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도 다 하는데 왜 나만 힘들지" — 스트레스는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전명찬 상담사입니다 😊

 

퇴근하고 소파에 앉아도 마음 한구석이 계속 켜져 있는 느낌, 주말 내내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월요일 아침이면 이미 지쳐 있는 몸, 별것 아닌 말 한마디에 눈물이 핑 돌거나 갑자기 짜증이 치솟는 순간 — 이런 경험, 낯설지 않으실 거예요.

 

많은 분들이 이걸 '내가 유난스러운 건가', '요즘 왜 이렇게 예민해졌지'라는 자책으로 넘겨버립니다. 하지만 이건 노력이 부족해서 지친 게 아니라, 몸속 비상 발전기가 꺼지지 않고 계속 돌아가고 있었던 것에 가깝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의 부신에서 나오는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이 계속 분비되면서, 쉬어야 할 때도 몸이 '아직 위험 상황'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죠.

 

이번 글부터 4편에 걸쳐, 스트레스, 그중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는 디스트레스(distress)가 왜 생기는지, 나에게도 해당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회복해 나갈 수 있는지를 함께 다뤄보려 합니다.

 

"남들도 다 하는데 왜 나만 힘들지" — 스트레스는 마음가짐의 문제가 아닙니다

 

1️⃣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스트레스 — 코티솔과 경보 시스템

코티솔은 우리 몸의 생존 장치이지만, 오래 켜져 있으면 뇌에도 부담을 줍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의 부신에서는 코티솔(cortisol,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부신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원래 위급한 순간에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에너지를 끌어모아 위기를 넘기게 해주는 생존 장치인데, 문제는 이 반응이 하루 이틀로 끝나지 않고 몇 주, 몇 달씩 이어질 때입니다.

 

코티솔이 만성적으로 높게 유지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다른 신체 질환에 취약해질 뿐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쳐 기억력을 떨어뜨리고 학습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 왜 이렇게 깜빡깜빡하지', '집중이 통 안 되네' 싶은 순간들이 실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이 호르몬이 뇌에 걸어오는 간섭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코티솔은 신체 대사 전반에 관여하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 인위적으로 조절하지는 않지만, 만성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참고 지표로 살펴보는 경우는 있습니다. 중요한 건 수치 자체보다, 지금 내 몸이 '계속 켜져 있는 경보'를 견디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2️⃣ 왜 하필 나에게 — 자기 기준에의 집착이라는 함정

비현실적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걸 '노력 부족'이라 자책할 때 소진이 시작됩니다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는 건 훌륭한 일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비현실적인 목표, 지금의 조건으로는 닿기 어려운 목표를 세우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걸 '내 노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데 있습니다. 노력해도 닿을 수 없으니 더 자책하게 되고, 자책은 다시 자신을 혹사시키는 쪽으로 이어지다가 결국 소진(exhaustion)에 이르게 됩니다.

 

인간관계에서 유독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분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친구라면 서로에게 모든 것을 헌신해야 한다'는 식의 이상적인 기준을 마음속에 세워두고, 자신도 그 기준에 못 미쳐 늘 괴로워하고, 상대가 기준에서 벗어나게 행동하면 크게 상처받습니다. 이런 기준은 마음속에만 있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정작 당사자는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마음처럼 안 풀릴까' 속상해할 뿐이에요.

 

이 현상이 특히 두드러지는 대표적인 경우가 일과 육아를 함께 감당하는 맞벌이 여성입니다. 아이들이 한창 자라는 시기가 직장에서 경력이 중요해지는 시기와 겹치다 보니, 둘 다 잘 해내려는 마음에 소진이 오기 쉽습니다. '남들도 다 하는데'라는 생각과 '어느 한쪽도 놓을 수 없다'는 마음 사이에서 자신을 돌보지 못한 채 버티다가, 어느 순간 무기력증에 빠지고 '왜 사나' 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합니다.

 

3️⃣ 무기력과 과부하가 되풀이되는 이유

무기력은 나약함이 아니라,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려는 방어 상태입니다

 

위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상황을 극복하려고 '내 노력이 부족했다'고 여기며 스스로를 더 몰아붙이는 경향이 생깁니다. 이런 무리는 좋은 결과보다는 몸과 마음이 지치는 소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한번 소진이 오면 오랜 시간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는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사실 이 무기력은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기 위한 방어 상태로 이해해야 하는데, 당사자는 이미 '노력 부족'이라는 자책에 빠져 있는 상태라 오히려 자신을 거꾸로 더 몰아붙이게 됩니다. 그러면 무기력과 과부하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시작돼요. 마음은 불안하고 쫓기는데 집중은 안 되고, 몸은 피곤한데 쉬어도 개운하지 않고, 불안이 가중되어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점점 더 지쳐가는 것이죠.

 

이런 스트레스는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유지되거나 스스로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수준이라면 정신장애로 진단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잘 관리하는 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은, 힘든 시기에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 이 편의 핵심 한 문장

디스트레스는 내가 못나서 오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이 회복할 틈을 얻지 못했다는 신호입니다.

 

📊 참고 지표

지표 의미
수주 이상 불안·긴장이 이 기간 이상 지속되면 디스트레스 위험 신호로 봅니다
3주 다음 편에서 소개할 실제 사례 속 A씨의 불면·무기력 지속 기간
7편 이 연재가 참고한 국제 학술 문헌 수

 

💬 자주 묻는 질문

Q1. 스트레스는 병이 아니라던데, 그냥 참으면 되나요?

 

A. 스트레스 자체는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단명이 아닙니다. 하지만 몇 주 이상 불안·긴장이 지속되고 일상생활이나 관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면, '그냥 참는 것'보다는 관리 방법을 찾아보는 편이 낫습니다.

 

Q2. 좋은 일(승진, 결혼, 출산)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나요?

 

A. 네. 나쁜 일이나 지루한 상황뿐 아니라 좋은 일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몸의 경보 시스템은 '좋고 나쁨'이 아니라 '변화와 부담의 크기'에 반응하기 때문이에요.

 

Q3. 코티솔 수치를 검사로 알 수 있나요?

 

A. 혈액이나 타액 검사로 측정이 가능하긴 하지만, 스트레스 치료를 위해 코티솔 수치 자체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은 사용하지 않아요. 만성적으로 높은 경우 진단 시 참고 지표 정도로 활용됩니다.

 

Q4. 저만 유독 스트레스에 약한 걸까요?

 

A. 아닙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자기 기준에 대한 집착의 정도, 자신을 돌보는 여유의 크기에 따라 디스트레스로 이어지는지가 달라져요. '약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쉬게 하는 스위치를 오래 못 눌렀기 때문'에 가깝습니다.

 

🧑‍⚕️ 상담사의 한마디

상담실에 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첫마디로 "제가 유난스러운 걸까요"라고 물으십니다. 열심히 살아온 분일수록 자신의 피로를 '게으름'이나 '나약함'으로 먼저 의심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지켜본 바로는, 소진에 이른 분들 대부분은 오히려 지나치게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한 분들이었습니다. 이건 성격의 결함이 아니라, 자신을 쉬게 할 틈을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못했던 습관의 결과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디스트레스가 실제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그리고 나에게도 해당되는지 함께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지금 이 글을 끝까지 읽으셨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자신을 돌보려는 시도입니다.

 

🎯 결론

스트레스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오늘 딱 5분, 자기 전에 '오늘 그럭저럭 잘 해낸 것 한 가지'를 메모장에 적어보세요. 다음 편에서는 이 디스트레스가 나에게도 해당되는지, 실제 사례와 자가 체크리스트로 확인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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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찬 심리상담사
연극심리상담사 1급
청소년상담사 2급
직업상담사 2급

 

 

 

 

 

 

전명찬 상담사 프로필
전명찬 상담사
청소년상담사(2급)

"내 마음을 이해하는 것부터 변화는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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