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물 렉사프로 10mg 복용 후기 - 8개월 극복 과정

학창시절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믿었던 친구들에게 배신을 당한 뒤 왕따를 당했고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너무 괴로웠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사람을 믿는 것이 무서워졌고 혼자 있는 시간이 점점 더 익숙해졌습니다.

 

지금도 가장 잊지 못하는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갔던 날입니다. 

어머니께서 비싼 비용을 내고 보내주셨는데 저는 버스 안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함께 웃고 사진을 찍고 구경을 다녔지만 저는 어디에도 끼지 못했네요.

버스 안에서 혼자 숨죽여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즐거워야 할 수학여행이 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상처로 남았습니다.

그 일을 겪고 난 뒤에는 점점 더 사람을 피하게 됐어요.

누군가 저를 쳐다보기만 해도 저를 싫어하는 것 같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무서웠습니다. 

나는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지 사람들이 다 나를 싫어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졸업을 한 뒤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고

사회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밖에 나가는 것조차 힘들었고 사람을 만나는 것은 더 두려웠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무기력함과 아무것도 하기 싫은 증상,

사람 만나기 무서워요 우울증 증상 같은 검색만 계속했습니다. 혹시 저와 같은 사람이 있는지 매일 찾아봤지만 마음은 점점 더 무너져 갔습니다.

혼자 이겨내 보려고 정말 많이 버텼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보기도 했고 아무 일 없는 척 살아보려고도 했었어요.

하지만 우울감은 점점 더 깊어졌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는 날이 반복됐습니다. 

이대로 계속 살다가는 정말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제야 더 이상 혼자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갔습니다.

 

병원에서는 렉사프로 10mg을 처방받았습니다.

하루 한 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복용했고 처음 4주 동안은 10mg을 유지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기대했던 것처럼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약을 먹는데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것 같아서 계속 먹는 게 맞는 건지 고민도 많이 했었어요.

그래도 의사 선생님께서 항우울제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셔서 믿고 계속 복용했습니다.

 

조금씩 시간이 지나자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예전보다 덜 힘들어졌고 하루 종일 저를 짓누르던 우울감도 조금씩 옅어졌습니다. 

아무 의욕도 없어서 씻는 것조차 귀찮던 제가 다시 작은 일부터 하나씩 해보려고 노력하게 됐습니다. 

계속 울기만 하던 날도 줄어들었고 아주 가끔이지만 웃는 날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저에게는 정말 소중한 변화였습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었어요.

복용 중간에는 설사와 불면증이 생겨 꽤 힘들었습니다.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날도 있었고 이 약이 저에게 맞지 않는 건 아닐까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다고 임의로 약을 끊지는 않았어요.

병원에서 상담을 받은 뒤 용량을 천천히 줄였고 이후에는 5mg으로 약 6개월 동안 복용했습니다.

그렇게 총 8개월 정도 렉사프로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약만 먹는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여 보려고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시작했고 식사도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우울증이 심했을 때는 식욕도 거의 없어서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날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식욕도 점점 돌아오더라구요.

규칙적으로 먹고 자고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했고 그런 작은 변화들이 약과 함께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은 예전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회복했습니다.

물론 힘든 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집에만 숨어 지내지는 않습니다. 

사회생활도 하고 사람들과 대화도 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절망감이 너무 컸는데 지금은 다시 웃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우울증이나 렉사프로 후기를 검색하다가 읽고 계신 분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약효가 바로 나타나지 않아서 불안할 수도 있고 부작용 때문에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똑같은 시간을 견뎌냈고

혼자 참기보다는 병원과 꾸준히 상담하면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울증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고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지금 많이 힘드시겠지만 너무 혼자 견디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다시 웃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졌고 지금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어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도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자신을 믿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지금보다 더 좋은 날이 찾아올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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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익명2
    가장 믿었던 친구들에게 받은 상처와 수학여행에서 혼자 버스 안에 남아 울었던 기억이 얼마나 깊은 아픔으로 남았을지 짐작됩니다. 시간이 흘러도 그 상처를 조금씩 치유하며 더 따뜻한 사람들과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익명1
    우울증 약을 처음 복용하면 바로 효과가 나타나기 보다는
    부작용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단약까지 8개월간 치료 잘 받으시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셨다니 다행이예요..
    
    저도 약물치료후 바뀐게 있다면
    두려워하지 않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과
    감기처럼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긍정적이 됐거든요..
    
    힘든시간 잘 이겨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