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 아닌 실수인데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한번 실수하고 나면 그게 며칠씩 머릿속에 남아요.
그 자리에서는 웃으면서 넘어가기도 하고 괜찮은 척하는데, 집에 돌아와 혼자 있으면 그때 상황이 다시 생각나더라고요.
말을 잘못 알아듣고 엉뚱하게 대답했거나, 알고 있던 것도 순간적으로 헷갈려서 잘못 말했을 때 특히 그래요.
누가 크게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잠깐 웃거나 제 쪽을 바라봤던 것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웃고 금방 잊었을 수도 있는데 저만 계속 붙잡고 있는 것 같아요.
실수 자체보다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봤을지가 더 신경 쓰이는 것 같아요.
집에 와서는 그때 그냥 가만히 있을걸,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면서 혼자 다시 생각해요. 심할 때는 그 상황을 처음부터 다시 떠올리면서 제가 어떻게 했으면 덜 창피했을지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 이제 와서 아무리 생각해도 달라지는 건 없잖아요. 저도 그걸 아는데 마음에서는 정리가 잘 안 돼요.
다음 날 아침이 되면 좀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문득 생각나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요.
며칠 뒤에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면 혹시 그 사람이 아직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까 싶어서 괜히 의식하게 되고요. 상대방은 평소처럼 대하는데 저 혼자 그날 일을 기억하면서 어색해합니다.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이 실수했을 때 저는 그렇게 오래 기억하지 않거든요. 누가 말을 조금 잘못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 순간에는 조금 웃을 수 있어도 금방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고 며칠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제 실수에 대해서만 이렇게 엄격한지 모르겠어요.
남의 실수에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제 실수는 제 사람됨까지 보여준 것처럼 받아들이게 됩니다.
사람들 앞에서 뭔가 해야 하는 상황도 그래서 조금 부담스러워졌어요. 말을 많이 했다가 또 실수할까 봐 필요한 말만 하려고 할 때도 있고, 제가 알고 있는 내용도 혹시 틀리면 어쩌나 싶어 다른 사람이 먼저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리게 됩니다.
예전에는 틀리면 다시 말하면 되지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작은 실수 하나도 괜히 크게 느껴져요.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이런 일에는 더 편해질 줄 알았는데 저는 반대인 것 같습니다. 이 나이에 이것도 제대로 못한다고 생각할까 봐 스스로 더 조심하게 되는 건가 싶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게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뭔가를 하기 전에 이걸 잘못하면 어떡하지, 괜히 나섰다가 민망해지는 건 아닐까부터 생각하게 돼요.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미리 걱정하고 있는 거죠.
가끔은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보는 기준보다 제가 저 자신을 보는 기준이 훨씬 까다로운 건 아닐까 싶습니다. 완벽하게 행동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말을 잘못할 수도 있는데, 막상 제 일이 되면 그렇게 생각하기가 어렵네요.
더 신경 쓰이는 건 이런 마음 때문에 점점 사람들 앞에서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는 점이에요. 실수하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리면 그것도 좋은 건 아닌 것 같거든요.
여럿이 이야기할 때도 하고 싶은 말이 떠올랐다가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이 말을 했다가 분위기가 이상해지면 어떡하지, 제가 잘못 알고 있으면 어떡하지 하다가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고 나면 이번에는 또 왜 그렇게 눈치를 봤나 싶어서 답답합니다.
누가 저한테 지난번에 왜 그랬냐고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혼자 창피해하고 혼자 조심하고 있는 셈이에요. 머리로 생각하면 참 별일 아닌데 마음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네요.
사람들 앞에서 실수했을 때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넘기는 분들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저도 그러고 싶은데 그 순간에는 괜찮다가 나중에 혼자 있을 때 다시 생각나는 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실수한 모습을 다른 사람이 기억할까 봐 걱정하는 마음보다 제가 제 실수를 계속 기억하고 있다는 게 더 힘든 것 같습니다.
혹시 저처럼 사람들 앞에서 했던 작은 실수가 며칠씩 생각나는 분들도 계신가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혼자 창피해서 계속 되짚어보게 되는 마음이 흔한 건지도 궁금해요.
이런 일이 있을 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힐 때까지 두시는지, 아니면 스스로 생각을 끊으려고 하시는지도 알고 싶네요.
저도 이제는 작은 실수 하나 때문에 다음 행동까지 움츠러들지는 않았으면 하는데, 어디서부터 마음을 조금 편하게 가져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코치님 덕분에 고민이 해결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