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창시절 왕따를 겪으면서 우울증이 찾아왔고 그때부터 불면증이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스트레스를 받아서 잠이 안 오는 줄 알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고 병원도 가지 않았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전혀 나아지지 않더라구요.
밤이 되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잠들 준비를 하는데 저는 침대에 누워도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었습니다.
억지로 잠을 청해도 머릿속은 계속 복잡했습니다.
학창시절에 있었던 일들이 하나씩 떠오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도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눈은 너무 피곤한데 머리는 쉬지 않았습니다.
성인이 되어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불면증은 더 심해졌습니다.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데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았죠.
겨우 한두 시간 자고 출근하는 날도 많았어요.
그렇게 며칠을 버티다 보니 몸은 점점 망가져갔네요.
가장 심했을 때는 3일에서 4일 정도 거의 잠을 자지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현실감도 없어지고 사람 목소리처럼 들리는 환청도 경험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고 몸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어요.
잠을 못 자니까 식욕도 없어졌습니다.
밥을 먹어도 소화가 잘되지 않았고 하루 종일 기운이 없었습니다.
체중은 20kg 이상 빠졌고 주변 사람들도 얼굴이 너무 안 좋아졌다고 걱정하더라구요.
머리를 감을 때마다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졌고 거울을 볼 때마다 예전과 달라진 제 모습이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을 받았어요.
처음에는 정신과에 간다는 것이 무섭기도 했습니다.
괜히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상담을 받아보니 그런 걱정을 왜 했는지 싶을 정도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셨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제 이야기를 충분히 들으신 뒤
현재 상태라면 잠을 먼저 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잠을 못 자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과 정신이 모두 더 힘들어진다고 설명해 주셨지요.
그렇게 처음 처방받은 약이 졸피뎀 10mg였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하루 최대 1알만 복용해야 하며 절대로 10mg 이상은 먹으면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하셨습니다.
또 매일 먹는 약이 아니라 정말 잠이 오지 않는 날에만 복용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총 28정을 처방받았고 약을 먹은 뒤에는 바로 잠자리에 들고
운전이나 다른 활동은 하지 말라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도 약에 대한 의존성이 걱정됐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잠이 안 오는 날이 많았지만 참고 또 참았습니다.
정말 도저히 잠들 수 없는 날에만 약을 먹었구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두 번 정도만 복용했습니다.
처음 졸피뎀을 먹었던 날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평소처럼 침대에 누웠는데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습니다.
억지로 눈을 감고 버티는 느낌이 아니라 몸이 편안하게 이완되면서 잠이 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푹 자고 일어난 것이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서 이렇게 자는 것이 원래 정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되었죠.
졸피뎀의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약을 먹은 날은 잠드는 시간이 눈에 띄게 짧아졌고 중간에 깨는 횟수도 줄었습니다.
다음 날 피곤함도 훨씬 덜해졌고 무엇보다 밤이 두렵지 않다는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분명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무겁고 멍한 느낌이 들었어요.
몸은 깨어났는데 머리는 아직 잠에서 덜 깬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도 집중이 잘되지 않는 날이 있었고 평소보다 행동이 느려지는 느낌도 받았지요.
또 가장 무서웠던 것은 의존성이었는데요.
약을 먹은 날은 너무 편하게 잠이 드니까 오늘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오늘도 하나 먹으면 편하게 잘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그때마다 스스로 이러면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또 어떤 날은 한 알을 먹어도 잠이 쉽게 오지 않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한 알을 더 먹고 싶은 유혹도 생기더라구요.
하지만 의사 선생님께서 절대로 처방 용량 이상은 복용하지 말라고 했던 말씀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혹시 약에 의존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서 다시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게되었어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졸피뎀은 반드시 처방대로만 복용해야 하는 약이라고 다시 한번 설명해 주셨어요.
잠이 안 온다고 스스로 용량을 늘리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차라리 다른 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훨씬 안전한 방법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상담을 받고 저는 절대 한 알 이상은 먹지 않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습니다.
주변에서는 내성이 생겨 두 알 세 알 먹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는 어떻게든 참고 처방받은 용량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이후에는 졸피뎀 복용을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어요.
대신 멜라토닌을 함께 복용했습니다.
그리고 상담을 계속하면서 제가 잠을 못 자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결국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였습니다.
학창시절 왕따를 당했던 기억이 아직도 제 마음속에 남아 있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사람을 만나는 것이 늘 불안했습니다.
작은 일에도 예민해졌고 퇴근 후에도 계속 그날 있었던 일을 떠올렸습니다.
그런 스트레스가 계속 쌓이면서 밤에도 머리가 쉬지 않았던 것이었죠.
그래서 항불안제와 항우울제 치료도 함께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약을 여러 개 먹는 것이 걱정됐지만 치료를 받으면서 마음이 조금씩 편안해지는게 느껴졌어요.
신기하게도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하니까 잠도 조금씩 좋아졌습니다.
예전처럼 새벽까지 뒤척이는 날이 줄어들었고 약을 먹지 않고도 잠드는 날이 하나둘 늘어났습니다.
잠을 잘 자기 시작하니까 몸도 조금씩 회복됐어요.
빠졌던 체중도 조금씩 돌아왔고 피부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습니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도 많이 줄어들더라구요.
무엇보다 항상 예민하고 날카로웠던 성격이 조금씩 편안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아침이 오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또 잠을 못 잤다는 생각에 하루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편안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불면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약은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졸피뎀 덕분에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버틸 수 있었구요.
하지만 약만으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어요.
왜 잠을 못 자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함께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합다.
저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함께 치료하면서 불면증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금도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잠이 안 오는 날이 있지만 예전처럼 며칠씩 밤을 새우는 일은 없어졌거든요.
혹시 지금 불면증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다면 혼자 버티려고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상담도 받아보시고 본인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처방받은 약은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약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것이 지금의 변화를 만드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금도 완벽한 수면은 아니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정말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낄 정도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불면증은 분명 좋아질 수 있어요.
너무 포기하지 마시고 꼭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