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할 때만 저를 찾고 정작 제가 외롭고 헛헛할 때는 바쁘다며 외면하는 자식들에게 섭섭함을 느끼는 제가 주책인 걸까요?
저는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남부럽지 않게 키워내고 이제는 예순 중반을 훌쩍 넘긴 평범한 주부예요. 평생을 가족들 뒷바라지에 헌신하며 살았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텨왔는데 이제 와서 뒤돌아보니 제게 남은 건 훈장도 아니고 텅 빈 껍데기뿐인 것 같아 참 서글퍼요.
새벽같이 일어나서 남편 출근시키고 애들 도시락 싸서 학교 보내고 종종걸음으로 시장에 가서 제일 싸고 양 많은 찬거리 사다가 요리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그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온 세월이었어요. 그때는 몸이 부서져라 힘들어도 저녁에 식탁에 둘러앉아 제 솜씨를 칭찬하며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들 얼굴만 보면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았거든요.
나라는 사람은 없고 그저 누구 엄마 누구 아내로 사는 게 제 천직인 줄 알았어요.
친구들이 좋은 옷 입고 단풍 구경 가고 여행 다닐 때 저는 애들 학원비 한 푼이라도 더 보태려고 미용실 가는 돈도 아까워서 집에서 직접 가위로 머리를 자를 정도로 참 지독하게도 희생하며 살았어요. 그렇게 제 청춘과 건강을 다 갈아 넣어서 애들을 번듯한 직장에 보내고 각자 짝을 찾아 결혼까지 시켰을 때는 제 인생의 가장 크고 무거운 숙제를 다 끝낸 것처럼 후련하고 뿌듯했거든요.
이제는 나도 내 남은 인생 즐기면서 가끔 손주들 재롱이나 보고 남편과 오붓하고 여유롭게 늙어가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덩그러니 텅 빈 집을 지키고 있다 보니 제가 상상했던 따뜻한 노후와는 너무나 다른 현실에 매일매일 가슴에 찬바람이 부는 것처럼 시리고 아프더라고요.
요즘 저를 가장 힘들게 하고 매일 밤 눈물짓게 만드는 건 다름 아닌 제 목숨보다 더 귀한 자식들이에요.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이 딱 자기들이 필요하고 아쉬울 때만 저를 찾고 정작 제가 사무치게 외롭고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면 바쁘다는 핑계로 쌩하니 끊어버리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어요.
아들 녀석은 평소에는 문자 한 통 없다가 갑자기 전세금 올려줄 돈이 부족하다며 혹은 자동차 바꿀 때가 됐는데 할부금이 부담스럽다며 돈 이야기가 나올 때만 세상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를 해요. 엄마 주말에 며느리랑 식사하러 갈게 하면서 찾아올 때는 꼭 양손에 제가 좋아하는 과일이나 빵을 사 들고 오는데 그럴 때마다 제 마음은 가시방석이에요.
반가운 마음보다는 이번에는 또 무슨 부탁을 하려고 저렇게 살갑게 구나 싶어서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체할 것 같더라고요. 결국 밥술을 다 뜨기도 전에 아쉬운 소리를 꺼내놓고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저와 남편이 노후 자금으로 묶어둔 적금까지 깨서 도와주고 나면 그 뒤로는 또 한참을 무소식이에요.
딸아이도 마찬가지예요. 옛말에 딸은 엄마의 평생 친구라던데 우리 딸은 제가 그냥 자기 전담 무급 도우미인 줄 아는 것 같아요. 며느리나 딸이 맞벌이를 하니까 갑자기 애가 열이 나서 어린이집에 못 간다거나 도우미 아주머니가 갑자기 그만두셨다며 발 동동 구를 때는 제일 먼저 저한테 전화를 해요.
엄마 나 진짜 오늘 하루만 살려줘 당장 반차 낼 수가 없어 이러면서 다급하게 애원하면 그 소리에 또 마음이 철렁 내려앉아서 아픈 무릎을 이끌고 한달음에 달려가서 하루 종일 칭얼거리는 손주를 업고 안고 돌봐주거든요.
제 무릎 연골이 다 닳아서 밤마다 파스를 덕지덕지 붙이고 자는데도 딸이 직장에서 상사 눈치 보며 힘들게 일할 생각만 하면 제 몸 아픈 건 씻은 듯이 잊어버리고 뒷전이 되어버려요. 거기다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서 반찬 해 먹기 힘들다고 은근슬쩍 죽는소리를 하면 또 그게 마음이 쓰여서 며칠을 시장을 보고 하루 종일 허리 한 번 못 펴고 김치며 나물이며 밑반찬이며 바리바리 싸서 트렁크 한가득 실어 보내요.
그럴 때면 우리 엄마 최고다 고맙다 하면서 아주 입에 발린 소리를 참 잘하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내 자식들 힘들게 사는 거 조금이라도 보태주고 도와주는 게 부모 된 도리이자 내 삶의 기쁨이라고 생각해서 제 몸 부서지는 줄도 모르고 다 해줬어요.
그런데 정작 그렇게 볼일이 다 끝나고 나면 아이들한테서는 일주일이 넘도록 전화 한 통이 없어요. 평일에 하루 종일 집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으면 적막감이 어깨를 짓누르는 것처럼 집안이 너무 조용해서 왈칵 우울한 생각만 자꾸 들거든요.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놔도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귀에 안 들어오고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며 깊은 한숨만 쉬는 날이 참 많아요. 그럴 때 애들 목소리라도 들으면 힘이 날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어보면 열 번 중에 여덟 번은 아예 안 받거나 받아도 아주 짜증 섞인 목소리로 귀찮다는 듯이 대답해요.
엄마 나 지금 회의 들어가야 해 나중에 할게 혹은 엄마 나 지금 운전 중이라 정신없어 끊어 이렇게 말하고는 제 안부는 묻지도 않고 자기들 할 말만 툭 던지고 매정하게 전화를 뚝 끊어버려요.
나중에 다시 전화하겠다고 해놓고는 밤이 늦도록 기다려도 연락 한 번 없는 날이 허다하고 다음 날 제가 못 참고 다시 전화를 해서 어제 왜 전화 안 했냐고 서운한 티를 내면 피곤해서 애 재우다 그냥 곯아떨어졌다고 대수롭지 않게 휙 넘겨버리더라고요.
저는 하루 종일 그 전화 한 통 기다리면서 텔레비전 소리도 줄여놓고 휴대폰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럴 때면 제가 자식들한테 엄마가 아니라 그저 필요할 때만 꺼내 쓰는 파출부 아주머니 혹은 현금 인출기가 된 것 같아서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처럼 아파요.
이런 일들이 몇 년째 계속 켜켜이 쌓이다 보니까 이제는 자식들 전화가 오면 반가운 게 아니라 또 무슨 곤란한 부탁을 하려고 전화했나 싶어서 가슴부터 덜컹 내려앉고 무서워지기까지 해요. 지난 명절에도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어요. 명절 전날부터 허리 통증을 꾹 참아가며 애들 좋아하는 모둠전을 부치고 갈비찜을 산더미처럼 해놓고 기다렸거든요.
당일에 와서 밥 한 끼 허겁지겁 입에 밀어 넣고는 길이 막히기 전에 빨리 처가에 가봐야 한다며 혹은 내일 출근이라 집에 가서 쉬어야 한다며 제가 정성껏 싸놓은 반찬통만 쏙 챙겨서 도망치듯이 썰물 빠져나가듯 다 가버리더라고요.
애들 다 떠나고 나서 기름때 낀 주방과 어질러진 거실 한가운데 혼자 우두커니 서 있는데 갑자기 주체할 수 없는 서러움이 북받쳐서 싱크대 모서리를 부여잡고 소리 내서 한참을 엉엉 울었어요. 내가 지들 어릴 때 밥 안 먹으면 쫓아다니며 숟가락으로 떠먹이고 어떻게 키웠는데 어떻게 늙은 에미한테 이럴 수 있나 싶고 정작 제가 외롭고 마음이 텅 비어 허전할 때는 제 이야기 한 번 따뜻하게 마주 앉아 들어줄 여유조차 없는 자식들이 너무 야속하고 괘씸하더라고요.
한편으로는 그래 지들도 팍팍한 세상에서 밥벌이하느라 힘들고 애 키우느라 정신없는데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고 짐이 되려 하나 싶어서 서운해하는 제 자신이 철없고 주책맞은 늙은이 같아 자책감에 시달리는 밤이 매일 이어져요.
이런 곪아 터진 제 속상한 마음을 달래보려고 저 혼자서도 정말 눈물겨운 노력을 참 많이 해봤어요.
이제는 자식들한테 집착하지 말고 오롯이 내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동네 복지관에 가서 서예도 배워보고 노래 교실도 등록해서 억지로라도 사람들과 어울려 웃어보려고 애를 썼거든요.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 것도 사 먹고 등산도 다니면서 시선을 밖으로 돌리려고 참 많이 노력했어요. 취미 생활을 가지고 바쁘게 살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아이들 연락에 목매지 않게 될 거라는 책에서 본 조언들을 그대로 따라 해 본 거예요.
집에 혼자 있을 때 우울한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오면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밀린 집안일을 하면서 억지로 잡생각을 떨쳐내려고 몸을 혹사시키기도 해봤고요. 화초도 여러 개 사다가 베란다에 가득 채워놓고 매일 아침 잎사귀 하나하나 정성스레 닦아주면서 이 식물들이 내 새끼다 생각하고 정을 붙여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어요.
그리고 자식들이 무리한 부탁을 하거나 자기들 아쉬울 때만 연락할 때 저도 바쁘다고 핑계를 대며 차갑게 거절해 보려고 마음속으로 수백 번 독하게 연습을 했어요. 오늘은 기필코 엄마도 약속 있어서 반찬 못 해준다거나 오늘 엄마도 무릎이 너무 아파서 도저히 애 못 봐준다고 단호하게 말해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했거든요. 휴대폰 화면에 애들 이름이 뜨면 심호흡을 크게 하고 거절할 말부터 머릿속으로 차분히 정리해 보기도 했어요.
화장대 거울 앞에 홀로 앉아서 제 늙어가는 얼굴을 빤히 보면서 얘야 엄마도 이제 늙어서 몸이 힘들단다 나도 내 시간이 필요해 하고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는 연습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몰라요. 그렇게 수십 번 연습을 하고 나면 속이 조금 후련해지기도 하고 이번에는 진짜 내가 꼭 내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마저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전화를 받고 수화기 너머로 애들이 다급하고 몹시 지친 목소리로 엄마 제발 한 번만 도와달라고 앓는 소리를 하면 그 단단하게 굳게 먹었던 마음이 봄눈 녹듯이 다 사라져 버려요. 내 새끼 당장 직장 상사한테 깨지고 눈치 보인다는데 당장 급전이 없어서 쩔쩔맨다는데 그걸 매정하게 끊어내는 게 부모로서 도저히 안 되더라고요.
알았다고 내가 당장 가마 혹은 알았다고 아빠랑 상의해서 어떻게든 돈 마련해 보마 하고 전화를 끊고 나면 또다시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고 이런 바보같이 무른 제 성격이 원망스러워서 제 가슴을 퍽퍽 치면서 자책하게 돼요.
머리로는 자식과 저 사이에 건강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아는데 가슴으로는 그 피붙이라는 질긴 끈을 놓지 못해서 매번 상처받으면서도 또 헌신하고 기대하고 혼자 실망하는 끔찍한 쳇바퀴를 돌고 있더라고요.
내가 내 발등을 찍고 내 무덤을 파는구나 싶으면서도 그 순간 밀려오는 부모로서의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서 매번 굴복하고 마는 제 자신이 너무나 한심해서 며칠씩 밥맛을 잃고 누워 지낼 때도 잦아졌어요.
이런 기가 막힌 속마음을 친구들이나 주변 지인들한테 털어놓자니 내 얼굴에 내가 침 뱉는 것 같고 다들 모이면 자기 자식 자랑 며느리 사위 자랑하기 바쁜데 저만 초라해지고 못난 엄마가 되는 것 같아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아온 지가 벌써 수년째네요.
평생을 무뚝뚝하게 살아온 남편한테 말해봐야 다 당신이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키워서 저 모양이라고 되레 제 탓만 할 게 뻔해서 부부 사이만 더 나빠질까 봐 입을 꾹 닫고 살아요. 그러다 보니 제 속은 까맣게 숯덩이처럼 다 타들어가고 화병이 난 것처럼 시도 때도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턱턱 막히고 얼굴로 열이 확확 달아오르는 증상까지 생겼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제 명에 못 살고 화병으로 쓰러질 것 같아 덜컥 겁이 나기도 해요.
그래서 밤잠을 설치며 수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이렇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움을 청하게 되었어요.
가장 묻고 싶고 간절하게 조언을 구하고 싶은 첫 번째는 자식들에게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아주 지혜롭고 단호하게 제 삶의 경계선과 한계를 지키는 방법이에요.
애들이 무리한 부탁이나 금전적인 요구를 해올 때 제가 상처받지 않고 아이들도 부모에게 섭섭함을 느끼지 않게 둥글고 부드러우면서도 아주 명확하게 거절할 수 있는 대화법이 있을까요. 제가 평생을 매번 다 받아주니까 아이들은 엄마는 당연히 언제든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를 위해 무조건적으로 희생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 굳어질 대로 굳어진 잘못된 인식을 어떻게 하면 가족 간에 큰 소리 내고 싸우지 않고 아주 자연스럽게 바꿔나갈 수 있을지 그 구체적이고 실전적인 말하기 방법을 정말 배우고 싶어요.
예를 들어 애들이 갑자기 주말에 애 좀 봐달라고 들이닥치려 할 때 엄마 이번 주말엔 복지관 친구들이랑 단풍 구경 가기로 했어 라고 말하면 아이들이 펄쩍 뛰면서 아니 엄마는 손주보다 친구들이 더 중요하냐고 서운해할 게 뻔하거든요. 그럴 때 제가 당황해서 변명하지 않고 어떻게 떳떳하게 대처하며 어떤 지혜로운 말로 아이들을 달래면서 제 일상을 꿋꿋하게 지켜낼 수 있을지 진심으로 알고 싶어요.
저도 이제 늙어서 몸이 예전 같지 않은데 제 체력적인 한계와 개인적인 일정을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그게 결코 자식들 탓을 하거나 귀찮아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게 하는 마법 같은 방법이 과연 존재하기는 할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꼭 여쭤보고 싶은 것은 이 지옥 같은 섭섭함으로부터 제 마음을 평안하게 다스리고 온전히 독립하는 방법이에요.
자식들이 제 전화를 피하거나 저를 귀찮아하는 내색을 아주 역력하게 보일 때 해일처럼 밀려오는 그 끔찍한 서운함과 세상에 저 혼자 버려진 것 같은 지독한 공허함을 도대체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도통 모르겠어요. 저는 그저 안부 묻는 따뜻한 전화 한 통 밥은 먹었냐는 다정한 말 한마디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충분하고 행복한데 그것조차 귀찮아하고 버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배신감마저 들거든요.
하지만 이런 섭섭함과 원망을 계속 마음에 독처럼 담아두면 결국 남은 제 인생만 지옥이 되고 스스로를 갉아먹게 될 거라는 걸 머리로는 아주 잘 알아요. 늙어서 자식들 눈치나 살피며 애정 구걸하고 짐 짝 취급받는 비참한 노인이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머리로는 이제 자식들은 남이라고 생각하고 제 인생을 온전히 살아야 한다고 수백 번 다짐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쑥불쑥 올라오는 그 지독한 서운함의 싹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싹둑 잘라내고 진정으로 정서적인 독립을 이룰 수 있을까요. 애들 연락 한 통에 하루 종일 일희일비하지 않고 텅 빈 집에서도 온전히 저 스스로 단단하고 평안하게 하루하루를 예쁘게 채워나가는 법을 진심으로 알고 싶어요.
제가 자식들에게 이토록 서운해하고 눈물짓는 이 마음이 정말로 늙은이의 주책맞고 옹졸한 감정 인지 아니면 평생 헌신한 엄마라면 당연히 느낄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감정인지부터 속 시원하게 확실하게 짚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당연한 감정이라면 제가 이 아픔을 어떻게 성숙하게 받아들여야 할지 주책이라면 어떻게 미련 없이 훌훌 털어버려야 할지 냉철하고도 따뜻한 시선이 너무나 절실합니다.
이 나이 먹도록 다 큰 자식 하나 마음에서 제대로 내려놓지 못하고 사소한 연락 문제에 삐치고 속상해하는 제 못난 모습이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지만 이런 제 늙고 병든 마음을 찰떡같이 이해하고 따뜻하게 다독여주실 거라 굳게 믿고 큰 용기 내어 긴 글을 털어놓았어요.
더 늦기 전에 제 남은 인생의 시계가 다 지나가 버리기 전에 저도 남들 눈치나 자식 눈치 보지 않고 오롯이 저라는 사람을 세상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며 편안하고 행복하게 웃으며 노후를 보내고 싶어요.
어디서부터 꼬인 제 마음을 고쳐먹고 어떤 말부터 아이들에게 꺼내야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웃으며 지낼 수 있을지 따뜻하고 뼈 있는 조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게요.
남들은 자식 농사 잘 지어서 참 편안하고 행복하겠다고 부러워하는데 정작 속은 곪아 터져서 아무에게도 말 못 하고 끙끙 앓던 제 묵은 체증을 이렇게 글로나마 시원하게 쏟아낼 수 있어서 조금은 숨통이 트이고 위안이 되네요.
비록 얼굴 한 번 뵌 적 없는 사이지만 제 삶의 가장 깊고 은밀한 상처를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실 거라는 굳은 믿음으로 답변을 매일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확인하며 기다릴 테니 부디 길을 잃고 캄캄한 어둠 속을 헤매는 늙은 어미에게 지혜롭고 밝은 나침반이 되어주시길 두 손 모아 간절히 소망합니다.
두서없이 길고 넋두리 같은 제 이야기 끝까지 귀 기울여 읽어주셔서 정말 너무나 고맙고 감사합니다.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