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우울증을 의심한 건, 아침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때였어요.
검색창에 ‘무기력함’, ‘우울증 자가진단’을 계속 치다가 결국 정신과를 찾아갔고, 그때 렉사프로 10mg 처방을 받으면서 치료를 시작했어요.
약을 먹고 처음 2주는 속이 살짝 메스껍고, 머리가 멍한 느낌이 들었어요.
입맛도 줄어서 밥을 반 공기만 겨우 먹었고, 잠은 많은데 깊게 자는 느낌이 안 나는 게 조금 불편했어요.
그래도 3~4주 정도 지나니 하루 종일 눕기보다는 짧게라도 집 앞을 산책할 여유가 생기고, ‘그래도 오늘 이것 하나는 해보자’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어요.
약만으로 해결되진 않아서, 한 달 뒤부터는 상담도 같이 받기 시작했어요.
상담에서 제일 도움이 됐던 건, 내가 느끼는 무기력과 죄책감을 ‘병의 증상’으로 구분해 보는 연습이었어요.
운동은 큰 걸 하지 못해서, 하루에 10~15분 정도 스트레칭과 가벼운 걷기만 꾸준히 했는데, 이 정도만 해도 잠이 이전보다 조금 더 깊어졌어요.
지금은 렉사프로를 6개월 정도 복용했고, 용량은 10mg에서 5mg으로 서서히 줄여가는 중이에요.
아직 완전히 괜찮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예전처럼 침대에서 하루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일은 많이 줄었고, 친구와 약속을 한 번씩은 지켜볼까 하는 에너지도 생겼어요.
혹시 지금 나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라고 검색하다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혼자 버티지 말고 병원 상담이나 약 복용을 한 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진단 과정은 무섭지 않았고, 약·상담·생활습관을 같이 조절해 나가다 보면, 아주 크게가 아니라도 ‘조금 덜 힘든 하루’가 분명히 생기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