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습관적으로 참 많은 것들을 내일로 미루며 살아갑니다.
당장 오늘 해야 할 청소나 밀린 설거지 같은 사소한 집안일부터 시작해서, 굳은 마음을 먹고 등록해 둔 헬스장에 가는 일, 오랫동안 마음속으로만 꿈꿔왔던 새로운 외국어 공부나 취미 시작하기, 심지어는 가까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진심을 표현하는 일까지도 우리는 늘 '다음'이라는 아주 편리하고 그럴싸한 핑계 뒤로 꽁꽁 숨겨버리곤 하죠.
'오늘은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피곤하니까 내일부터 진짜 열심히 해야지', '아직은 여유 자금이 부족하고 때가 아니니까 완벽하게 준비가 되면 그때 제대로 시작할 거야'라며 스스로에게 달콤한 최면을 걸며 안심시킵니다.
하지만 그렇게 무심코 넘겨버린 수많은 '내일'들이 켜켜이 쌓이고 모여서, 결국엔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 채 아쉬움만 가득 남은 지금의 오늘을 만들어냈다는 뼈아픈 사실을 우리는 종종 외면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영원히 오지 않을 완벽한 타이밍과 흠결 없는 조건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느라, 정작 가장 펄떡이며 살아 숨 쉬어야 할 오늘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그저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득 제 자신을 뼈저리게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복잡하게 엉켜있던 머릿속을 맑게 환기시켜 주고 정곡을 찌르는 아주 강렬하고 묵직한 문장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미국 작가 로이 베넷이 남긴 이 짧은 글귀는, 무기력한 관성에 젖어 하루하루를 그저 버텨내듯 기계적으로 살아가던 우리들의 굳은 마음을 세차게 흔들어 깨우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신의 삶은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다.
미루는 습관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게 하지 마라.
용감하게 위험을 감수하라.
가만히 소리 내어 이 세 문장을 차분히 읽어 내려가다 보면, 그동안 완벽주의와 두려움이라는 핑계로 마음속 깊은 곳에 꼭꼭 숨겨두었던 나의 진짜 인생을 이제는 세상 밖으로 과감하게 꺼내주어야 할 때가 왔다는 강한 확신이 밀려옵니다.
우리가 숨을 쉬고, 온기를 느끼며, 울고 웃고 온전하게 살아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지금 이 찰나의 순간뿐이라는 서늘한 진실을 너무나도 명확하고 날카롭게 짚어주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삶은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첫 번째 문장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환상 속의 미래를 사느라 현재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놓치고 있는지를 따끔하게 지적합니다.
우리는 늘 무언가가 성취된 이후의 삶만을 진짜 인생이라고 착각하는 나쁜 습관이 있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직장에 취업만 하면, 통장 잔고에 앞자리 숫자가 바뀌고 나면, 이번에 맡은 중요한 프로젝트만 성공적으로 끝나고 나면 비로소 내 인생에도 진짜 행복이 찾아올 거라고 믿으며 오늘 하루가 주는 소소한 기쁨들을 기꺼이 억누르고 희생하죠.
하지만 내일의 막연한 행복을 담보로 오늘의 나를 쉴 새 없이 짓누르는 패턴이 반복되다 보면 우리는 평생토록 닿을 수 없는 신기루 같은 미래만 쫓게 됩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삶이라는 것은 어떤 거창한 목적지나 결승선에 도달했을 때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 주어지는 트로피가 결코 아닙니다.
퇴근길에 마주친 붉은 노을을 보고 잠시 걸음을 멈추는 여유, 따뜻하고 향긋한 커피 한 잔에 꽁꽁 언 몸을 녹이는 바로 이 평범하고 조용한 순간들이 켜켜이 모여 내 인생의 가장 찬란한 조각들을 완성해 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우리를 이토록 눈부신 현재의 행복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가장 큰 주범은 바로 두 번째 문장에 등장하는 '미루는 습관'일 겁니다.
보통 우리는 할 일을 자꾸만 미루는 자신의 행동을 단순히 개인의 게으름이나 의지 박약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모질게 자책하곤 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무언가를 습관적으로 미루는 기저에는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깊은 두려움과 불안감이 아주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고 해요.
실패해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거나 타인에게 비난받는 것이 너무 두려우니까, 어설프고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고 안전지대로 도망쳐 상황을 회피해 버리는 일종의 방어 기제인 셈이죠. 결국 내가 내 삶의 진짜 주인이 되어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미루고 회피하는 나쁜 습관에 질질 끌려다니게 되면서, 우리는 내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엑스트라로 전락해 버리는 비극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실 '내일'이라는 단어는 우리를 꽤나 교묘하게 속이는 마법 같은 환상입니다.
오늘 하지 못한 일을 내일의 나에게 떠넘길 때 우리는 묘한 안도감을 느끼지만, 막상 그 내일이 오늘이 되어 눈앞에 다가오면 우리는 또다시 똑같은 핑계를 대며 다음 날로 일을 토스해 버리곤 하죠.
내일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훨씬 더 의지력이 강하고, 덜 피곤하며, 더 완벽한 환경에 놓여있을 것이라는 이 근거 없는 착각이 바로 우리의 발목을 가장 강하게 붙잡는 족쇄입니다.
진실은 매우 냉혹해서 오늘 귀찮고 두려운 일은 내일이 되어도 여전히 귀찮고 두렵기 마련입니다. 오히려 하루라는 시간 동안 쌓인 찜찜함과 죄책감 때문에 일을 시작하기 위한 심리적 장벽은 어제보다 훨씬 더 높아져 버리고 맙니다.
그렇다면 이 지독하고 끈질긴 습관의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고 온전한 나의 삶을 되찾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로이 베넷은 그 유일하고도 명쾌한 해답으로 '용감하게 위험을 감수하라'고 조언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을 감수하라는 것은 아무런 대비 없이 벼랑 끝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리거나 전 재산을 걸고 무모한 사업을 시작하라는 등 거창하고 파괴적인 의미가 결코 아닙니다.
그저 내가 그동안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믿어왔던 좁고 답답한 일상의 울타리 밖으로 아주 작고 서툰 한 걸음을 떼어보는 조용한 용기를 뜻하죠.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뼈아픈 두려움을 마음 한편에 무겁게 안고서도 오늘 당장 낡은 운동화를 구겨 신고 밖으로 나가 십 분이라도 달려보는 것,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꾹꾹 삼켜왔던 나의 진짜 의견을 대화 속에서 한 번쯤 당당하게 소리 내어 말해보는 것. 이런 소소하지만 결단력 있는 행동들이 바로 일상 속에서 우리가 감수해야 할 가장 위대하고 가치 있는 위험일 것입니다.
물론 위험을 감수하고 용기 내어 시작한 일의 결과가 무조건 동화처럼 성공적일 수는 당연히 없을 겁니다. 때로는 남들 앞에서 보기 좋게 넘어지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험난한 난관에 부딪혀 무릎이 깨지고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죠.
하지만 상처받을 각오를 기꺼이 하고 낯선 길로 뛰어드는 자만이 비로소 자신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아름답고 장엄한 인생의 풍경을 마주할 자격을 얻게 됩니다.
직접 부딪히고 깨지면서 온몸으로 얻어낸 뼈아픈 흉터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구석에 숨어서 얻은 얄팍한 안도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값진 내면의 자산이 되어주니까요. 적어도 나는 무언가를 치열하게 시도해 본 사람이라는 묵직한 자부심, 이 길은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을 직접 땀 흘려 확인한 경험 데이터는 오직 두려움을 뚫고 용기를 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인생의 특권입니다.
우리가 지나온 긴 시간들을 가만히 되돌아보면, 살면서 두고두고 가슴을 치며 후회로 남는 기억들은 '내가 그때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했을까' 하는 섣부른 행동에 대한 후회보다는 '아, 그때 눈치 보지 말고 한 번 미친 척하고 도전해 볼걸' 하고 입술을 깨물게 되는 망설임에 대한 미련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호기롭게 시도했다가 보기 좋게 실패한 상처는 시간이 훌륭한 약이 되어 서서히 아물지만, 겁을 먹고 아예 시작조차 해보지 못했다는 찜찜한 아쉬움은 세월이 흐를수록 거대해져서 우리를 지독하게 괴롭히곤 합니다.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내 심장이 가리키는 낯선 방향을 향해 얼마나 용기 있게 수많은 시도를 던져보았는가 하는 뜨겁고 치열했던 과정 그 자체일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내 인생의 가장 젊고 빛나는 날인 바로 오늘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무거운 강박관념은 쓰레기통에 과감히 던져버리고 그저 엉성하게라도 일단 저질러보는 역동적인 재미를 일상 속에서 온몸으로 만끽해 보세요.
당장 오늘부터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체크리스트에 펜으로 시원하게 줄을 긋고 행동으로 당장 옮겨보는 건 어떨까요?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차마 전하지 못했던 따뜻한 인사를 주변 사람에게 쑥스럽게 먼저 건네보는 것도 좋고, 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꽂아만 두었던 책을 펼쳐 단 한 페이지라도 소리 내어 읽어 내려가는 것도 아주 훌륭한 시작입니다.
여러분의 진짜 찬란한 삶은 저 멀리 안개 낀 미래의 어느 날이나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빛바랜 사진첩 속에 박제되어 있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펄떡펄떡 뛰는 심장 소리와 함께 바로 지금, 여러분이 두 발을 단단히 딛고 서 있는 바로 이곳에서 가장 생생하게 쓰여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미루는 습관이라는 낡고 지루한 괴물에게 여러분의 귀한 인생 운전대를 뺏겨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끔은 길을 잃고 험한 숲을 헤매더라도, 거센 비바람에 온몸이 흠뻑 젖어 추위에 떨더라도 내 삶의 방향키를 꽉 쥐고 낯선 파도를 향해 당당하게 부딪혀 나아가는 그 멋진 용기가 여러분을 가슴 벅찬 모험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두려움을 시원하게 떨쳐내고 자신만의 씩씩한 한 걸음을 내딛는 멋진 오늘 하루가 되기를 진심을 다해 곁에서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