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배터리가 10퍼센트 아래로 내려가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저는 휴대폰을 아주 자주 충전합니다. 예전에는 배터리 20퍼센트만 남아도 하루쯤은 버텼어요. 지금은 숫자가 10 아래로 내려가면 신경이 곤두섭니다. 어디를 가든 보조배터리를 챙기고, 충전 케이블이 없는 날엔 집에서 멀리 나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시작은 작년 여름이었습니다. 혼자 외출했다가 갑자기 심하게 두근거리고 어지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날 휴대폰 배터리가 거의 없었어요. 급하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화면이 꺼질까 봐 겁이 났습니다. 다행히 근처 가게에서 쉬며 진정했고 이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뒤부터 배터리 표시를 안전과 연결하게 됐습니다. 휴대폰이 충분히 충전되어 있으면 괜찮습니다. 그런데 12, 11, 10으로 숫자가 내려갈 때마다 몸이 긴장해요. 실제로 연락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충전 가능한 곳이 바로 옆에 있어도 마음이 불편합니다. 얼마 전엔 공원 산책 중 배터리가 9퍼센트가 됐습니다. 집까지 15분 거리였는데 갑자기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빠르게 걷다 보니 숨이 차고 심장이 빨리 뛰었습니다. 그러자 더 겁이 났습니다. 위험한 상황이어서가 아니라 제가 위험하다고 느낀 탓인지 모르겠어요. 그날 이후엔 보조배터리를 두 개 챙깁니다. 하나면 충분하다는 걸 알면서도 혹시 하나가 고장 나면 어쩌나 생각합니다. 지인이 왜 그렇게 무겁게 가지고 다니냐고 물었을 때는 사진을 많이 찍어서 그렇다고 둘러댔습니다. 저는 공황 증상으로 상담을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진단은 받지 않았습니다. 저를 힘들게 하는 게 휴대폰이 아니라,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일 수 있겠죠. 안심을 위해 준비물을 늘리는 방식 말고 불안을 다루는 방법이 있을까요. 가벼운 산책에 휴대폰 케이블이 두 개씩 필요한 생활을 계속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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