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저를 좋게 이야기해주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이상하게 저는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잘했다는 말을 들어도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하는 말인지부터 의심하게 돼요.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해주는 말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별것 아닌데 좋게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서 괜히 민망해질 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칭찬받는 걸 어색해하는 성격이라 그런 줄 알았어요. 칭찬을 받자마자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쑥스럽고, 아니에요 별거 아니에요 하면서 넘기는 게 익숙했거든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단순히 겸손하게 반응하는 것하고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겉으로만 칭찬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속으로도 그 말을 잘 믿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무언가를 잘했다고 해주시면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상황이 좋았던 것 같고, 결과가 괜찮으면 이번에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제 장점을 이야기해주셔도 그 정도는 다른 사람들도 다 하지 않나 싶어요. 굳이 장점이라고 할 정도인가 생각하다 보면 결국 제가 먼저 별것 아닌 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런데 반대로 안 좋은 이야기는 꽤 쉽게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누군가 제 단점이나 부족한 점을 이야기하면 그 말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던 건 금방 잊어버리면서도 좋지 않은 말 한마디는 집에 와서도 계속 생각날 때가 있어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생각하다가 혹시 다른 사람들도 저를 그렇게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지기도 합니다. 별 뜻 없이 한 이야기였을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이상하게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칭찬은 몇 번을 들어도 의심하면서 부정적인 평가는 한 번만 들어도 쉽게 믿어버리는 셈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것도 자존감하고 관련이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자존감이 낮다고 하면 흔히 자신을 싫어한다거나 항상 자신감이 없고 위축되어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잖아요. 그런데 저는 평소에 늘 저 자신을 싫어한다거나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내는 건 아닙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크게 의식하지 않을 때도 많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순간에는 유독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상대방이 보는 저와 제가 생각하는 제 모습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더 헷갈리는 건 다른 사람을 볼 때는 이렇게까지 박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누군가 무언가를 잘하면 잘했다고 생각하고, 작은 일이라도 노력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그 사람이 노력한 부분도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똑같은 일을 하면 생각이 달라져요. 이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싶고, 이번에는 상황이 잘 맞았던 것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반대로 실수했을 때는 다른 사람이 실수하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제 실수는 쉽게 넘어가지 못할 때가 많고요.
왜 다른 사람에게는 괜찮다고 해주는 기준을 저한테는 똑같이 적용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칭찬을 받을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도 은근히 고민됩니다. 상대방은 좋은 마음으로 해준 이야기일 텐데 계속 아니라고 부정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에는 일단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말을 그렇게 해놓고도 속에서는 여전히 그 칭찬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때는 칭찬을 들었을 당시에는 기분이 괜찮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스스로 의미를 줄여버리기도 해요. 저를 잘 모르니까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고, 이번에 우연히 잘한 것뿐일 수도 있고, 그냥 예의상 한 말일 수도 있다는 식으로 이유를 하나씩 붙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는 분명 좋은 말을 들었는데 나중에는 별 의미 없는 말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렇다고 제가 무조건 자신감을 갖고 싶다거나 스스로를 실제보다 좋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못한 일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요. 그냥 잘한 부분이 있으면 그건 잘했다고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부족하다고 받아들이는 정도면 좋겠어요.
그런데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계속하다 보니 중요한 순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일을 앞두고 주변에서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말해줘도 그 이야기를 자신감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괜히 했다가 실망시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먼저 생길 때가 있거든요.
누군가 저를 좋게 평가해주면 그만큼 기대하고 있다는 뜻처럼 느껴져서 오히려 부담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냥 칭찬으로 받아들이면 될 텐데 기대에 못 미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까지 이어지는 거죠.
한편으로는 이것까지 자존감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너무 거창한가 싶기도 해요. 원래 칭찬받는 걸 어색해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말을 들었을 때 바로 인정하기보다 겸손하게 반응하는 게 익숙한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어디까지가 단순한 성격이고 어디부터가 자신을 낮게 평가하는 습관인지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마음에 걸리는 건 좋은 말과 나쁜 말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너무 다르다는 점이에요. 칭찬에는 그 말이 사실이 아닐 이유를 계속 찾으면서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굳이 틀렸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것도 결국 제가 저 자신을 바라보는 기준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칭찬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분들은 어떤지도 궁금합니다. 자신감이 있어서 좋은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시는 건지, 아니면 상대방이 좋은 뜻으로 해준 이야기니까 굳이 의심하지 않는 것인지도 알고 싶어요.
저처럼 칭찬을 들으면 기쁘기보다 먼저 어색하고 그 말의 진심부터 의심하게 되는 분들도 계신가요? 반대로 안 좋은 이야기는 유난히 오래 기억하는 경우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것도 자존감과 연결해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인지, 아니면 성격에 따라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반응인지 잘 모르겠어요.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칭찬을 받을 때 어떤 마음이 드시는지, 좋은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 따로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