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피곤해서 오늘은 정말 일찍 자야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저녁부터 눈도 무겁고 몸도 축 처져서 침대에 누우면 바로 잠들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막상 씻고 불을 끄고 누우면 이상하게 그때부터 정신이 또렷해집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졸렸는데 잠이 달아난 것처럼 느껴져요. 눈을 감고 있어도 머릿속에서는 이것저것 생각이 시작됩니다. 오늘 있었던 일이 떠오르기도 하고 내일 해야 할 일을 생각하기도 해요. 평소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일까지 갑자기 생각날 때도 있습니다.
몸은 분명 쉬고 싶어 하는데 머리만 혼자 깨어 있는 느낌이에요.
그렇다고 무슨 큰 걱정거리가 있어서 잠을 못 자는 것도 아닙니다. 생각하고 있는 내용도 매번 달라요. 중요한 고민이 있는 날도 있지만 정말 별것 아닌 생각이 꼬리를 물 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금방 잠들겠지 하고 눈을 감고 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나 있으면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져요. 지금 자도 몇 시간밖에 못 자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오히려 잠에서 더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내일 피곤하면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빨리 자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잠을 자는 것 자체가 해야 할 일처럼 느껴져요. 자려고 노력할수록 몸에 힘이 들어가는 기분도 들고요.
그럴 때 그냥 일어나 있는 게 나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계속 누워 있으면 언젠가는 잠들겠지 싶어서 버티게 되는데, 한참 동안 잠이 안 오면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 자체가 답답해져요.
휴대폰을 보면 더 잠이 안 올 것 같아서 안 보려고 하는데 가끔은 너무 잠이 안 와서 결국 시간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데 시간을 보는 순간 괜히 더 초조해져요. 벌써 이 시간이네 싶으면서 남은 수면시간을 계산하게 되거든요.
잠이 안 오는 것보다 잠을 못 잘까 봐 걱정하는 게 더 힘든 날도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건 저녁에는 분명 졸렸다는 점이에요. 소파에 앉아 있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는 눈이 감길 정도로 피곤한데 정작 자려고 침대에 들어가면 잠이 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안 졸렸다면 그러려니 할 텐데 잠들기 직전까지 피곤했던 날에도 이럴 때가 있으니 이유를 모르겠어요.
그러다가 겨우 잠들고 다음 날 아침이 되면 당연히 피곤합니다. 일어나기가 힘들고 조금만 더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고, 저녁이 되면 다시 졸립니다.
그런데 침대에 누우면 또 정신이 맑아지는 날이 생겨요. 피곤해서 잠을 자야 하는데 피곤하다고 해서 반드시 잠이 오는 건 아닌가 봅니다.
이런 날이 반복되면 침대에 들어가는 시간부터 조금 신경 쓰이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은 바로 잠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미리 하게 됩니다. 별생각 없이 누웠다가 잠드는 게 가장 좋을 텐데 어느 순간부터 잠드는 과정을 의식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불면증이라고 하면 밤새 거의 못 자거나 새벽까지 계속 깨어 있는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런 경우도 불면증에 해당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아예 잠을 못 자는 건 아니고 결국에는 잠들기는 하거든요. 다만 누운 뒤 실제로 잠들기까지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날이 반복되는 게 문제입니다.
잠을 잘 자는 날도 있어서 더 애매해요. 며칠 괜찮다가 다시 잠이 안 오는 날이 생기기도 하고, 유난히 피곤했던 날인데도 잠들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일정하게 반복되는 것도 아니라서 무엇 때문인지 찾기가 어렵네요.
낮에 너무 피곤하면 잠깐이라도 자고 싶지만 혹시 낮잠을 자면 밤에 더 못 잘까 봐 참게 되기도 합니다. 카페인 때문인가 싶어서 신경 써보기도 하고, 잠들기 전에 휴대폰을 오래 봐서 그런가 생각해보기도 해요. 그런데 특별히 달라진 게 없는 날에도 잠이 안 오는 경우가 있어서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일 답답한 건 몸과 정신의 상태가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이에요. 몸은 하루를 끝내고 쉬고 싶은데 머리는 이제부터 생각할 시간이라는 것처럼 깨어 있습니다.
혹시 저처럼 낮이나 저녁에는 피곤하고 졸린데 침대에 누운 순간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지는 분들이 계신가요?
이런 것도 불면증에서 흔하게 겪는 모습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잠이 안 올 때 계속 침대에 누워 계시는지, 아니면 잠시 일어나 있다가 다시 주무시는지도 궁금해요. 무엇보다 잠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더 잠이 안 오는 것 같은데,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이런 밤을 어떻게 보내시는지 이야기 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