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장보러 시장에 갔다가 단골 할머니 가게에서 콩나물 한 봉지를 사는데, 옛날 습관처럼 "할머니, 덤 좀 더 얹어주세요~" 하고 웃으며 말을 건넨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할머니께서 덤을 툭 얹어주시면서 "세월이 덤이지 뭐가 덤이겠어, 오늘 하루 웃고 살면 그게 남는 거여" 하시며 허허 웃으시는 거 있죠? 그 말을 듣고 집으로 걸어오는데 왠지 모르게 가슴이 찡하면서 지나온 날들이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돌아보면 젊었을 적엔 뭐 그리 아등바등하고 손해 안 보려고 악착같이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남들과 비교하며 조바심내고 작은 일에도 안절부절못했던 그 시절의 내 모습이 참 안쓰럽기도 하고요.
집에 와서 콩나물을 다듬으며 생각하다 보니 헬렌 켈러가 했던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한편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차 있다"라는 명언이 마음속에 깊게 와닿더라고요.
젊을 때는 삶의 크고 작은 고통이나 시련이 찾아오면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나 원망도 많이 했었잖아요.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 수많은 고비와 슬픔들을 견뎌내고 이겨내면서 내가 조금 더 넓은 품을 가진 어른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통 자체보다 더 소중한 건 그걸 씩씩하게 이겨낸 우리들의 굳은살과 지혜라는 걸 세월이 다 지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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