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쉼 없이 앞으로만 내달리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습니다.
아침에 힘겹게 눈을 뜨는 순간부터 밤에 지친 몸을 뉘일 때까지 잠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도태될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며 살아갑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더 높은 성과와 더 빠른 속도를 요구하고 우리는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아껴가며 스스로를 혹사시키곤 합니다.
하지만 토마스 포글이 남긴 작은 쉼도 체력을 회복시켜준다는 이 간결하고도 명확한 문장은 숨 막히는 속도전에 매몰되어 있는 우리에게 아주 커다란 깨달음을 선사합니다.
우리는 흔히 며칠씩 훌쩍 떠나는 긴 여행이나 거창한 휴가만이 우리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믿지만 정작 우리 삶의 에너지를 끈질기게 유지해 주는 것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아주 짧고 다정한 쉼의 순간들입니다.
사람들은 보통 휴식이라고 하면 모든 일정을 비우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완벽하고 긴 여백의 시간을 떠올리곤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그런 거창한 휴식을 취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에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면 쉬어야지 혹은 주말이 오면 하루 종일 잠만 자야지 라며 휴식을 미래로 자꾸만 미루어 둡니다.
그러나 우리의 몸과 마음은 무한한 동력을 가진 기계가 아니기에 피로물질이 쌓이는 그때그때 배출해주지 않으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고장을 일으키고 맙니다.
아무리 바쁜 하루 중이라도 단 5분 동안 창밖의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따뜻한 차 한 잔을 천천히 마시며 숨을 고르는 그 찰나의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거대한 스트레스의 둑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는 아주 강력한 방파제가 되어줍니다.
실제로 우리의 뇌와 육체는 아주 짧은 이완의 순간만으로도 놀라운 회복력을 발휘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모니터만 뚫어지게 바라보던 눈을 감고 깊은 심호흡을 몇 번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잔뜩 솟아있던 교감신경이 가라앉고 뇌에 맑은 산소가 공급되며 흐려졌던 집중력이 마법처럼 다시 선명해집니다.
하루 종일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있던 어깨와 목을 가볍게 늘려주는 일분 남짓한 스트레칭은 막혀있던 혈액 순환을 돕고 짓눌려있던 육체에 생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이러한 일상 속의 아주 작고 소박한 쉼표들은 단순히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엉켜있던 생각의 회로를 재부팅하고 다음 발걸음을 더욱 힘차게 내디딜 수 있게 만드는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과정입니다.
우리가 겪는 번아웃 증후군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거대한 재앙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제때 풀어주지 못해 발생하는 만성적인 찌꺼기들의 결과물입니다.
거대한 산불도 처음에는 아주 작은 불씨 하나에서 시작되듯 우리 마음의 병 역시 아주 작은 피로의 신호들을 무시하고 방치했을 때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타는 듯한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물을 마셔주어야 하듯이 몸과 마음이 완전히 방전되어 쓰러지기 전에 스스로에게 짧은 휴식을 선물하는 것은 나 자신을 아끼고 돌보는 가장 현명한 예방주사입니다.
스스로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억지로 채찍질하며 버티는 것은 미련한 고집일 뿐이며 내 몸이 보내는 미세한 피로의 신호를 예민하게 알아차리고 기꺼이 짧은 이완을 허락하는 태도야말로 진정으로 성숙한 삶의 지혜입니다.
특히나 스마트폰의 알림음이 쉴 새 없이 울리고 수많은 정보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현대 사회에서는 의식적으로 잠시 연결을 끊고 고립을 자처하는 짧은 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의미 없이 쏟아지는 자극적인 기사와 영상들에 시선을 빼앗기는 대신 잠시 화면을 끄고 눈을 감은 채 좋아하는 음악의 선율에 온전히 기대어 보는 것도 훌륭한 휴식이 됩니다.
점심시간에 남는 십오 분을 활용해 사무실 근처의 작은 공원을 천천히 거닐며 뺨에 닿는 시원한 바람과 발밑에 밟히는 낙엽의 바스락거림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복잡했던 머릿속은 놀랍도록 맑아집니다.
타인과 세상의 속도에 휩쓸려 허우적거리던 나를 지금 여기의 안전한 현재로 조용히 끌어다 놓는 이 짧고 완전한 단절의 시간이야말로 메말라가는 우리 영혼에 단비를 뿌려주는 가장 완벽하고 달콤한 치유의 순간입니다.
우리는 흔히 쉼표가 찍힌 문장을 읽을 때 그 여백을 통해 앞의 내용을 음미하고 다음 내용을 받아들일 호흡을 가다듬게 됩니다.
우리 인생 역시 수많은 음표와 쉼표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한 곡의 아름다운 교향곡과도 같습니다. 쉼표가 전혀 없이 빽빽하게 채워지기만 한 악보는 연주자를 숨 막히게 하고 듣는 이마저 지치게 만들 듯이 쉼 없이 달리기만 하는 삶은 결국 치명적인 불협화음을 내며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매일의 치열한 악보 위에 억지로라도 작고 다정한 쉼표들을 틈틈이 그려 넣을 때 내 인생의 멜로디는 비로소 여유와 운치를 머금고 훨씬 더 아름답고 웅장하게 울려 퍼질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짧은 휴식조차 사치라고 느끼며 스스로를 쉼 없이 몰아붙이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제는 그 무거운 마음의 짐을 잠시 바닥에 내려놓아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숨을 헐떡이며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긴 여정을 지치지 않고 끝까지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 우리 삶에서는 훨씬 더 가치 있고 중요한 일입니다.
당신이 하루 중 틈틈이 허락하는 그 찰나의 휴식들은 결코 당신을 나태하게 만들거나 뒤처지게 하는 방해물이 아니라 먼 길을 떠나는 자동차에 꼬박꼬박 채워 넣는 든든한 연료와도 같습니다.
오늘 하루 틈틈이 허락하는 작은 숨고르기가 결국 당신의 단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을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건강하고 찬란하게 지켜줄 가장 위대한 생명력이 될 것임을 굳게 믿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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