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수록 일적인 어려움과 함께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면서 건강도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그러면서 우울이란 감정이 자주 찾아오는데, 노화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큰 몫을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우울 유형 검사를 해봤는데, 결과가 '긴급 SOS' 상태로 나왔습니다. 솔직히 너무 깜짝 놀랐어요. 내가 그 정도인가 싶었거든요. 왜냐하면 저는 안 좋은 시도를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검사를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약간 만성 피로도를 측정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불면증이 있어서 새벽에 자주 깨고, 한번 깨면 잠이 잘 안 오고, 그러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든데, 검사 문항 중에 딱 이런 내용들이 있는 걸 보고 이거 완전 내 얘기네 싶더라고요. 사실 이런 부분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도 하잖아요. 게다가 저는 굼벵이로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는 직종에 있어서, 일할 때는 굉장히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검사 결과에서 즉각적인 전문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나와 있는데 다행히도 저는 현재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 있긴 합니다. 사실 저는 현재 우울증 약 에프람 10mg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아직 약을 먹은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았어요. 담당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제가 중증 우울증보다는 가면우울증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자가 점검 질문들이 제 평소 생활 패턴과 만성 피로로 인한 신체 증상과 맞물려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특히 내용 중에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 같은 내용이 있었는데, 저는 평소 일하면서 말을 너무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이라 매우 그렇다고 체크했거든요. 이런 부분들도 결과에 꽤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겉으로는 일상생활을 문제없이 잘 해내고 사람들과 대화도 잘 나누지만, 솔직히 요즘 삶이 딱히 재밌지는 않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정말 많거든요. 가면우울증의 특징처럼 겉모습과 내면의 감정이 꽤 많이 괴리되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자가점검 결과를 아예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구나 싶어요.
결과지를 받아들고 보니 그래도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더라고요. 약 먹으며 병원 상담은 이미 받아봤는데 막상 받아보니까 상담은 저와 잘 맞지는 않더라고요.. 일단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심리지원 프로그램이 있는지 찾아보니 생각보다 꽤 잘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쪽을 먼저 이용해 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 혹시 이 외에도 저에게 추천해 주실 만한 일상 속 관리 방법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려봅니다...
저는 자가점검 버튼을 누를 때까지만 해도 뭐 별거 아니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소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요. 아주 오래 걸리는 건 아니지만 질문이 꽤 많아서 중간에 포기할 뻔했습니다. 그래도 결과가 궁금해서 끝까지 해봤는데, 예상치 못한 결과를 봐서 놀랐고, 이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 검사가 실제 제 진단명과는 다르지만 내 지친 마음을 돌아보고 나를 살피는 작은 신호로 삼기에는 충분히 의미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제가 심리 프로그램을 알아보게 됐으니까요. 덮어두고 외면하기보다, 내 마음의 목소리에 한번 귀를 기울여보는 출발점으로 삼아보려 합니다. 그러니 다들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검사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