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입사한 지 어느덧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저는 정말 제 청춘과 영혼을 다 바쳐서 일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남들이 기피하는 까다로운 프로젝트나 궂은일도 불평 한마디 없이 제가 다 도맡아서 처리했고 주말 출근이나 야근도 회사를 위한 당연한 희생이라고 생각하며 기꺼이 감수해 왔거든요.
제가 이렇게 묵묵하게 제 자리에서 땀 흘려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회사가 제 진심과 노력을 알아주고 그에 합당한 보상과 인정을 해줄 것이라는 순진하고 바보 같은 믿음 하나로 그 힘든 시간들을 꾹꾹 버텨왔습니다.
아플 때도 연차 한 번 마음 편히 쓰지 못하고 링거를 맞아가며 출근을 했고 명절이나 가족들 생일 같은 중요한 개인사조차 회사 업무 일정에 밀려 뒷전이 되기 일쑤였지만 그래도 떳떳하고 성실하게 일하는 제 자신에게 나름대로 큰 자부심을 느끼며 살았어요.
상사들이 저에게 너 없으면 우리 팀 안 돌아간다 너만큼 성실한 사람 없다고 던져주는 그 가벼운 칭찬 몇 마디에 바보처럼 감동해서 제 모든 에너지를 회사라는 거대한 기계의 톱니바퀴로 갈아 넣으며 살아온 제 과거가 이제는 너무나도 후회스럽고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얼마 전 회사 인트라넷에 올해의 고과 평가 결과와 승진자 명단이 올라왔을 때 저는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와 같이 입사해서 함께 고생했던 동기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저보다 한참 늦게 들어와서 업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제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줬던 후배들마저 버젓이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오직 제 이름만 그 명단에서 쏙 빠져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인사팀에서 명단을 작성하다가 단순한 누락 실수를 한 건 아닐까 현실을 부정해 보기도 했지만 제 고과 등급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사실을 제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순간 심장이 바닥으로 쿵 하고 떨어지며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버리는 끔찍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회사에 바쳤던 숱한 야근과 주말 반납 그리고 피땀 흘려 만들어낸 성과들이 한순간에 아무런 가치도 없는 쓰레기 조각으로 변해버린 것 같아 모니터를 바라보며 멍하니 입만 뻐끔거릴 뿐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주변 동기들이 승진을 축하한다며 서로 축하 인사를 주고받고 들떠있는 그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오직 저 혼자만 캄캄한 심해 속으로 끝없이 가라앉는 듯한 지독한 고립감과 비참함에 숨이 턱턱 막혀왔습니다.
명단에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찬찬히 살펴볼수록 제 마음속의 허탈함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배신감으로 변해갔어요. 승진을 한 동기들이나 후배들은 저처럼 미련하게 밤을 새우며 실무를 한 사람들이 아니라 어떻게든 상사들 눈에 띄는 화려하고 그럴싸한 프로젝트만 골라서 맡고 정작 귀찮고 복잡한 뒤처리는 전부 저 같은 사람들에게 교묘하게 떠넘기던 얌체 같은 부류들이었거든요.
일보다는 윗사람들 비위를 맞추고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우며 사내 정치와 인맥 관리에만 열을 올리던 사람들이 결국 가장 높은 고과를 받고 승진 티켓을 거머쥐는 이 썩어빠진 현실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하니 제가 여태껏 믿고 지켜왔던 성실함이라는 가치가 얼마나 멍청하고 무의미한 것인지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회사는 묵묵히 일하는 소의 등골을 빼먹을 대로 빼먹고 버릴 뿐이고 결국 승리하는 건 여우처럼 눈치 빠르게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사람들이라는 그 잔인한 진리를 왜 저는 이렇게 나이를 먹고 상처투성이가 되어서야 알게 된 건지 너무나도 억울해서 피눈물이 날 지경이에요.
윗분들 앞에서는 제가 온갖 고생을 다 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뒤에서는 제 공로를 가로채 가던 그 영악한 동료들의 얼굴이 떠오를 때마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할 수가 없어서 밤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 없이 오열을 하곤 합니다.
더 끔찍한 건 이렇게 외부로 향하던 분노가 결국에는 저 자신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제 자존감을 처참하게 난도질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어쩌면 사내 정치나 인맥도 전부 능력인데 고지식하게 일만 한 내가 정말 사회생활을 할 줄 모르는 무능한 바보가 아닐까 사실은 내 업무 능력이 형편없어서 승진에서 누락된 건데 나 혼자만 열심히 했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무서운 자기 의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더라고요.
동기들은 다 저만치 앞서서 달려가고 있는데 저 혼자만 만년 대리라는 초라한 꼬리표를 달고 뒤처져 있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매일 제 목을 조르고 심장을 후벼 파서 이제는 거울 속에 비친 제 얼굴조차 똑바로 쳐다볼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회사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저 불쌍한 인간 또 승진 떨어졌대 실력이 없으니까 매번 진급 누락이지라며 속으로 저를 비웃고 혀를 차는 것만 같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에요.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고 무가치한 쓰레기처럼 느껴지는 극도의 자기 혐오감 때문에 밥을 먹어도 모래알을 씹는 것 같고 밤에 억지로 눈을 감아도 패배자라는 단어만 머릿속을 빙빙 맴돌아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침에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는 것 자체가 끔찍한 고문이나 다름없어졌어요. 예전에는 피곤해도 출근해서 오늘 하루도 내 몫을 다해내겠다는 작은 의욕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회사 정문을 통과하는 순간부터 영혼이 완전히 빠져나가버린 텅 빈 껍데기만 앉아있는 기분이거든요.
제가 밤을 새워 일을 하든 대충 시간을 때우다 퇴근을 하든 어차피 회사는 저를 알아주지도 않고 승진시켜 주지도 않을 거라는 지독한 허무함과 무기력증에 완전히 잡아먹혀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어도 단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마우스를 쥔 손에는 아무런 힘도 들어가지 않아요.
상사가 저에게 새로운 업무를 지시하거나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기려고 하면 속으로 당신들 진급 점수 따려는 일에 나를 또 총알받이로 쓰려고 하는구나 하는 극도의 삐딱함과 불신감부터 튀어나와서 표정 관리가 안 되고 대답도 아주 차갑고 퉁명스럽게 나가게 되더라고요.
더 이상 이 회사와 조직을 위해 단 일 퍼센트의 노력이나 희생도 하고 싶지 않다는 차가운 체념이 온몸을 지배하고 있어서 그저 숨만 쉬며 월급 도둑처럼 시간만 죽이다가 칼같이 퇴근하는 잿빛 일상이 끝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비참한 감정은 단지 직장 안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제 개인적인 일상과 인간관계마저도 아주 처참하게 붕괴시키고 있어요. 주말에 친구들이 모이자고 연락이 와도 행여나 누구는 이번에 팀장을 달았다더라 연봉이 얼마 올랐다더라 하는 자랑 섞인 이야기들이 나올까 봐 두려워서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모임에 전부 불참하며 스스로를 철저하게 고립시키고 있습니다.
가족들에게도 제가 승진에서 또 미끄러졌다는 사실을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용기가 나지 않아서 부모님이 이번에는 좋은 소식 없냐고 물어보실 때마다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을 숨기며 아직 심사 중이라는 비겁한 거짓말로 둘러대고 돌아서서 남몰래 피눈물을 쏟아내고 있어요.
제 인생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여버린 건지 답답해서 밤마다 혼자 소주를 마시며 화를 삭이느라 건강은 건강대로 망가지고 신경은 극도로 날카로워져서 애꿎은 가족들에게 별것도 아닌 일로 예민하게 짜증을 내는 제 못난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혀를 깨물고 사라지고 싶다는 극단적인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나는 왜 이토록 불행한 패배자로 살아야 하나 내 인생에 다시 예전처럼 환하게 웃으며 열정적으로 살아갈 날이 오기는 할까 하는 깊은 절망감이 거대한 먹구름처럼 제 온 삶을 뒤덮고 있어서 숨을 쉬는 것조차 버겁고 고통스러워요.
당장이라도 사직서를 집어 던지고 이 더럽고 불공평한 회사를 박차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당장 제 어깨에 짊어진 대출금과 생활비라는 묵직한 현실의 짐 때문에 그 알량한 월급줄을 놓을 수도 없는 제 처지가 너무나도 원망스럽습니다.
막상 이직을 하려고 이력서를 열어봐도 지난 몇 년간 회사에서 시키는 궂은일만 쳐내느라 정작 밖에서 내세울 만한 그럴싸하고 굵직한 스펙이나 개인적인 포트폴리오는 하나도 만들어놓지 못했다는 뼈아픈 현실을 마주하게 되니 저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이 썩은 고인 물에서 평생 무시당하며 썩어갈 수밖에 없다는 공포심이 턱끝까지 차오르더라고요.
다른 회사에 간다고 한들 거기라고 이런 사내 정치와 불합리한 평가 시스템이 없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이 나이에 새로운 곳에 가서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하며 증명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견뎌낼 멘탈조차 남아있지 않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지옥 속에 갇혀버렸습니다.
그저 동기들이 제 위로 올라가서 저에게 지시를 내리고 결재를 반려하는 그 끔찍하고 굴욕적인 꼴을 두 눈 뜨고 지켜보며 남은 직장 생활을 비참하게 연명해야 한다는 사실이 매일 아침 저를 절망하게 만들어요.
제 남은 인생과 멘탈을 걸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절박한 심정으로 실질적이고 차가운 조언을 간절히 엎드려 구하고 싶습니다.
묵묵히 땀 흘려 일한 제 노력은 철저하게 부정당하고 입만 산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는 이 불공평한 조직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상대적 박탈감을 도대체 어떻게 다스리고 씻어내야 제 스스로가 미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이미 동기들에게 뒤처졌다는 그 끔찍한 패배감과 나는 회사에서 버려진 무능한 소모품이라는 지독한 자괴감의 늪에서 빠져나와 잃어버린 제 자존감과 일상의 평온함을 다시 단단하게 쌓아 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멘탈 회복 훈련법이 너무나도 절실하고 시급해요.
승진이나 인사 평가라는 외부의 잣대에 제 인생의 가치와 행복을 전부 저당 잡히지 않고 온전히 저라는 사람 자체로 당당하게 직장 생활을 버텨낼 수 있는 구체적인 마인드 컨트롤 기술을 당장 오늘부터라도 당장 실천하고 싶습니다.
회사에 출근해서 저를 무시하고 밟고 올라간 그 얄미운 동료들과 상사들의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속으로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그 찰나의 순간에 감정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철저하게 이성적인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내면을 방어할 수 있는 독하고 날카로운 처방전을 부디 내려주세요.
더 이상 남들의 성과와 제 초라한 처지를 비교하며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스스로를 혐오하는 이 지옥 같은 패배자의 삶에서 벗어나 이제는 오직 제 자신을 위해서만 에너지를 쓰고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제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도록 지혜롭고 현실적인 조언을 간절히 또 간절히 기다리겠습니다.
제발 이 어둡고 숨 막히는 굴레에서 저를 구출해 주세요.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