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바쁘게 움직이며 잊어보려 하지만 캄캄한 밤만 되면 늙고 병들어 혼자 남겨질까 봐 두려운 마음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요

안녕하세요. 창밖은 아직 새카만 어둠뿐인데 저 혼자만 덩그러니 깨어 이 답답하고 시린 속마음을 적어 내려가고 있어요. 저는 올해 60대 중반을 훌쩍 넘긴 평범한 주부랍니다. 

 

젊은 시절에는 머리만 베개에 닿으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세상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들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이 캄캄하고 고요한 밤이 저에게는 가장 피하고 싶은 무서운 감옥이 되어버렸어요. 

 

다들 곤히 잠든 새벽에 홀로 거실에 앉아 시계 초침 소리만 듣고 있으면 제 인생이 참으로 처량하고 서글퍼져서 소리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며 하얗게 밤을 지새우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네요.

 

낮에는 그래도 어떻게든 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불안한 생각들을 떨쳐내려고 몸을 혹사시키며 바쁘게 움직여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쓰지도 않는 그릇들을 다 꺼내어 박박 닦고 무릎이 끊어질 듯 아파도 온 집안을 걸레질하며 억지로 땀을 빼거든요. 동네 뒷산도 두 시간씩 숨이 차도록 오르내리고 복지관에도 나가서 사람들과 억지로 섞여 웃고 떠들면서 이 지독한 두려움을 잊어보려 발버둥을 쳐요. 

 

해가 떠 있고 세상이 시끌벅적하게 돌아갈 때는 그래도 저 자신이 아직 쓸모 있는 사람 같고 세상 속에 섞여 있다는 안도감이 들어서 견딜 만하거든요. 그런데 해가 지고 붉은 노을이 사그라지면서 온 집안에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기 시작하면 제 가슴속에는 낮 동안 간신히 억눌러두었던 끔찍한 공포가 스멀스멀 거대한 괴물처럼 깨어나기 시작해요.

 

저를 뜬눈으로 밤새우게 만드는 가장 큰 두려움은 바로 늙고 병들어서 결국 이 세상에 철저하게 저 혼자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고독감이에요. 요즘 들어 하루가 다르게 제 몸 여기저기가 고장 나고 아파오는 걸 뼈저리게 느끼거든요. 

 

허리는 수시로 끊어질 듯 쑤시고 무릎 연골은 다 닳아서 계단 하나 오르는 것도 벅차고 눈은 침침해져서 바늘귀 하나 꿰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제 몸이 이렇게 쇠약해져 가는 걸 느낄 때마다 뉴스나 드라마에서 보던 그 외로운 노인들의 모습이 남 일 같지 않아서 심장이 덜컥 내려앉아요. 

 

평생 가족들 뒷바라지하느라 제 몸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낡아버렸는데 정작 제가 거동조차 못 할 정도로 큰 병에 걸려 앓아누우면 도대체 누가 내 곁에 남아서 따뜻한 물 한 모금이라도 챙겨줄까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고 숨이 턱턱 막혀와요.

 

동네 친했던 친구들이나 지인들 중에도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거나 치매에 걸려 요양병원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거든요. 그럴 때마다 그게 곧 제 미래의 모습이 될 것만 같아서 밤새 가슴을 치며 불안에 떨어요. 

 

자식들은 이미 다 장성해서 자기들 살림 꾸리고 애 키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데 제가 아파서 짐이 되면 애들 발목을 잡는 꼴이 되잖아요. 평생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억척스럽게 버티며 살았는데 결국 냄새나고 병든 늙은이가 되어서 눈치나 살피며 요양병원 차가운 침대에 덩그러니 누워 생을 마감할까 봐 그게 너무나 끔찍하고 두려워요. 

 

병든 어미 챙기느라 자식들끼리 서로 미루고 얼굴 붉히는 꼴을 보게 될까 봐 무섭고 결국은 귀찮은 존재로 전락해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하얀 병실에서 쓸쓸하게 혼자 죽어갈 제 늙은 처지가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져서 밤마다 식은땀을 흘리며 벌떡벌떡 깨어나게 되네요.

 

바로 옆에서 세상모르고 쿨쿨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남편을 보면 그 야속함과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평생을 같이 살 맞대고 살아온 부부지만 이 사람도 결국 자기가 먼저 아프면 저한테 기대려 할 뿐 제가 병들고 쓰러지면 따뜻하게 제 병수발을 들어줄 다정한 성정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제가 제일 잘 알거든요. 오히려 늙은 마누라 아프다고 짜증이나 내고 삼시 세끼 자기 밥 챙겨줄 사람 없다고 투덜거릴 남편의 모습이 뻔히 보여서 남편의 굽은 등창만 바라봐도 가슴에 시퍼런 멍이 드는 것 같아요. 

 

한 공간에서 숨을 쉬고 있는데도 철저하게 혼자라는 이 지독한 고립감이 새벽 공기를 타고 온몸을 휘감으면 저는 숨을 제대로 쉴 수조차 없어서 얇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짐승처럼 엉엉 소리 내어 울어버려요.

 

이 무서운 생각들이 한 번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머릿속은 수백 마리의 벌떼가 윙윙거리는 것처럼 복잡해져서 도무지 잠에 들 수가 없어요. 

 

억지로 눈을 감고 양을 수천 마리 세어보기도 하고 따뜻한 우유를 데워 마셔보기도 하고 불면증에 좋다는 차란 차는 잔뜩 사다 놓고 매일 밤 마셔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더라고요. 거실을 수십 바퀴 뱅뱅 맴돌면서 억지로 피곤하게 만들어보려 해도 몸은 천근만근 지쳐서 쓰러질 것 같은데 머릿속은 대낮처럼 하얗게 깨어 있어서 저를 미치게 만들어요. 

 

시계 초침 소리가 마치 제 남은 생명의 시간이 빠져나가는 소리처럼 섬뜩하게 들리고 캄캄한 어둠이 저를 꿀꺽 삼켜버릴 것 같아 차라리 빨리 아침 해가 떠서 이 지옥 같은 밤이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게 제 비참한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수면제 처방도 받아봤지만 약에 취해 억지로 잠들었다 깨어나면 몽롱하고 찌뿌둥한 기분에 며칠을 바보처럼 헤매게 되니 나중에는 약에 중독되어 치매라도 일찍 올까 봐 무서워서 약봉지를 뜯지도 못하고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렸어요. 

 

이제는 해가 지고 저녁이 찾아오는 것 자체가 무섭고 오늘 밤은 또 어떤 끔찍한 상상과 고독감 속에서 허우적대며 밤을 새워야 하나 덜컥 겁부터 나서 미칠 지경이에요. 

 

이렇게 매일 밤 말라 죽어가는 제 자신을 어떻게든 살려보고 싶어서 정말 지푸라기라도 꽉 잡는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이곳에 계신 인생의 선배님들과 지혜로운 분들께 도움을 청해 봅니다.

 

제가 가장 먼저 여쭤보고 싶고 간절히 알고 싶은 것은 밤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 늙고 병들어 버려질 것이라는 끔찍한 공포심을 도대체 어떻게 스스로 끊어내고 다스려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마음 챙김의 비결이에요.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도 모르는 미래의 일로 제 스스로를 괴롭히는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머리로는 수백 번도 넘게 이해하지만 캄캄한 어둠 속에 홀로 남겨지면 제 나약한 의지로는 도무지 이 두려움을 통제할 수가 없네요. 

 

다들 나이가 들면 아프고 언젠가는 혼자 떠나는 게 당연한 자연의 섭리라는데 왜 저는 이 평범한 진리를 이토록 무섭게 발작적으로 받아들이고 매일 밤 뜬눈으로 고통받아야만 하는 걸까요. 

 

밤이 찾아오고 가슴이 답답해질 때 억지로 잠을 청하려 발버둥 치는 대신 차라리 이 불안한 마음을 둥글게 다독이며 고요하고 평안하게 새벽을 보낼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이고 현명한 밤의 태도가 있다면 제발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꼭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두 번째로 꼭 묻고 싶은 것은 제 삶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지 못하는 무심한 남편과 바쁜 자식들에게 섭섭해하는 이 옹졸하고 기대는 마음을 어떻게 훌훌 털어버리고 진정으로 마음의 독립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이에요. 

 

결국 인생은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거라는데 저는 여전히 누군가 제 곁에서 따뜻하게 손잡아 주고 위로해 주길 바라는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이토록 더 외롭고 상처받는 것 같아요. 

 

가족들에게 의존하려는 이 헛된 기대감을 완전히 내려놓고 비록 늙고 병들지라도 저 스스로 제 인생의 마지막을 온전히 책임지고 당당하게 품어낼 수 있는 단단하고 굳센 내면의 힘을 기르고 싶거든요. 

 

매일 아침 퀭한 눈으로 거울을 보며 저 스스로를 초라하고 불쌍한 늙은이로 깎아내리는 짓을 당장 멈추고 제게 남은 하루하루를 있는 그대로 감사하며 평화롭게 미소 지을 수 있는 따뜻한 긍정의 지혜를 진심으로 배우고 싶습니다.

 

저도 이제는 지옥 같은 불면의 밤에서 훌쩍 벗어나 따뜻한 이불속에서 마음 편히 스르륵 잠들고 상쾌한 아침 햇살을 맞이하는 평범하지만 너무나 눈부신 일상을 단 하루만이라도 꼭 누려보고 싶어요. 

 

세상천지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으며 썩어 문드러진 제 가슴속 깊은 두려움을 이렇게 긴 글로나마 쏟아내고 나니 신기하게도 목에 턱 걸려있던 커다란 가시가 아주 조금은 내려간 것처럼 위안이 되고 숨쉬기가 한결 편안해지네요. 

 

저처럼 캄캄한 밤의 고독과 늙어감의 공포 속에서 눈물 흘려보셨거나 그 위기를 지혜롭고 의연하게 이겨내신 훌륭한 분들의 따뜻하고 현실적인 조언이 벼랑 끝에 서 있는 저에게는 다시 살아갈 튼튼한 동아줄이 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늙고 주름진 두 손을 모아 애타는 마음으로 여러분들의 귀한 지혜와 다정한 위로를 매일매일 설레며 기다리겠습니다. 두서없이 길고 한없이 무겁기만 했던 제 눈물의 넋두리를 끝까지 귀 기울여 정성껏 읽어주셔서 정말 마음 깊이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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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5
  • 프로필 이미지
    김미아 코치
    코칭전문가
    BEST
    답변수 315채택률 9%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안녕하세요. 김미아 코치입니다. 💌
    
    글쓴이님께서는 스스로를 여러 번 나약하다고 표현하셨습니다.
    
    그런데 적어주신 하루를 가만히 보면 조금 다른 모습도 보입니다.
    
    불안한 생각을 떨쳐내려고 아침부터 집안일을 하고, 아픈 무릎으로 뒷산을 오르고, 복지관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잠을 자기 위해 우유도 마셔보고 차도 마셔보고 걸어보기도 하셨습니다.
    
    어쩌면 글쓴이님은 나약해서 이러고 계신 게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혼자서 이 두려움과 싸우느라 지쳐버린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군가 내 곁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글쓴이님께서는 ‘옹졸한 마음’, ‘미련’, ‘헛된 기대’라고 부르셨는데요.
    
    사람이 늙고 아플 때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정말 옹졸한 마음일까요?
    
    저는 글쓴이님께서 마음의 독립을 위해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 되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나는 누군가를 필요로 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까지 받아들이면서, 그럼에도 내 삶을 조금씩 내가 준비해나가는 것이 더 현실적인 독립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글쓴이님을 가장 괴롭히는 생각을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셨으면 합니다.
    
    밤이 되면 머릿속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몸이 조금씩 아파진다.
    → 큰 병에 걸릴 것이다.
    → 자식들에게 짐이 될 것이다.
    → 자식들이 서로 나를 미룰 것이다.
    → 남편도 나를 돌봐주지 않을 것이다.
    → 요양병원에 혼자 남겨질 것이다.
    →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 나는 외롭게 죽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긴 이야기 가운데 오늘 실제로 일어난 일은 어디까지일까요?
    
    글쓴이님의 몸 여기저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 주변에서 아픈 분들의 소식을 접했다는 것까지는 현재의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수많은 장면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쓸데없는 생각이니 하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끊을 수 있었다면 이미 글쓴이님께서 수백 번 끊으셨을 테니까요.
    
    대신 오늘 밤부터 한 가지만 연습해보셨으면 합니다.
    
    밤에는 인생의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겁니다.
    
    또 생각이 시작되면 억지로 밀어내지 마시고 종이 한 장을 꺼내 이렇게 적어보세요.
    
    지금 내가 두려워하는 것:
    ‘나중에 병들었을 때 아무도 나를 돌봐주지 않을까 봐 무섭다.’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
    ‘나는 지금 집에 있고, 밤이고, 잠이 오지 않아 불안하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줄만 더 적어주세요.
    
    “이 문제는 내일 해가 뜨면 다시 생각하겠습니다.”
    
    내일이 되면 정말 생각하셔도 됩니다.
    
    자녀에게 어떤 도움까지 기대할 것인지, 노후에 어떤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건강은 어떻게 관리할지, 남편과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하나씩 현실적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하지만 새벽 두 시의 글쓴이님이 앞으로 남은 수십 년의 노후와 질병과 죽음까지 전부 해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밤의 목표를 ‘잠들기’에서 ‘밤을 무사히 보내기’로 바꿔보셔도 좋겠습니다.
    
    ‘빨리 자야 하는데.’
    ‘내일 또 피곤할 텐데.’
    ‘왜 나는 잠도 제대로 못 자지?’
    
    이렇게 잠과 씨름하기 시작하면 잠들지 못한 시간 자체가 또 하나의 실패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잠이 오지 않는 날에는
    
    “그래, 오늘은 잠이 늦게 오는 밤인가 보다. 지금 당장 잠들지 않아도 나는 몸을 쉬게 해줄 수 있다.”
    
    정도로 목표를 낮춰보세요.
    
    시계를 계속 확인하지 않고, 밝은 화면은 멀리하고, 조용한 음악이나 초보자를 위한 짧은 명상 안내를 들으면서 호흡과 몸의 감각으로 관심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명상을 잘하려고 애쓰실 필요도 없습니다.
    
    불안한 생각이 다시 나타나면,
    
    ‘또 그 생각을 했네. 나는 왜 이럴까.’
    
    대신
    
    ‘아, 내가 두려워하는 미래 이야기가 또 시작됐구나.’
    
    하고 알아차린 뒤 다시 호흡이나 몸의 감각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열 번 돌아가면 열한 번 돌아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낮에는 조금 다른 숙제를 하나 해보셨으면 합니다.
    
    글쓴이님께서는 지금까지 ‘누가 나를 돌봐줄까?’라는 질문을 주로 하고 계셨습니다.
    
    이 질문을 한번 바꿔보세요.
    
    ‘나는 앞으로의 나를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둘 수 있을까?’
    
    건강관리일 수도 있고, 경제적인 준비일 수도 있고, 자녀와 미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 수도 있고, 복지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의료·돌봄 서비스를 알아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렇게 하나씩 준비하다 보면 막연했던 ‘외로운 노년’이 조금씩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마음의 독립도 어쩌면 여기에서 시작될지 모릅니다.
    
    아무에게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안전을 단 한 사람에게만 맡겨두지 않는 것.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 사랑받고 싶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 두되, 글쓴이님의 세계를 가족보다 조금 더 넓혀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글쓴이님께서는 이미 거의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울 정도로 힘들어하시고, 저녁이 오는 것 자체가 두렵다고 하셨습니다. 수면제를 복용했을 때 다음 날 몽롱함 때문에 약도 중단하셨고요.
    
    이 정도라면 마음챙김만으로 혼자 견디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처방받은 약이 너무 힘들었다면 그 경험을 그대로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다시 상의해보세요. 약을 어떻게 조정할지는 의료진과 상의할 영역이고, 약 이외의 불면 치료 방법도 함께 문의해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밤 너무 괴로운 순간에는 혼자 견디는 것을 목표로 삼지 마세요. 가족이든 가까운 사람이든 깨워서라도 지금 너무 힘들다고 말씀하셔도 됩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님께 질문 하나를 남겨드리고 싶습니다.
    
    글쓴이님께서 정말 두려워하시는 것은 ‘늙는 것’일까요?
    
    아니면,
    
    ‘늙고 약해진 내가 더 이상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아닐까 봐’ 두려운 것일까요?
    
    글을 읽어보면 글쓴이님께서는 평생 가족을 돌보고,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고 애쓰고, 지금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삶을 지켜오셨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남은 시간을 ‘혼자서도 강한 사람이 되는 연습’에만 쓰지 않으셔도 좋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청하고, 외로우면 외롭다고 말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내일 때문에 오늘의 나를 벌주지 않는 연습.
    
    그것도 충분히 단단한 삶의 방식입니다.
    
    그리고 오늘 밤 또 두려움이 찾아온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해보셨으면 합니다.
    
    오늘 밤에는 남은 인생을 해결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 밤의 글쓴이님은 그저 오늘 밤만 지나오시면 됩니다.
    
    내일의 일은 해가 뜬 뒤의 글쓴이님께 맡겨두셔도 괜찮습니다. 
  • 익명4
    다들 곤히 잠든 새카만 새벽에 홀로 거실에 앉아 시계 초침 소리를 들으며 늙고 병들어 혼자 남겨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소리 없이 눈물 흘리고 계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참 먹먹하고 찌릿해집니다. 낮에는 생각을 떨쳐내려 쓰지도 않는 그릇을 박박 닦고 무릎이 아프도록 온 집안을 걸레질하며 몸을 혹사하지만, 어둠이 내리면 낮 동안 간신히 눌러두었던 공포가 거대한 괴물처럼 깨어나 숨통을 조여오니 그 불면의 밤이 얼마나 지옥 같고 외로우셨을까요.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늙어감과 고독을 마주하며 느끼는 이 끔찍한 공포는 작성자님이 결코 나약하거나 옹졸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에요. 생의 뒷길을 마주하며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낄 때 뇌와 마음이 보내는 지극히 본능적인 불안이자,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바쁘게 달려오다 비로소 찾아온 공백기에 마주한 삶의 성장통 같은 것이랍니다. 그러니 자책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가족이 내 마음을 알아서 채워주길 기다리기보다, 내 연약함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구체적으로 도움을 청해보세요. 남편에게 "나 요즘 밤이 되면 미래가 너무 무섭고 외로워서 잠이 안 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나랑 손잡고 산책 좀 해줘"라고 말하거나, 자식들에게 "해결해 달라는 게 아니라 가끔 안부 전화 한 통 오면 엄마 마음에 큰 위안이 될 것 같아"라고 부드럽게 마음을 전하는 거예요.
    
    만약 저녁이 오는 것 자체가 매일 두렵고 홀로 우는 밤이 길어지고 있다면, 이건 혼자 의지만으로 견디기엔 마음의 면역력이 너무 떨어진 상태일 수 있어요. 이전에 처방받은 수면제가 다음 날 몽롱해서 약봉지를 버리셨다고 하셨는데, 그 부작용 경험을 그대로 의사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내 몸에 맞는 다른 약으로 조절하거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같은 의학적 도움을 얼마든지 받으실 수 있습니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듯 전문가의 손을 잡는 것은 나를 지키는 가장 현명하고 단단한 방법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두려움 때문에 오늘 누려야 할 평온을 미리 포기하지 마세요. 오늘 밤의 작성자님은 남은 인생 전체를 해결할 필요 없이, 그저 오늘 밤 이 시간만 무사히 지나오시면 됩니다. 내일의 일은 내일 해가 뜬 뒤의 나에게 맡겨두고, 오늘 밤은 부디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하고 편안하게 몸을 뉘으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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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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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변수 1,636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을 읽으면서 단순히 ‘나이 드는 것이 걱정된다’는 정도를 넘어, 밤이 되면 미래의 질병과 고독에 대한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그 불안 때문에 수면까지 크게 무너진 상태로 느껴집니다. 낮에는 계속 몸을 움직여 생각을 밀어내고 계시지만, 조용한 밤이 되면 억눌러두었던 불안이 한꺼번에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이 정도의 괴로움을 의지가 약하거나 마음이 나약해서 생긴 문제라고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찾는 것보다 불면과 불안 자체를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을 거의 이루지 못하는 날이 반복되고, 식은땀과 가슴 답답함이 있으며, 저녁이 오는 것 자체가 두려워질 정도라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현재 상태를 다시 구체적으로 말씀드려보셨으면 합니다. 처방받은 수면제가 다음 날까지 너무 몽롱했다면 임의로 버리거나 계속 참기보다는 그 부작용을 처방한 의료진에게 이야기해 약이나 치료 방법을 조정받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간의 불면에는 약물 외에도 불면증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치료 방법이 있습니다.
    
    밤에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오늘은 반드시 자야 한다’며 침대에서 몇 시간씩 미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입니다. 잠이 오지 않는 상태가 계속된다면 잠시 침대에서 나와 조명을 어둡게 하고 조용한 활동을 하다가 졸릴 때 다시 들어가는 편이 좋습니다. 시계를 계속 확인하는 것도 줄여보세요. ‘내가 병들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올라오면 답을 찾아내려고 하기보다 **‘지금 밤이라 내 불안이 미래를 가장 두려운 방향으로 그리고 있구나. 이 문제는 지금 새벽에 해결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을 현재로 돌려보는 연습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낮 동안 자신을 지칠 정도로 몰아붙이는 것도 조금 줄이셨으면 합니다. 두 시간씩 산을 오르고 아픈 무릎으로 집안일을 계속하는 것이 불안을 잊기 위한 방법이 되었다면 몸은 쉬어야 할 때도 쉬지 못합니다. 낮에는 적절한 활동과 사람들과의 만남을 유지하되, 불안한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몸을 혹사하는 방식까지 갈 필요는 없습니다.
    
    또 한 가지는 막연한 노후 불안을 일부 현실적인 준비로 바꾸는 것입니다. ‘언젠가 병들면 누가 나를 돌볼까?’라는 질문을 매일 밤 반복하기보다 낮에 한 번 시간을 정해 현재 건강 상태, 의료기관 이용 계획, 경제적인 준비, 이용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 자녀에게 바라는 도움의 범위 등을 하나씩 알아보세요.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준비하고,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미래는 남겨두는 것입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머릿속으로 수백 번 대비하는 것과 실제로 준비하는 것은 다릅니다.
    
    가족에 대한 기대도 완전히 없애야 마음의 독립을 이루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고 아플 때 곁에 있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입니다. 오히려 ‘인생은 어차피 혼자니까 누구에게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자신을 몰아붙이면 외로움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 모든 외로움과 노후를 책임지게 하지 않으면서도, 남편에게는 ‘요즘 밤이 되면 불안하고 외로워서 힘들다’, 자녀에게는 ‘해결해달라는 게 아니라 가끔 안부전화가 오면 참 힘이 될 것 같다’고 구체적으로 표현해도 괜찮습니다.
    
    무엇보다 글쓴이님이 원하는 것은 ‘늙는 것이 하나도 무섭지 않은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두려움이 찾아오는 밤에도 그것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필요한 도움을 받고 현재의 하루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만드는 것이 더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그리고 혹시 ‘이렇게 사느니 죽고 싶다’, ‘차라리 없어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발전하거나 구체적인 방법을 떠올리게 된다면 그때는 혼자 밤을 보내지 마세요. 남편이나 자녀 등 가까운 사람에게 바로 알리고,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119나 응급실의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지금은 남은 삶을 억지로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애쓰기보다, 우선 이토록 힘겨워진 밤부터 치료하고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익명3
    작성자
    무엇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쓰기보다 불면과 불안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씀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이전에 처방받은 수면제가 다음 날 너무 몽롱해서 무서운 마음에 약봉지를 통째로 버려버렸는데, 그것이 제 판단 착오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조만간 병원을 다시 찾아 의사 선생님께 당시 겪었던 부작용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제 몸에 맞는 약이나 인지행동치료 등 올바른 의학적 도움을 받아 이 지옥 같은 밤부터 반드시 탈출하겠습니다. 시계를 자꾸 확인하거나 침대에서 미래를 해결하려던 나쁜 버릇도 오늘 밤부터 가르쳐주신 대로 바로 고쳐나가겠습니다.
    
    남은 삶을 억지로 포장하려 하지 않고, 무너진 제 밤을 치료하는 데 온전히 집중하겠습니다. 저를 살려내기 위해 꼭 필요했던 날카롭고도 따뜻한 의학적, 현실적 조언을 건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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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134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긴 이야기를 이렇게 다 꺼내주셔서 고맙습니다. 20대의 청춘을 통째로 빚 갚는 데 바치고, 남들 다 있는 연애도 취미도 없이 오직 가족을 위해 견뎌오신 그 세월이, 그리고 지금의 그 공허함이 글에 그대로 담겨 있어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어요.
    
    먼저 이 말씀부터 분명히 드리고 싶어요. 작성자님의 20대는 실패한 게 아니에요. 결코 헛되지 않았어요. 작성자님이 스스로 인생을 통째로 날렸다고 여기시는 걸 보니 마음이 아파요.
    
    생각해보세요. 스무 살 갓 넘긴 나이에 갑자기 온 가족의 빚을 짊어지고, 도망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며 10년 가까이 그걸 다 갚아내셨잖아요.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남들이 자기계발하고 스펙 쌓고 연애할 때, 작성자님은 가족 전체를 벼랑 끝에서 건져 올리는, 훨씬 무겁고 위대한 일을 해내신 거예요. 그러니 작성자님의 거칠어진 손과 지나온 그 시간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한 가정을 지켜낸 사람의 훈장이에요.
    
    그리고 작성자님이 상황이 나아진 바로 그 순간 가장 큰 번아웃과 공허함이 온 것, 이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예요. 위기 상황에서는 버틸 수밖에 없어서 감정을 돌볼 틈도 없이 달리다가, 그 긴장이 풀리는 순간 그동안 눌러둔 게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거든요. 10년을 쥐어짜듯 버티다 이제 겨우 한숨 돌려도 되겠구나 한 그때, 몸과 마음이 비로소 무너진 거예요. 그러니 지금의 이 무기력과 공허함은 작성자님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오래 자신을 갈아 넣으며 버텨왔다는 증거예요.
    
    작성자님이 친구들과 비교하며 나는 뭘 했나, 이미 늦었다고 느끼시는 것도 이해해요. 그런데 여기서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남들의 속도표와 작성자님의 속도표는 애초에 다른 거예요. 작성자님은 남들이 겪지 않은 짐을 지고 다른 순서로 살아온 것뿐이지, 늦은 게 아니에요. 그리고 인생은 20대에 다 결정되는 게 아니에요. 작성자님은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고, 앞으로의 시간은 온전히 작성자님을 위해 쓸 수 있어요. 그건 늦은 게 아니라, 이제야 진짜 시작할 수 있게 된 거예요.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어요.
    
    먼저, 지금 당장 늦은 걸 만회하려고 조급해하지 마세요. 지금 작성자님에게 필요한 건 무언가를 빨리 이뤄내는 게 아니라, 10년간 소진된 자신을 회복시키는 시간이에요. 아침에 눈뜨는 게 고통이고 아무 의욕이 없는 상태에서는, 억지로 뭔가를 시작하려 해도 잘 안 돼요. 그러니 지금은 잘 자고, 잘 먹고, 잠깐이라도 햇빛을 쬐며 걷는 것 같은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자신을 돌봐주세요.
    
    둘째, 이 무기력과 공허함, 그리고 아침이 고통스럽고 인생이 실패했다는 생각이 계속된다면, 이건 번아웃을 넘어 우울로 이어졌을 수 있어요. 그러니 정신건강의학과나 심리상담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진심으로 권해요. 지금 작성자님은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몰아세우고 계신데, 그 왜곡된 생각은 사실이 아니라 지친 마음이 만들어낸 렌즈예요. 전문가와 함께라면 그 렌즈를 걷어내고, 작성자님이 실제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함께 찾을 수 있어요. 비용이 부담되신다면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는 곳도 있어요.
    
    셋째, 이제 미뤄뒀던 작성자님의 삶을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10년간 못 해본 것 중에 소소하게 해보고 싶었던 것 하나부터요. 그동안 억눌러온 작성자님만의 즐거움을 조금씩 되찾는 게, 이 공허함을 채우는 시작이 될 수 있어요.
    
    20대를 가족을 위해 다 바친 그 헌신은 정말 값진 거였어요. 다만 그동안 정작 작성자님 자신은 한 번도 돌보지 못했을 뿐이에요. 이제는 그 삶의 무게를 내려놓았으니, 남은 인생은 작성자님을 위해 살아도 돼요. 남들보다 늦은 게 아니라, 이제야 작성자님의 시간이 시작되는 거예요. 그러니 그 새로운 시작을 혼자 막막하게 헤매지 마시고, 전문가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셨으면 해요.
    익명3
    작성자
    제 젊은 날의 이야기를 이토록 깊이 들여다봐 주시고, "실패한 게 아니라 가족을 벼랑 끝에서 건져 올린 훈장"이라 말씀해 주시니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늘 남들과 비교하며 제 20대를 통째로 날려버린 실패작이라 자책해 왔는데, 이제야 왜 지금 제 몸과 마음이 이렇게 무너져 내렸는지 비로소 이해가 갑니다. 제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오래 버텨왔기 때문이라는 말씀에 평생의 한이 풀리는 듯한 큰 구원을 받았습니다. 제 거칠어진 손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훈장으로 여기며, 이제는 제 지친 마음을 돌보는 데 집중해 볼게요. 진심을 다해 제 삶을 살려내 주셔서 정말 눈물겹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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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017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새벽의 짙은 어둠 속에서 홀로 가슴을 졸이며 이 긴 글을 쓰셨을 모습을 떠올리니 가슴이 먹먹하고 찌릿해집니다.平生을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억척스럽게 살아오셨는데, 정작 돌아온 나이듦의 무게와 고독감 앞에 혼자 서 계신 그 심정을 감히 다 헤아리지도 못할 만큼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질문자님이 느끼시는 그 끔찍한 공포는 결코 질문자님이 나약하거나 옹졸해서가 아닙니다. 몸의 생체 시계가 변하고 노화가 시작될 때 뇌와 마음이 느끼는 본능적인 불안이며, 평생을 바쁘게 달려오다 비로소 찾아온 공백기에 마주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삶의 성장통입니다.
    
    지옥 같은 밤의 두려움을 끊어내고, 내면의 단단한 평온을 되찾기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지혜를 나눕니다.
    
    1. 밤마다 밀려오는 늙음과 고독의 공포를 다스리는 방법
    '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밤의 정의를 바꾸기
    
    "지금 안 자면 내일 아침에 망한다"라는 생각이 뇌를 극도로 긴장시켜 잠을 더 달아나게 만듭니다.
    
    밤을 '잠을 자야만 하는 시간'이 아니라 '낮 동안 고생한 내 몸과 마음이 가만히 누워 휴식을 취하는 시간'으로 정의를 바꿔보세요. 잠들지 못해도 이불속에 가만히 누워 숨을 깊이 쉬는 것만으로도 몸의 피로는 80% 이상 회복됩니다.
    
    불안의 스위치를 끄는 감각 집중법 (5-4-3-2-1 기법)
    
    머릿속에서 수백 마리의 벌떼가 윙윙거리듯 불안한 생각이 꼬리를 물 때, 미래의 상상에서 '현재의 감각'으로 돌아오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침대에 누워 '눈에 보이는 것 하나, 피부에 닿는 이불의 감촉, 귀에 들리는 방 안의 미세한 소리, 내 숨소리'에만 온전히 집중해 보세요. 꼬리를 무는 생각의 고리가 순식간에 끊어집니다.
    
    침대를 '괴로운 공간'으로 만들지 않기
    
    잠이 오지 않는데 20분 이상 누워 밤새 뒤척이면 뇌는 '침대=괴롭고 무서운 곳'으로 인식합니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미련 없이 일어나 거실로 나와 은은한 조명을 켜고, 따뜻한 차를 마시거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악을 낮게 틀어놓고 가만히 앉아 계세요. 졸음이 쏟아질 때 다시 침대로 들어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2. 가족에 대한 서운함을 털어내고 '마음의 독립'을 이루는 방법
    가족의 무심함을 '사랑의 부재'가 아닌 '역할의 한계'로 받아들이기
    
    남편분의 무뚝뚝함이나 자식들의 바쁜 일상은 질문자님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 역시 각자의 인생과 짐을 짊어지느라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를 챙겨주지 않는다"며 서운해하기보다 "저 사람들도 저마다의 삶을 사느라 바쁘구나" 하고 그들의 한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면 기대감이 내려가고 내 마음이 먼저 편안해집니다.
    
    '타인 중심'에서 '나 중심'으로 에너지 돌리기
    
    평생 남편 밥 챙기고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나'라는 존재를 잊고 사셨습니다. 이제는 타인에게 향하던 모든 신경을 오롯이 나 자신에게 돌려주어야 할 때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내가 좋아하는 음악, 내가 좋아하는 소소한 산책길을 찾아보세요. 남이 채워주길 바랐던 온기를 '내가 나에게 선사하는 연습'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막연한 미래의 비극 대신 '오늘 하루'만 살기
    
    10년 뒤, 20년 뒤의 병들고 외로운 모습은 아직 오지 않은 '픽션(허구)'일 뿐입니다. 확실한 것은 '오늘 하루 내 두 발로 걸을 수 있고,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현재'입니다.
    
    "오늘 하루 참 잘 살았다, 고생했다"라며 스스로의 무릎을 따뜻하게 토닥여주세요.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낸 사람만이 내일도 의연하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밤이 깊다는 것은 곧 아침 해가 떠오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초라한 늙은이로 깎아내리지 마시고, 수많은 풍파를 견디며 여기까지 가족을 일궈낸 멋지고 단단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존경하고 다정하게 품어주시길 바랍니다.
    익명3
    작성자
    평생을 바쁘게 달려오다 찾아온 공백기의 성장통이라는 말씀이 참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그동안 남편 밥 챙기고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정작 저라는 존재는 잊고 살았는데, 이제야 타인에게 향하던 신경을 나에게 돌려야 할 때임을 깨닫습니다. 잠이 오지 않을 땐 억지로 뒤척이지 않고 거실로 나와 따뜻한 차를 마시며 제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겠습니다. 10년 뒤의 막연한 비극을 미리 상상하며 괴로워하지 않고, 오늘 하루 내 두 발로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저를 다정하게 품어줄게요. 귀한 동아줄 같은 조언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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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218채택률 4%
    작성자님, 얼마나 외롭고 두려우셨으면 이 긴 글에 마음속 이야기를 이렇게 다 쏟아내셨을까 싶어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낮에는 어떻게든 바쁘게 움직이며 괜찮은 척 버티다가 밤만 되면 억눌러두었던 걱정과 외로움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그 마음, 얼마나 지치고 힘드실까요.
    
    그런데 작성자님,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오늘 밤 미리 살아내면서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늙는 것, 병드는 것, 언젠가 혼자 남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미래의 어느 날을 상상하며 오늘의 소중한 시간을 모두 불안 속에서 보내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가족이 나를 끝까지 책임져줘야 한다는 기대를 내려놓는 것과, 가족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을 내려놓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자식들에게 기대고 싶고 남편에게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 어찌 옹졸한 마음일까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오신 분이라면 오히려 당연한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이제부터는 '누군가가 나를 책임져주기를 기다리는 삶'보다 '내가 나를 잘 돌보는 삶'으로 조금씩 중심을 옮겨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밤이 찾아왔다고 해서 억지로 잠을 이기려고 너무 애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잠이 오지 않는 날에는 '나는 왜 또 잠을 못 자지'하고 자신을 다그치기보다, 작은 불을 켜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오늘도 하루를 잘 살아낸 나를 조금 쉬게 해주자'하고 마음을 달래주세요. 미래의 걱정이 찾아오면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건 내일의 내가 생각할 일'이라고 잠시 옆에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무엇보다 하루 종일 몸을 혹사시킬 정도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은 이제 조금 줄이셨으면 좋겠어요. 몸이 지쳐야만 마음이 잠잠해지는 방식으로 버티다 보면 오히려 몸과 마음이 더 힘들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오랫동안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안과 답답함이 반복된다면 혼자 의지로만 견디려고 하지 마시고, 수면과 불안 문제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의료진이나 상담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보셨으면 합니다. 처방받은 약이 불편했다고 해서 모든 치료 방법이 맞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요. 약에 대한 걱정도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담당 의사와 솔직하게 상의해 보셨으면 합니다.
    
    작성자님은 '쓸모없는 늙은 사람'이 아닙니다. 평생 가족을 돌보고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오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귀하고 소중한 사람입니다. 자식에게 짐이 될까, 남편에게 외면받을까, 병들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지금의 작성자님까지 초라하게 만들지는 마세요.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내는 것뿐이니까요.
    
    오늘 밤부터라도 '언젠가 혼자가 되면 어떡하지'대신 '오늘은 내가 나를 혼자 두지 말자'고 생각해 보세요. 따뜻한 이불을 덮어주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고, 낮에는 무리하지 않는 산책을 하고, 마음을 나눌 사람 한두 명과 차 한 잔을 마시는 것부터요. 그렇게 하루하루 나를 돌보는 힘이 쌓이면 마음의 든든함도 조금씩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이렇게 솔직하게 써내려오신 것 자체가 이미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작성자님, 지금까지 너무 오래 혼자 견디셨어요. 이제는 모든 것을 혼자 이겨내려고 하지 마시고 도움도 받고, 기대기도 하고, 때로는 약한 모습도 보여주세요.
    
    남은 인생을 '언젠가 닥칠 외로운 마지막'을 걱정하며 보내기에는 작성자님에게 아직 살아갈 오늘이 너무 많습니다. 내일의 두려움 때문에 오늘의 평온을 미리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오늘 밤은 어제보다 조금 덜 무섭고, 내일 아침에는 '그래도 오늘 하루를 살아볼까'하는 작은 마음 하나가 생기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작성자님, 충분히 잘 살아오셨고 앞으로도 잘 살아가실 수 있습니다. 마음 깊이 응원하겠습니다.
    
    익명3
    작성자
    미래의 어느 날을 상상하며 오늘의 소중한 시간을 모두 불안으로 낭비하지 말라는 당부가 가슴에 콕 박힙니다. 자식이나 남편에게 서운했던 마음도 그들을 탓하기보다, 제 에너지의 중심을 나 자신에게로 가져오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혼자 의지로만 버티지 말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도 기꺼이 받으며 제 남은 인생을 평온하게 채워가겠습니다. 진심 어린 귀한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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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556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께서 캄캄한 새벽마다 홀로 짊어졌을 그 깊고 시린 공포를 생각하니 가슴이 참 아파요.
    
    생의 뒷길을 마주하며 느끼는 막막함은 나이 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혼자 견디기엔 너무 버거우셨겠어요.
    
    다가올 미래를 미리 당겨서 걱정하느라 지금 소중한 오늘날의 평화를 갉아먹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에요.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두려워하기보다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낸 내 몸과 마음을 토닥여주는 일에 집중해 보세요.
    
    밤이 찾아와 두려움이 밀려올 때는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 일어나 앉아 차 한잔을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도 좋아요.
    
    남편이나 자식에게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고 남은 시간은 오롯이 작성자님 자신을 사랑하는 데 써보시길 바랄게요.ㅅ77ㅊㄹㄹ
    익명3
    작성자
    혼자 견디기엔 너무 버거우셨겠다는 심리사님의 한마디가 시린 제 가슴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것 같습니다. 미래의 막연한 비극 대신 지금 제 곁에 있는 작은 평안에 마음을 기대라는 당부를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 마음을 가라앉히는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지며, 제 남은 인생을 불안이 아닌 평온함으로 채워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아픈 마음을 치유해 주시는 정성스러운 댓글 남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익명1
    미래의 모든 일을 미리 걱정하며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오늘 하루만큼은 아직 오지 않은 내일보다 지금 곁에 있는 작은 평안에 마음을 기대셨으면 해요.
    혼자 견디기 힘든 밤에는 도움을 받으셔도 괜찮아요. 부디 다시 편안한 밤과 따뜻한 아침을 맞으시길 바래요 
    익명3
    작성자
    미래의 일들을 미리 걱정하며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말라는 말씀에 깊은 깨달음을 얻고 갑니다. 지독한 불면의 밤 속에서 홀로 외로웠는데, 혼자 견디지 말고 도움을 받아도 괜찮다는 격려가 참 든든한 위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