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은 식당에 가면 음식보다 주변부터 신경 쓰이네요

예전에는 식당에 들어가면 어디에 앉을지 보고 메뉴부터 살펴보는 게 당연했는데, 요즘은 사람이 많은 곳에 들어가면 제가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게 따로 있습니다. 자리가 얼마나 꽉 차 있는지, 출입문은 어디에 있는지, 안쪽이 너무 복잡하지는 않은지부터 보게 되네요.

 

한두 번 그랬을 때는 그냥 시끄러운 곳을 싫어하게 됐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단순히 시끄러워서 불편한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사람들이 많고 테이블 사이가 좁은 곳에 들어가면 갑자기 주변이 신경 쓰이기 시작합니다.

 

옆자리에서 사람들이 크게 이야기하는 소리, 직원들이 오가는 모습, 음식 냄새 같은 평소라면 별생각 없이 지나칠 것들이 한꺼번에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메뉴를 보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어요.

 

특히 안쪽 자리에 앉게 되면 더 불편합니다. 출입문에서 멀리 떨어진 자리에 앉으면 괜히 여기서 갑자기 나가고 싶어지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실제로 나가야 할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도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출입문과 너무 멀지 않은 자리나 바깥쪽 자리를 찾게 됩니다. 언제든 일어나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나마 조금 편해지는 것 같아요. 반대로 사람이 꽉 찬 식당에서 안쪽 자리밖에 남지 않았으면 들어갈지 말지 잠깐 망설이기도 합니다.

 

막상 자리에 앉아도 음식에 집중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계속 살피게 되고 사람들이 더 들어와 자리가 차기 시작하면 괜히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그럴 때면 숨을 한번 크게 쉬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식적으로 숨을 쉬기 시작하면 오히려 제 호흡이 더 신경 쓰일 때도 있어요.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에는 혹시 여기서 갑자기 더 불편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이어집니다.

 

가장 답답한 건 실제로 무슨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제 몸과 생각이 먼저 긴장한다는 점입니다. 머리로는 그냥 사람들이 많은 식당이고 밥 먹고 나오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 생각만으로 금방 편안해지지는 않더라고요.

 

한번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면 음식이 나와도 제대로 맛을 느끼면서 천천히 먹기보다는 빨리 먹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그제야 조금 편해지는 느낌이 들고요. 그러면 또 왜 안에서 그렇게 신경을 썼나 싶습니다.

 

사람이 많다고 항상 그런 것도 아니라서 더 헷갈립니다. 어떤 날은 제법 붐비는 곳에서도 괜찮은데, 어떤 날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불편합니다. 컨디션에 따라서 다른 건지 그날 식당 분위기 때문인지 저도 기준을 모르겠어요.

 

그러다 보니 요즘은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안을 한번 살펴보는 습관까지 생겼습니다. 밖에서 봤을 때 사람이 너무 많으면 다른 곳으로 갈까 하는 생각부터 들어요. 예전 같으면 맛있는 곳이라 사람이 많나 보다 하고 기다렸을 텐데 이제는 기다리는 동안에도 사람이 더 많아질 것부터 걱정합니다.

 

아직 식당을 아예 못 가거나 외출을 피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계속 신경을 쓰다 보면 나중에는 사람이 많은 장소 자체를 피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은 생기네요. 그렇다고 무조건 참고 앉아 있는 게 좋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공황장애에 관한 이야기를 보다 보면 사람이 많은 장소나 바로 빠져나가기 어려운 공간에서 불편함을 느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곳에 조심스럽게 적어봅니다. 그렇다고 제 상태를 어떤 문제라고 혼자 단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사람이 붐비는 환경에 예민해진 것인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혹시 여러분도 사람이 많은 식당이나 카페에 들어갔을 때 음식이나 대화보다 출입문이나 주변 사람들부터 살피게 되는 경우가 있으셨나요? 특히 바깥쪽 자리는 괜찮은데 안쪽에 앉으면 갑자기 불편해지는 분도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런 느낌이 들 때 보통 어떻게 지나가시는지도 듣고 싶어요.

댓글6
  • 익명3
    시끄럽고 붐비는 곳에서는 식사도 쉽지 않죠.
    편안하고 조용한 곳에서 맛있는 식사하시길 응원해요.
    익명2
    작성자
    제가 두려움에 갇히지 않고, 현재 제 행동의 적정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행동이 강박이 되지 않도록 주의 깊게 제 상태를 살피며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따뜻한 조언 감사드립니다.
  • 프로필 이미지
    로니엄마
    글을 읽는데 마음이 참 답답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던 식당인데, 어느 순간부터 음식보다 출입문이 어디 있는지, 자리가 얼마나 붐비는지부터 살피게 된다면 스스로도 ‘내가 왜 이러지?’ 싶고 당황스러울 것 같아요.
    
    특히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몸이 먼저 긴장하고, 그 불편함 때문에 빨리 먹고 나가고 싶어진다면 식사하는 평범한 시간조차 마음 놓기 어려웠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 저는 글쓴님이 자신의 상태를 함부로 단정하지 않으면서도 이렇게 차분하게 관찰하고 있다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 많은 곳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어떤 질환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컨디션이나 그날의 피로도, 주변 환경에 따라 불편함의 정도가 달라질 수도 있으니 ‘왜 나는 이럴까’ 하고 자신을 다그치기보다는 ‘오늘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조금 긴장하는구나’ 정도로 알아차려 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꼭 안쪽 자리에 앉아서 참고 버텨야만 잘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내가 조금 편안하게 느끼는 바깥쪽 자리를 선택하면서 식사 자체에 다시 집중해보는 것도 괜찮고요.
    
    다만 이런 불편함이 점점 커져서 식당뿐 아니.
    라 대중교통이나 쇼핑몰처럼 사람이 많은 장소까지 피하게 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전문가와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자신을 돌보는 방법일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상한가?’라고 자신을 탓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부터가 자신을 돌보는 시작일 테니까요.
    
    조금씩, 내가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시간을 다시 찾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익명2
    작성자
    불안한 마음에 덜컥 겁부터 나서 공황장애 글들을 찾아보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상태를 너무 쉽게 단정 짓는 건 아닐까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차분하게 스스로를 관찰하고 있는 게 다행이라고 말씀해 주시니 큰 위안이 됩니다. 어떤 질환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말씀 덕분에 벼랑 끝에 서 있던 기분에서 한 걸음 내려온 것 같아요.
    
    제가 처한 상황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고,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도록 다정한 이정표를 세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응원 잊지 않고 제 마음을 조금 더 잘 보살펴 보겠습니다.
  • 익명1
    사람이 많은 곳에서 출입구부터 찾게 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건 아닌 것 같아요. 몸이 불편해질 가능성을 미리 대비하면서 안전하다고 느끼는 자리를 찾는 걸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행동이 점점 많아지고 식당이나 카페를 고르는 기준까지 제한하기 시작한다면 한번 점검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불편하면 바로 피해야 한다가 아니라, 불편한 감각이 있어도 잠시 머물러보는 경험을 조금씩 늘려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익명2
    작성자
    출입구부터 찾고 안전한 자리를 탐색하던 제 모습이 이상한 게 아니라,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미리 대비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는 말씀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사뭇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늘 저 자신을 환자처럼 비정상적으로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두려움에 갇히지 않고, 현재 제 행동의 적정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행동이 강박이 되지 않도록 주의 깊게 제 상태를 살피며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따뜻한 조언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