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좋고, 고객도 만족하고, 경쟁에서도 앞서고 있다면 굳이 바꿀 이유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텔(Intel)을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이끈 앤디 그로브(Andy Grove)는 오히려 잘되고 있을 때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Only the paranoid survive.”
“오직 끊임없이 경계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 앤디 그로브(Andy Grove) —
여기서 paranoid 는 의학적인 의미의 ‘편집증’ 이 아닌,
시장과 기술, 경쟁자의 변화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살피는 태도를 강하게 표현한 말입니다.
이 문장은 1996년 출간된 그의 대표 저서 《Only the Paranoid Survive》의 제목이 되었고, 이후 그로브의 경영 철학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명언의 의미와 배경
그로브가 말한 ‘경계심’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이 1980년대 인텔의 사업 전환입니다.
인텔은 처음부터 CPU 중심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초기 핵심 사업은 메모리 반도체였지만, 1980년대 들어 일본 반도체 기업들과의 경쟁이 거세지면서 메모리 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로브는 훗날 2000년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 행사에서 당시 상황을 직접 회상했습니다.
인텔이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자 메모리 사업에서 철수하고, 회사의 자원을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 선택이 인텔에 새로운 생명을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경험은 그로브가 강조한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이라는 개념과 연결됩니다.
기술, 경쟁 환경, 규제, 소비자의 요구가 크게 바뀌면 기존에 성공했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로브는 이런 변화가 기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지점을 전략적 변곡점이라고 불렀습니다.
문제는 변화가 어느 날 갑자기 큰 사건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신호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성공에 익숙한 조직일수록 “아직 괜찮아”라고 생각하며 변화를 놓치기 쉽습니다.
바로 그래서 그로브에게 ‘paranoid’는 두려움에 떠는 사람이 아니라 작은 변화의 신호를 남보다 먼저 발견하려는 사람에 가까웠습니다.
인텔은 1985년 80386 프로세서를 선보였고, 1991년에는 386 제품군만으로도 회사 연간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메모리 기업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중심 기업으로의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 선택이었는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그로브의 말은 지금의 기업 환경에서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들립니다.
AI가 등장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 산업을 흔들고, 몇 년 동안 잘 통하던 업무 방식이 순식간에 바뀌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명언을 “항상 불안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질문하는 습관입니다.
지금 잘되고 있다는 이유로 변화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고객이 원하는 것이 달라지고 있지는 않은가?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방식을 바꾸고 있지는 않은가?
개인의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가진 기술이나 경험이 오늘은 강점이더라도 몇 년 뒤에는 평범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전문성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의 능력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배우고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변화가 시작됐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내가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한번 돌아보면 어떨까요?
댓글2
나를 바꾸는 오늘의 명언 인기글
최근 24시간 동안 받은 댓글·추천·스크랩 기준
최근 7일 동안 받은 댓글·추천·스크랩 기준
최근 30일 동안 받은 댓글·추천·스크랩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