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에도 MBTI가 있을까요?

미안하다는 말에도 MBTI가 있을까요?

누군가는 설명을 원하고, 누군가는 설명부터 하는 사람에게 더 화가 납니다.

누군가에게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 볼게요.

 

약속 시간을 깜빡해서 친구를 40분이나 기다리게 했습니다.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는 건 당연한 상황이죠.

 

그런데 사과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꽤 다릅니다.

 

A. 미안해. 어제 일이 늦게 끝나서 늦게 잠들었는데 알람까지 못 들었어.

B. 미안해. 너 혼자 기다리면서 얼마나 짜증 났겠어. 정말 미안하다.

C. 미안해. 다음부터는 알람 두 개 맞추고 출발하기 전에 연락할게.

D. 정말 미안해. 내가 밥 살게. 먹고 싶은 거 골라.

 

네 사람 모두 미안하다는 마음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사과를 받는 사람에 따라 반응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A의 사과를 들으면 상황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변명부터 한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죠.

 

B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줘서 고마워할 수도 있지만,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C는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는 점에서 믿음이 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속상한 마음을 먼저 알아줬으면 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건조하게 들릴 수도 있고요.

 

D는 행동으로 미안함을 표현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밥 한 끼로 대충 넘어가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참 재미있죠.

 

똑같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데 누군가에게는 진심 어린 사과가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화를 더 돋우는 말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미안하다는 말에도 MBTI가 있을까요?

T는 해결책을 말하고 F는 감정을 먼저 살필까요?

MBTI 이야기를 하다 보면 T는 문제 해결을 우선하고 F는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설명을 자주 듣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과 방식도 T와 F의 차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MBTI의 T와 F는 판단할 때 논리적 기준과 가치·관계에 관련된 기준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를 설명하는 지표입니다.

 

T라고 해서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F라고 해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같은 T 유형이라도 상대방과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 어떤 잘못을 했는지, 과거에 비슷한 일이 있었는지에 따라 사과하는 방식이 달라질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유형 자체가 아니라 내가 하는 사과와 상대방이 듣고 싶은 사과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가장 위험한 사과는 어쩌면 다섯 번째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앞의 네 가지 사과에는 적어도 잘못을 인정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사과도 종종 나오죠.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럼 이제 됐지?"

 

이 말부터는 사과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용서를 요구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사과는 내가 말을 끝내는 순간 완성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의 감정과 피해를 충분히 인정받았다고 느끼는 과정이기도 하니까요.

 

특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매번 미안하다고만 한다면 아무리 다정하게 말해도 진심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겠죠.

 

반대로 말투가 조금 서툴더라도 자신의 잘못을 정확히 인정하고 실제 행동을 바꾸는 사람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신뢰를 회복할 수도 있을 겁니다.

 

결국 좋은 사과는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하고, 자신의 책임을 피하지 않으며, 앞으로 무엇을 바꿀지 보여주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떤 사과를 가장 듣고 싶으신가요?

다시 처음의 네 가지 사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사실 저는 어느 하나만 정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알아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있어야겠죠.

 

하지만 막상 감정이 상한 순간에는 사람마다 가장 먼저 듣고 싶은 말이 다를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A, B, C, D 중 어떤 사과를 들었을 때 마음이 가장 쉽게 풀릴 것 같나요?

 

반대로 가장 듣기 싫은 사과는 어느 쪽인가요?

 

본인의 MBTI와 함께 이야기해 주시면 유형별로 어떤 차이가 나타날지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차이가 정말 MBTI 때문인지, 아니면 살아오면서 겪었던 경험 때문인지는 또 다른 이야기겠죠.

 

미안하다는 말에도 MBTI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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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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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니
    저는 상황에 대한 설명보다는 일단 미안하다는 마음을 먼저 표현해 주는 게 좋더라고요. 
    이유는 나중에 들어도 되지만, 제 입장도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훨씬 마음이 풀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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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니엄마
    저는 ENFJ라서 그런지 사과를 받을 때 잘못을 설명하는 말보다 내 마음이 어땠는지 알아주고 진심으로 공감해 주는 말에 더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아요. 
    
    물론 사과의 말도 중요하지만, 결국 상대방이 내 마음을 얼마나 헤아려 주는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행동으로 보여주는지가 더 중요하겠지요.
    
    반대로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라는 말로 상황을 설명하는 데만 그친다면, 내 마음은 여전히 이해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건, 좋은 사과는 누가 옳고 그른지를 가리는 말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다시 이어주는 말이라는 거예요. 
    
    MBTI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우리가 가장 듣고 싶은 사과에는 ‘내 마음을 소중하게 여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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