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휙휙 변하는데 저만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아 무엇을 새로 시작할 용기가 안 나요

안녕하세요. 며칠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답답하고 시린 가슴을 달래볼 길이 없어서 이곳에 조심스럽게 제 속마음을 남겨보아요. 저는 올해 6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평범한 주부예요. 

 

젊은 시절에는 참 안 해본 고생이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았어요. 남편 벌이가 넉넉지 않아서 식구들 건사하려고 식당 주방일도 하고 부업도 밤새워가며 정말 하루를 이틀처럼 쪼개 썼거든요. 그때는 몸이 부서져라 힘들어도 내 손으로 번 돈으로 애들 공책 사주고 맛있는 반찬 해 먹이는 낙에 힘든 줄도 모르고 당당하고 씩씩하게 살았어요. 

 

동네에서도 살림살이 야무지게 잘한다고 소문이 날 정도로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고 활기찬 사람이 바로 저였답니다. 그런데 평생을 가족들만 바라보며 정신없이 헌신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세상은 제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저만치 앞서 달려가 버렸고 저 혼자만 캄캄한 무인도에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은 지독한 고립감에 매일 밤 눈물짓고 있어요.

 

요즘 저를 가장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건 하루가 다르게 변해버린 낯선 세상의 모습들이에요. 며칠 전에는 날씨가 참 좋아서 모처럼 용기를 내어 혼자 동네에 새로 생긴 예쁜 카페에 들어가 봤어요.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기분 전환을 하고 싶었는데 카운터에는 직원이 없고 커다란 텔레비전 화면 같은 기계만 덩그러니 서 있더라고요. 

 

글씨도 너무 작고 영어로만 적혀 있어서 아무리 화면을 이리저리 눌러봐도 제가 원하는 따뜻한 커피는 고를 수가 없었어요. 손가락은 바들바들 떨리고 등줄기에서는 서늘한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데 뒤에 젊은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니까 숨이 턱 막히고 눈앞이 하얘지더라고요.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뒤로 물러서서 죄송하다고 꾸벅 인사만 연신 하고는 도망치듯 카페를 빠져나오는데 그깟 커피 한 잔도 내 손으로 못 사 먹는 바보 천치가 된 것 같아 길거리 한복판에서 엉엉 소리 내어 울고 싶었어요.

 

이런 일은 비단 카페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에요. 은행에 가서 창구 번호표를 뽑으려고 해도 기계로 다 해야 하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려 해도 테이블에 붙어있는 작은 기계로 주문을 해야 하더라고요. 심지어 병원 진료 예약조차 휴대폰으로 하지 않으면 아침 일찍부터 먼 길을 가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어요.

 

 자식들한테 물어보려고 전화를 걸어도 애들이 바쁘게 일하는 중에 미안하기도 하고 처음 한두 번은 친절하게 가르쳐 주던 아이들도 자꾸 같은 걸 물어보면 한숨을 푹 쉬며 엄마는 왜 이렇게 못 따라오냐고 짜증 섞인 핀잔을 주더라고요. 그럴 때면 내 배 아파 낳은 자식들한테조차 짐스럽고 귀찮은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아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제 자신이 세상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유통기한 지난 폐기물처럼 느껴져서 깊은 우울감에 빠져버려요.

 

예전의 저는 참 씩씩하고 뭐든 혼자서 척척 해내는 당찬 사람이었어요. 새벽 시장 바닥을 누비며 백 원이라도 더 깎으려고 당당하게 흥정도 하고 복잡한 은행 업무며 관공서 서류 떼는 일도 남편 대신 제가 다 도맡아서 아주 완벽하게 처리했거든요. 내 가정 하나만큼은 내 손으로 완벽하게 지켜낸다는 그 단단한 자부심 하나로 평생을 버텨왔는데 이제는 그 모든 과거의 영광이 한낱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린 기분이에요. 

 

텔레비전을 켜도 젊은 사람들이 쓰는 줄임말이나 영어투성이 라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고 세상 돌아가는 뉴스를 봐도 저만 이해하지 못하고 겉도는 것 같아 텔레비전 전원을 툭 꺼버리게 돼요. 몸은 멀쩡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데 제 영혼은 이미 이 세상에서 완전히 퇴출당해 버린 것 같아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하루를 또 어떻게 버텨내야 하나 두려움이 앞서고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아만 있자니 남은 제 인생이 너무 억울하고 불쌍해서 나름대로 용기를 내보려고 속으로 수백 번도 넘게 다짐을 했어요. 구청이나 동네 복지관에서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해 스마트폰 교육이나 컴퓨터 교실 같은 걸 연다는 소식을 듣고 거기에라도 등록해서 뭐라도 새로 배워보자 결심을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복지관 문턱을 밟으려니 덜컥 무서운 공포가 저를 짓눌러서 현관 앞에서 발길을 돌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남들은 다 척척 잘 알아듣는데 저 혼자만 둔해진 머리 때문에 진도를 못 따라가서 강사 선생님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만 끼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너무 컸어요. 나이 먹고 주책맞게 저런 것도 하나 못 알아듣는다고 뒤에서 수군거리며 비웃을 것만 같은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나 두려워서 결국 아무런 새로운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또다시 안전하고 좁은 제 방구석으로 숨어버리는 짓을 반복하고 있어요.

 

주변에 친한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나보면 다들 저보다 훨씬 똑똑하고 세상에 잘 적응하며 사는 것 같아 뼈저리게 부러워요. 휴대폰으로 물건도 척척 싸게 잘 사고 예쁜 사진도 찍어서 잘만 올리던데 왜 저만 유독 이렇게 바보같이 기계 하나 무서워서 벌벌 떨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걸 두려워하는지 제 못난 성격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미워요. 친구들 모임에 나가도 다들 자기들끼리 아는 새로운 세상 이야기를 훠이훠이 하는데 저 혼자만 꿀 먹은 벙어리처럼 눈치만 살피다가 집에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텅 빈 거실에 홀로 앉아 있으면 나라는 사람의 존재 가치가 완전히 바닥을 치다 못해 땅속 깊은 곳으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이 들어서 심장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프고 눈물만 하염없이 쏟아져요. 평생 남한테 기대지 않고 꼿꼿하게 살아온 제 마지막 자존심마저 이 낯선 세상 앞에서는 갈기갈기 찢겨나가서 이제는 길거리의 흔한 돌멩이보다도 못한 존재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밤잠을 설치며 수없이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가 이렇게 이곳에 계신 지혜로운 분들께 아주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조언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여쭤보고 싶고 진심으로 배우고 싶은 첫 번째는 이렇게 산산조각이 나버린 제 자존감을 도대체 어떻게 다독이고 스스로를 다시 귀하게 여길 수 있는지 그 현실적인 마음의 처방전이에요.

 

세상이 너무 빨라서 제가 뒤처진 건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그게 도무지 납득이 안 되고 저 자신을 쓸모없는 인간으로만 깎아내리게 되네요. 기계 좀 못 다루고 유행하는 말 좀 모른다고 해서 제 지난 60년의 억척스럽고 숭고했던 삶 자체가 다 부정당하는 건 아닐 텐데 왜 저는 매일 스스로를 이렇게 모질게 괴롭히고 학대하고 있는 걸까요. 

 

남들과 비교하며 한없이 작아지는 이 지독한 굴레에서 벗어나 비록 세상 물정에는 조금 어둡고 행동은 느릿느릿하지만 따뜻하고 정 많았던 예전의 당당한 제 모습을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마음 챙김의 방법이 있다면 제발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가르쳐 주세요. 스스로를 미워하고 부끄러워하는 이 지옥 같은 마음의 감옥에서 이제는 제발 단 하루라도 온전히 벗어나 편안하게 제 자신을 안아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꼭 알고 싶은 것은 남들 시선이나 비웃음에 굴하지 않고 뻔뻔하고 당당하게 아주 작은 것부터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첫걸음 떼기의 기술을 묻고 싶어요.

 

기계 앞이나 젊은 사람들 앞에서 주눅이 들어서 식은땀을 흘리는 대신 모르면 모른다고 당당하게 묻고 다시 끈기 있게 배울 수 있는 그 단단한 용기를 도대체 어디서부터 끌어와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다시 복지관 문을 열고 들어가서 느릿느릿 더듬더듬 스마트폰을 배우다가 실수하더라도 스스로 무너지지 않고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배포를 기르고 싶거든요. 

 

세상이 휙휙 변해도 나는 내 속도대로 천천히 걸어가겠다는 단단한 배짱을 가지려면 거울 앞에서 매일 어떤 긍정적인 말로 저 스스로를 다독여야 할까요. 두려움을 핑계로 계속 도망만 치다 가는 정말 숨이 끊어지는 날까지 캄캄한 우물 안에서 억울한 눈물만 흘리다 끝날 것 같아 덜컥 겁이 나서 이제는 기필코 변하고 싶고 용기를 내고 싶어요.

 

저도 남은 제 소중한 인생은 세상의 빠른 속도에 치여서 전전긍긍하며 눈치 보는 불쌍한 늙은이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신기해하며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을 누리는 유쾌하고 밝은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어요. 아무도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세상이 저를 다 지워버린 것 같아 무섭고 외로웠던 제 아픈 속내를 이렇게 글로나마 길게 쏟아내고 나니 신기하게도 가슴 한구석을 짓누르던 커다란 바위가 아주 조금은 밀려난 것처럼 숨쉬기가 한결 수월해지네요. 

 

저처럼 나이 들어 세상과 멀어진 것 같아 눈물 흘려보셨거나 그런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신 훌륭한 분들의 뼈 있고 따뜻한 조언이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는 저에게는 세상을 다시 살아갈 튼튼한 생명줄이 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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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데이지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636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글쓴이님이 지금 겪고 계신 어려움은 ‘나이가 들어서 능력이 없어졌다’기보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실수할까 봐 긴장하고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키오스크 앞에서 당황했던 경험 하나가 ‘나는 이제 세상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면서 자신감까지 크게 흔들린 것 같고요.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과 한 사람의 전체적인 능력은 전혀 같은 것이 아닙니다. 글쓴이님은 가족을 돌보면서 일도 하고, 은행이나 관공서 업무도 직접 처리하며 수십 년을 살아오셨습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기술이 달라졌다고 해서 그동안 쌓아온 판단력이나 생활력, 책임감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예전처럼 뭐든 혼자 척척 해야 한다’는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보다 모르는 것을 배우면서도 내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
    
    특히 키오스크 앞에서 뒤에 사람이 기다리기 시작하면 누구라도 마음이 급해질 수 있습니다. 긴장하면 평소 알고 있던 것도 순간적으로 생각나지 않기도 하고요. 그러니 처음부터 사람이 많은 카페에서 완벽하게 주문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마세요. 한산한 시간에 가서 직원에게 ‘제가 키오스크가 익숙하지 않은데 한 번만 알려주시겠어요?’라고 부탁해 직접 눌러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도움을 받는 것은 민폐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복지관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잘하는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니라 배우려고 가는 곳입니다. 첫날 목표를 ‘스마트폰을 잘 배워오겠다’가 아니라 ‘복지관 문을 열고 수업에 앉아 있다 오겠다’ 정도로 잡아보세요. 이해하지 못한 것이 하나 생기면 질문 하나 해보는 것까지가 다음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느리더라도 어제의 나보다 하나를 더 할 수 있게 되었다면 충분한 발전입니다.
    
    자녀들에게 도움을 받을 때도 대신 해달라고 하기보다 ‘엄마가 직접 해볼 테니까 옆에서 한 번만 봐줘. 네가 대신 해주면 다음에도 못 배우니까 내가 눌러볼게’라고 부탁해보세요. 자주 쓰는 기능은 화면을 캡처하거나 종이에 세 단계 정도로 짧게 적어두는 것도 좋습니다. 모든 디지털 기술을 따라잡으려 하지 말고 병원 예약, 카페 주문, 교통, 은행처럼 내 생활에 실제로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익히면 됩니다.
    
    그리고 거울을 보면서 억지로 ‘나는 뭐든 할 수 있다’고 반복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마음과 너무 동떨어진 긍정적인 말은 오히려 공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신 ‘몰라도 괜찮다. 한 번 물어보면 된다’, ‘느린 것과 못하는 것은 다르다’, ‘오늘 하나만 배우면 된다’처럼 실제로 믿을 수 있는 말을 사용해보세요. 자신감은 생각만 바꾼다고 갑자기 생기기보다, 무서웠지만 해봤고, 실수했지만 별일 없었고, 결국 하나를 배웠다는 경험을 통해 조금씩 돌아옵니다.
    
    무엇보다 젊은 사람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적응의 기준은 아닙니다. 세상이 빨라졌다면 글쓴이님은 조금 천천히 배우면 됩니다. 모르면 묻고, 잊으면 다시 배우고, 필요하면 도움을 받아도 됩니다. 그것은 초라함이 아니라 변화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입니다.
    
    다만 글에서 아침마다 하루를 버티는 것이 두렵고, 눈물이 자주 나며,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처럼 느낄 정도로 우울감과 위축이 커진 부분은 그냥 ‘나이 들어 자신감이 떨어진 것’으로만 넘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고 수면이나 식사, 일상생활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면 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현재의 우울과 불안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세상의 모든 변화를 따라잡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느려도 배울 수 있고, 모르는 것이 있어도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감각을 되찾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평생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며 가족과 자신의 삶을 꾸려오셨던 것처럼, 이번에도 아주 작은 것 하나부터 다시 시작해보셨으면 합니다.
  • 익명3
    평생 가족을 위해 누구보다 씩씩하게 살아오신 분이 이제는 낯선 세상 앞에서 작아진 마음이 얼마나 서러우실지 느껴지네요. 
    기계가 익숙하지 않은 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살아온 시대가 달랐던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가족을 지켜온 삶의 가치가 기계 하나 못 다룬다고 사라지는 건 절대 아니에요 
    복지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작은 용기부터 천천히 시작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남의 속도가 아니라 자신의 속도로, 남은 인생을 조금 더 편안하고 즐겁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익명4
    작성자
    제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시고, 제 서툰 마음까지 깊이 헤아려 주셔서 눈물이 날 만큼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말씀해 주신 대로 시대가 바뀌었을 뿐인데, 제 자신이 너무 부족하게만 느껴졌었나 봅니다. 보내주신 따뜻한 응원을 마음에 품고, 이제는 조급해하지 않고 제 속도에 맞춰 복지관 문을 한 번 두드려 보려고 합니다. 진심 어린 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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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dmap
    청소년상담사
    답변수 1,477채택률 4%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캄캄하고 차가운 방 안에서 혼자 숨죽여 눈물 흘리셨을 그 아픔과 서러움이 화면 너머까지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이 너무나 먹먹해집니다. 
    
    오직 가족을 위해 청춘을 갈아 넣고 억척스럽게 살아내며 누구보다 당당했던 삶이었기에, 지금 마주한 낯선 세상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과 초라함은 그 누구보다 크고 깊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세상이 휙휙 바뀐 건 내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너무 불친절하고 빠르게만 달리기 때문이에요. 젊은 사람들도 가끔은 헤매고 당황하는 디지털 세상에 나이 든 몸으로 홀로 내던져졌으니, 그 두려움과 당혹스러움 속에서 눈물을 흘린 건 너무나 당연하고 인간적인 반응입니다. 결코 어머님이 바보 같거나 쓸모없어져서가 아니에요.
    
    주신 간절한 물음들에 조금이나마 위로와 길이 되어드릴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두 가지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첫째, 산산조각 난 자존감을 일으키고 지나온 삶을 안아주는 법
    카페 키오스크 앞에서, 병원 예약 앞에서 작아졌던 그 순간들은 나의 60년 인생 전체를 비추는 거울이 절대 될 수 없어요. 지금 나를 괴롭히는 건 '기계를 못 다루는 부족함'이 아니라, "예전엔 뭐든 척척 잘 해내던 완벽한 나"와 "지금 낯선 세상 앞에서 헤매는 나" 사이의 괴리에서 오는 자존심 상함이에요.
    
    우리는 흔히 쓸모와 능력이 떨어지면 존재 가치도 사라진다고 착각하지만, 어머님의 숭고한 세월은 그 어떤 첨단 기계나 디지털 기술보다 훨씬 무겁고 단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새벽 시장 바닥을 누비며 가족을 지켜낸 그 손길, 남모르게 눈물 삼키며 일궈낸 가정이라는 터전은 세상이 아무리 눈부시게 변해도 절대 바래지 않는 진짜 보석이에요.
    
    앞으로는 거울을 보거나 마음이 무너질 때 이렇게 되뇌어 보세요.
     "내가 기계 하나쯤 못 다루기로서니, 내 치열하고 아름다웠던 삶의 무게가 어디 가겠나. 세상이 바뀐 거지, 내 인생이 실패한 건 아니야.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 내 자신아."
    
    남들이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에 주눅 들 필요 전혀 없어요. 그들은 그들만의 속도가 있는 것이고, 나는 나만의 묵직하고 성실한 보폭으로 살아오신 것뿐입니다. 기계 좀 서툴러도 밥 먹고 사는 데 아무 지장 없으니, 이제는 스스로에게 "이만하면 정말 잘 살아냈다"고 다정하게 허락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둘째, 뻔뻔하고 당당하게 다시 첫걸음을 떼는 기술
    복지관 문턱 앞에서 발길을 돌리셨던 그 마음, 남들에게 뒤처질까 봐 부끄러울까 봐 두려웠던 그 마음은 어머님이 그만큼 삶에 진심이고 열정이 남아있다는 증거예요. 하지만 이제는 조금 ‘뻔뻔해져도 괜찮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우리는 나이가 들면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강박을 갖기 쉬워요. 하지만 배움의 자리는 원래 서툴러도 되는 곳이고, 모르는 걸 당당하게 물어보는 특권을 누리는 곳이에요. 복지관 문을 열고 들어가실 때 이 주문을 외워보세요.
    "나 오늘 배우러 왔다! 모르는 건 당연하고, 틀려도 나는 학생이니까 당당하다!"
    
    막상 들어가 보면 나처럼 떨리는 마음으로 맨 뒷자리에 앉아 있는 동지들이 수없이 많을 거예요. 강사 선생님이 뭐라고 하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신경 쓰지 마세요. 그 누군가가 뒤에서 설령 비웃는다 한들, 내 남은 인생을 더 당당하게 살기 위해 용기 내어 앉아 있는 어머님이 최고이십니다. 타인의 시선에 나의 귀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세요.
    
    세상이 어지러이 변해도, 어머님은 어머님만의 따뜻하고 정 많은 속도대로 천천히 걸어가시면 됩니다. 
    
    오늘 밤은 둥글고 편안하게 마음을 내려놓으시고, 캄캄한 우물 안이 아니라 조금 더 넓은 세상으로 고개를 내밀어 본 자신을 꼭 칭찬해 주세요. 어머님의 남은 날들은 눈물보다 웃을 일이 훨씬 더 많을 거라고, 제가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익명4
    작성자
    그동안 제 삶의 무게를 기계 화면 따위에 비교하며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깎아내렸던 제 자신이 참 미안해지네요. 제 치열했던 청춘과 지나온 삶을 이토록 당당하게 증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귀한 처방전 마음에 꼭 새기고, 이제는 제 서툰 모습도 조금씩 안아주며 한 걸음 나아가 보겠습니다. 진심 어린 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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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피푸강아지똥
    상담교사
    답변수 1,013채택률 7%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평생 가족을 위해 새벽 시장을 누비고 식당 주방과 밤샘 부업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치열하고 당당하게 살아오신 삶의 궤적에 깊은 존경을 보냅니다. 그 시절 질문자님의 단단한 손길과 고단한 땀방울이 있었기에 지금의 가족이 있고 자식들이 잘 자라날 수 있었습니다.
    
    카페의 키오스크 기계 앞에서 손가락을 떨며 식은땀을 흘리셨을 때의 그 막막함과 자식들의 무심한 한숨에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셨을 그 슬픔이 너무나 아프게 가닿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질문자님이 능력이 부족하거나 바보라서가 절대 아닙니다. 세상이 지나치게 속도에만 집착하여, 평생을 성실하게 살아온 분들에 대한 배려 없이 급격하게 변해버렸기 때문입니다. 기술을 조금 못 다룬다고 해서 지난 60여 년간 쌓아올린 숭고하고 아름다운 삶의 가치가 결코 손상되거나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상처받은 자존감을 다독이고, 낯선 세상 앞으로 뻔뻔하고 당당하게 한 걸음 내딛기 위한 현실적인 마음 처방전을 전해드립니다.
    
    1.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는 마음 처방전
    '기계 능력'과 '인간의 가치'를 완벽히 분리하기
    
    키오스크를 누르지 못하는 것은 그저 '새로운 도구의 조작법을 아직 배우지 않은 상태'일 뿐, 질문자님의 존재 가치나 지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기계 앞에서 주눅이 들 때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어 보세요. "나는 기계보다 훨씬 따뜻하고 숭고한 한 사람의 인생을 훌륭히 일궈낸 사람이다. 이건 단지 안 배워서 서툰 것뿐이다."
    
    남과의 비교를 멈추고 '나만의 속도' 인정하기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면 할수록 불안과 자괴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세상은 100km로 달릴지라도, 나는 내 삶의 계절에 맞게 30km로 천천히 걸어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천천히 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스스로에게 건네는 매일 아침의 다정한 문장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따뜻하게 거울 속 자신을 안아주며 이렇게 이야기해 보세요.
    
    "00야, 너는 가족을 위해 평생을 바쳐 당당하게 살아온 위대한 엄마다. 세상이 아무리 빨라도 너는 너의 속도대로 충분히 아름답게 살 수 있어. 오늘 하루도 너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2. 당당하고 뻔뻔하게 첫걸음을 떼는 기술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당당함과 뻔뻔함 갖추기
    
    젊은 사람들도 새로운 기계나 처음 가보는 시스템 앞에서는 헤매기 마련입니다. 나이가 들어 모르는 것이 결코 죄나 민폐가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기계 앞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도망치는 대신, 주변 직원이나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도움을 요청해 보세요. "내가 눈이 어둡고 이 기계가 처음이라 그런데, 따뜻한 커피 한 잔만 주문하는 것 좀 도와주실래요?" 하고 웃으며 물어보시는 겁니다. 당당하게 청하는 도움은 나의 권리이자 지혜입니다.
    
    복지관 문턱을 넘는 '3초의 용기'와 마음가짐
    
    복지관의 스마트폰 교실이나 컴퓨터 교실에 가는 사람들은 모두 질문자님과 똑같이 기계가 무섭고 두려워서 찾아온 분들입니다. 그 누구도 질문자님을 비웃거나 민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강사 선생님 역시 다 이해하고 천천히 알려주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완벽하게 배우겠다'가 아니라 '놀러 가듯 구경하러 간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문을 열어보세요. 첫날은 그저 맨 뒷자리에 앉아 분위기만 파악하고 와도 100점짜리 도전입니다.
    
    자식들에게는 '배움의 조력자' 역할 부탁하기
    
    자녀들도 엄마를 미워해서 짜증을 내는 것이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어떻게 가르쳐줘야 할지 방법을 몰라 서툴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들에게 감정적으로 서운해하기보다, *"엄마가 세상에 뒤처지지 않고 새로운 걸 배워보고 싶어서 그래. 하루에 하나씩만 천천히 가르쳐주면 엄마가 정말 고맙겠다"*라고 구체적인 기준을 정해 따뜻하게 도움을 청해보세요.
    
    평생을 남한테 기대지 않고 꼿꼿하게 살아오신 질문자님 안에는 이미 그 어떤 파도도 견뎌낼 수 있는 단단한 강인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용기를 내어 가슴속 울분을 쏟아내신 것 자체가 이미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위대한 첫걸음을 떼신 것입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느려도 괜찮습니다. 이제는 세상을 향해 조금은 뻔뻔하게, 그리고 스스로에게는 더없이 따뜻하고 관대하게 남은 소중한 인생을 즐겨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익명4
    작성자
    새벽 시장을 누비며 식당 일에 부업까지 하던 제 젊은 날을 이토록 귀하게 여겨주시고 존경을 보내주시니 참았던 눈물이 다시 한 번 쏟아집니다. 자식들의 무심한 말에 베인 상처까지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계 능력과 인간의 가치는 별개'라는 말씀, 그리고 단지 안 배워서 서툰 것뿐이라는 말씀이 제 굳어있던 마음을 탁 깨어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 기계 앞에서 작아질 때마다 알려주신 주문을 속으로 꼭 외쳐볼게요. 제 삶의 가치를 지켜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익명1
    두려움이 사라져야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남과 비교하거나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기보다, 오늘 5분만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정하고 스스로를 인정하며 나만의 속도로 한 걸음만 나아 가보세요
    새로운 취미 생활 가져 보는것도 좋아요
    
    익명4
    작성자
    두려움이 사라져야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씀이 마음에 아주 깊이 와닿았습니다. 저는 두려움이 다 없어지고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야만 복지관 문을 열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오늘 5분만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라는 현실적인 조언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사회복지사2급
    답변수 3,216채택률 4%
    작성자님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참 먹먹했습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누구보다 씩씩하게 살아오신 분인데,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면서 어느 순간 내가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지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기계 사용이 서툴고 새로운 것에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지난 60여 년의 삶까지 작아지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젊은 시절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가족을 위해 일하고, 살림을 꾸리고, 어려운 일들을 척척 해결해 오셨던 그 힘과 지혜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소중한 능력입니다. 지금 키오스크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이 그동안의 당당했던 나를 지우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세상이 바뀌었고, 이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이 찾아온 것뿐이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복지관 문 앞에서 발길을 돌리셨다는 이야기가 참 안타까웠어요. 다음에는 잘하려고 가지 마시고 “오늘은 그냥 앉아 있다가 한 가지라도 배워오자” 하는 마음으로 가보세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모르면 “제가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요. 한 번만 알려주세요”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배우러 온 사람이 서툰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니까요.
    
    저라면 거울을 보면서 매일 이렇게 말해드리고 싶어요.
    “나는 뒤처진 사람이 아니다. 나는 내 속도로 배우는 사람이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고, 다시 배우는 것은 용기다.”
    
    그리고 자녀들에게도 너무 미안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녀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는 것이 짐이 되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서로 바쁜 상황에서 서운한 말이 오갈 수 있으니, 한 번에 하나씩 천천히 배우고 메모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무엇보다 지금부터의 인생은 ‘세상을 따라잡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빨리 달려가도 나는 천천히 걸어가도 괜찮습니다. 오늘 스마트폰에서 버튼 하나를 배웠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혼자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면 그것 또한 아주 멋진 성공입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씩씩하게 살아오셨으니 이제는 남은 시간을 자신을 위해 조금씩 살아보셔도 됩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나이는 늦음이 아니라 경험을 더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복지관 현관문을 다시 한 번 열고 들어가 보세요. 첫날부터 잘할 필요 없습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 자체가 이미 용기니까요.
    
    작성자님의 두 번째 인생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익명4
    작성자
    글을 읽으며 '아, 내가 새로운 걸 배우는 시간이 찾아온 것뿐이구나' 싶어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키오스크 앞에서의 머뭇거림이 제 당당했던 과거를 지우는 게 아니라는 격려에 울컥 눈물이 나네요. 완벽하게 잘해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복지사님 말씀대로 가벼운 마음으로 복지관 의자에 앉아 있다가 오는 것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제 삶의 지혜를 빼앗을 수 없는 능력이라 치켜세워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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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트홀릭
    상담심리사
    답변수 2,549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작성자님, 세상의 빠른 변화 속에서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얼마나 마음이 시리고 아프셨어요.
    ​치열하게 가족을 지켜낸 지난날의 숭고한 노력이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닌데, 낯선 기계와 세상 앞에서 작아진 모습 때문에 스스로를 다그치고 아프게 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세상의 속도가 조금 빨라졌을 뿐 작성자님의 삶의 가치와 훌륭했던 세월은 그 무엇으로도 지워지지 않아요.
    ​기계를 조금 다루지 못한다고 해서 묵묵히 가족을 일구어낸 작성자님의 위대한 삶의 무게가 결코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랍니다.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을 탓하기보다는 느린 발걸음조차 소중히 여기며 당당했던 예전의 내 모습을 조용히 안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는 남들의 시선보다 나의 배움 자체에만 온전히 집중하며 모르면 당당하게 물어보는 용기를 가져보세요.
    ​세상은 원래 저마다의 속도가 있는 법이니까요.
    ​오늘부터는 거울을 보며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못해도 나는 참 잘 살아왔다고 다독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익명4
    작성자
    남들의 시선보다 '나의 배움 자체'에만 온전히 집중하라는 말씀에 눈 앞이 환해지는 기분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이 먹고 그것도 못 하냐고 비웃을까 봐 복지관 문앞에서 늘 도망쳤는데, 세상은 원래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는 조언 덕분에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당당하게 물어볼 수 있는 배포를 조금씩 길러볼게요. 제 위대한 삶의 무게를 알아봐 주시고 따뜻하게 길을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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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니
    상담교사
    답변수 3,839채택률 3%
    치열하게 삶을 일구어 오신 선생님의 60년 세월은 그 자체로 깊은 존경을 받아 마땅한 숭고한 훈장입니다. 키오스크나 디지털 기기를 다루지 못하는 것은 절대 개인의 부족함이 아닌, 세상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른 탓일 뿐입니다. 지키고 가꾸어 오신 지난날의 당당했던 가치는 기술 몇 가지로 결코 깎여 나가지 않습니다.
    ​'기계를 못 다루는 나'와 '가족을 지켜낸 가치 있는 나'를 철저히 분리해 보세요. 거울을 보며 빠른 세상에 조금 늦을 뿐, 나는 여전히 자랑스럽고 당당한 사람이다라고 스스로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정성껏 다독여 주시기 바랍니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복지관이나 매장에서 머뭇거려질 때 제가 이 기계가 처음이라 어색하네요, 천천히 가르쳐 주시겠어요?라며 편안하게 도움을 요청해 보세요. 내 속도대로 배우는 것은 부끄러움이 아닌 유쾌하고 멋진 도전입니다.
    ​충분히 훌륭하게 살아오셨으니, 이제는 세상의 눈치를 보지 마시고 새로운 배움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며 당당하게 걸어가시길 응원합니다.
    익명4
    작성자
    디지털 기기를 못 다루는 게 제 부족함이 아니라 세상이 너무 빠른 탓이라 다독여주셔서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거울을 보며 제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정성껏 다독여주라는 말씀, 오늘 밤부터 꼭 실천해 보겠습니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선생님 말씀대로 편안하게 도움을 요청하며 하나씩 배워나가겠습니다. 가슴 미어지던 저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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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astar
    임상심리사
    답변수 1,132채택률 5%마음·정신건강, 스트레스·감정조절 전문
    치열한 세월을 견디며 가족을 온전히 건사해 내셨음에도, 눈부시게 변해버린 세상의 속도 앞에서 느끼셨을 지독한 고립감과 자책감에 가슴이 너무나도 아리고 묵직하게 아파옵니다. 키오스크 기계 앞에서 등줄기에 서늘한 식은땀을 흘리며 연신 죄송하다고 인사하고 돌아오셨을 그 외롭고 무서웠을 순간들이 얼마나 외롭고 처절했을지 감히 다 헤아리기조차 어렵습니다.
    
    나누어 주신 뼈아픈 고백과 마음의 절규에 대해 가장 분명하고 깊은 마음을 담아 답해드릴게요. 작성자님이 겪고 계신 그 막막함의 진정한 의미와, 산산조각 난 자존감을 다시 세우고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지혜로운 방법에 대해서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작성자님은 결코 쓸모없어진 유통기한 지난 존재가 아니라, 이미 인생의 가장 위대한 과업을 완성해 낸 숭고하고 단단한 영웅이십니다. 그리고 기계 앞에서 머뭇거리는 것은 작성자님의 잘못이 아니라 어르신들을 배려하지 못한 세상의 불친절함 때문이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보다 나만의 속도를 인정하고 작게 도전하려는 지금의 관점 전환이야말로 작성자님의 삶을 살려낼 가장 눈부시고 성숙한 구원전입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미워하는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 다시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마음에 담아두고 스스로를 지켜내셨으면 하는 부분들을 몇 가지 나누어 드립니다.
    
    첫째, 기계나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한다고 해서 60년 삶의 가치가 단 1%도 훼손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세요. 식당 주방일과 밤샘 부업으로 자식들을 키워내고 가정을 일구어낸 작성자님의 손은 그 어떤 스마트폰 터치보다 비교할 수 없이 숭고하고 위대합니다. 키오스크나 영어 줄임말은 단지 기술의 도구일 뿐, 그것이 인간의 가치나 지혜를 결정하는 기준이 결코 아니에요. "내가 못난 게 아니라 세상이 너무 야박하고 급하게 바뀌는 것이다"라고 정당하게 세상을 탓하셔도 괜찮습니다.
    
    둘째, 자식들의 핀잔이나 친구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죄책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세요. 자식들도 자신의 삶에 지쳐 가끔 서툰 한숨을 쉬는 것일 뿐, 어머니의 지난 헌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또한 남들과 나를 비교하며 "왜 나만 이럴까" 하고 채찍질하지 마세요. 빠르게 적응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깊고 따뜻한 온기로 세상을 보듬는 작성자님만의 귀한 결이 있는 것이에요. 남의 속도에 내 걸음을 맞추려 애쓰지 마시고, 작성자님만의 단정한 속도를 허용해 주셔야 합니다.
    
    셋째, 복지관이나 배움의 장소로 나아갈 때 '뻔뻔함'이라는 멋진 페르소나를 쓰세요.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나이가 있어서 조금 느린데 천천히 알려주세요", "배우러 왔으니 당연히 물어봐야지요" 하고 당당하게 말하는 배포를 기르셔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자기 진도 나가기 바빠서 남을 비웃을 여유가 없답니다. 설령 누군가 쳐다본다 한들, "배우려고 용기 낸 내가 멋지지!" 하고 속으로 껄껄 웃어넘기는 배짱을 가지셔도 충분합니다.
    
    새벽 시장 바닥을 누비며 가정을 지켜내셨던 그 위대한 당당함은 작성자님의 영혼 속에 여전히 뜨겁게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미워하며 방구석으로 숨지 마세요. 오늘 밤에는 그동안 세상을 버텨내느라 너무나도 고생한 내 두 손과 마음을 다정하게 감싸 안아주시고, "참 잘 살아왔다, 앞으로는 천천히 재미있게 살아보자"는 거룩한 허용을 스스로에게 온전히 선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익명4
    작성자
    저를 '인생의 위대한 과업을 완수한 영웅'이라 불러주시는 말씀에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캄캄한 방에서 혼자 앓던 제 절규를 알아봐 주시고, 식당 일과 부업으로 거칠어진 제 손을 스마트폰 터치보다 비교할 수 없이 숭고하다 해주셔서 찢어진 가슴이 꿰매어지는 듯한 치유를 받았습니다. "내가 못난 게 아니라 세상이 야박한 것"이라는 말씀, 매일 밤 기억하며 제 자신을 미워하는 감옥에서 걸어나오겠습니다. 제 삶의 가치를 이토록 눈부시게 살려내 주셔서 정말 눈물겹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