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부터 우울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제가 우울증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고 그냥 제가 성격이 소심한 건가 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믿었던 친구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면서 점점 사람을 믿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학교생활 내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고 다른 친구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특히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일이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입니다. 어머니께서 비싼 돈을 들여 보내주셨는데 저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버스에서 혼자 있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같이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데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버스 안에서 숨죽여 울었습니다.
그때 느꼈던 외로움과 서러움이 생각보다 오래 남았습니다.
졸업하고 나서도 이런 감정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워졌습니다.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싫어지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루 종일 집에 누워 있는 날도 많았고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했습니다.
그때부터 인터넷에 무기력함,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사람 만나기 싫어요, 우울증 증상, 우울증 자가진단 같은 내용을 계속 검색했습니다.
내가 정말 우울증인 건지 아니면 단순히 의지가 약한 건지 궁금했습니다. 혼자서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일상생활 자체가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그러다 우울증 자가점검을 한번 해봤습니다.
결과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자가검사에서 46점이 나왔고 심한 우울 상태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상 유지는 어려울 만큼 우울감이 깊어져 적극적인 도움과 돌봄이 필요한 상태라는 안내가 함께 나왔습니다.
그 결과를 보고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습니다.
그냥 내가 힘든 정도라고만 생각했는데 숫자로 결과를 확인하고 나니까 생각보다 제가 많이 지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물론 자가점검 결과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에게는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결국 더 이상 혼자 해결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갔습니다. 그때는 정말 이대로 계속 지내다가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생활을 계속하고 싶지도 않았고 다시 평범하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회생활을 하고 싶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제가 그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 이야기하고 현재 어떤 상태인지 상담을 받았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이어져 온 대인관계에 대한 상처와 오랜 기간 지속된 우울감, 무기력함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웠던 부분도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처음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았지만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니 오히려 그동안 혼자 참고 있었던 것들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습니다.
치료를 시작하면서 처방받은 약은 렉사프로였습니다.
저는 렉사프로 10mg을 하루 한 번 아침에 일어나서 복용했습니다.
처음 4주 정도는 10mg을 복용했고 이후에는 상태를 보면서 용량을 줄여 5mg으로 약 6개월 정도 복용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약 8개월 동안 렉사프로를 복용하면서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처음에는 약을 먹는다고 바로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하루 이틀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빨리 좋아지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이게 정말 도움이 되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복용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하루 종일 저를 짓누르던 우울감이 조금씩 약해졌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생각도 전보다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씻는 것조차 귀찮고 누워만 있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작은 일이라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엄청 극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정말 조금씩 좋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하루가 그냥 지나가기만 했다면 조금씩 하루에 할 일이 생겼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전보다 편해졌습니다.
계속 무기력하게만 지내던 제가 다시 일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변화였습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복용하는 중간에 설사와 불면증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날이 생기면서 약을 계속 먹어도 괜찮은 건지 걱정이 됐습니다.
용량을 줄여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지만 제 마음대로 약을 갑자기 중단하지 않고 병원에서 상담하면서 점차 용량을 줄였습니다.
이후 렉사프로 5mg으로 줄여 약 6개월 정도 복용했고 그렇게 약 8개월 정도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사람마다 약효나 부작용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제 경험만 보고 약을 복용하거나 중단하기보다는 꼭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약을 복용하면서 생활습관도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했습니다.
예전에는 집에만 있고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았는데 조금이라도 움직이려고 운동을 꾸준히 했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운동한 것은 아니고 할 수 있는 만큼 천천히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은 조금 피곤해도 기분이 전보다 나아지는 느낌이 있었고 그래서 계속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식사도 신경 쓰기 시작했습니다.
우울감이 심했을 때는 식욕 자체가 많이 떨어져서 제대로 먹지 못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치료를 받으면서 식욕도 조금씩 돌아왔고 식사를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골고루 먹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하다 보니 몸 상태도 전보다 좋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처음 병원에 갔을 때와 비교하면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힘들어서 집에만 있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회생활도 하고 사람들과 대화도 하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가끔 우울한 날이나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그 감정에 완전히 휩쓸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할 것 같아서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치료를 받고 운동도 하고 식사도 챙기면서 조금씩 회복하다 보니 나도 다시 괜찮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도 완전히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과 비교하면 정말 많이 회복한 단계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혹시 저처럼 우울증 자가점검을 해볼까 말까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너무 겁먹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결과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무서웠습니다.
혹시 정말 우울증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있었고 그냥 내가 의지가 약한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가점검을 통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든 상태였다는 것을 알게 됐고 병원에 가서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자가점검은 어디까지나 현재 상태를 확인해보는 참고 자료일 뿐이고 그 결과만으로 우울증을 진단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자가점검 결과를 보고 병원에서 상담과 진료를 받으면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혼자서 계속 참다 보면 내가 얼마나 힘든 상태인지조차 모를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괜찮은 척하면서 버티는 것보다 지금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는 것이 오히려 회복을 시작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렉사프로 10mg으로 시작해서 5mg으로 용량을 줄여가며 약 8개월 동안 치료했고 운동과 식사 관리도 함께 하면서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건강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많이 힘든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제가 다시 평범하게 생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시작하고 하루하루 조금씩 달라지다 보니 어느 순간 예전과 다른 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도 도움을 받으면서 천천히 회복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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