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학폭 트라우마, 상담을 받아도 안 잊혀지면 어떻게 하나요?

전 중학생 때 학폭을 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이야기하는 건 생략할게요... 지금도 그 일을 글로 적으려고 하면 다시 생각이 날테고, 굳이 그때의 일을 하나하나 꺼내고 싶지는 않거든요.
세월이 꽤 많이 흘렀고, 지금은 성인이 된 지 한참 됐지만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가해 학생들의 이름이나 얼굴도 기억하고 있어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지내는 날도 많아졌지만, 그렇다고 기억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더라고요.
 
요즘은 학교폭력위원회 같은 제도도 잘 마련되어 있지만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학폭’이라는 말 자체도 없었거든요. 
학교에서 그 학생들에게 처벌을 내리기는 했지만 정확히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어떤 징계를 받았는지는 저도 정확히는 알지 못해요. 그렇게 제가 겪었던 정신적인 고통도 제대로 치유되지 않은 채 그냥 시간이 흘렀어요. 
그때는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서 그냥 혼자 견디는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제 곁에는 저를 응원해주던 정말 좋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생활이 매일매일 힘들었던 건 아니었어요. 그렇게 지나갈 줄 알았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했을 땐 학폭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비슷한 일이 또 생겼어요.
 
그때는 정말 진짜 내 성격이 문제인가? 이쯤 되면 내가 문제아인 건가? 싶었어요.
정말 제가 문제인 줄 알고 많이 우울해하기도 했고요.
근데 나중에 그 가해 학생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과도 문제를 일으키더라고요. 
그걸 보고서야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그냥 운이 안 좋았던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도 그 이후로는 적어도 제가 이상해서 그런 일을 겪었다거나, 제가 뭔가 잘못해서 그런 일이 생겼다는 자책감에서는 벗어나게 됐어요. 더 이상 비슷한 일도 생기지 않았고 그렇게 졸업했어요.
그런데 대학생이 되고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때 기억은 완전히 잊히지 않더라고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올 수 있는 우울한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고, 그때 병원에서 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요.
상담 선생님께 그동안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고, 여러 가지 조언도 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위로와 응원을 많이 받았어요.
예전처럼 그 일을 매일 생각하지도 않게 됐고, 아예 생각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도 훨씬 많아졌고요. 어두운 맨홀에서 빠져나왔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그런데 이유 없이 문득문득 생각날 때가 있어요.
TV나 영화를 보다가 비슷한 상황이나 그때의 일을 연상시킬 만한 이야기가 나오면 갑자기 그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특별한 계기가 없는데도 가만히 있다가 불쑥 생각날 때도 있습니다.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그럴 때마다 이제는 좀 잊고 싶은데 왜 아직도 안 잊히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답답한 건 제가 그 기억에 완전히 잠식되어 살아가는 게 아닌데도, 원하지 않을 때 불쑥 떠오른다는 거예요.
 
저도 나름대로 방법을 써보고 있어요. 
기억이 떠오르면 일부러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하고, 
여기서 그만 생각하자고 스위치를 꺼버리듯 생각의 흐름을 바꿔보려고도 해요. 실제로 효과가 있는 방법이기도 해서 다른 일을 하거나 관심을 돌리면서 그 순간을 지나간 적도 많고요.
그런데 이게 매번 잘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어떤 날은 금방 금방 다른 생각으로 넘어가는데, 어떤 날은 괜히 마음이 불편해지고 그때의 감정까지 다시 따라오기도 해요.
 
상담과 시간의 흐름으로 많이 좋아졌고 지금의 제 삶을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도 오래전 일인데 아직도 가끔 이렇게 떠오르는 걸 보면, 이 기억을 완전히 없애려고 하는 것보다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싶어요.
 
코치님들 본인의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이런 오래된 학폭 트라우마와 어떻게 마주하실 것 같나요?
 
억지로 잊으려고 할수록 오히려 생각나는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면 이 기억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시도해보는 게 좋을까요?
 
저는 이제 그때의 일 때문에 계속 자책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잘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좀 잊고 싶은데 잊혀지지가 않는다는게 제일 답답해요.
그래서 더더욱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도 가끔 떠오르는 이 기억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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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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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150채택률 4%
    글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마음에 들어온 건, 작성자님께서 이미 그때의 일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지셨다는 점이에요.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가끔 기억이 떠오른다는 사실 때문에 “왜 아직도 못 잊을까” 하고 답답해하시는 것 같은데, 꼭 기억이 남아 있다는 것과 아직 그 일에 갇혀 있다는 것은 다른 것 같아요.
    
    힘들었던 일을 오래 기억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특히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이라면 당시에는 그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거나 스스로를 보호할 방법도 많지 않았을 테니까요.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모든 기억이 깨끗하게 지워지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중요한 건 기억이 떠올랐을 때 내가 그 기억에 끌려가느냐, 아니면 “아, 내가 예전에 많이 힘들었던 일이 떠올랐구나” 하고 바라볼 수 있느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억지로 잊으려고 하기보다는, 기억이 떠올랐을 때 조금 다르게 대하는 방법을 시도해볼 것 같아요.
    
    “또 생각났네. 하지만 그 일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야. 나는 지금 그때의 내가 아니고, 지금은 안전한 곳에 있어.”
    
    이렇게 현재의 나에게 알려주는 거예요. 굳이 당시 일을 다시 자세히 떠올리거나 분석할 필요도 없고요. 생각을 억지로 밀어내기보다는 잠시 알아차리고 다시 지금의 생활로 돌아오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왜 아직도 기억나지?”라고 자신을 다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잊고 싶다는 마음이 클수록 오히려 그 기억을 확인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기억이 한 번 떠올랐다고 해서 내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것도 아니고, 회복이 뒤로 물러난 것도 아니니까요.
    
    저라면 목표를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보다는 ‘기억이 떠올라도 내 하루를 빼앗기지 않는 것’으로 바꿔볼 것 같아요. 어느 순간 그 기억이 떠올라도 “그래, 그런 일이 있었지. 하지만 이제는 내 삶이 그때의 일로 결정되지는 않아”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도 충분히 큰 회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성자님께서 상담을 통해 이미 많이 좋아지셨다고 하니 그동안 정말 잘 견뎌오신 것 같아요. 만약 앞으로도 특정 상황에서 기억과 감정이 유난히 강하게 반복되거나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된다면, 예전에 상담받으셨던 선생님이나 트라우마를 다루는 전문가에게 “잊는 방법”보다는 “기억이 떠올랐을 때 덜 흔들리는 방법”을 중심으로 상담을 받아보셔도 좋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작성자님의 잘못이나 약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때의 나는 어쩔 수 없이 견뎌야 했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잖아요.
    
    과거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기억이 내 인생의 주인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미 작성자님은 그 기억 속에서 많이 걸어 나오셨어요. 가끔 뒤를 돌아보게 된다고 해서 다시 그곳에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
    
    채택된 답변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

  • 익명2
    중학교 고등학교 어려운 학창 시절과 좋지 못한 기억들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다 어려운 시기가 있었고 저도 학창 시절이 있었고 저 때도 학교 짱들도 많았고 또 빵 셔틀도 해보고 얻어 터지기도 해보고 바보 같이 학교 다니기도 하고 다 그랬습니다. 누구나 다 겪는 일이죠.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바보같이 맞고 다니냐고 해서 창피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해서 부모님에게 이야기하기도 어렵고 선생님들한테 이야기하기도 어렵고 보복이 두려워서 이야기하기도 어렵고 다 그렇지 않습니까? 학창 시절에 이런 어려움과 그리고 힘든 시기들이 너무나 많아요. 그리고 그러한 시기들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거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사회생활이 끝났고 이제 저는 은퇴하시기가 되었거든요. 근데 저는 이제 더 이상 그런 생각을 하질 않아요. 왜냐하면 그런 생활에 대해서 이제 무던히 덮고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잖아요. 이런 걸 한번 좀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자 한번 예를 들어 볼게요. 나에게 좋지 못한 일이 있고 그러한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그런데 트라우마가 생겼긴 한데 나는 자신이 지금 학교를 다니지 않지 않습니까? 내가 다시 그 트라우마를 겪기 위해서는 내가 학창 시절로 돌아가야 돼요. 그럼 내가 다시 중학생이 돼야 되고 고등학생이 돼야 되는데 다시 그렇게 돼 줄 수가 있나요? 다시 과거로 돌아가실 수 있어요? 안 되잖아요. 그럼 우리는 안심이 놓이잖아요. 그럼 어떻습니까? 지난날에 있는 기억들은 별 필요가 없는 거겠죠? 자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볼게요. 남자분들은 군대에 끌려가는 거 많이 꿈을 꿔요. 그리고 다시 군생활하는 거 많이 꿈을 꿔요. 왜? 군생활에 대한 트라우마가 너무나 심하기 때문입니다. 군대 있는 생활 자체가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간혹 예를 들어 볼까요? 그런 꿈들을 꿔요. 그리고 그런 생각들이 지어지지 않고 생각이 나요. 그런데 우리는 다시 또 군대를 가나요? 군대 두 번 안 가잖아요. 세 번 안 가잖아요. 군대 안 가고 계속 사회생활 하잖아요. 내 집에 안정적으로 생활을 하잖아요. 아 그러면은 지난날 일들이 다시 될 수 있을까요? 반복되지 않잖아요. 그냥 거기서 끝나잖아요. 그렇다 우리는 모든 것들이 그냥 끝나는 겁니다. 단순히 내 인생에 있어서 클라이맥스의 1장과 2장 3장이 있다면은 저는 그 1장과 2장 3장 중에서 1장은 이미 끝난 겁니다. 다시1장으로 돌아가기에는 이미 나는 이미 나이가 먹었고 나는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트라우마가 있을 수 있겠죠. 그리고 그 지난날에 안 좋은 추억들이 그리고 또 보복하는  분들도 있고 그렇잖아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물론 지난날 일이 있고 나는 그것이 너무 억울하고. 그리고 지난 날에 있는 생각들이 다시 계속 생각이 나서 힘들어 하시는 거는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내가 지난날에 이러한 일들을 잊지 못하고 계속해서 마음에 담아 가고 있고 되새김질하는 거는 나는 문제가 없을까요? 학폭을 가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때 어려운 일이 있고 이런 것들은 상대방이 잘못을 한 건 맞습니다. 상대방이 그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되는 것도 저는 맞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지금 당장 당신에게 와서. 나 지금 당장 당신에게 학창 시절에 내가 잘못했던 거 지금 내가 사과하고 싹싹 빌고 그거에 대해서 뭐 물질적으로나 뭘로 책임을 져 줄게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그걸 뭐 재판을 통해서 책임을 받을 수 있을까요? 없잖아요. 그리고 받기도 힘들고요. 그러면 결과론적으로 내 마음만 달라지면 되는 것뿐입니다. 결과론적으로 나만 달라지는 것뿐이에요. 내가 계속해서 그런 안 좋은 추억들이라든가. 지난 날에 계속해서 되물림하거나 되새김질하면은 아 나만 손해인 거지. 결국은 쪽으로 나 혼자만의 손해인 건데 그걸 왜 자꾸 되새김질하고 그것을 자꾸 생각하시는지 이유를 모르겠네요. 그런 생각들이 자꾸 나는 거는 내가 지난날에 대한 일들에 대해서 보상받고 싶어 하는 심리도 있어요. 그리고 그런 거에 대해서 보복하는 심리도 있는 겁니다. 제가 말씀드리지만 이제는 마음을 편안하게 놓으시고 교회나 아니면은 내가 믿고 있는 종교에 가셔 가지고 한번 이야기를 털어 놓고 그리고 이제는 모두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 뭐든지 사람마다 잘못된 점이 있고 어려운 시기들이 있고 지난 날에 어렸을 때에 잘못된 점들이 많아요. 하지만 그런 잘못된 점들 일질이 지금 찾아가 가지고 그거에 대해서 일일이 더 잘았네. 너 못 했네 얘기하게 할 필요는 없잖아요. 지금 있는 이 상태에서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내 스스로 내 그 기분이나 그리고 내 지난 추억들을 떨쳐 버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억들을 잊어버리기가 너무나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러한 기억과 추억들 이런 잘못된 부분들을 트라우마를 잊어버리기 위해서는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신 분들의 모임이나 동호회 가셔서 마음 놓고 이야기하고 털어 놓으셔야 돼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겪는 분들과 고통을 겪는 분들과 함께 내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그리고 마음을 훈련히 털어 놓으셔야 됩니다. 결과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결국은 나 혼자기나 계속해서 아유 난 어떻게 해야 돼? 저렇게 해야 돼? 이렇게 고민하고 그러실 필요는 없어요. 결국은 내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내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사람 찾으셨다면 그리고 지난날 이야기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할 수 있는 동호회나 이러한 분들을 찾으셨다면 나아가셔서 직접적으로 내 뭔가 그리고 행동을 하셔야죠. 아니 그럼 뭐 가만히 앉아 가지고 그냥 그런 트라우마 나만 겪고 있으면 나만 바보 아니겠습니까? 내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활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는 게 없어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린다면은 움직이시고 행동하셔라. 나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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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947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중학생 시절의 깊은 상처와 고등학교 때의 일까지, 홀로 견디며 살아내오신 그 길고 고단했던 시간들에 깊은 위로와 경의를 보냅니다. 자신이 잘못해서 생긴 일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어두운 맨홀에서 스스로 빠져나와 삶을 가꿔오신 것은 정말 대단하고 단단한 발걸음이었습니다.
    
    상담과 시간의 흐름을 거쳐 많이 회복하셨음에도 불쑥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그 기억 때문에 답답하고 답답하셨을 마음이 아프게 와닿습니다.
    
    원하지 않는 순간 떠오르는 트라우마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기보다는, 기억에 휘둘리지 않고 다루어 나가는 현실적인 마음 관리 방법을 전해드립니다.
    
    '기억 삭제' 대신 '불청객 대하듯 하기' (지우려 애쓰지 않기)
    
    기억을 억지로 꺼버리려고 할수록 뇌는 '이 생각에 집중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여 오히려 기억이 더 강렬하게 떠오릅니다.
    
    불쑥 생각날 때 "왜 또 떠오르지?" 하고 조급해하기보다, "아, 예전에 상처 입었던 그 마음 손님이 불쑥 찾아왔구나. 마음껏 왔다 가라" 하고 가만히 지나가게 내버려두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떠오르는 기억과 '현재의 나'를 분리하는 연습
    
    TV를 보다가, 혹은 가만히 있다가 과거 기억이 연상될 때 생기는 불안과 억울함은 '지나간 과거의 감정'입니다.
    
    그 순간 발바닥이 땅에 닿아 있는 느낌을 느끼거나, 눈앞의 물건 세 가지를 유심히 바라보며 "지금의 나는 그때의 무력했던 중학생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단단한 성인이다"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일깨워주세요.
    
    스스로의 회복력과 단단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기
    
    가끔 떠오른다고 해서 회복이 뒤로 퇴보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비가 오면 옛 수술 자국이 쑤시듯, 트라우마 기억 또한 마음에 남은 정직한 흉터일 뿐입니다.
    
    잊히지 않는 기억 때문에 답답해하기보다, 그 고통을 다 견뎌내고 당당히 지금의 삶을 일궈낸 나 자신의 위대함을 온전히 칭찬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나간 상처의 흔적에 마음 빼앗기지 않고, 오롯이 나 자신의 건강한 삶과 일상을 이어나가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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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071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이 이야기를 이렇게 꺼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다시 꺼내고 싶지 않다고 하신 그 마음, 존중해요. 오래전 일이지만 그 무게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게 느껴져요.
    
    먼저 짚고 싶은 게 있어요. 작성자님이 이미 아주 중요한 걸 해내셨어요. 그때 일이 내 잘못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신 것, 자책감에서 벗어나신 것. 이게 정말 큰 회복이에요. 많은 분들이 이 단계에조차 이르지 못하고 오래 자기 탓을 하는데, 작성자님은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걸 보며 내가 이상해서가 아니라 운이 안 좋았던 거라는 진실을 스스로 찾아내셨어요.
    
    그리고 상담을 받으며 그 어두운 맨홀에서 빠져나왔다고 표현하신 것. 예전처럼 매일 생각하지 않고, 생각 안 하고 지나가는 날이 훨씬 많아졌다는 것. 이것도 정말 소중한 회복이에요.
    
    이제 여쭤보신 것에 답할게요. 왜 이유 없이 문득문득 떠오르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이건 트라우마 기억이 작동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이에요.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은 뇌 속에서 일반적인 추억처럼 저장되지 않고,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남아요. 그래서 비슷한 상황, 이미지, 심지어 아무 계기 없이도 갑자기 떠오를 수 있어요. 이건 작성자님이 뭔가 잘못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런 종류의 기억이 원래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이에요. 완전히 잊는다는 게, 정말 강렬한 충격의 기억에는 애초에 잘 안 맞는 목표일 수 있어요.
    
    이 기억을 완전히 없애려는 것보다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닐까 하신 그 생각. 저는 그게 정확한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몇 가지 나눠드릴게요.
    
    먼저, 목표를 잊기에서 흔들리지 않기로 바꿔보세요. 완전히 지우려 하면 오히려 더 신경 쓰게 되고, 안 그래도 어렵다는 게 반복 확인되니 답답함만 커져요. 대신 이 기억이 떠올라도, 예전만큼 나를 잠식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으면 충분하다로 목표를 낮추는 거예요. 사실 지금 작성자님은 이미 그 상태에 많이 가까워지셨어요. 완전히 잊는 것과, 떠올라도 잠식되지 않는 것은 다른 거고, 후자가 훨씬 현실적이고 건강한 목표예요.
    
    둘째, 떠오를 때 밀어내지 말고 그냥 지나가게 두세요. 지금 하고 계신 다른 생각으로 전환하기는 좋은 방법이지만, 매번 억지로 스위치를 꺼야 한다는 부담이 있으면 오히려 그 자체가 피곤해져요. 대신 아, 또 떠올랐네 하고 그냥 알아차리기만 하고, 억지로 밀어내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항하지 않으면 그 기억이 머무는 시간도 오히려 짧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셋째, 그런 날엔 자신에게 좀 너그러워지세요. 작성자님도 경험하셨듯, 어떤 날은 금방 넘어가고 어떤 날은 감정까지 따라오잖아요. 그건 그날의 컨디션이나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거예요. 감정이 같이 따라오는 날엔, 왜 오늘은 이렇게 안 되지 하고 자책하기보다, 오늘은 좀 힘든 날이구나 하고 그냥 받아들여 주세요.
    
    넷째, 이 기억이 문득 떠오르는 게 오히려 작성자님이 그 시간을 잘 견디고 살아냈다는 흔적이라고 봐주셔도 좋아요. 그 아팠던 시간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거잖아요. 그러니 그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고 해서, 작성자님이 여전히 그 안에 갇혀 있는 게 아니에요.
    
    작성자님은 그 아픈 시간을 견뎌내고, 자책에서 벗어나고, 상담을 통해 회복까지 이뤄낸 정말 단단한 분이에요. 문득 떠오르는 그 기억은 완전히 없어져야만 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작성자님을 흔들지 못하는 그냥 지나간 기록으로 자리 잡아가는 중일 수 있어요. 조급해하지 마시고, 지금처럼 천천히 그 방향으로 가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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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470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겪어내신 오랜 세월의 무게와 그동안의 치열한 노력이 느껴져서 마음이 깊이 아려와요.
    ​내가 이상해서 그런 일을 겪은 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자책에서 벗어나신 건 정말 다행이고 대견한 일이에요.
    ​지나간 상처가 문득 불쑥 찾아올 때마다 잊고 싶었던 마음이 다시 흔들려 많이 답답하셨을 거예요.
    ​심리사회학적으로 뇌는 생존을 위해 충격적인 기억을 쉽게 지우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해요.
    ​그래서 잊으려고 애쓸수록 역설적으로 그 기억의 신경망이 더 단단해지기도 한답니다.
    ​상처를 완전히 도려내거나 지우려고 하기보다는 그 기억을 내 삶의 한 조각으로 다정하게 바라보는 편이 좋아요.
    ​문득 기억이 떠오를 때 억지로 스위치를 끄려 하기보다 지금은 안전하다는 걸 스스로에게 알려주세요.
    ​그 시절의 아픔은 내 잘못이 아니라 단순한 사고였음을 다시 한번 따뜻하게 안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불쑥 찾아오는 기억에 마음이 흔들릴 수 있지만 그럴 때마다 지금의 단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작성자님을 온전히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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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781채택률 3%
    오랫동안 혼자 견디며 마음의 어두운 터널을 스스로 빠져나오신 과정이 얼마나 고되고 대단했는지 깊이 느껴집니다. 자책에서 벗어나 삶을 굳건히 살아가고 계신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제가 같은 상황이라면 기억을 삭제하려 애쓰기보다,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스쳐 가는 손님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할 것 같습니다.
    ​기억을 지우려 하지 않기: 뇌는 '잊어야지'라고 생각할수록 그 기억을 더 강하게 떠올립니다. 잔상이 찾아올 때 "또 시작이네"라며 자책하기보다, "오랜 상처라 문득 떠오를 수 있지, 당연한 현상이야" 하고 담담히 인정해 주는 것이 마음의 거부감을 줄여줍니다.
    ​원치 않는 기억이 불쑥 찾아올 때 그것에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마치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듯 한 걸음 떨어져 관망해 보세요. 과거의 기억이 지금 나를 해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가볍게 reminder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전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억지로 스위치를 끄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떠오른 기억을 있는 그대로 흘려보내는 연습을 거치다 보면, 그 기억이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더 옅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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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437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불쑥 찾아오는 그 기억 때문에 얼마나 당황스럽고 답답하셨을지 마음이 깊이 와닿습니다. 
    
    머리로는 이미 다 지나간 일이고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완벽하게 알고 있는데도, 몸과 마음이 먼저 반응해 버릴 때면 억울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셨을 겁니다.
    
    트라우마라는 상처는 신기하게도 완전히 '지워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그 크기가 줄어들고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지는 방식으로 아문다고 해요. 이미 상담을 통해 어두운 맨홀에서 빠져나오셨고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법도 찾아내신 걸 보면, 그동안 얼마나 단단하게 자신을 지켜오셨는지 느껴집니다.
    
    만약 제게 그런 기억이 문득 불쑥 찾아온다면, 저는 이렇게 저를 다독이고 대할 것 같습니다.
    
    1.우선 '기억을 없애려' 애쓰는 대신 '기억의 성격을 재정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보려 합니다. 뇌의 구조상 무언가를 "잊어야지" 하고 억지로 누를수록 역설적으로 그 대상에 대한 경계 태세를 높이게 되어서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해요. 지우려고 싸우는 대상이 아니라, '예전에 아주 크게 다쳤던 흉터' 정도로 대하는 거죠. 비 오는 날이면 무릎의 수술 부위가 콕콕 쑤시듯, 마음의 흉터 역시 날씨가 흐리거나 비슷한 자극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신호를 보내는 것뿐이라고 여겨버리는 겁니다. "또 찾아왔네, 예전에 참 힘들었지" 하고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는 것처럼요.
    
    2.그리고 기억이 불쑥 고개를 들 때 그 감정을 억지로 차단하기보다 '지나가는 날씨'처럼 흘려보내는 연습을 해볼 것 같습니다. 이미 잘하고 계신 것처럼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건 좋은 대처이지만, 때로는 그 순간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까지 너무 막으려고 긴장할 때 역효과가 나기도 하더라고요. "아, 지금 또 그 생각이 났구나. 하지만 이건 그냥 지나가는 생각일 뿐이고, 지금의 나는 안전해"라고 현재의 안전한 내 자리를 스스로에게 확인시켜 주는 거죠. 감정이 밀려오면 밀려오는 대로 잠시 두되, 그것이 지금 내 현실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경계선을 그어주는 것입니다.
    
    3.마지막으로, 그 기억이 찾아오는 빈도나 순간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애쓸 것 같습니다. '왜 아직도 안 잊히지?'라는 조급함 자체가 사실은 그 기억에게 여전히 주도권을 조금 내어주고 있는 상태일 수 있거든요. 완전히 잊는 것만이 상처가 아문 증거는 아닐 겁니다. 
    
    가끔 떠오르더라도 그 기억이 내 현재의 행복이나 일상을 흔들지 못한다면, 그 상처는 이미 충분히 지나간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니까요.
    
    내가 잘못해서 겪은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기까지 그 긴 시간을 홀로 견뎌내고 이만큼 걸어오신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내신 겁니다. 문득 떠오르는 기억에 마음이 쿵 내려앉는 날이 있더라도, '이제는 완전히 흔들리기엔 내가 너무 멀리, 잘 걸어왔다'고 스스로를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친 여름을 견디고 만나는 가을에는 청명한 하늘과 소슬바람을 만나는 회복의 계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익명1
    오래전 일이 가끔 떠오른다고 해서 아직 그 기억에 갇혀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미 상담과 시간 속에서 많이 회복하셨고, 그 일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다는 걸 알고 계신 것이 정말 중요해요.
    억지로 잊으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나는 그때와 다르고, 그 일은 이미 지나갔다라고 받아들여보세요.
    기억을 완전히 없애는 것보다, 기억이 떠올라도 더 이상 나를 흔들지 않게 되는 것이 진짜 회복일 수 있어요 
    가끔 떠올라도 괜찮아요.
    그 기억은 과거에 있고, 지금의 삶은 현재에 있으니까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