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끝없는 우울함과 감정 쓰레기통 역할에 저까지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 죽을 것 같아요

핸드폰 화면에 여자친구의 이름이 뜰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가슴이 턱 막히는 증상이 생긴 지 벌써 반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어요. 

 

연인 사이에 연락이 오면 당연히 반갑고 설레야 하는 게 정상인데 저는 이제 벨소리만 울려도 온몸의 솜털이 뼛속까지 곤두서며 오늘은 또 무슨 우울한 이야기를 몇 시간 동안 들어줘야 하나 하는 끔찍한 두려움과 거부감부터 앞섭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게 세상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끔찍한 고문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비참하지만 저는 지금 당장 이 전화기를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을 만큼 심리적으로 완전히 한계에 다다른 상태예요. 

 

전화를 받지 않으면 왜 연락을 피하냐며 내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냐는 식의 극단적인 협박이 담긴 메시지가 폭탄처럼 쏟아지기 때문에 저는 억지로 심호흡을 하고 사형장에 끌려가는 죄수처럼 무거운 손으로 통화 버튼을 누르고 납니다. 

 

통화가 연결되는 순간부터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 한숨 소리와 쇳소리가 섞인 우울한 목소리는 제 남은 생명력마저 남김없이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처럼 느껴져서 매일 밤이 너무나도 길고 괴롭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그녀는 그저 남들보다 감수성이 조금 더 풍부하고 상처를 잘 받는 여린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오히려 그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위태로운 모습에 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었고 제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그녀의 어두운 면들을 다 환하게 비춰줄 수 있을 거라는 오만하고 순진한 착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관계가 깊어지고 서로가 편해지면서 그녀의 내면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던 시커먼 우울감과 세상을 향한 날 선 증오심들은 마치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산불처럼 저를 향해 무자비하게 번져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세상 모든 불행은 오직 자기 혼자 다 짊어지고 있다는 식의 피해의식과 꼬일 대로 꼬인 부정적인 시선은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넘어선 지 오래였고 저는 그 불길 속에서 매일 화상을 입어가며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아무리 긍정적인 말을 해주고 예쁜 것만 보여주려고 발버둥을 쳐도 그녀는 기어코 그 안에서 가장 어둡고 우울한 단면만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어 기분을 밑바닥까지 끌어내리는 기적 같은 파괴력을 보여주었고 결국 제 헌신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절망감만 뼈저리게 남았습니다.

 

여자친구의 하루는 온통 세상에 대한 원망과 타인에 대한 불평 그리고 끝없는 자기 비하로만 가득 차 있어서 옆에 있는 사람의 진을 다 빠지게 만듭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직장 상사에 대한 쌍욕으로 시작해서 점심에는 자기보다 잘 사는 친구들에 대한 지독한 열등감 그리고 저녁에는 길을 가다 마주친 모르는 사람에 대한 신경질까지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불만을 토해냅니다. 

 

세상의 모든 부정적인 감정과 찌꺼기들을 싹싹 긁어모아 오직 저 하나만을 타깃으로 삼아 폭포수처럼 쏟아붓는 게 그녀가 하루를 버티는 유일한 생존 방식이자 스트레스 해소법이 되어버렸어요.

 

직장에서 피곤하게 일하고 돌아와서 저도 좀 쉬고 싶은데 그녀는 제 상태나 기분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본인이 오늘 얼마나 불행하고 비참했는지 알아달라며 몇 시간이고 똑같은 레퍼토리의 우울한 이야기를 반복합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지친 기색을 보이거나 영혼 없이 대답을 하면 내 말은 듣고 있냐 넌 역시 내 마음을 하나도 모른다며 갑자기 악을 쓰고 울어버리니 저는 꼼짝없이 숨을 죽이고 그 독기 품은 감정의 배설물들을 온몸으로 뒤집어쓰며 철저한 감정 쓰레기통으로 전락하고 말았어요.

 

처음에는 저도 어떻게든 그 지독한 우울의 늪에서 그녀를 꺼내보려고 다정하게 위로도 해보고 현실적인 해결책도 제시해 보며 수없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건 상황을 나아지게 만들려는 조언이나 발전적인 대화가 아니라 그저 끝없이 징징대고 우울의 바닥을 치는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가엾게 여겨주며 함께 그 시궁창 속으로 빠져주기를 바라는 뒤틀린 동조뿐이었어요. 

 

제가 조금이라도 객관적인 입장에서 상황을 설명하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타일러보면 너까지 나를 가르치려 든다며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는 거냐고 오히려 저를 세상에서 제일 피도 눈물도 없는 나쁜 놈으로 몰아세우며 발작을 하더라고요.

 

결국 저는 입을 꾹 다문 채 그래 네가 다 맞아 많이 힘들었겠다 라는 가식적이고 영혼 없는 리액션만 기계처럼 반복하는 앵무새가 되어버렸고 저희의 대화는 늘 그녀의 끝없는 하소연과 저의 비굴한 맞장구로 쳇바퀴 돌듯 끝나버려서 대화를 하고 나면 오히려 가슴에 커다란 멍이 드는 기분입니다. 

 

아무리 물을 줘도 시들어가는 화분처럼 제 에너지를 다 쏟아부어도 단 일 퍼센트도 나아지지 않는 그녀의 징그러운 우울증 앞에 이제는 저의 모든 인내심과 바닥난 체력마저 완전히 방전되어 버렸습니다.

 

가장 심각하고 저를 미치게 만드는 문제는 그 시커먼 감정의 독소들을 매일 밤낮으로 받아내다 보니 이제는 저의 멀쩡했던 멘탈마저 처참하게 부서져 내리며 저에게 심각한 우울증이 전염되어 버렸다는 명백한 사실이에요. 원래 저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주말이면 등산이나 운동을 즐기며 땀 흘리는 걸 좋아하던 아주 건강하고 밝은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여자친구의 그 늪 같은 우울함에 매일같이 발목을 잡혀 끌려 들어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저조차도 세상이 온통 잿빛으로 보이고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지독한 무기력증에 빠져서 방에 불도 켜지 않고 가만히 누워만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누군가를 만나서 웃고 떠드는 것조차 사치스럽고 피곤하게 느껴져서 황금 같은 주말 약속도 다 취소해 버리고 그저 여자친구의 연락이 오지 않기만을 불안에 떨며 기다리는 숨 막히는 고립 생활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어요. 

 

제 인생을 빛나게 해주던 취미 생활과 소중한 인간관계는 전부 바스러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제 눈동자에는 예전의 활기찬 빛 대신 여자친구와 똑같이 초점 없고 흐리멍덩한 패배주의만 가득 차 있어서 거울 속에 비친 제 낯선 얼굴을 볼 때마다 소름이 끼치고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데이트를 하러 나가는 것도 이제는 전혀 즐겁지 않고 거대한 감정 노동의 연장선일 뿐이라서 차라리 혼자 방에 갇혀 있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만 수백 번씩 합니다. 큰맘 먹고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비싼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예쁜 카페를 데려가도 한두 시간만 지나면 어김없이 다시 본인의 불행한 처지와 과거의 상처들을 끄집어내며 분위기를 차갑게 얼어붙게 만들어요. 

 

눈앞에 맛있는 음식을 두고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죽고 싶다는 말을 밥 먹듯이 뱉어내는 그녀 앞에서는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만큼 체할 것 같은 긴장감만 감돌아서 데이트를 하고 오면 항상 소화제를 털어 넣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사람들이 많은 길거리를 걷다가도 갑자기 우울하다며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돌발 행동을 할 때마다 저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그녀를 어르고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 하고 데이트가 끝난 후 집에 돌아오면 정말 막노동을 한 것보다 더 심한 정신적 탈진 상태에 빠져서 그대로 기절하듯 잠들어 버립니다. 

 

연애가 저에게 주는 행복은 단 일 퍼센트도 남아있지 않고 오직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가슴에 품고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극도의 스트레스만 제 삶을 짓누르고 있어요.

 

게다가 이런 끔찍한 연애는 제 본업인 직장 생활마저 아주 처참하게 붕괴시키고 있어서 현실적인 위기감마저 턱끝까지 차오르고 있습니다. 

 

매일 밤 자정이 넘어서부터 새벽 두세 시까지 꼬박 이어지는 그녀의 우울한 하소연 전화와 갑자기 죽어버리겠다는 협박성 문자를 달래느라 만성적인 수면 부족과 피로에 찌들어 산 지 오래예요. 

 

다음 날 아침에 출근을 해서도 모니터를 바라보며 꾸벅꾸벅 졸다가 상사에게 심하게 깨지는 일이 일주일에 몇 번씩 반복되고 하루 종일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서 실무에 전혀 집중을 하지 못하니 결국 어이없는 실수들을 연발하며 부서 내에서 제 입지와 평판이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회사 사람들은 요즘 제 얼굴이 반쪽이 되고 늘 눈이 퀭하게 풀려있으니 집에 무슨 큰 우환이라도 있냐고 물어보는데 차마 여자친구의 우울증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제가 미쳐가고 있다는 말은 할 수가 없어서 그저 속으로만 피눈물을 삼키며 괜찮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저도 제 살길을 찾아야 하고 직장에서 밥벌이를 제대로 해내야 하는데 오직 그녀의 감정 기복에 제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저당 잡힌 채 제 소중한 커리어마저 스스로 망치고 있는 이 끔찍한 현실이 너무나도 원망스럽고 억울합니다.

 

가장 끔찍하고 저를 비참함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건 제가 아무리 밖에서 치이고 힘들어서 지친 어깨로 돌아와도 그녀는 저의 상태나 고통에 단 한 줌의 관심과 배려도 없다는 명백하고 이기적인 사실이에요. 

 

저도 감정을 가진 사람이고 때로는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인간관계에 치여서 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기대어 칭얼거리고 위로받고 싶은 평범한 남자일 뿐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정말 조심스럽게 오늘 회사에서 너무 힘든 일이 있었다고 기대어 말하려고 하면 그녀는 정색을 하면서 자기가 지금 우울증 때문에 매일 지옥에서 살고 있는데 그깟 일로 징징대냐며 본인의 고통을 수십 배로 부풀려 제 입을 철저하고 잔인하게 틀어막아버립니다.

 

내 불행이 네 불행보다 훨씬 크고 압도적이니까 너는 감히 내 앞에서 힘들다는 명함조차 내밀지 말라는 그녀의 그 지독한 이기심과 오만함을 마주할 때마다 제 안에 남아있던 일말의 애정마저 싸늘하게 식어버리고 오직 소름 끼치는 환멸감만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요. 

 

관계라는 건 서로 기대고 기댈 곳을 내어주는 양방향이어야 하는데 저희는 오직 그녀 혼자만이 저를 밟고 서서 숨을 쉬고 저는 그 밑에 깔려 서서히 압사당해가는 완벽하게 기형적이고 파괴적인 상하 관계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제가 먼저 숨이 막혀 죽어버리거나 저 역시 심각한 정신병에 걸려서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해버릴 것만 같아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헤어짐의 말을 목구멍까지 끌어올립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저를 옭아매는 그 지독하고 망할 놈의 죄책감 때문에 번번이 이별의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처럼 다시 그녀의 짜증을 받아내고 있어요. 

 

제가 만약 지금 당장 이 손을 매몰차게 놓아버리면 안 그래도 세상에 불만이 많고 우울증이 극에 달한 그녀가 유일한 동아줄이었던 저에게마저 버림받았다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정말로 손목을 긋거나 뛰어내리는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짓을 저지를까 봐 두려워서 질식할 것 같은 이 투명한 감옥 속에서 옴짝달싹 못 하고 갇혀버렸습니다.

 

실제로 전에 한 번 조심스럽게 우리 서로 조금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을 꺼냈을 때 그녀가 눈을 뒤집고 베란다 창문으로 달려가 뛰어내리겠다고 난동을 피웠던 그 트라우마가 제 뇌리에 너무나도 끔찍하게 박혀있어서 이제는 헤어지자는 뉘앙스조차 풍기지 못하는 인질극의 피해자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었어요. 

 

사랑이 아니라 공포와 협박으로 억지로 이어져 있는 이 썩어빠진 관계의 사슬을 도무지 제 힘으로는 끊어낼 용기가 나지 않아서 매일 밤 천장을 바라보며 제발 누가 나 좀 이 지옥에서 강제로 꺼내달라고 눈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죄책감의 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제 저는 그녀를 이성으로서 진심으로 사랑해서 곁에 남아있는 게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어요. 그저 제가 그녀의 인생을 망가뜨린 나쁜 놈으로 사람들에게 낙인찍히기 싫어서 그리고 혹시라도 일어날 그녀의 불상사에 대한 법적 도의적 책임을 뒤집어쓰고 평생을 악몽 속에 살기 싫어서 비겁하게 도망치지 못하고 억지로 붙어있는 껍데기 같은 상태라는 걸 제 스스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숭고하고 아름다운 이름으로 포장하기에는 이미 서로가 서로의 피를 말리고 영혼을 파괴하는 징그러운 흡혈귀 같은 관계가 되어버렸는데도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하고 이 끈적한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제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한심하고 비겁한 병신 같아서 혀를 깨물고 싶을 만큼 지독한 자기 혐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차라리 제가 먼저 사고라도 나서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면 이 미친 감정 노동에서 합법적으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끔찍한 망상까지 하며 멍하니 차도를 바라보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저도 이제 정상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며 등골이 오싹해져요.

 

제발 이제는 저도 살고 싶습니다. 다른 평범한 연인들처럼 주말에 예쁜 카페에 가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웃고 아무 의미 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전하는 그런 건강하고 눈부신 연애는 애초에 바라지도 않아요.

 

그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아무 걱정 없이 온전히 제시간을 보내고 핸드폰 알림 소리에 심장이 내려앉지 않으며 남의 불행과 우울을 억지로 삼키지 않고 제 마음 하나 다치지 않게 보호하며 평범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그 당연한 일상의 숨 쉴 구멍이 저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만큼 절실하고 간절합니다.

 

내 인생의 한 번뿐인 청춘의 시간들을 누군가의 우울증을 달래고 뒤치다꺼리하느라 전부 까맣게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고 싶지 않은 이기적인 마음이 드는 게 과연 제가 천벌을 받을 만큼 나쁜 짓인 건지 매일 스스로에게 되묻지만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나부터 살고 봐야겠다는 처절한 생존 본능뿐이었어요.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제 인생 전체가 늪으로 가라앉기 전에 이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차갑고 냉정한 조언을 제게 내려주세요. 

 

제 멘탈과 영혼을 무참히 갉아먹는 이 끔찍한 감정 쓰레기통 역할에서 단호하게 벗어나서 만약의 사태에 대한 두려움과 죄책감을 내려놓고 그녀와 가장 안전하게 이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매뉴얼이 도대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요.

 

만약 당장 헤어지는 게 불가능하다면 쏟아지는 그녀의 우울한 감정 폭격을 제가 흡수하지 않고 투명한 유리벽처럼 튕겨내면서 저 스스로의 멘탈을 지킬 수 있는 아주 독한 마인드 컨트롤 방법이라도 너무나 시급하게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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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 익명3
    저와 상황이 비슷하신 것 같아 처음으로 댓글 남깁니다. 
    저는 제 여자친구가 위급하다고 판단될 때 119에 수차례 신고하고, 여자친구의 가족분들께 상황을 알렸습니다. 
    
    혹시 여자친구분께서는 현재 병원에 다니고 계신가요? 
    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계성 성격장애'이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지금 제 여자친구와 글쓴이님의 여자친구분께 필요한 것은 저희의 희생이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상담 전문가들의 치료일 것입니다. 
    
    저도 괴로워서 사내 심리상담센터에 가거나 인터넷을 찾아보면 공통적으로 
    나부터 잘 먹고 잘 자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밤 10시에 자야될 것 같다고 말하려던 찰나에 죽고 싶다며 우는 여자친구의 전화 앞에서 입이 잘 안 떨어지더군요. 
    부디 잘 먹고 잘 주무실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익명2
    작성자
    맞아요, 밤 10시에 이제 자야겠다고 겨우 용기 내서 말하려는데 수화기 너머로 죽고 싶다고 울어버리면 그 순간 온몸이 다 굳어버리고 아무 말도 못 하겠더라고요, 그 피가 마르는 기분을 똑같이 겪으셨다니 얼마나 힘드셨을지 감히 상상도 안 가네요.
    
    말씀해주신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걸 저도 찾아보니까 소름 돋을 정도로 제 여자친구 상황이랑 똑같아서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어요, 정말 이건 제 헌신이나 희생으로 고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병이 맞는 것 같아요.
    
    이 악순환을 끊어내는 게 너무 두렵고 막막하지만 저도 제 목숨부터 살려야 하니까 알려주신 방법대로 조금씩 제 경계를 찾아보려고요, 익명3님도 그 힘든 시간 버텨내시느라 마음고생 정말 많으셨을 텐데 오늘은 제발 그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따뜻한 밥 챙겨 드시고 푹 주무셨으면 좋겠어요, 진심 가득 담긴 조언 남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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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글을 읽는 내내 얼마나 오랫동안 혼자 버티고 계셨을지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힘든 마음을 들어주는 것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모든 감정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지금 글쓴님에게도 이미 도움이 필요한 상태로 보입니다. 일상과 직장생활이 무너지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힘들어지고, 사고라도 나서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면 더 이상 혼자 견디면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까운 가족이나 믿을 만한 사람에게 지금 상황을 알리고, 가능하면 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같은 전문적인 도움도 꼭 받아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꼭 기억하셨으면 해요. 여자친구가 힘든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사람의 삶과 감정을 책임지는 것이 연인의 의무는 아닙니다. 상대가 힘들다는 이유로 자신의 삶까지 무너뜨리며 곁에 있어야 하는 것은 사랑이라기보다 서로에게 너무 가혹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헤어지겠다는 말을 했을 때 상대가 자신을 해치겠다고 위협한다면, 그것을 혼자 감당하거나 비밀로 떠안을 일이 아닙니다. 실제 위험이 걱정된다면 가족이나 주변의 믿을 만한 어른,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이나 긴급 도움을 연결하고, 글쓴님 혼자서 24시간 감시하고 달래는 역할에서는 내려오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별을 선택한다고 해서 글쓴님이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내가 무너져야 하는 관계는 건강한 관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그녀를 덜 힘들게 할까’만 생각하지 마시고, ‘나는 어떻게 안전하게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를 함께 생각하셨으면 합니다. 글쓴님도 충분히 보호받고 돌봄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부디 죄책감보다 자신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주세요. 지금은 정말 글쓴님 자신을 살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익명2
    작성자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과 그 감정을 온전히 다 감당하는 건 다른 문제라는 말이 제 머리를 쿵 치는 기분이었어요. 상대방이 힘들다는 이유로 제 일상과 정신이 무너지는 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억지로 버텨왔던 것 같아요. 전화를 안 받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협박을 들을 때마다 너무 두렵고 막막해서 그저 24시간 감시카메라처럼 굴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 과정에서 저 역시 사고라도 나서 도망치고 싶을 만큼 망가지고 있었다는 걸 댓글을 읽으며 객관적으로 깨달았어요.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내가 무너지는 관계는 건강하지 않다는 말이 제 마음에 너무 크게 와닿네요.
    
    상대방의 삶을 제가 책임질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저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씀해주신 대로 더 이상 혼자 짊어지지 않으려고 해요. 가까운 사람들에게 제 상황을 털어놓고, 저 역시 상담이나 병원을 찾아 도움을 꼭 받아볼게요. 
  • 익명1
    지금 가장 걱정되는 건 단순한 연애 고민이 아니라, 본인까지 무너져 차도를 바라보며 사고가 나면 벗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미 위험 신호가 분명합니다. 
    여자친구의 생명까지 혼자 책임지려 하지 마시고, 혼자 버티지 말고 가족이나 믿을 사람, 필요하면 119나 응급실의 도움을 받으셨으면 해요. 지금은 무엇보다 글쓴이님의 안전이 먼저인거 같아요.
    익명2
    작성자
    이제는 숨기지 않고 가족이나 정말 믿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 지옥 같은 상황을 털어놓고 도움을 구하려고 해요. 정말 위급한 상황이 오면 제가 해결하려 들지 않고 119나 응급실 같은 전문적인 기관에 바로 넘기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