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이 사이좋게 지내시길 바라는 다정한 마음으로 영화를 예매하고 분위기 좋은 식당을 찾아드리며 애쓰셨던 그 따뜻한 노력들이 결국 반복되는 다툼 앞에 무너졌을 때의 허탈함도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부모님의 관계까지 제가 책임져야 하는 걸까요?"라는 질문에 단호하고 명확하게 답을 드리자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님의 다툼은 부모님 두 분의 오랫동안 쌓인 대화 방식이자 그들만의 관계 문제입니다. 자식이 아무리 중간에서 노력하더라도 두 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수는 없습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부모님의 부부 문제를 내 짐으로 짊어지는 것 사이에서 건강한 '심리적 경계'를 세우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안내해 드립니다.
    
    부모님의 싸움은 '나의 책임'이 아님을 명확히 인지하기
    
    주식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고 해서 싸움이 일어난 것은 결코 본인 때문이 아닙니다. 본인이 그 말을 꺼내지 않았더라도, 부모님은 그날 다른 사소한 이유로 다투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모님이 다투는 것은 두 분 사이의 대화 방식 문제일 뿐, 자식의 말이나 행동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일깨워주어야 합니다.
    
    물리적·감각적 차단막 만들기
    
    부모님이 싸우기 시작할 때 방으로 들어가 귀를 기울이는 것은, 몸은 피했으나 마음은 여전히 그 싸움터에 남아있는 것과 같습니다.
    
    방으로 들어간 뒤에는 적극적으로 소리를 차단해야 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영상/팟캐스트 등을 틀어 귀로 들어오는 다툼의 소리를 물리적으로 막아보세요. 소리만 차단되어도 뇌가 느끼는 위협과 불안감이 크게 줄어듭니다.
    
    '부모님의 과제'와 '나의 과제' 분리하기 (아들러 심리학의 과제 분리)
    
    부모님이 싸우고, 화를 내고, 관계를 풀어가는 것은 오롯이 '부모님의 과제'입니다.
    
    부모님이 다툴 때 마음속으로 나지막이 이렇게 주문을 외워보세요.
    
    "이건 두 분이 풀어야 할 두 분의 문제야. 내가 개입하거나 해결해 줄 수 없고, 그럴 의무도 없어. 나는 내 마음을 지키는 데 집중해도 괜찮아."
    
    자식으로서 분위기를 띄우려 애쓰거나 좋은 곳을 모시고 가는 노력을 내려놓아도 괜찮습니다. 그것은 죄책감을 가질 일이 아닌, 건강한 독립의 과정입니다.
    
    집 밖의 안전지대 적극 활용하기
    
    집안에 다툼의 기류가 흐르거나 싸움이 시작될 때, 굳이 방 안에서 숨죽여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집 근처 카페, 산책로, 도서관 등 내가 마음을 편안히 놓을 수 있는 외부의 '안전 공간'으로 자리를 잠시 피하는 것이 감정을 지키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과 부모님의 부부 문제로 인해 내 일상과 감정이 무너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부모님의 문제를 부모님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한 명의 독립된 성인으로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지혜로운 태도입니다.
    
    오늘 밤은 그동안 부모님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견뎌내느라 애쓴 나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채택된 답변

    구체적인 방법까지 소개해주셔서 하나씩 시도해 보려고 해요. 하나씩 해보면 제 마음도 많이 괜찮질 것 같아 벌써 기대가 돼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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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BEST
    답변수 1,115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이 무거운 이야기를 이렇게 차분하고 자세히 풀어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읽는 내내, 오래도록 부모님 사이에서 마음 졸이며 지내온 그 시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느껴졌어요.
    
    먼저 이 말씀부터 드리고 싶어요. 작성자님이 지금 겪는 그 긴장과 불안, 부모님이 평범하게 대화만 나눠도 또 싸우지 않을까 조마조마해지는 것. 이건 작성자님이 예민해서가 아니에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소한 말 한마디가 큰 싸움으로 번지는 걸 수없이 봐왔으니, 작성자님의 마음은 늘 다음 위험을 미리 감지하려고 경계 태세를 갖추게 된 거예요. 이건 오래 그런 환경에 놓인 사람에게 나타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 그러니 이렇게 반응하는 자신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리고 작성자님이 이미 아주 깊고 정확한 통찰에 도달해 계세요. 부모님의 부부관계는 두 분의 몫이고 내가 바꿀 수 없다는 것, 사랑하는 자식으로서 걱정하는 것과 그 관계를 내가 책임지는 것은 다르다는 것. 이걸 머리로 이해하고 계신 것만으로도 정말 중요한 지점에 와 계신 거예요. 다만 말씀하신 대로 마음이 머리를 따라오지 못하는 거죠. 그 경계를 마음으로도 그을 수 있도록,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여쭤보신 것, 부모님의 문제와 내 감정을 어떻게 분리하느냐에 대해서요.
    
    핵심은 이거예요. 부모님의 싸움은 부모님의 것이고, 그 싸움을 막거나 해결할 책임은 작성자님에게 없다는 걸 마음에 새기는 거예요. 작성자님은 오랫동안 무의식중에 내가 중간에서 잘하면,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면 두 분이 덜 싸우지 않을까 하는 책임을 스스로 짊어져 왔어요. 영화를 예매하고 식당을 예약한 그 노력들이 그 증거예요. 그건 작성자님이 그만큼 따뜻하고 애쓰는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동시에 부모님의 관계라는, 작성자님이 질 수 없는 짐을 오래 지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런데 작성자님도 이미 확인하셨잖아요. 그렇게 애써도 변화는 오래가지 않았다고요. 그건 작성자님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애초에 두 분의 관계는 작성자님이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부모님이 사소한 말에 서로 지지 않고 부딪히는 그 방식은, 두 분 사이의 오래된 패턴이고, 그건 두 분이 풀어가야 할 두 분의 과제예요. 작성자님이 아무리 좋은 자식이어도 대신 풀어줄 수 없어요. 이걸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게 분리의 시작이에요.
    
    그러니 다음에 부모님이 싸우기 시작하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이건 두 분의 문제다. 내가 시작한 것도 아니고, 내가 막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특히 저번 주식 이야기처럼, 작성자님이 무심코 꺼낸 말이 싸움의 계기가 됐을 때 내 탓인가 싶어지실 텐데, 그건 작성자님 탓이 절대 아니에요. 그 주제가 아니었어도 두 분은 다른 사소한 말에서 부딪혔을 거예요. 화장실이 더럽다는 말 한마디에 여행을 중단하고 돌아온 것처럼요. 계기는 작성자님이 제공한 게 아니라, 두 분의 관계 방식 안에 이미 있던 거예요.
    
    둘째, 여쭤보신 것, 죄책감과 불안에 휩쓸리지 않고 내 마음을 지켜도 된다고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대해서요.
    
    여기서 중요한 건, 내 마음을 지키는 것이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걸 아는 거예요. 작성자님은 지금 부모님이 싸울 때 함께 무너지고 하루를 망치는 것이, 부모님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자식의 당연한 도리라고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작성자님이 무너진다고 해서 부모님의 싸움이 멈추는 것도 아니고, 두 분이 더 나아지는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작성자님만 소진될 뿐이에요. 그러니 내가 흔들리지 않고 내 감정을 지키는 것과,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은 얼마든지 함께 갈 수 있어요. 두 분을 걱정하는 마음은 그대로 두되, 그 싸움에 내 하루와 기분까지 내어주지는 않는 거예요.
    
    구체적인 방법을 몇 가지 나눠드릴게요.
    
    먼저, 방으로 피하되 귀를 기울이는 그 습관을 바꿔보세요. 지금 작성자님은 방에 들어가서도 문 너머 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이며, 싸움이 끝났는지 감시하듯 신경을 곤두세우신다고 했잖아요. 그건 여전히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거예요. 그러니 방에 들어가면, 소리에 신경이 쏠릴 때 의식적으로 다른 것에 감각을 집중해보세요. 이어폰으로 음악이나 소리가 있는 영상을 틀어서 청각을 다른 데로 돌리거나, 손을 쓰는 일에 집중하는 거예요. 부모님의 싸움을 내가 지켜본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지 않아요. 그러니 그 감시를 내려놓아도 괜찮아요. 이건 무책임한 게 아니라,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에서 내 감각을 거두는 거예요.
    
    둘째, 그 순간 올라오는 불안을 알아차리고 이름을 붙여보세요. 싸움이 시작될 때 이번엔 얼마나 오래 갈까, 더 크게 싸우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밀려오면, 지금 내가 불안해하고 있구나, 어릴 때부터 익숙한 그 긴장이 또 올라오는구나 하고 가만히 짚어보는 거예요. 이 불안은 지금 실제로 위험해서라기보다, 오래 쌓인 익숙한 반응이 자동으로 켜지는 거예요. 그걸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그 감정에 통째로 휩쓸리는 걸 조금 막을 수 있어요.
    
    셋째, 싸움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기분이 가라앉는다고 하셨잖아요. 그럴 때 그 감정에서 빠져나올 나만의 작은 행동을 정해두세요. 밖에 잠깐 나가 바람을 쐬거나, 좋아하는 걸 하거나, 누군가에게 연락하거나요. 부모님의 싸움이 내 하루 전체를 삼키지 않도록, 내 기분을 회복시키는 통로를 만들어두는 거예요.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작성자님이 예전에 두 분께 가슴을 치며 울 정도로 힘들다고 이야기했을 때, 처음엔 다른 집도 싸운다,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이 돌아왔다고 하셨잖아요. 그때 얼마나 답답하고 서러웠을지요. 그런데 작성자님, 그 용기 있는 표현은 헛되지 않았어요. 결국 두 분이 작성자님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셨잖아요. 다만 부모님이 오래된 싸움 방식을 바꾸지 못하는 건, 작성자님의 호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두 분 스스로의 과제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이제는 두 분을 변화시키려 애쓰기보다, 작성자님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쪽으로 초점을 옮기셨으면 해요. 그게 작성자님이 할 수 있는, 그리고 해도 되는 일이에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 가지 더 짚고 싶어요. 작성자님이 어린 시절에 이 상황이 너무 무서워 밤마다 울거나 잠을 못 자고, 집이 힘들어 회사에 일찍 나가거나 늦게까지 남았다고 하셨잖아요. 그렇게 오래 긴장과 불안 속에서 자란 경험은, 지금 성인이 된 작성자님의 마음에도 흔적을 남겼을 수 있어요. 부모님이 싸울 때마다 함께 무너지고 한참을 가라앉는 게 그 흔적이에요. 이런 건 혼자 마음을 다잡는 것만으로는 완전히 풀기 어려울 수 있어서, 심리상담의 도움을 받아보시는 것도 권하고 싶어요. 상담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쌓인 이 불안의 뿌리를 함께 들여다보고, 부모님의 감정과 내 감정을 분리하는 연습을 작성자님에게 맞게 도와줄 수 있어요. 이건 작성자님이 약해서가 아니라, 오래 짊어져 온 마음의 짐을 이제 제대로 내려놓기 위한 거예요.
    
    한 가지 여쭤보고 싶어요. 지금 부모님과 함께 살고 계신 것 같은데, 형제분이 있다고 하셨죠. 이 힘든 마음을 형제분과 나누신 적이 있나요? 같은 상황을 함께 겪은 사람이니, 서로 마음을 나누면 조금은 덜 외로울 것 같아서요. 그리고 작성자님은 지금 독립을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인지도 궁금해요. 물리적으로 그 환경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도, 마음을 지키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거든요.
    
    작성자님,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 관계를 책임지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고 하셨잖아요. 그 말이 정확해요. 작성자님은 두 분을 걱정하고 잘 지내시길 바라는 것까지만 하면 돼요. 두 분의 싸움을 막고, 관계를 좋게 만들고, 그 결과에 내 기분을 매다는 것까지는 작성자님의 몫이 아니에요. 그건 두 분의 몫이에요. 오래도록 그 짐을 대신 지느라 애써온 작성자님이, 이제는 그 짐을 제자리에 내려놓고 작성자님 자신의 삶과 마음을 돌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건 나쁜 자식이 되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작성자님이 건강하게 자기 삶을 지켜야, 부모님도 더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작성자님은 그럴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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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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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수 3,205채택률 4%
    부모님의 부부싸움을 지켜보며 마음이 무너지는 상황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지 제 마음이 무겁네요.. 어릴 적부터 그 모습을 보고 자라셨기에, 단순한 부부싸움 이상의 상처와 긴장감이 내면에 쌓여 있을 거예요. 더 나아가, 부모님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힘써왔지만 변화가 오래가지 않아 지쳐버린 마음도 안쓰럽습니다.
    
    먼저, 부모님의 관계는 결국 두 분의 몫이며, 자녀인 유저님의 책임이 아닌 점을 꼭 기억하세요. 부모님 싸움으로 인해 자신의 감정까지 흔들리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그 감정을 자신만의 것으로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 감정을 지키는 방법으로는 다음이 도움이 됩니다.
    
    - 싸움이 시작되면 ‘이 싸움은 부모님의 문제이고 나는 내 삶을 지킬 권리가 있다’고 스스로에게 반복해서 말하는 자기확언을 해보세요. 마음이 좀 더 단단해지고 흔들림이 줄어듭니다.
    - 싸우는 소리를 직접 듣기 힘들다면, 잠깐 다른 공간에 머무르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시간을 갖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도 긴장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 싸움이 끝난 후에도 불안과 우울이 남는다면, 그 감정을 글로 적거나 신뢰하는 사람과 나누면서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 만약 감정이 자주 힘들고 괴로우시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아, 감정의 경계 설정과 건강한 대처법을 배우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 관계에 대한 걱정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 책임까지 짊어지려 들면 스스로가 소진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되 책임지지 말기’라는 마음가짐을 조금씩 내면화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저님이 자신의 삶과 마음을 보호하며, 부모님의 문제와 자신의 감정을 분리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저는 늘 응원하고 지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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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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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수 1,473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부모님의 싸움을 너무 오래 혼자 견뎌오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마음이 안쓰럽습니다.
    
    특히 마음에 남는 부분은 "제가 먼저 주식 이야기를 꺼냈다"며 혹시 내 탓이 아닐까 고민하는 모습이었어요. 하지만 그 다툼은 주식 때문이 아니라, 오래된 두 분의 대화 방식이 다시 반복된 것입니다. 자녀가 원인을 만들었다기보다 부모님의 갈등 패턴이 드러난 것이죠.
    
    머리로는 "부모님의 몫"이라는 걸 알지만 몸은 긴장하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래서 목표는 싸움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반응을 바꾸는 것입니다.
    
    * 속으로 한 문장을 반복해 보세요. "나는 자녀이지, 중재자가 아니다."
    
    * 싸움이 시작되면 내용을 들으려 하기보다 이어폰으로 음악이나 백색소음을 틀고 다른 공간에 집중해 보세요.
    
    * 두 분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영화·식당을 준비하는 역할은 내려놓아도 됩니다. 사랑과 책임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불안을 느끼는 것은 부모님을 사랑해서이지, 책임을 다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면서도 내 마음을 지키는 사람은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건강한 경계를 배우는 사람입니다.
    
    조금씩 "부모님의 관계는 부모님의 몫, 내 삶은 내 몫"이라는 경계를 연습하다 보면, 싸움이 있어도 하루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 날이 분명 늘어날 것입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내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은 충분히 분리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의 감정 파도에 자꾸만 쓸려 내려가는 나를 건져 올리며, 온전히 평온한 하루를 지켜나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익명5
    한집에 살다보면 가족의 문제가 곧 나의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죠..
    매일 한공간에서 밥을 먹고 
    문틈 사이로 소리가 들려서 모른척 할 수 없거든요..
    
    저도 이번에 자녀분들의 글들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어요..
    부모의 사소한 감정과 말투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줬는지 알게 됐거든요
    
    저도 시모와의 갈등에 늘 우울해하고 퇴근해서 집에 바로 가지 못했어요..
    차마 마주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거든요..
    
    저희 아이들도 성인이라 독립한 상태인데
    아이들이 우울증이 있었다고 하네요..
    저의 우울함을 아이들에게 많이 줬어요..ㅜ
    
    부모님도 자녀분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실거예요..
    
    아직은 부모님과 같이 거주하나봐요..
    저희 아이들은 둘다 독립했는데 자신의 일을 하면서 힘들어도 끗끗하게 살아내고 있더라구요
    가족간의 공간적 분리가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녀로 책임보다는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하는거 같아요..
    그래야 부모와는 다른 삶을 살 수 있거든요..
    
    힘든시간 잘 버티셨어요.. 이번 기회로 슬기롭게 잘 해결하셨으면 좋겠어요
    익명1
    작성자
    말씀해주신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족의 감정이 한 사람에게만 머무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어요. 특히 저도 부모님이 싸우실 때 그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 마음까지 같이 가라앉았던 것 같아요. 아직은 함께 생활하고 있어서 당장 공간을 완전히 분리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부모님의 감정과 제 감정을 조금씩 구분하면서 제 삶을 살아가는 연습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를 걱정해주시고 따뜻한 말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839채택률 3%
    부모님의 부부관계는 결코 님이 책임져야 할 몫이 아니며, 님의 삶과 감정을 먼저 지키셔도 괜찮습니다. 오랫동안 집안의 긴장감을 혼자 견디며 마음을 써온 시간들이 얼마나 버겁고 외로웠을지 감히 헤아려봅니다.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노력이 무력감으로 돌아왔을 때의 서러움은 지극히 당연한 감정입니다.
    ​부모님의 다툼은 두 분이 수십 년간 쌓아온 소통 방식의 문제일 뿐, 님의 말 한마디나 노력 부족 때문이 아닙니다. 이 경계를 세우고 마음을 지키기 위해 다음 방법을 하나씩 실천해 보세요.
    ​다툼이 시작되면 방에서 소리를 들으려 애쓰지 말고, 노이즈 캔긴장이 밀려올 때 "이건 두 분의 문제다. 나는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두 분의 감정까지 대신 책임질 수 없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며 심호흡을 하세요.
    ​다툼이 끝나길 기다리는 대기 상태에서 벗어나, 그 순간에도 내가 좋아하는 일(운동, 독서 등)을 하며 내 시간을 채워나가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부모님을 걱정하는 마음을 내려놓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걱정'과 '감정적 휘말림'은 다릅니다. 이제는 부모님의 몫을 온전히 그분들께 돌려주고, 질문자님 자신의 평온한 하루를 먼저 챙기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익명1
    작성자
    정성스럽게 읽어주시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걱정하는 마음’과 ‘감정적으로 휘말리는 것’은 다르다는 말이 많이 와닿았어요. 그동안 부모님이 싸우면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서 제 일상까지 멈춰버렸는데, 이제는 두 분의 갈등을 걱정하더라도 제 시간을 계속 이어가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싸움이 시작되면 소리를 들으려고 계속 귀를 기울이기보다 이어폰을 끼거나 다른 일에 집중하면서 제 마음부터 돌보려고 합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 두면서도 두 분의 감정까지 제가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걸 조금씩 배워보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605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읽으면서 부모님의 싸움 자체도 힘들었겠지만, 오랜 시간 ‘두 분이 언제 또 싸울지 모른다’는 긴장 속에서 지내온 것이 더 큰 부담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싸우고 있지 않을 때조차 말투와 분위기를 살피고, 싸움이 시작되면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도 그만큼 오랫동안 반복된 경험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먼저 가장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부모님의 부부관계는 글쓴이님이 책임져야 할 영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모님을 사랑하고 두 분이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과, 두 분이 잘 지내도록 내가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영화를 예매하고 식당을 예약하면서 관계를 좋게 만들어보려고 노력하셨던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두 분이 갈등을 다루는 방식은 결국 두 분이 바꾸어야 합니다.
    
    특히 글쓴이님은 오랫동안 부모님의 분위기를 살피면서 ‘내가 뭔가 하면 싸움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역할을 맡아오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 싸웠다고 해서 내가 무언가를 놓친 것도 아니고, 내가 더 잘 중재했어야 했던 것도 아닙니다. 글에 나온 주식 이야기처럼 내가 우연히 꺼낸 이야기가 싸움의 소재가 되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화를 갈등으로 발전시키고 그 갈등을 어떻게 다룰지는 두 분의 몫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부모님이 싸우기 시작했을 때 ‘싸움이 끝났는지 확인하는 것’보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정해두는 연습을 해보셨으면 합니다. 가능하다면 이어폰을 끼고 음악이나 영상을 보거나, 산책을 나가거나, 카페나 다른 공간으로 잠시 이동하는 것도 좋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일을 하면서도 계속 두 분에게 신경이 갈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지금 내가 듣고 있다고 해서 싸움이 빨리 끝나는 것은 아니다. 두 분의 갈등은 두 분이 해결할 일이다’라고 현실을 다시 확인해보세요. 중요한 것은 불안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느끼면서도 부모님의 싸움을 감시하는 행동에서 조금씩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평소에도 경계를 조금 더 명확하게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님 중 한 분이 싸운 내용을 가져와 상대방에 대한 평가를 요구하거나 ‘네가 봐도 내가 맞지?’라고 묻는다면 어느 편을 들어 해결하려 하기보다 ‘두 분 사이의 문제에 제가 중간에 들어가는 건 이제 힘들어요. 이 부분은 두 분이 이야기해서 해결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녀가 부부갈등의 중재자가 되는 구조를 끊기 위해 필요한 경계입니다.
    
    그리고 글쓴이님에게는 부모님과의 대화보다 자신의 긴장을 낮추는 작업도 중요해 보입니다. 오랜 시간 반복된 경험 때문에 현재의 작은 언쟁에도 과거의 두려움까지 함께 올라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싸움이 시작됐을 때 ‘지금 나는 어린 시절의 내가 아니라 성인이고,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부모님이 화가 난 것과 내가 안전하지 않은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처럼 현재 상황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는 행동, 신체적 폭력이나 위협처럼 실제 안전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단순히 ‘부모님의 일이니 신경 쓰지 말자’고 넘길 문제는 아닙니다. 그런 경우에는 직접 중간에서 몸으로 막으려 하기보다 우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이미 머리로는 ‘부모님의 관계는 부모님의 몫’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마음도 당장 그렇게 느끼도록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조금씩 부모님의 관계를 책임지는 행동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두 분이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그대로 가지고 계셔도 됩니다. 다만 그 다음 문장을 ‘하지만 두 분을 잘 지내게 만드는 것은 내 일이 아니다’라고 붙여보셨으면 합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면서도 그분들의 관계에서 한 발 떨어져 자신의 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부모님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과 나 사이에 필요한 경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익명1
    작성자
    긴 글인데도 제 상황을 정말 세심하게 읽어주시고 구체적으로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제가 싸움이 끝났는지 계속 확인하고 귀를 기울이는 것 자체가 부모님의 갈등을 제가 감시하고 책임지려는 행동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은 그렇게 해야 마음이 놓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그 행동에서 조금씩 빠져나오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두 분이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 하지만 두 분을 잘 지내게 만드는 것은 내 일이 아니다”라는 말이 정말 마음에 남아요. 부모님이 싸우면 혹시 제가 뭔가 잘못했거나 더 잘했어야 했던 건 아닌지 생각했는데, 주식 이야기를 제가 먼저 꺼냈던 것까지 제 탓으로 돌릴 필요는 없다는 말씀도 많이 위로가 됐습니다.
    
    앞으로는 싸움이 시작됐을 때 두 분을 살피고 상황을 확인하기보다 이어폰을 끼거나 잠시 밖으로 나가는 등 제 하루를 지키는 행동부터 해보려고 합니다. 아직은 불안해서 쉽지 않겠지만,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부모님의 관계를 책임지는 것은 다르다는 걸 조금씩 연습해보겠습니다. 정성스러운 답변 정말 감사합니다. 답변 덕분에 제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 익명4
    우리는 살면서 그리고 우리는 계속해서 가족 생활을 지속하면서 많은 고민과 많은 갈등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가족 간의 갈등을 보면서 서로 남보다도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상황들도 꾸준히 보아왔고 또 안타까운 상황까지도 보았습니다. 결국은 우리가 TV를 통해서 또 언론 매체를 통해서 진짜 안타깝고 정말 어 저분이 없 없는 상황까지도 보게 되겠지요. 우리는 이렇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습니다. 부모님과의 의견 그리고 부모님과의 이야기에 대해서 경청하시는 것은 좋지만 어느 편을 들거나 내가 그거에 대해서 결론을 낼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그만큼 매우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고 또 부모님들에 관해 이야기인데 자식인 나로서 거기서 끼어들어서 내 의견을 이야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과 서로 여행을 한번가 보시고 좋은 음식과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드시면서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시고 서로 화해할 수 있는 그런 여건들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이지. 내가 거기서 어떠한 방향을 틀어 제끼던가? 어떠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는 가족들의 행복과 하한인 것입니다. 그러나 오해와 이러한 지시들이 서로 풀고 대화를 통해서 풀려. 나가면은 어떠한 일이든지 뭐든지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해결책들을 바르게 생각하고 또 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부부 간의 대화가 끊기지 않고 계속 이해를 할 수 있는 그런 사항이 돼야 될 것입니다. 그렇게 부부 분들이 그리고 부모님들이 계속해서 대화를 할 수 있고 또 서로 간의 오해와 진실을 서로 그리고 서로의 갈등의 실타례를 풀어 나갈 수 있는 대화의 장이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될 것입니다. 대화가 끊기면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입니다
    익명1
    작성자
    댓글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 자체는 중요한 것 같아요. 다만 저는 그동안 두 분이 좋은 시간을 보내실 수 있도록 여행이나 식사, 영화 같은 자리를 일부러 만들어드리기도 했는데도 결국 다시 같은 갈등이 반복되다 보니, 제가 더 무언가를 마련해서 두 분의 관계를 바꿔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부모님이 잘 지내셨으면 하는 마음은 여전히 크지만, 이제는 두 분의 대화와 관계를 제가 이끌기보다는 두 분에게 맡기고 저는 제 마음을 지키는 연습을 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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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540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털어놓아 주신 마음을 읽으며 얼마나 깊은 책임감과 외로움을 견뎌오셨을지 깊이 공감하게 돼요.
    ​부모님의 갈등 속에서 눈치를 보고 마음을 졸이던 시간은 자식으로서 겪기에는 너무나 무겁고 버거운 짐이었을 거예요.
    ​두 분을 향한 사랑과 걱정은 자연스러운 마음이지만 그것이 곧 부모님의 관계까지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심리사회학적으로 볼 때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건강한 경계선이 필요하며, 부모의 감정과 싸움은 온전히 두 사람의 영역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싸움이 시작될 때 이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고 마음속으로 선을 긋고, 물리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한 걸음 물러서는 연습을 해보세요.
    ​두 분의 갈등 상황을 내가 바꿀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그 순간 내 안의 불안을 알아차리며 차분하게 호흡을 가다듬어 보는 거예요.
    ​싸움이 끝난 후에는 가라앉은 마음을 탓하기보다 오늘 하루의 리듬을 스스로의 활동으로 채우며 나의 일상을 돌보는 데 집중해 보세요.
    ​작성자님의 삶은 부모님의 관계를 지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롯이 작성자님 자신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므로, 이제는 그 단단한 마음의 울타리를 조금씩 세워나가셨으면 좋겠어요.
    익명1
    작성자
    따뜻하게 읽어주시고 제 마음을 잘 헤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부모님의 관계를 지탱하기 위해 제 삶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 많이 와닿았어요. 그동안 부모님이 싸우면 제가 어떻게든 상황을 살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제 감정은 뒤로 미뤄두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싸움이 시작됐을 때 ‘이건 두 분의 문제이고 나는 내 마음을 지켜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한 걸음 물러나는 연습을 해보려고 합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 간직하되 그 사랑 때문에 제 일상까지 흔들리지 않도록 조금씩 제 마음의 울타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정성스러운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 프로필 이미지
    김미아 코치
    코칭전문가
    답변수 308채택률 8%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안녕하세요. 김미아 코치입니다. 💌
    
    오랫동안 부모님의 다툼을 지켜보면서, 단순히 싸우는 순간만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또 언제 싸우실지 모른다’는 긴장 속에서 지내오신 시간이 참 길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평범하게 대화하고 있을 때조차 혹시 분위기가 바뀌지는 않을까 살피고, 싸움이 시작되면 방으로 들어가서도 계속 귀를 기울이고, 두 분이 다시 평소처럼 이야기하는 모습을 확인해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다고 하셨지요.
    
    특히 마음에 남는 부분은 두 분이 함께 볼 영화를 예매하고, 식당을 예약하면서 좋은 시간을 만들어드리려고 했다는 대목입니다.
    
    ‘내가 뭔가 하면 두 분이 덜 싸우지 않을까.’
    
    오랫동안 이런 마음으로 부모님의 관계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오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질문하신 것처럼 부모님을 걱정하는 것과 부모님의 관계를 책임지는 것은 분명히 다른 일입니다.
    
    부모님이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그대로 가지고 있어도 됩니다. 두 분이 싸우면 속상할 수도 있고요. 그렇다고 두 분의 감정을 중재하고, 관계를 회복시키고, 다시 싸우지 않도록 만드는 역할까지 자녀가 맡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글쓴이님께서는 이미 두 분에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직접 이야기하셨습니다. 가슴을 치며 울 정도로 힘들었던 마음을 표현했고, 두 분도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하셨고요.
    
    여기까지가 글쓴이님이 할 수 있는 몫이었다고 생각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이제는 부모님이 다시 다투기 시작했을 때 ‘어떻게 하면 두 분을 멈추게 할까?’보다 ‘지금 나는 어떻게 나를 보호할까?’로 질문의 방향을 바꿔보셨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싸움이 시작되었을 때 방에서 두 분의 대화를 계속 듣고 있기보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가능하다면 잠시 산책을 나가거나, 카페처럼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것은 부모님의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갈등에서 나를 잠시 분리하는 연습입니다.
    
    마음속으로 짧게 구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지금 두 분이 화가 난 것은 두 분의 감정이다.”
    “두 분이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는 두 분의 몫이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을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내 시간을 계속 보내도 된다.”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불안이 바로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오랫동안 집안 분위기를 살피는 것이 익숙해졌다면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자동적으로 긴장하고 귀를 기울이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목표를 ‘부모님이 싸워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으로 잡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처음에는 싸움이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시간을 조금 줄여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부모님이 싸우는 동안에도 내가 보던 영상을 계속 보거나, 하던 일을 다시 시작하거나, 잠깐 밖에 나갔다 오는 것처럼요.
    
    그리고 이런 질문도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부모님의 관계가 오늘도 그대로라고 가정한다면, 나는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
    
    부모님이 달라져야만 내가 편안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내 마음의 평온 역시 계속 두 분의 관계에 달려 있게 됩니다. 반대로 부모님의 관계가 당장 달라지지 않더라도 내가 지키고 싶은 일상과 감정의 영역을 조금씩 만들어갈 수 있다면, 두 분의 관계와 글쓴이님의 삶 사이에도 조금씩 경계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어린 시절부터 반복된 부모님의 다툼 때문에 지금도 집안의 작은 분위기 변화에 크게 긴장하거나, 수면이나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면 심리상담을 통해 이 부분을 천천히 다뤄보시는 것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반복되어 온 반응이라면 혼자서 생각만 바꾼다고 금방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코칭에서도 ‘부모님의 관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부모님의 관계와 별개로 나는 어떤 경계를 만들고,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중심으로 탐색해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 사랑이 두 분의 관계까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가 될 필요도 없습니다.
    
    두 분이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부모님께 남겨두고, 이제는 그동안 부모님의 표정과 목소리를 살피느라 많이 사용했던 시선을 조금씩 글쓴이님 자신의 삶으로 돌려보셨으면 합니다.
    익명1
    작성자
    정성스럽게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특히 ‘어떻게 하면 두 분을 멈추게 할까’가 아니라 ‘지금 나는 어떻게 나를 보호할까’로 질문을 바꿔보라는 말이 많이 와닿았어요. 그동안 부모님이 싸우면 두 분의 관계를 걱정하는 것부터 먼저 했는데, 정작 그 상황 속에서 제가 얼마나 힘든지는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부모님의 관계를 당장 바꾸려고 하기보다 싸움이 시작됐을 때 이어폰을 끼거나 잠시 밖에 나가는 것처럼 제 마음을 보호하는 연습부터 조금씩 해보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부모님의 관계까지 책임지는 것은 다르다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 익명3
    이제는 부모님의 관계와 내 삶을 분리해도 괜찮다는 말을 꼭 전해 드리고 싶네요.
    부모님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자녀의 역할이 아니에요
    두 분의 말투와 감정,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두 분이 책임져야 할 영역이에요.
    앞으로는 부모님이 싸우지 않게 만드는 것보다 부모님이 싸우더라도 내가 그 싸움의 중심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아 보셨으면 해요.
    부모님을 사랑한다고 해서 부모님의 결혼 생활까지 짊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부모님이 평온하지 않은 날에도 작성자님은 평온할 권리가 있어요.
    이제는 나 자신도 함께 사랑하기 시작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익명1
    작성자
    “부모님이 평온하지 않은 날에도 나는 평온할 권리가 있다”는 말이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그동안 부모님이 싸우면 저도 같이 힘들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부모님을 걱정하는 마음과 제 마음을 지키는 것은 별개의 일이라는 걸 조금씩 받아들여보려고 합니다. 이제는 두 분이 싸우지 않게 만드는 것보다 그 상황에 제가 휩쓸리지 않고 제 감정을 지키는 연습을 해보려고 해요.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 자신도 함께 사랑하는 법을 배워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익명2
    부모님 사이의 갈등은 기본적으로 두 분이 
    해결해야 할 관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녀가 중간에 들어가 한쪽 편을 들거나 화해시키는 역할을 계속 맡게 되면, 정작 본인의 삶과 마음이 크게 지칠 수 있기 때문이네요.
    
    부모님이 서로에게 하는 행동의 결과를 대신 감당하는 것은 자녀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그 속에서 상처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두분 중 어느 한분이라도 의견을 묻는다면 
    “두 분 모두 제가 사랑하는 부모님이라서 어느 한쪽 편을 들 수는 없어요. 두 분의 문제는 두 분이 직접 해결하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도와드리겠지만, 싸움을 중간에서 해결하는 역할은 하기 어려워요.”
     라고  적절한 선을 정한다면 처음에는 부모님이 서운해하거나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경계를 세우는 것은 부모님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모님과 자신의 관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익명1
    작성자
    정성스럽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 중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고 “두 분의 문제는 두 분이 직접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도 제가 꼭 배워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그동안 부모님이 싸우면 제가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제가 무심한 자식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말씀을 듣고 보니 경계를 세우는 것이 부모님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저와 부모님 모두를 위해 필요한 거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쉽지 않겠지만 앞으로는 부모님의 갈등을 제가 해결하려 하기보다 제 마음을 지키는 쪽으로 조금씩 연습해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