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크게 긴장할 만한 상황도 아닌데 그러네요. 처음에는 잠깐 그러다 말겠지 하고 넘겼습니다. 누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몇 번 반복되니까 요즘은 저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합니다.
숨을 못 쉬는 정도는 아닙니다. 분명히 숨은 쉬고 있는데 평소처럼 편하게 들어오고 나가는 느낌이 아니라 괜히 답답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 저도 모르게 평소보다 크게 숨을 들이마셔 보게 됩니다. 한번 깊게 들이쉬고 나면 괜찮아지는 것 같다가도 조금 지나면 다시 숨에 신경을 쓰게 되더군요.
이게 참 이상한 게 평소에는 사람이 자기가 어떻게 숨을 쉬는지 생각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한번 답답하다고 느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계속 호흡에 신경이 갑니다. 숨을 크게 쉬어보고 괜찮은지 확인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들어오지 않는 것 같으면 또 신경이 쓰입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단순히 답답했던 것뿐인데 나중에는 제가 스스로 더 예민하게 만드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더 헷갈리는 것은 꼭 걱정거리가 많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만 그러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별생각 없이 가만히 있을 때도 그렇고 평소처럼 일상을 보내다가도 문득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원인을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차라리 무슨 일 때문에 긴장했다면 그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넘길 텐데 아무 이유가 떠오르지 않으니 오히려 왜 이러지 하는 생각부터 들게 됩니다. 한번 그런 느낌이 오면 다른 데 집중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머리로는 별일 아닐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몸에서 느껴지는 건 또 다르더군요. 괜찮은지 자꾸 확인하게 되고 조금 전보다 나아졌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답답함 자체도 불편하지만 또 갑자기 그러면 어떡하나 하고 의식하게 되는 게 더 신경 쓰입니다. 전에는 이런 걸 미리 걱정하지 않았는데 몇 번 겪고 나니까 가끔은 아무렇지도 않은 순간에도 혹시 또 답답해지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숨을 의식하면 멀쩡했던 호흡까지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제가 괜히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신경을 안 쓰려고 하면 오히려 더 의식되는 것도 있네요.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어느새 잊어버리기도 하는데, 다시 생각나는 순간부터 또 숨이 편한지 확인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걸 어떤 문제라고 단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잠깐씩 나타나는 불편함일 수도 있고, 긴장이나 피곤함 같은 것과 관계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다만 전에는 없던 일이 반복되다 보니 그냥 지나쳐도 되는 건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갑자기 시작된다는 점이 제일 당황스럽습니다. 조금 전까지 아무렇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숨이 충분히 안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지면 저도 모르게 하던 일을 멈추고 호흡부터 살피게 됩니다. 그러다 괜찮아지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대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였나 싶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시 그런 순간이 오면 그런 생각은 잘 안 들고 일단 답답하다는 느낌에 신경이 쏠리네요.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예전에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던 몸의 작은 변화에도 조금 민감해진 것 같습니다. 숨이 약간 짧은 것 같아도 신경이 쓰이고, 평소보다 가슴이 답답한 것 같아도 금방 호흡을 확인합니다. 한번 불편했던 경험이 생기고 나니 그다음부터는 실제 답답함과 제가 미리 걱정하는 마음을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공황장애 게시판의 글들을 보면 갑자기 호흡이 불편해지는 경험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렇다고 제 상태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상황도 다를 테고 증상 하나만 가지고 판단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비슷하게 별다른 일이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숨이 답답하다고 느껴보신 분들이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런 순간에는 계속 호흡을 의식하게 되셨는지, 아니면 다른 데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나갔는지도 알고 싶습니다.