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에서 제가 예전보다 많이 예민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히 큰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닌데 동료가 사소한 실수를 하거나 업무가 조금 꼬이는 것만으로도 신경이 쓰여요.
예전 같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 하고 넘어갔을 일인데 요즘은 그런 일 하나에도 피로감이 확 올라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혹시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건가 싶어서 직무 스트레스 검사를 한번 해봤습니다. 결과는 15점으로 주의 필요 상태가 나왔어요.
결과를 보니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편이라 정서적 소진과 업무 영향에 주의가 필요한 상태라고 나왔습니다. 전체 참여자 중에서는 상위 19% 구간이었고 30대 남성 평균인 14점보다 1점 높다고 나오더라고요.
처음에는 평균보다 겨우 1점 높은 건데 크게 의미가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보고 나니 최근 회사에서 제가 보였던 모습들이 하나씩 생각났어요. 특히 예전에는 그냥 지나갔을 일에도 자꾸 신경이 쓰인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걸렸습니다.
동료가 업무를 조금 늦게 처리하거나 간단한 부분을 빠뜨리는 일이 생기면 전에는 한번 확인하고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도 실수할 수 있으니 서로 챙겨주면 된다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요즘에는 왜 이것까지 다시 확인해야 하지 하는 생각부터 들 때가 있어요.
그 실수가 큰 문제를 만든 것도 아닌데 괜히 짜증이 올라올 때도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티를 내지는 않으려고 하지만 속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요.
문제는 저도 이런 제 모습이 편하지 않다는 겁니다. 동료가 일부러 실수한 것도 아니고 누구나 한 번쯤 놓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머리로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감정은 별일 아닌 것처럼 넘어가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동료의 실수 자체보다 제가 왜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지가 더 신경 쓰여요. 원래 제가 이런 사람이었나 싶기도 하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점점 여유가 없어지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특히 일이 여러 개 겹쳐 있을 때는 작은 변수 하나에도 유난히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계획대로 처리하면 되는 상황에서 누군가의 실수 때문에 다시 확인하거나 수정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그 몇 분이 굉장히 크게 느껴져요.
예전이라면 그냥 처리하고 끝냈을 텐데 요즘에는 왜 자꾸 일이 하나씩 더 생기지 하는 생각부터 합니다. 생각해보면 실제 업무량보다 추가로 신경 써야 할 일이 생긴다는 사실 자체가 버겁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제가 다른 사람에게 너무 엄격해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저 역시 업무를 하면서 실수할 수 있고 누군가 제 실수를 이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인다면 마음이 불편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 겉으로는 최대한 평소처럼 대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감정을 억누르고 넘어가는 것도 은근히 피곤해요. 별것 아닌 일에 짜증이 났다는 사실 때문에 스스로에게 또 짜증이 나는 날도 있습니다.
직무 스트레스 검사 결과를 보기 전까지는 그냥 요즘 일이 조금 귀찮아졌나 보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보고 나니 단순히 일이 귀찮은 것과 제가 지쳐 있는 것은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는 일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보다 별일 없이 하루가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고, 다른 사람의 업무까지 다시 확인해야 하는 상황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회사에서 무언가를 해결할 여유 자체가 예전보다 줄어든 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출근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힘든 것도 아니고 업무를 못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은 계속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상태를 번아웃이라고 생각해도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번아웃이라고 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회사에 가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상태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이렇게 평소처럼 일을 하면서도 사소한 상황에 예민해지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걸까요.
검사에서 15점이 나왔다는 것도 조금 신경 쓰입니다. 숫자 하나만 가지고 제 상태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최근에 느끼던 변화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그냥 넘기기도 어렵네요.
회사에서 하루 종일 참고 집중하면서 보내다 보면 감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드는 건지, 아니면 제가 단순히 사람들에게 예민해진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동료가 실수해도 그 사람과 그 일을 따로 생각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그 사람 자체에 대한 불편함으로 이어질 때도 있어요. 이러다 직장 인간관계까지 괜히 나빠지는 건 아닐까 걱정됩니다.
제가 지쳐 있어서 다른 사람의 작은 실수까지 크게 느껴지는 건지, 아니면 원래 쌓여 있던 불만이 이제 보이기 시작한 건지도 헷갈립니다.
비슷한 경험을 해보신 분들이 계신가요. 평소에는 별문제 없이 넘어가던 동료의 행동이나 사소한 업무 실수가 어느 순간부터 유독 신경 쓰이기 시작했던 적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특히 업무는 평소처럼 하고 있는데 예민함이나 짜증이 먼저 늘어났던 분들은 그때 자신이 지쳐 있다는 걸 알아차리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이런 변화도 번아웃이나 직무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한 번쯤 겪는 시기인지 다른 분들의 경험을 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