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혜운 상담사입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왔는데, 유독 기운이 빠질 때가 있지 않나요?
내가 한 말을 되감아 보고, 상대의 표정이나 말도 다시 떠올려보고요.
그러다 "내가 너무 피곤하게 사나" 쪽으로 결론이 나죠.
그런데 상담실에서 인간관계 고민을 듣다 보면 성격이 문제인 분은 거의 없어요.
대신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하게 반응하는 '패턴'이 보입니다.
패턴은 성격과 달라서, 알아차리면 바꿀 수 있어요.
오늘은 인간관계가 유독 힘들어지는 네 가지 지점과,
이번 주에 바로 해볼 수 있는 작은 연습을 정리해 볼게요.
1. 관계가 흔들리면 마음도 흔들리는 이유
사회심리학자 바우마이스터(Roy Baumeister)와 리어리(Mark Leary)는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가 인간의 기본 동기 중 하나라고 설명했어요.
먹고 자는 것처럼요.
또, 신경과학자 아이젠버거(Naomi Eisenberger)의 연구에서는
사회적으로 거절당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몸이 아플 때 반응하는 영역과 겹친다는 점이 관찰됐습니다.
"마음이 아프다"는 말이 비유만은 아니라는 뜻이죠.
그러니 관계에서 받은 상처에 "그걸 아직도 담아두냐"고 말하는 건 별 도움이 안 됩니다.
발목을 접질린 사람에게 왜 아직 아프냐고 묻는 것과 비슷하거든요.
아픈 건 당연한 건데, 중요한 건 어떻게 회복하느냐입니다.
2. 인간관계가 힘들어지는 네 지점
① 거절을 미리 예상하기
심리학자 다우니(Geraldine Downey)는 이를 '거절 민감성'이라고 불렀어요.
거절 민감성이 높으면 모호한 신호를 거절로 읽고,
상처받기 전에 먼저 멀어지는 식으로 반응하기 쉽습니다.
마치 방어기제가 발동하는 것 처럼요.
읽씹 한 번에 심장이 철렁하고, 답장이 짧으면 "나한테 실망했나" 싶은 경우가 여기 해당해요.
상대는 그냥 바빴을 뿐인데, 내 쪽에서는 이미 한 차례 이별을 겪은 셈이죠.
② 역할로만 관계 맺기
늘 들어주는 사람, 늘 약속을 잡는 사람, 늘 분위기를 맞추는 사람.
역할이 고정되면 관계는 유지되는데 나는 조금씩 소모돼요.
문제는 상대가 나를 그 역할로만 기억하게 된다는 점이에요.
어느 날 힘들어서 그 역할을 못 하면 "요즘 왜 그래?"라는 말이 돌아오고,
그 말이 또 상처가 됩니다.
③ 갈등을 전부 피하기
불편한 말을 삼키면 그 순간은 조용합니다.
대신 마음속에 조금씩 게이지가 쌓여요.
사소한 일에 갑자기 폭발하는 건 보통 그 게이지 때문이고요.
상대는 그 속마음을 알 수가 없으니 "별것도 아닌 일로 왜 이러냐"고 느낍니다.
서로 억울해지는 구조인 거죠.
④ 혼자 해석하기
상대에게 묻지 않고 결론을 내리는 습관이요.
이는"나한테 서운한 게 있나"라는 생각으로 기울기 쉽습니다.
확인하지 않은 해석은 대체로 나에게 불리한 쪽으로 기울어요.
그리고 그 해석대로 행동하면, 상대도 그에 맞춰 반응하면서 해석이 현실이 되어 버립니다.
3. 나는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연락이 늦어지면 상대 기분부터 떠올리나요?
거절한 뒤에 오래 미안한가요?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지나요?
관계가 끝날 때 늘 비슷한 이유로 끝났나요?
최근에 내 이야기를 먼저 꺼낸 적이 있나요?
전부 아니오여야 하는 질문은 아니에요.
다섯 개 다 해당돼도 그게 곧 문제라는 뜻은 아닙니다.
읽다가 어느 항목에서 멈칫하셨나요?
그 지점이 지금 들여다볼 지점입니다.
4. 좋은 관계의 기준은 '갈등 없음'이 아니에요
부부 관계를 수십 년 관찰한 심리학자 가트맨(John Gottman)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관계일수록
긍정적 상호작용이 부정적 상호작용보다 훨씬 많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부정적 상호작용이 0'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래가는 관계에도 갈등은 있어요.
다만 싸운 뒤 풀어갈 방법이 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갈등을 곧 실패로 보면 관계는 안전해지는 대신 점점 얕아져요.
서운한 걸 말하지 않는 사이는 편하지만, 그만큼 가까워지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관계를 점검할 때 "우리 싸운 적 있나"보다 "싸우고 나서 어떻게 풀었나"를 떠올려 보는 게 더 정확해요.
풀어본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는 관계는 다음 갈등도 견딜 힘이 있습니다.
5. 이번 주에 해볼 만한 것
① 해석을 질문으로 바꿔보기
"혹시 기분 안 좋았어?" 한마디가 하루치 추측을 줄여줍니다.
질문이 어색하면 "내가 좀 신경쓰여서 그런데.."라고 앞에 붙여도 괜찮아요.
② 아주 작은 거절 한 번
점심 메뉴, 약속 시간처럼 결과가 가벼운 것부터요.
거절해도 관계가 깨지지 않는다는 경험이 쌓여야 몸이 믿어요
.
③ 관계 에너지 기록하기
자주 만나는 사람을 적고, 만난 뒤 기운이 어땠는지 옆에 +, -, 0으로 표시해 보세요.
한 달이면 패턴이 보입니다.
누구를 끊으라는 게 아니라, 어디서 소모되는지 알자는 거예요.
세 가지를 너무 한 번에 다 하려고 하지 마세요.
하나만 해보셔도 충분합니다.
6. 언제 전문가와 이야기하면 좋을까요?
다음이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혼자 버티기보다 같이 보는 편이 낫습니다.
사람 만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조이고, 약속을 계속 미루게 될 때
관계 문제로 잠이나 식사가 무너졌을 때
특정 관계가 끝난 뒤 일상이 돌아오지 않을 때
나를 탓하는 생각이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할 때
이런 상태가 곧 어떤 진단을 뜻하지는 않아요.
진단은 전문가의 면담으로 이루어집니다.
상담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 받는 게 아니라,
혼자 곱씹던 생각을 다른 사람과 함께 정리해보는 시간에 가까워요.
지금 내 심리상태를 확인하고 싶다면
심리상태 종합검사에서 간단한 검사를 시작해 보셔도 좋아요.
인간관계는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쓸수록 익숙해지는 기술에 가깝습니다.
당신의 치유와 성장을 돕겠습니다.
마음·정신건강 | 스트레스·감정조절 | 일상관리·마음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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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코치 답변가을이 되면 몸도 마음도 조금씩 느려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도 귀찮아지고, 충분히 쉬었는데도 피곤할 때가 있지요.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게을러진 건 아닌지 자책하게 되지만, 때로는 열심히 달려온 몸과 마음이 잠시 쉬어가라고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특히 기운이 없을 때일수록 자신을 다그치기보다 햇볕을 쬐며 천천히 걷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마음에 여유를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을 잘 살아내는 것만큼이나 조금 느리게 살아가는 시간도 필요하니까요. 올가을에는 해야 할 일보다 나를 돌보는 일에도 조금 더 마음을 써보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애쓰고 있는 모든 분이 자신에게만큼은 조금 더 다정한 계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6,532161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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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댓글너무 가슴이 먹먹해지는 글입니다. 이쁜 아가들.. 분명 친구들과 행복하게 놀고 있을 거예요.. 많이들 힘드시겠지만 밥 잘 챙겨드시고 조금씩 밖에도 나가보세요9,43362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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